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93화 (193/225)

《193화》

미래그룹의 중앙 연구실, 미래 그룹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들의 개발과 연구가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지하 5층의 크기는 점점 커져서 1,000평이 넘어갔다.

그 안에 수많은 물건들이 가득 찼고 수백 명의 연구원들이 달려들어 여기저기를 뜯어내고 뭔가를 고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천마 자동차와 워프게이트, 해동청 전투기와 백호 전차뿐만 아니라 기갑 병기 문종까지 있었다.

그 중심에 붉은 머리를 한 성호도 바쁘게 뭔가를 조립하고 있었다.

7서클까지는 강동민이 어떻게든 마법진을 구성할 수 있지만 8서클이 넘어가면 성호의 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으아, 다했다.”

성호는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을 바라보며 흐뭇해했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박성규]

공중에 통화 버튼이 떠오르자 성호가 의아해 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이성호입니다.”

[대한 제국의 황제 폐하에게 무궁한 영광이!]

“…….”

박성규 대통령의 말에 잠시 할 말을 잃은 성호다.

“뭡니까?”

[앞으로 해야 할 것 같아서 연습을 좀 했네. 어떤가?]

“다시 하면 절대로 얼굴 안 봅니다.”

[그래? 그럼 이건 어떤가? 만세, 만세 만만세 황제 폐하!]

“하지 마세요.”

[그래? 쩝, 연습 많이 했는데…….]

“절대 하지 마세요.”

[어쩔 수 없지. 미국 때문에 전화했네.]

“미국은 뭐라던가요?”

[자기들이 알아서 한다는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

“미국이 도와주는 걸 거부하면 어쩔 수 없죠.”

[하긴 그렇긴 하지. 알았네, 수고.]

통화가 끝나자 성호의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폴 막스 그놈은 도대체 뭘 하는 거지?”

성호는 MOS(Mana Observation Satellite), 즉 마나 관측 인공위성에서 보내오는 화면을 공중에 띄워 놓았다.

미국의 뉴멕시코를 중심으로 시커먼 어둠의 에너지들이 퍼져 나가고 있다.

보나 마나 폴 막스의 짓이다.

성호의 손짓에 TV화면까지 공중에 띄워지며 수많은 미국 방송사들이 해골 괴물들에 대해서 방송하고 있는 게 보였다.

[뉴멕시코주에서만 이주민이 무려 이천만 이상 발생했으나 대피가 빨라 사상자가 천 명 미만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미 본토의 위기에 중동에 있던 미군들이 본토로 회군을 하고 있습니다.]

[괴물들은 판타지 소설의 스켈레톤처럼 뼈로만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뉴멕시코시의 가장 큰 도시 엘버커키가 초토화되었습니다.]

[병환으로 마틴 대통령이 쓰러진 가운데 부대통령인 티모시가 대통령 대행으로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를 했습니다.]

TV를 보던 성호의 고개가 옆으로 기울며 표정이 묘하게 변해갔다.

“왜 미국이지?”

미국은 폴 막스의 것과 다름이 없다.

경제와 군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대통령인 마틴과 밀접한 관계로 보였다.

그런 미국에 괴물을 튀어나오게 하는 이유가 뭘까?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도 많은데 왜 하필 저곳일까?

하긴 태평양의 마셜 제도도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은 아니기는 했다.

“회장님아 바빠?”

강동민이 성호를 찾아왔다.

“아닙니다. 뭐 도와 드려요?”

“그냥 궁금한 게 있어서 말이야.”

“뭐가 궁금하십니까?”

“다운그레이드 형 마나 무기 엔진에 요 작은 장치는 뭐야? 분리하다가 엔진 하나 다 태워 먹었을 뻔했어.”

강동민의 손에 손톱만 한 작은 조각이 들려 있었다.

“그건 캔슬이라는 장치입니다.”

“캔슬?”

“중앙 통제 시스템인 마더 에고에서 캔슬 명령이 실행되면 정지하는 기능입니다.”

“이게?”

“네. 마나 무기가 워낙 강력하니까 그걸 이용하는 악한 인간도 생길 것 같아서 달아놨습니다. 이 기능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대한제국을 배신하는 짓은 못 할 겁니다.”

“덤비면 바로 꺼 버리고?”

“당연하죠.”

강동민은 궁금한 게 해결되자 성호 주변에 떠 있는 마나 관측 위성 지도와 TV 화면들을 바라봤다.

“회장님아도 보고 있었네? 어떻게 할 거야? 도와줄 거지?”

성호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주변에 떠 있는 마나 관측 위성 화면과 TV 방송 화면을 가리켰다.

“미국이 싫다네요.”

“그래서 안 도와줄 거야?”

“안 도와주는 게 아니라 못 도와주는 겁니다.”

“그래? 그래서 놈이 미국에 괴물들을 푼 건가? 대한제국이 못 도와주게 말이야.”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세계를 양분화하려는 걸 겁니다.”

“세상이 둘로 쪼갠다고?”

“네, 하나는 우리 편이고 나머지는 폴 막스, 그놈의 편이 될 겁니다.”

“그럼 우리가 유리하지 않아? 아무리 미국의 군사력이 전 세계 1위지만 우리는 마나 무기가 있잖아.”

“놈은 괴물들이 있습니다. 아마 미군과 결합할 겁니다.”

“그걸 어떻게 알아?”

“그냥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놈에게 있어서 이기고 지는 것은 상관없을 겁니다.”

“이기고 지는 거야말로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게 아냐?”

“아닙니다. 놈에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그게 놈의 유일한 목표입니다.”

“뭐? 그런 미친놈이 다 있지?”

“그래서 제가 다른 나라에 마나 무기를 수출해서 스스로 방어할 능력을 키워주고 있는 거고요.”

“그래서 저것도 만들고 있는 거고?”

강동민의 손이 연구실의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엄청나게 거대한 공중 전함의 설계도면이 공중에 떠 있었다.

“세계 정복을 하려는 건 아니지?”

“설마 제가 그러겠습니까?”

성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웃었다.

***

인류는 왜 아름다운 곳만을 찾아다니며 멸망을 앞당기는가?

미국의 뉴멕시코에 있는 화이트 샌드는 석회로 이루어진 하얀 사막이다.

하얀 모래 위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두 가지 칼라뿐인 충격적인 자연 경관이 펼쳐진다.

사람들은 이 놀라운 아름다움에 기념비라는 칭호를 내렸다.

그러나 그곳은 인류가 처음으로 핵폭탄을 터트린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 차원의 균열이 생겼고 지옥의 문이 열렸다.

지옥의 문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시커먼 해골들 막기 위해 미군들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콰콰콰콰!

화이트 샌드 사막 위로 F-22 전투기 6대가 편대 비행하면서 지나갔다.

사막은 하얀 모래가 안 보일 정도로 시커먼 해골들이 가득했다.

[공격 목표 도착, 모두 무전 침묵을 해제한다.]

[공격 타깃 체크 바란다.]

[미사일 발사 준비]

중앙의 F-22 전투기의 하부 무장 탑재창이 열리면서 6미터 길이의 미사일 하나가 보였다.

AGM-129 ACM 미사일이다.

길이 6.3미터에 무게가 1.3톤이나 나가는 미사일이고 스텔스 기능이 있는 크루즈 미사일이다.

특히 이 미사일이 무서운 이유는 내부에 W80 핵탄두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드디어 자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를 꺼내 든 것이다.

-툭.

작은 소음과 함께 전투기에서 떨어져 나간 미사일이 잠시 뒤, 로켓을 뿜어내며 앞으로 쏘아져 날아갔다.

미사일이 발사된 것을 확인한 F-22 전투기가 급하게 기수들 돌리며 붉은 불꽃을 내뿜는 체크 플레어를 뿌려댔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빠른 속도로 달아났다.

이제 곧 핵폭탄이 터지면서 일대를 잠식할 것이고 그로 인한 핵폭풍을 피하기 위해서다.

-쩌정…….

미사일은 해골 괴물들이 튀어나오던 시커먼 구멍에 정통으로 맞았다.

그리고 10 메가톤급 핵폭발이 일어났다.

0.0005초 만에 거대한 화구가 형성되고 주변의 모래들과 공기를 태워 버렸다.

-쿠오오오오오!

-콰아아아앙!

그리고 이어진 거대한 폭발로 인해서 15여 킬로미터 근방이 모두 초토화되었고 버섯구름 솟아올랐다.

[타깃에 명중]

이 모든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미국방부 펜타곤에 있는 작전 사령부는 환호성을 질렀다.

“드디어 괴물들이 나오는 구멍을 박살 냈군!”

미 국방장관 에퍼스가 환하게 웃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괴물들을 물리쳤다는 의미는 컸다.

그리고 본국으로 돌아온 미군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이 머릿속에 무수히 많이 떠올랐다.

‘그래, 이제부터는 전 세계를 지배하던 미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대로 무너져 가는 미국을 다시 세우고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동시에 세계의 지배권을 다시 차지해야 한다.

지금 막 크기 시작한 대한제국을 압박하고 일본에 있던 미군기지를 다시 차지하는 것도 계획에 그려졌다.

“무인 항공기에서 영상이 잡힙니다.”

미군이 사용하는 무인 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에서 현장 상황을 보내왔다.

이 녀석의 하나당 8,000억으로 F-16을 22대나 살 수 있는 비싼 놈이다.

그런 녀석에 달려 있는 광학, 적외선 센서에 달린 영상 장비는 붉게 달아오른 모래와 파괴된 현장이 화면에 선명하게 보였다.

“맙소사.”

시커먼 균열은 그대로 그곳에 있었다.

-쩌저저적…….

차원의 균열에서 검은색 스파크가 튀기더니 사방에 돌개바람이 일어났다.

“뭐야?”

“갑자기 구멍이 커졌어!”

“맙소사. 뭔가가 나온다.”

차원의 균열이 점점 커지면서 그 크기를 더해갔다.

그리고 끝내는 거대하고 동그란 구멍이 만들어졌다.

그 구멍에서 거대한 존재가 걸어 나왔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뼈만 앙상한 다리였다.

뼈에는 각종 장신구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그다음 나타난 발은 피부가 없는 빨간 살에 고름과 진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타난 존재의 얼굴을 보는 순간 모든 사람이 굳었다.

붉은 눈이 빛나고 있었다.

너무 살벌한 기세에 심장이 멈춘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쩌저저적!

키가 20미터가 넘는 거대한 녀석의 뒤로 망토가 유령처럼 나부꼈다.

오른쪽은 뼈로 이루어졌는데 각종 장식으로 도배 되어 반짝였고 반대쪽은 시뻘건 살덩어리로만 이루어진 몸이라 움직일 때마다 고름과 진물이 흘러내렸다.

워리놈!

죽음의 왕이라는 악마다.

지금까지 차원의 문을 열고 나타난 것들은 몬스터에 가까웠다면 이 녀석은 진정한 악마다.

“인간 놈들 덕분에 나오게 되다니 어이가 없군.”

핵폭탄이 터지면서 차원의 균열이 커져 버렸다.

미국이 스스로 지옥의 문을 넓힌 셈이다.

“다크 필드!”

하늘이 검게 물들었다.

구름이나 이런 것들 때문이 아니라 푸른 하늘이 검은 하늘로 바뀌어 버렸다.

하얀 구름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나와라, 나의 종들이여.”

검은 구멍에서 검은색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말을 타고 나타났다.

수천 명의 말을 탄 검은 기사들이 쭉 도열해 섰다.

투구 안에서는 붉은 안광만이 반짝였다.

데스 나이트!

그 뒤에 나타난 갑옷을 입은 병사들은 뼈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어둠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녀석들이다.

모두 단단한 갑옷과 방패를 들었다.

뼈로 이루어진 군대다.

-쿠과과각…….

그리고 이어서 나타난 거대한 존재, 뼈로 이루어진 거대한 드래곤이 나타났다.

본 드래곤!

죽은 드래곤을 이용해 만든 언데드 몬스터다.

본 드래곤이 워리놈에게 고개를 숙였다.

“파괴 본능을 애교와 착함으로 숨긴 가증스러운 녀석.”

워리놈이 본 드레곤의 머리를 밟고 위에 올라탔다.

-척…….

데스 나이트들이 말에서 내려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죽음의 왕이시여, 준비되었나이다.”

“가서 인간들을 죽여라.”

“넵!”

죽음의 군대가 퍼져 나가면서 모든 것을 파괴했고 사람들이 보이면 닥치는 대로 죽였다.

천만 단위로 불어난 죽음의 군대가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엘파소, 화이트 샌드 사막에서 남쪽으로 1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인데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알파소에는 8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도 있지만 국경을 넘는 순간 멕시코의 고담이라고 불리는 시우다드후아레스라는 도시가 나오기 때문이다.

시우다드후아레스는 멕시코의 정부, 경찰, 군인이 아닌 마약 조직, 카르텔들이 다스리는 곳으로 100만 명이 살고 있다.

“저게 뭐지?”

“뭐가?”

쇼핑몰에 들렸다가 점심을 먹던 경찰관들이 멀리 보이는 검은 물결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늘도 검게 변했고 땅도 검은색으로 변해 버렸다.

“본부에 연락해, 여기도 괴물들이 나타난 것 같다.”

“맙소사. 도대체 얼마나 많기에 저렇게 되는 거야?”

광활한 초원지대 전부가 다 검은색이다.

알파소 옆에 있는 노스 플랭클린 산이 온통 검게 물들어 갔다.

-구구구구!

얼마나 되는 수가 모여야 걸어오는 것만으로 땅이 울릴까?

“가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총을 준비해! 탄약도 확인하고.”

쇼핑몰 단지에 있던 경찰들이 모여서 총과 탄약을 확인했다.

“찰리는 길을 막고, 맥스는 사람들을 데리고 프랭클린 산에서 오는 길을 막아.”

“오케이.”

경찰차들과 트럭들을 가지고 바리케이트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데 저 멀리서 먼지구름과 함께 자동차들이 달려왔다.

-부아아아앙!

자동차들이 전속력으로 바리케이트 옆을 지나가며 클렉션을 울렸다.

-빵빵!

“대피해요. 괴물들이 와요!”

“여기 있다간 다 죽을 거예요.”

도망쳐 온 사람들의 차량들이 지나가고 저 멀리 시커멓게 몰려오는 놈들이 보였다.

검은색 갑옷으로 완전 무장한 죽음의 군대들!

“꿀꺽…….”

저절로 침이 삼켜졌다.

하늘이 검게 물들면서 주변이 점점 어두워졌다.

경찰들이 1차 방어선을 준비하는 동안 주 방위군들의 장갑차들이 2차 방어선을 만들었다.

“쏴!”

-따앙!

-바바바바!

어둠 속에서 총알이 붉은 꼬리를 물며 날아갔다.

멀리서 총알이 튕겨져 나가며 불꽃이 튀기는 것이 보였다.

“이런, 총이 통하지 않는다.”

“그래도 쏴!”

“퇴로가 막혔다.”

뒤를 돌아보니 우회해서 몰려온 녀석들뿐이다.

사방에서 시커먼 검은 갑옷을 입은 녀석들이 검을 들고 달려들고 있다.

“으악!”

“살려줘!”

알파소에 있던 경찰들과 군인들은 아무 힘도 못 쓰고 학살당했다.

죽음의 군대가 모든 길을 포위하며 알파소로 향했다.

그곳에 살던 시민들은 도망갈 곳이 없었기에 모두 떼죽음을 당했다.

죽음의 군대는 도시의 모든 사람을 죽이고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향했다.

시우다드후아레스에 있던 멕시코 마약 조직들이 나서서 저항을 해 봤지만 몇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박살이 났다.

검은 갑옷을 입은 죽음의 군대가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 무차별적으로 학살을 벌였다.

그날 이곳에서 120만 명이라는 사람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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