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221화 (221/225)
  • 《221화》

    비키니섬을 중심으로 퍼져 나간 시커먼 구름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시커먼 기운들은 차원의 벽이 가장 얇은 쪽을 이용해 지옥의 문을 하나둘 열기 시작했다.

    핵무기를 처음 사용한 곳은 히로시마다.

    핵무기의 이름은 리틀보이.

    우라늄을 이용한 핵폭탄으로 B-29 폭격기를 이용해 히로시마에 투하했다.

    800 미터 상공에서 터진 리틀보이는 6,000도가 넘는 엄청난 고열을 내뿜었고 폭발 중심에서 1.6 km 근방은 음속에 달하는 열 폭풍으로 박살이 났다.

    이때 14만 명이 죽는다.

    그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히로시마 평화공원이 만들어졌다.

    히로시마 평화공원 근처에 있는 혼도리역에서 서쪽으로 길을 걷다 보면 재래시장이 나온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였다.

    “테츠야 짱, 저거.”

    여고생인 이즈노는 이번 소개팅에서 만난 테츠야라는 남학생을 졸랐다.

    이 근처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이다.

    저건 꼭 먹고 싶었다.

    “너 지금 몇 개째인지 알지?”

    “저거만! 응응?”

    눈을 크게 뜨고 귀여운 표정을 짓는데 안 사줄 수는 없다.

    문제는 호주머니에 있는 돈이 200엔뿐이라는 것이다.

    “끄응…….”

    “테츠야 짱, 저거 뭐야?”

    “저기 이즈노, 내가 말이야 지금 가지고 있는…….”

    테츠야는 무심코 돌린 시선에 보이는 이상한 것을 보고 눈을 끔벅였다.

    -물컹…….

    “뭐야 저거?”

    거대한 보라색의 푸딩이 그곳에 있었다.

    -철퍼덕!

    그리고 그 옆으로 젤리같이 생긴 뭔가가 떨어졌다.

    떨어진 충격으로 찌르러 졌던 녀석이 쭉 하고 올라와 동그란 형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생긴 커다란 눈.

    -철퍼덕, 철퍼덕…….

    하늘에서 이상한 녀석이 계속 떨어졌다.

    “귀엽다.”

    이즈노는 귀여운 모양의 녀석들이 신기했는지 손으로 건드렸다.

    “이즈노, 조심해.”

    -치이익!

    “꺄아!”

    하연 연기를 내뿜으며 이즈노의 손가락이 타들어 갔다.

    무슨 황산이나 염산에 닿은 것 같다.

    “괜찮아?”

    손가락을 보니 살이 녹아내려 끔찍하게 변했다.

    테츠야가 상처에 생수를 붙고 자신의 셔츠를 벗어 감쌌다.

    -철푸덕!

    지금 막 식당에서 나오던 어떤 사람의 위로 녀석이 떨어졌다.

    -치익!

    “으악!”

    젤리같이 생긴 녀석이 사람의 몸을 감싸더니 녹여 버렸다.

    “맙소사.”

    슬라임!

    점액질로 이루어진 녀석들로 눈이 크고 귀엽게 생겼다고 만만히 보다가는 큰일 나는 녀석이다.

    살아 있는 어떤 것이든 녹여 먹는 녀석이다.

    그리고 방어력이 뛰어나서 칼이나 창뿐만 아니라 불 공격도 막을 수 있다.

    “여기서 벗어나야 해.”

    테츠야는 이즈노를 데리고 지붕이 있는 골목으로 뛰었다.

    -철퍼덕, 철퍼덕!

    수없이 많은 녀석들이 떨어지면서 온통 슬라임 천지가 되었다.

    녀석들은 가지각색의 색상을 가졌는데 같은 색을 가진 녀석끼리 합쳐졌다.

    그래서 더 큰 슬라임이 되었다.

    더 거대해진 슬라임은 팔이 자라났다.

    그 거대한 팔로 주변을 박살 냈다.

    -콰아앙!

    지나가던 자동차 하나가 납작하게 찌그러졌다.

    “끼야!”

    “도망가!”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빵집으로 피했다.

    빵집 아줌마는 사람들이 도망 온 것을 보고 놀랐는지 허둥지둥거렸다.

    사람들이 슬라임을 막기 위해 문을 닫았다.

    “저도 들여보내 줘요!”

    테츠야는 닫혀 있던 문을 두드렸으나 겁에 질린 사람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저었다.

    “젠장.”

    테츠야는 이즈노를 데리고 골목으로 뛰었다.

    “열어줬어야 하지 않을까?”

    “뭔 소리야, 열었다면 우리 다 죽었을 거야”

    누군가의 말에 빵집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살았다고 안심했다.

    “어, 어?”

    “녀석이 들어온다!”

    슬라임이 젤리 형태이기 때문에 문틈으로 쑥 하고 들어왔다.

    빵집에 들어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반대쪽 벽에 붙었다.

    그리고 계속 들어오기 시작하는 노란색 슬라임들이 약간 꿈틀거리다가 확하고 달려들었다.

    그 바람에 빵집 사장이 슬라임 안에 빨려 들어가 녹아 버렸다.

    “으앙!”

    “끼야아!”

    “어떻게, 어떻게…….”

    빵집 안에 있던 사람들은 완전히 패닉 상태가 되었다.

    노란색 슬라임이 반쯤 들어 왔을 때, 문 밖에서 다른 노란색 슬라임이 달라붙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엄청난 숫자의 노란색 슬라임이 합쳐졌다.

    그리고 끝내 빵집을 가득 채웠다.

    “헉헉…….”

    테츠야는 골목을 뛰어 큰 도로로 나갔다.

    슬라임이 느리기 때문에 보고 피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떨어지는 녀석들만 피하면 도망가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

    골목을 지나 커다란 대로가 나타났다.

    그곳도 난리였다.

    차로 떨어진 슬라임은 창틈이나 에어컨 흡입구로 들어가 안에 있던 사람들을 녹여 먹었다.

    -쿠앙!

    그런 차를 뒤에서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났다.

    -철퍼덕, 철퍼덕…….

    사방에서 떨어지는 슬라임들!

    사람들의 비명소리,

    뒤에서 앞의 상황을 모르고 경적을 울리는 자동차들!

    -와장창!

    삼층 건물에서 사람이 뛰어내렸다.

    옥상을 통해서 건물 안으로 슬라임이 들어오자 도망가기 위해 뛰어내린 것이다.

    사방은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이즈노, 더 뛸 수 있지?”

    “응!”

    테츠야는 이즈노의 손을 잡고 이번에는 북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편의점을 지나면 지하철 입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렵게 왔는데 지하철역 안에도 슬라임이 가득하다.

    떨어지는 슬라임들을 피해서 지하도를 이용하려던 계획은 포기해야 할 듯했다.

    “이제 끝인가?”

    도로를 가득 메운 슬라임 때문에 피할 곳이 없었다.

    뒤에서는 보라색 슬라임이 주변의 동료를 흡수하며 거대해지고 있었다.

    -쿠구구국…….

    그때, 테츠야의 등 뒤에 이상한 소리가 났다.

    이상한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거대해진 보라색 슬라임이 서 있었다.

    놈의 크기는 2층 높이 정도였고 양쪽에 근육질의 팔이 자라 있었다.

    “쿠라락!”

    이상한 소리를 내며 팔을 휘둘렀다.

    -콰아앙

    편의점 간판이 박살이 나면서 스파크가 튀었다.

    “맙소사.”

    테츠야는 놈의 거대한 팔이 자신을 덮치는 것을 보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즈노를 꼭 안았다.

    -콰아앙!

    그때 한줄기 번개가 거대한 보라색 슬라임 위로 떨어졌다.

    -뽀로록!

    거대한 슬라임이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시커멓게 타죽었다.

    총을 맞고도 끄떡없던 녀석들이 번개를 맞고 그냥 타죽은 거다.

    -콰르릉! 콰르릉!

    사방에서 번개들이 날아들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미사일 모양의 번개들은 정확하게 슬라임들을 맞추어 죽였다.

    대한제국의 해동청 전투기가 나타난 거다.

    많은 슬라임들이 해동청 전투기가 발사한 기가 볼트에 타죽었다.

    그리고 많은 수가 모여 있는 도로에는 더 강력한 것이 떨어졌다.

    -콰아앙!

    거대한 폭발과 함께 엄청난 열기가 사방을 휩쓸었다.

    프라즈마 미사일이었다.

    단 한방에 도로에 있던 슬라임들이 산산조각 나며 줄줄이 타죽었다.

    -철퍼덕, 철퍼덕…….

    그럼에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슬라임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이어 두 번째 핵폭탄이 터진 곳이다.

    1945년 8월, 팻맨이라는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나가사키에는 폭심지 공원이 만들어졌다.

    그곳에는 우라카미 천주당 유벽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

    “원폭이 떨어진 중심지에 이 벽만 살아남았지.”

    “할아버지는 그걸 어떻게 알아?”

    “그때 살아남으신 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지.”

    요시토 할아버지는 방사능 피폭에 의한 유전병을 앓고 있다.

    색맹에 한쪽 손이 짧다.

    하지만 이 정도면 방사능 유전병 중에서 약한 편이다.

    -쿠우웅…….

    뭔가 떨어지는 소리에 요시토는 뒤를 돌아봤다.

    -콰다당!

    폭심지 공원 중앙에 있던 검은색의 기념비가 옆으로 넘어갔다.

    “취익…….”

    그리고 고개를 저으며 일어나는 초록색의 괴물!

    크기는 사람보다 두 배는 컸다.

    “취익, 인간, 죽어라.”

    괴물은 알아들을 수 없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온몸이 단단한 근육으로 만들어져 있고 얼굴은 들창코라 돼지 같이 생겼다.

    그리고 커다란 이빨이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 무시무시해 보였다.

    -쿠우웅!

    그 옆의 나무숲에 똑같이 생긴 초록색 괴물이 떨어졌다.

    나뭇가지들이 꺾여 나가고 먼지가 날렸다.

    -쿠우웅, 쿠우웅!

    그리고 계속해서 초록색 괴물들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뭐야?”

    요시토 할아버지는 달달 떨리는 다리를 붙들고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손주 녀석을 꼭 잡고 우라카미 천주당 유벽 뒤로 피했다.

    “취익! 인간, 도망간다. 죽여라!”

    초록색 괴물 중에서 가장 앞에 있던 녀석이 거대한 검을 들고 요시토를 가리켰다.

    괴물들이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콰가강!

    우라카미 천주당 유벽이 거대한 칼에 부서지면서 옆으로 쓰러졌다.

    그 너머에 절뚝거리며 달아나는 요시토 할아버지가 보였다.

    “아키, 먼저 가라. 이 할아버지가 저 괴물들을 상대하마.”

    요시토 할아버지는 손자를 철제 울타리 너머로 들어서 넘겼다.

    -죽어라 인간!

    뒤를 돌아보니 초록색 괴물 하나가 거대한 검을 요시토 할아버지에게 휘두르고 있었다.

    “이크!”

    옆으로 데구루루 구르며 칼을 피했다.

    -콰아악!

    칼에 맞은 바닥의 돌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덤벼, 이 악마 같은 놈들아!”

    벌떡 일어난 요시토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과거 검도를 익혔지만 어설펐다.

    -취이익!

    초록색 괴물들이 요시토 할아버지 주변을 포위했다.

    요시토는 짧은 오른손이 원망스러웠다. 이런 팔로 절대로 자신은 이 괴물들과 싸울 수 없다.

    여기서 죽을 것이다.

    지나간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어?”

    그때 괴물들의 주변이 일그러지더니 밝은 뭔가가 지나갔다.

    -지이이잉…….

    “꾸웨엑!”

    가장 앞에 있던 괴물의 허리가 잘려 나가면서 뒤로 넘어갔다.

    “뭐야?”

    나머지 초록색 괴물들이 사선으로 잘려 나가며 쓰러졌다.

    그렇게 광폭해 보이던 괴물들의 몸뚱이들이 바닥에 나뒹구는 가운데 그 너머에 붉은 도깨비 가면을 쓴 자들이 공중에 나타났다.

    요시토 할아버지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쿠웅, 쿠웅!

    지금도 하늘에서는 무수히 많은 괴물들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나타나자마자 그대로 잘려 나갔다.

    “제1 도깨비 부대 전투 모드로 변환하여 적들을 섬멸한다.”

    사방에서 수많은 도깨비들이 나타나 괴물들을 섬멸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만 핵폭발이 있었을까?

    전 세계 인류는 지금까지 2,060회 핵실험을 했다.

    그 모든 곳에 차원의 균열이 생기면서 지옥과 연결되었고 그곳에서 괴물들이 튀어나왔다.

    과거 소련이 핵실험을 한 극동 지방에서는 거대한 거인들이 나타나 도시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소련은 극동 지방 이외에 우크라이나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핵실험을 했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독침을 쏘는 난쟁이 괴물들인 고블린들이 튀어나왔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거대한 뱀의 몸에 여성의 상체를 가진 나가들이 주변 도시를 습격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늑대 인간들이 나타났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지역의 공중에는 가고일이 때로 나타났는데 녀석들이 중국의 대도시들마다 나타나 습격하며 돌아다녔다.

    미국이 핵실험을 했던 네바다 사막과 알래스카, 콜로라도에 괴물들이 나타났다.

    네바다 사막에는 거대한 개미가, 알래스카에는 트롤이, 콜로라도에는 구울들이 튀어나왔다.

    과거 스켈레톤이 있던 곳은 다크솔저들이 나타나 그 주변을 검게 물들였다.

    영국의 핵실험은 대부분 호주에서 진행되었다.

    호주의 남부에 있는 마라알린가와 타젯에서 핵실험이 있었고 이곳에서는 좀비가 튀어나왔다.

    남아공의 알제리에서는 프랑스가 핵실험 한 두 곳에서 괴물들이 튀어나왔다.

    랑가네라는 곳에서는 오크가 튀어나왔고 코딜레라에서는 아저라는 불로 만들어진 신체를 가진 몬스터가 튀어나왔다.

    북한의 풍계리 길주군 지하에는 염소의 다리와 얼굴을 가진 바모메트가 나타났다.

    놈들이 지옥의 문을 열고 나와 고함을 질렀다.

    “여긴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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