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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185화 (185/225)

《185화》

바로 옆에 나타났는데도 성호가 전혀 느끼지 못했다면 특별한 능력을 가졌거나 성호보다 강한 경우다.

성호의 검이 먼저 움직였다.

[천마신검 천마벽력(天魔霹靂)!]

번개와 같이 빠른 검강이 바라쿠를 향해서 쏟아져 날아갔다.

-슈가각!

검강이 놈의 몸을 가르면서 지나갔다.

‘베는 감각이 없어’

-흐리릿…….

놈의 모습이 잔상만 남기고 사라졌다.

‘너무 빨라.’

이번에도 사라지는 것을 못 봤다.

“느려 터졌군.”

불타는 검강의 칼끝에 바라쿠가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었다.

검강이 어떤 것인데 그것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단 말인가?

‘너무 강해.’

성호의 인상이 구겨졌다.

천마신검 천마벽력은 치우천왕기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를 가진 공격일 것이다.

그런 검강을 아무렇지도 않게 피하고 나서 그 칼끝에 서 있다.

지금까지 이렇게 빠르고 강해 보이는 적은 처음이었다.

“천마신검 파천검(破天劍)!”

검이 움직이면서 무수히 많은 검강의 잔상이 바라쿠를 향했다.

-촤자자장!

바라쿠는 단순하게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자신의 키보다 수십 배 거대한 검강을 쳐서 막아냈다.

놈의 손이 점점 빨라지더니 치우천왕기를 덮쳤다.

-촤아악!

땅을 가르고 아래에 쑥 올라오는 날카로운 예기!

예상치 못한 공격에 성호가 최선을 다해 피했는데도 다 피하지 못 하고 치우 천왕기의 왼쪽 어깨 장갑이 잘려 나갔다.

-촤라라락!

“젠장!”

성호가 놈의 공격을 막으며 뒤로 주르르 밀려나면서 마법을 준비했다.

붉게 달아오른 마나 증폭 장치가 흰 연기를 내뿜으면서 녹아 들어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치우천왕기의 머리 위에서 거대한 마법진이 만들어지고 작은 불꽃이 만들어지더니 점점 커지면서 거대한 불덩어리로 변해 갔다.

“블레이즈 템페스트(Blaze Tempest)”

7서클 마법인 블레이즈 템페스트은 초고온의 불덩이로 광범위한 곳을 공격하는 마법이다.

머맨들의 왕이라는 바라쿠가 너무 빨라 광범위한 마법을 사용한 것이다.

-쩌저정!

그러나 놈의 손이 움직이자 바로 마법이 깨져 나가면서 폭발했다.

“젠장.”

“그런 게 통할 거 같아?”

놈이 어느새 움직여 치우천왕기의 머리 옆에 나타나 속삭였다.

진짜 가공할 정도의 속력이다.

-쩌저정!

치우천왕기가 검을 들어 방어하려는 순간 놈이 먼저 움직였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엄청난 속도에 치우천왕기의 왼손이 잘려 나갔다.

“?”

성호도 너무 빨라서 보지 못했다.

“천마신검, 만천혈강(滿天血腔)!”

오른손에 있던 검이 빠르게 움직이며 시뻘건 검강이 파도처럼 뿜어져 나왔다.

-콰가가가각!

땅이 뒤집어지면서 폭발했다.

그러나 바라쿠는 이미 저 멀리 이동한 뒤였다.

“느려.”

놈이 비웃으면서 순간 사라졌다.

-꽈자작!

순간 치우천왕기의 오른손마저 잘려 나가면서 떨어져 나갔다.

양손이 다 박살 난 치우천왕기가 뒤로 물러나자 바라쿠가 그 앞으로 양손에 시커먼 오러를 모으며 다가왔다.

“죽어라!”

-콰자작!

녀석의 손이 움직이자 단번에 치우천왕기의 하체가 박살이 났다.

-쿠가가강…….

하체와 분리된 상체가 무너져 버린 건물을 들이받고 나뒹굴었다.

“별것도 아닌 놈이.”

킹머맨 바라쿠가 부서져 버린 치우 천왕기에서 눈을 떼고 주변으로 어둠의 에너지를 내뿜었다.

저 멀리 대한제국의 군대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너머에 육지에 살고 있는 인간들이 느껴졌다.

그리고 더 먼 곳에 엄청난 수의 인간들이 느껴졌다.

“많이 기다렸다. 머맨의 전사들이여! 이제 나와서 인간들을 죽이자!”

-파파파파파……!

바닷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회오리치며 휘몰아치는 바다에서 시커먼 녀석들이 튀어올라 나왔다.

그냥 머맨이 아니라 머맨 전사들과 머맨 아처들이 바다에서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크롸롹!”

올라온 녀석들이 괴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대한제국의 기갑병과 포병이 포격을 시작했다.

놈들의 수가 너무 많았는데 그 이유는 서귀포의 해안으로만 집중해서 상륙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라! 가서 인간을 죽이고 학살하라!”

바라쿠의 말에 바다에서 머맨들이 더 빠르게 서귀포로 상륙했다.

대한제국의 기갑병기 문종이 룬 플레이어를 계속 발사하고 있지만 죽어 나가는 숫자보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숫자가 더 많다.

“쏴!”

연속되는 발사에 룬 플레이어 건이 붉게 닳아 올라 하얀 수증기를 내뿜었다.

그럼에도 놈들의 진격을 막을 수가 없다.

산을 타고 엄청난 수의 머맨들이 올라오고 있다.

-까가각!

놈들의 시미터가 기갑병기 문종의 방패를 두들겼다.

“막아.”

“방패를 들어!”

“뒤에서 받쳐줘.”

방패를 사이에 두고 힘의 대결이 이어졌다.

문종의 마나 소드가 방패를 뛰어넘는 머맨들을 죽이고 있지만 숫자가 너무 많았다.

-까가강!

프록실드가 하나둘 깨져 나가자 머맨들이 문종의 갑옷 위로 올라타서 시미터로 장갑을 두들겼다.

“덤벼, 이 새끼들아!”

“와, 와 봐!”

기갑병기 문종의 조종사들은 최선을 다했다.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며 버티고 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다.

[Baby, open your eyes and remember me.]

(그대여, 눈을 떠서 날 기억해요)

다 부서져 버린 치우천왕기의 조정실 안에 아름다운 노래가 들려 왔다.

요즘 빌보드 차드 1위를 달린다는 수지의 목소리다.

[Until the day when we meet again.]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그 노래 소리에 잠깐 정신을 잃었던 성호가 눈을 떴다.

“진 건가?”

12년간의 악몽으로 얻어진 힘, 그리고 그동안의 노력이 일순간 깨져나간 것 같았다.

성호의 몸은 내공과 마나가 충격으로 뒤엉켜 엉망이었다.

마나 레이더를 보니 대한제국의 군대가 뒤로 밀리고 있었다.

“백광현.”

성호가 무전으로 백광현을 찾았다.

[주인님, 지금 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주도의 남쪽 해안가를 방어하다가 마나 레이더를 보고 상황이 이상하자 달려오고 있는 듯했다.

“백광현, 호들갑 떨지 마라. 나 이성호다. 이놈은 내가 해결할 테니 가서 아군들을 도와.”

[넵!]

성호가 조정석의 의자에서 일어나자 온몸의 뼈마디가 비명을 질렀다.

“난 절대 포기하지 않아!”

조정석 의자를 강기로 둘러싸진 손으로 뜯어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철판도 강제로 벌려서 뜯어냈다.

-우웅, 우웅, 우웅!

벌려진 벽 사이로 치우천왕기의 심장, 트리플 핵융합 엔진이 보였다.

냉각기가 부서지면서 붉게 달아 올라 과부하 상태라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성호의 손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붉게 달아오른 트리플 핵융합 엔진을 잡았다.

-치이이익…….

손이 화상을 입으면서 타들어 갔다.

“마나 드레인!”

트리플 핵융합 엔진의 엄청난 에너지가 그대로 성호에게 몰려들었다.

“크윽!”

몸으로 들어오는 엄청난 에너지에 몸이 터져 나갈 것 같았다.

그럼에도 성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7개의 마나 서클이 굵어지다 못해 너무 커져서 심장이 압착되어 터져 버릴 것 같다.

마나를 내공으로 바꾸고 있지만 단전도 금세 가득 차서 터져 나갈 것 같았다.

-으드득…….

엄청난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

심장과 단전이 터져나가기 직전의 상태다.

여기서 멈추면 성호도 죽고 밖에서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군인들도 죽는다.

그리고 놈들은 대한제국을 박살 낼 거다.

‘여기서 물러설수 없지, 해보자!’

성호의 등 뒤에 달린 마법진이 밝게 빛을 내뿜었다.

“워프게이트 차지 시스템 가동!”

전에는 하나의 핵융합 발전소와 연결했지만 지금은 무려 36개의 핵융합 발전소와 연결되었고 냉각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우우우웅…….

성호의 등 뒤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가 한꺼번에 밀고 들어 왔다.

“크아악!”

저절로 피가 입에서 터져 나왔다.

그래도 성호는 멈추지 않고 자신의 심장으로 몰려드는 마나를 통제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우우우웅……!

그때 심장에 8번째 고리가 만들어졌다.

내공도 단전이 가득 차서 넘치자 중단전으로 몰려들며 새로운 경지로 이끌었다.

-쩌저저적…….

성호의 몸이 여기저기 갈라지며 살이 터져 나가고 그 안쪽에서 새로운 살이 돋아났다.

환골탈태(換骨奪胎)!

기존에 있던 머리카락이 다 빠져 버리고 새로운 붉은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났다.

새로운 경지로 들어서면서 몸이 재구성되는 것이다.

-위이이잉…….

트리플 핵융합로와 36개의 핵융합 발전소에서 보내오는 모든 에너지를 흡수했다.

-번쩍!

성호가 눈을 뜨자 주변으로 밝은 섬광이 터져 나갔다.

-꾸욱…….

주먹을 움켜쥐어 봤다.

목숨을 담보로 한 무모한 방법이기는 했지만 확실히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슈우우욱!

치우 천왕기의 가슴이 열리고 붉은 머리가 허리까지 길게 자란 성호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살아 있었네?”

머맨들의 왕, 바라쿠가 어느새 성호 앞에 나타났다.

“내가 잘 안 죽는 편이지.”

성호가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힘을 조절하기 위해 주먹을 쥐었다 풀었다 했다.

“그래?”

바라쿠가 움직였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인 놈의 손이 수십 개로 갈라졌다.

-촤아아앙!

“?”

어디선가 나타난 빛으로 이루어진 검이 바라쿠의 손을 막았다.

이건 검강이 아니다.

심검(心劍), 마음으로 이루어진 검의 경지!

아무리 많은 내공이 있다고 해도 펼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잘 안 죽는다 했지?”

성호가 씩하고 웃었다.

“인간 놈이 어디서!”

바라쿠의 손이 빨라졌다.

성호 손에 들린 빛의 검도 빨라졌다.

서로를 향한 광속으로 움직이는 공격이 불꽃을 만들어 내면서 주변에 퍼져 나갔다.

-콰콰콰콰!

그 여파로 주변의 건물들이 박살이 나고 후폭풍이 둥글게 퍼져 나갔다.

“어쭈?”

바라쿠는 자신의 공격이 막히자 당황스러워했다.

지금까지 자신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마왕이 부리는 대장군 정도는 되어야 했다.

-바바바바박!

바라쿠의 손이 점점 빨라졌다.

“죽어라, 인간!”

너무 빠른 공격에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공간을 뛰어넘은 놈의 손이 성호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쩡!

빛으로 이루어진 검, 심검이 또다시 바라쿠의 손을 막았다.

“!”

그런데 빛의 검이 혼자 공중에 둥실 떠 있다.

성호의 손을 떠난 검이 스스로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자신의 공격을 막고 있다.

이기어검술(以氣馭劍術), 자신의 의지로 검을 움직이는 경지다.

성호는 이기어검에 심검을 실었다.

어떤 것도 마음보다 빠를 수는 없다.

“이 녀석이!”

바라쿠의 외침에 날카롭게 놈의 손이 빛의 속도로 날아왔다.

-쩌저정!

성호의 코앞에 또 다른 심검이 하나 더 생기며 모든 공격을 막았다.

“하나라고 생각하면 곤란해.”

-우웅…….

두 개의 검으로 변한 심검이 공중에서 교차하며 움직였다.

-촤차카카카각!

바라쿠의 손이 더 분주해지고 빨라졌다.

심검이 두 개로 변하면서 바라쿠가 조금 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성호는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심검은 말 그대로 마음의 검이다.

처음 사용하는 능력이고 집중도가 장난이 아니다.

-콰콰콰콰!

바라쿠는 스스로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빠르고 강하다고 생각했다.

피부가 얼마나 강한지 무기처럼 팔을 사용하고 있는 놈이다.

중간중간 공간과 공간이 왜곡되면서 날아드는 공격은 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이기어검술에 심검 정도 되니까 막고 있는 거다.

“어디까지 버티나 보자!”

바라쿠의 손이 분리가 되듯 엄청난 속도로 공격을 하자 성호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막고 있다.

-차차차차창!

심검과 녀석의 손이 부딪치며 내는 소음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정신이 둘로, 셋으로 쪼개지는 것도 어려운데 지금 수십 개로 쪼개지면서 성호는 두 개의 심검을 움직이느라 꼼짝도 못 하고 있다.

성호가 단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을 바라쿠가 알아차렸다.

“움직이지 못하는군.”

성호가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건 바라쿠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파괴력에 주변이 초토화되고 있지만 바라쿠는 성호를 건드리지도 못했다.

빛으로 이루어진 검은 어떻게 아는 건지 자신이 공격하는 모든 곳을 미리 알고 막고 있다.

“네놈을 내가 잡아 놓는 동안 다른 인간들은 몰살당할 거다.”

성호가 고개를 들어 산을 바라봤다.

기갑 병기 문종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대만제국의 군대는 일부 대열이 무너지면서 머맨들에게 학살당하고 있다.

“저들이 하나씩 죽을 때마다 내 힘이 늘어난다!”

바라쿠의 몸이 점점 빨라졌다.

“절망해라. 내가 널 여기서 붙잡고 있는 동안 인간은 모두 죽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강해진 내 손에 죽어라!”

이대로 가다가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대한제국까지 놈들의 손에 파괴당하고 만다.

성호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말했다.

“그래? 이제야 몸이 좀 풀렸는데 본격적으로 해보지.”

“뭐?”

성호의 심검이 두 개에서 하나로 변하면서 그 크기가 커졌다.

“검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다.”

성호의 말에 방어만 하던 심검이 공격을 시작했다.

5미터로 쭉 길어진 심검이 빠르게 움직이며 바라쿠의 주변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촤가각!

-창!

-까가강!

바라쿠가 처음으로 뒷걸음질 쳤다.

“이놈!”

바라쿠가 경악한 표정으로 성호와 거대한 심검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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