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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206화 (206/225)
  • 《206화》

    백두산의 중턱에 거대한 부지를 가진 군사기지가 만들어졌다.

    미래 그룹에서 건설하고 대한제국의 국방부에서 보안 등급을 높여 놔서 이곳이 뭐 하는 곳인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이곳으로 사람을 한가득 실은 군용 버스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버스가 가장 후미진 곳에 서자 안에서 짧은 머리의 군인들이 우르르 내렸다.

    “여기가 어디야?”

    “백두산 근처 같은데.”

    그때 검은색 특수복을 입은 군인들이 우르르 나타나서 이들을 포위했다.

    “줄을 맞춘다.”

    “정신 안 차릴래!”

    군인들은 신기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곧 줄을 맞추어 섰다.

    이들은 과거 남과 북의 군인들 중에서도 상위 1% 안에 들어가는 정예들이다.

    대한민국에 있던 특전사, 707특임대, UDU, CCT, STRT 등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낸 군인들이 선발되었고 과거 북한에 있던 정찰국, 해상저격여단, 기동여단에서 난다 긴다 하는 군인들이 모였다.

    “여기레 왜 모였는지 아네?”

    “모릅니다. 그냥 오라니까 온 거죠.”

    “기레? 분위기가 장난 아니구나야.”

    그때 저 멀리서 한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는데 검은색의 특수복에 흰색의 도깨비 가면을 썼다.

    그리고 가면 위로 짧은 붉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도깨비다.’

    ‘뭐야, 이건?’

    성호가 앞에 마련된 강단 위로 올라서자 앞에 도열에 있던 군인들이 눈을 크게 떴다.

    여기저기서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의 소란이 있었지만 역시 군기가 잘 잡혀 있어서 그런지 모두 눈빛이 날카롭고 몸이 다부졌다.

    주변에 포진된 검은색 특수복을 입은 군인의 가슴에 비형이라고 적혀 있었다.

    ‘설마?’

    머릿속에 이곳에 왜 모였는지 예상이 되면서 뭔가를 깨닫자 팔에 소름이 돋았다.

    특수복을 입은 40대의 군인 하나가 앞으로 나섰는데 군데군데 흰 머리카락이 자랐지만 까무잡잡한 피부에 단단해 보이는 몸이 장난이 아니었다.

    “전체 차렷!”

    그의 구령에 모두들 착 소리가 나게 차렷 자세를 취했다.

    “사령관님께 경례!”

    “충성!”

    박력 있는 구령에 공기가 쩌렁쩌렁 울렸다.

    특수복을 입은 중년인이 뒤로 돌아서서 성호에게 경례를 했다.

    “충성!”

    “바로.”

    성호의 말에 검은 특수복을 입은 중년인이 다시 군인들을 향해 뒤로 돌아섰는데 얼굴에 붉은 도깨비 가면이 씌워져 있다.

    그 모습에 모든 군인들이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주변을 보니 자신들을 포위한 검은 특수복을 입은 모든 군인들이 붉은 도깨비 가면을 썼다.

    “바로.”

    그 한마디가 지옥의 무저갱에서 들리는 듯했다.

    도깨비 베타 부대 비형의 대장 강충영 소령이 얼음장처럼 변한 군인들을 바라보고 씩 웃은 뒤에 성호를 향해 돌아섰다.

    “신고합니다. 여기 모인 망자 326명은 도깨비 부대 입소를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이 말을 들자 군인들은 머릿속을 누군가 종으로 때린 듯했다.

    ‘도깨비 부대 입소!’

    대한제국에서 도깨비 부대는 전설적인 부대다.

    만년호 구출 사건, 남북 전쟁 때의 활약, 중국에서의 첩보전 등 전설적인 이야기만 들어왔다..

    각자의 부대에서 불려 나갈 때만 해도 무슨 일로 불려 나가는지 듣지 못했는데 이제 보니 도깨비 부대 입소란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다.”

    성호가 기세를 점점 끌어 올렸다.

    -우웅…….

    성호의 주변으로 아지랑이 피듯이 천마지기가 퍼져 나갔다.

    기세가 주변의 공기를 짓누르자 그 느낌에 군인들이 숨죽였다.

    그럼에도 군인들은 모두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

    “한 달 전 제주도에 괴물들이 나타나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런 일을 막기 위해 나라가 여러분들을 불렀다.”

    그렇다. 제주도에 머맨이라는 괴물들이 나타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여러분들은 인간과의 전쟁이 아닌 괴물들과 싸우게 된다. 무서운 놈은 여기서 돌아가도 좋다.”

    성호의 말에도 역시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도깨비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신체를 마나 에너지를 이용해 강화하는 것이 포함된다. 싫은 사람은 돌아가도 좋다.”

    성호의 말에도 확실히 아무도 움직이거나 눈을 돌리는 놈이 없다.

    “따라 와라.”

    성호가 걸어가자 그 뒤를 326명의 군인들이 절도 있게 줄지어 움직였다.

    거대한 문을 지나 지하로 내려가는 내내 긴장감 속에서 잡담을 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군인들이 한 명도 없었다.

    지하로 내려가니 둥근 광장이 하나 나왔고 실험복을 입은 많은 사람들이 벽에 달린 어떤 장치들을 조립하거나 점검하고 있었다.

    “모두 중앙에 선다.”

    “넵!”

    성호의 말에 군인들이 일사불란

    하게 광장의 중앙에 섰다.

    “여러분들이 선 바닥에는 마나 에너지를 신체에 적합한 에너지로 바꿔서 집약시키는 장치가 달려 있다. 난 그것을 내공, 기라고 부른다.”

    내공이라는 말에 몇몇 군인들의 눈빛에서 놀란 게 보였다.

    “실제로도 무협지에 나오는 그 내공과 성질이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다만 신체로 빨려 들어갈 때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안 하면 몸이 버티지 못하고 터져 죽을 거다.”

    성호 앞에 화면이 떠오르더니 내공 심법에 대한 강의가 시작되었다.

    “동양 의학에서는 인체의 내부에 내공이 흐르는 통로가 있다고 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신체가 내공을 버티는 흐름을 만들었다.”

    성호가 지금 가르치는 것은 곤륜파의 상청무상신공(上淸無上神功)이다.

    마교와 오랜 기간 싸운 곤륜파의 무공답게 상청무상신공은 악한 것을 몰아내고 강한 정신력을 가지게 하는 내공 심법이다.

    성호가 상청무상신공(上淸無上神功)을 강의하는 동안 주변에는 집중력과 기억력을 강화하는 마법까지 그려져 있어서 군인들의 머리에 쏙쏙 박혀 들었다.

    “모두 가부좌를 틀고 준비한다.”

    성호의 말에 군인들이 긴장한 눈으로 가부좌를 틀고 자세를 잡았다.

    “1단계로 시작해서 단계별로 강도가 강해진다. 억지로 버티다가 터져 죽지 말고 못 버틸 것 같으면 손을 들면 된다.”

    주변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마나 에너지가 내공으로 바뀌면서 안개같이 바닥에 흘렀다.

    1단계부터 5단계까지는 모두 버텼지만 6단계에서 절반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포기했다.

    그리고 끝내 12단계까지 오른 사람은 707 특임대에 속해 있는 강감찬 대위가 유일했기에 그가 이들의 대장이 되었다.

    한 단계를 이겨낼 때마다 신체의 강도는 두 배씩 강화된다.

    모두들 갑자기 강해진 자신들의 신체 변화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했다.

    “여러분들은 지금 엄청난 초인이 된 것 같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여러분들 안에 있는 에너지가 소진될 때까지다. 만일 에너지가 방전되면 일반인으로 변한다. 명심하도록.”

    “넵!”

    이들은 도깨비 가면과 함께 각종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특수무기들을 지급받고 도깨비 부대 찰리팀으로 이름이 부여되었다.

    오늘 새롭게 창설된 도깨비 찰리팀들은 앞으로 훈련과 마나 무기들에 대한 연습이 필요했기에 아마 한동안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 할 것이다.

    “팀장님, 어떻습니까? 남북한을 통틀어 가장 강한 녀석들만 모아 놨습니다.”

    “제가 뭘 알겠습니까? 저 이제 민간인입니다.”

    “예비군도 군인 아닙니까?”

    “그런가요?”

    “그럼요.”

    도깨비 부대 베타팀 대장인 강충영이 껄껄거리며 웃었다.

    성호는 도깨비 가면과 특수복을 벗었다.

    그러자 붉은 머리카락에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다.

    “태평양에 있던 미 함대들은 어떻습니까?”

    “괌에서 필리핀해로 이동 중입니다.”

    “미국 본토에서 막지 않나요?”

    “아마도 미 백악관의 통제가 먹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쟁을 막을 수는 없겠네요.”

    “아마도 그럴 것 같습니다.”

    “전 일이 있어 가봐야 하니 훈련을 잘해 주세요.”

    “넵!”

    성호의 손이 움직이자 바닥에 복잡한 마나 회로들이 얽혀들었다.

    “그런 이만. 텔레포트!”

    -번쩍!

    그 자리에서 빛과 함께 사라진 성호를 도깨비 베타팀의 대장 강충영이 하염없이 바라봤다.

    “저야말로 부탁드립니다.”

    그가 입을 굳게 다물고는 교육장 안으로 들어갔다.

    대전에 있는 미래 중앙 연구소, 미래 그룹의 핵심 기술과 제품이 개발되는 곳이다.

    “잘 있나 모르겠네.”

    성호가 중앙 연구소의 지하로 내려갔다.

    한 층씩 내려갈 때마다 무시무시한 마법진이 도배되어 있다.

    무려 다섯 층이나 내려간 뒤에야 넓은 광장이 보였다.

    -삐용. 삐용!

    -빠바바바바빠바바바!

    안으로 들어가니 이건 무슨 오락실도 아니고 거대한 화면에 게임이 돌아가고 있었다.

    두 대의 자동차가 경주를 하고 있었는데 토끼 가면을 쓴 사람과 리본을 단 곰이 각각 운전을 하고 있었다.

    “이건 뭐야?”

    지금까지 이곳이 이런 분위기였던 적이 없다.

    복잡하고 지저분했어도 이렇게 놀자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겨라, 우리 팀장님!”

    “수지 양, 힘내요!”

    “바나나 폭탄을 던지세요!”

    “점프!”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중앙으로 걸어가니 두 개의 커다란 부스가 있었는데 그 안에 수지와 강동민이 들어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부스 안에는 자동차 운전석 같이 꾸며져 있었는데 그 안에서 둘이서 정신없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맙소사.”

    성호가 입을 한자만큼 벌렸다.

    [YOU WIN!]

    폭죽과 함께 거대한 화면에 누군가 이겼다는 표시가 떠올랐다.

    [마늘 먹고 예뻐진 곰]

    아마 캐릭터 이름인 듯했다.

    “와아! 내가 이겼다!”

    수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이럴 리가 없어. 다시 해!”

    강동민이 억울한지 울상을 지으며 쓰러졌다.

    “126전 126승인데 또 하게요. 미친 토끼님?”

    “말도 안 돼!”

    강동민이 절규하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때서야 수지가 실험실로 들어오는 성호를 발견했다.

    “성호 왔어?”

    “네, 다행히도 잘 놀고 있었네요.”

    “응, 재미있었어.”

    저 순진무구하게 웃는 얼굴을 보자 할 말을 잃은 성호다.

    “어? 회장님아 왔다.”

    나중에 절규하던 강동민이 성호를 발견하고 일어났다.

    “이게 다 뭡니까?”

    “회장님아가 내준 숙제를 다 하고 나니 시간이 조금 남아서 말이야. 수지 양도 심심해하고 말이지”

    “그럼 숙제한 걸 볼까요?”

    성호의 말에 강동민이 활짝 웃더니 수지를 바라봤다.

    “일단 수지 양이 가진 능력은 감성전달에 있어.”

    “감성전달?”

    “그렇지. 선하고 착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괴물들이 괴로워한 거지.”

    “반대면?”

    “만약 수지 양이 살인과 광기에 사로잡힌 노래를 불렀다면 괴물들이 더 날뛰었겠지. 그리고 다행히도 이 능력은 수지 양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아.”

    “다행히도 수지 양의 몸에는 지장은 없는 거네요.”

    “그런 셈이지. 그런데요 에너지 파장이 어디선가 본 것 같아서 조사해보다가 엉뚱한 게 걸렸어.”

    강동민이 무겁고 단단해 보이는 가방을 바닥에서 꺼내 책상 위에 올렸다.

    -쿠웅!

    -타다다닥!

    가방의 자물쇠가 열리자 안에 놓여 있는 작은 단검이 보였다.

    아무렇게나 쪼개서 만든 돌칼 같은 모양의 이 단검은 제주도에 나타난 괴물들의 대장이 마지막 사용하던 무기다.

    머맨들의 신이 사용했다던 신급 무기, 아자그!

    대 악마 차이탄에 의해서 봉인당한 검이다.

    그럼에도 성호의 심검까지 잘라버릴 정도로 강력한 녀석이다.

    “이 녀석이 내뿜는 파장하고 가장 비슷해.”

    “이것과 같은 파장이라고요?”

    성호가 놀라서 수지를 바라봤다.

    자신은 12년간의 악몽을 통해서 능력을 얻었지만 수지는 갑자기 능력을 얻었다.

    그것도 괴물들의 대장이 가지고 다니던 무기와 같은 파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디선가 느껴 본 듯한…….”

    성호의 눈에 환상처럼 어떤 장면이 지나갔다.

    -내 이름을 지어줘요

    -이름을 지어줘야 내가 존재해요

    -여기를 떠나야 해요

    -일어나요, 나의 사랑

    강동민이 성호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자 걱정이 되어 물었다.

    “회장님아, 괜찮아?”

    모든 것이 아련한 기억처럼 떠오르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응?”

    성호의 손에는 어느새 이상한 파장을 내뿜던 단검이 쥐어져 있다.

    이 검을 만진 연구원마다 정신이 아가서 한 달 이상 요양해야 했다.

    그런데 단검을 들고도 성호는 멀쩡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성호는 이 단검에 뭔가 다른 것이 있음을 깨닫고 한 번 더 검을 살폈다.

    “아자그.”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기억 속에서 이 단검의 이름이 떠올랐다.

    -웅웅…….

    -콰자자자작!

    그런데 갑자기 단검이 진동하더니 형태가 변형되어갔다.

    “이건?”

    순식간에 단검이 긴 장검으로 변해 버렸다.

    그리고 시커먼 색에서 백색의 아름다운 모양으로 변해 버렸다.

    길이 2미터에 검신의 폭이 30센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검이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힘에 성호가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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