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81화 (181/225)

《181화》

달아나던 시민들과 군인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거대한 존재에 입을 쩍 하고 벌렸다.

드러나는 거대한 몸체, 930미터의 길이에 높이 240터나 되는 거대한 공중 항공모함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KAC-01 공중 항모 귀선!

그 웅장한 모습에 모든 사람들이 입을 한자만 큼 벌리고 멍하니 있었다.

귀선의 옆에 주르르 달린 5인치 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쾅쾅쾅!

말이 함포지, 발사되는 것은 마법으로 만들어진 플라즈마 포다.

유도 기능으로 휘어지듯 날아간 포탄이 괴물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콰콰콰아앙!

그 폭발로 인해 사람들을 추격하던 다크 머맨들이 박살이 나면서 터져나갔다.

-슈칵, 슈각, 슈가각!

함교 옆에 있던 수직 미사일 발사대에서 550개의 미사일들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수백 개의 미사일이 만들어내는 하얀 구름이 주변을 뒤덮었다.

해룡-MK 미사일, 과거 대한민국에서 독자 개발한 해룡 미사일을 마나 에너지를 이용해 업그레이드한 미사일이다. 사거리가 250km에서 500km로 올라갔고 유도 기능과 위력을 키웠다.

현무-MK 미사일, 마찬가지로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미사일인데 사거리가 500km에서 1000km로 올라갔고 유도 기능과 파괴력을 높인 미사일이다.

이런 미사일들이 날아가 다크 머맨들이 모여 있는 곳을 타격했다.

-콰콰콰쾅!

귀선을 중심으로 10km 근방이 미사일의 폭격으로 초토화되었다.

일반적인 폭발이 아니었다.

모든 미사일들은 내부에 마나 배터리를 이용한 익스플로션 마법이 추가되어 폭발력이 향상되었다.

폭발의 먼지구름 사이로 거대한 존재들이 하나씩 떨어졌다.

-쿠우웅!

높이 10미터에 거대한 덩치에 철갑을 온몸에 두른 인간형 기갑 병기!

기갑 병기 문종이 귀선에서 지상으로 강하하고 있었다.

-우웅…….

300여 대의 문종이 땅에 내리자마자 거대한 방패를 세우고 방어선을 구축했다.

그 뒤로 귀선 내부의 워프게이트를 통해서 300대의 문종이 더 강습 도하했다.

지상에 착지하자마자 광선검과 룬 플레이어 건을 들고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괴물들 앞을 막아섰다.

“제1 항공 기갑 강습 대대 앞으로!”

“제2 항공 기갑 강습 대대 지원 사격!”

“간격을 유지해! 뒤를 받쳐!”

“시민들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

-척! 척!

이 모습은 로마의 레기온이 사용한 전술과 비슷했다.

일명 테스투도, 귀갑진이라고 불리는 이 전술은 거북이처럼 방패로 진형을 쌓아 적의 공격을 막고 병사들의 일부가 중간에 창으로 적으로 공격하는 전술이다.

제주시로 들어오는 북쪽 입구를 막은 이 방패진은 그 거대한 모습만으로도 장관을 이루었다.

빛나는 검을 들고 앞으로 나선 기갑병기 문종의 거대한 뒷모습이 사람들의 눈에 담겼다.

“저게 바로 말로만 듣던 기갑병기 문종?”

“엄청나네.”

“우린 이제 살았다.”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가랏!”

“가서 박살 내버렷!”

“대한 제국만세!”

한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거대한 공중 항모 귀선이 선회하며 사방으로 미사일들을 발사했다.

-화아아악!

거대한 귀선이 움직이자 제주시에 폭풍 같은 바람이 일어났다.

그 바람을 따라 함포와 미사일을 마구 쏟아져 내렸다.

-위잉, 위잉!

귀선의 격납고에서 갑판 요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길이 4.8미터에 삼각형 모양을 가진 보라매 전투기들의 출격 전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란색 복장을 한 갑판 요원들이 손을 빙글 돌리자 보라매 전투기를 고정한 장치들이 풀어지고 하나둘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붉은 삼각형의 화살표가 공중에서 깜박이자 거대한 격납고의 문이 열리면서 밖의 상황이 여실히 드러나며 바람 소리와 포성이 들려 왔다.

-쉬이이이익!

빠른 속도로 출격한 보라매 전투기들이 귀선 주변을 엄호하듯 선회한 뒤에 편대를 구성하더니 투명화 장치를 이용해 사라져갔다.

보라매 전투기들이 반짝이며 사라져가는 모습은 신비해 보이기까지 했다.

제주시에 공중항모 귀선이 도착했을 때 제주시의 남동쪽 10km 밖에 있는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일대에서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제33 기갑병들과 대한제국의 백귀 전타 대대가 괴물들을 막다가 사방이 포위되면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

중앙에는 백호 전차와 일반 군인들, 장갑차들이 있고 외곽에 기갑병기 문종이 방패를 이용한 방어진을 형성하고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뭐해! 뒤에서 안 받치고?”

“공격조! 공격 안 하고 멍 때릴래?”

“밀어!”

“버텨!”

-콰아앙!

백호 전차에서 발사된 플라즈마 포탄이 달려오는 녀석들을 박살 냈다.

다크 머맨들도 할버드를 휘두르며 기갑 병기 문종의 방패진을 뚫기 위해 안간힘이었다.

“꾸웨에에엑!”

그러나 거대한 방패진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콰콰콰쾅!

3미터가 넘는 머맨들 수천 마리가 일제히 달려들어 문종의 거대한 방패를 두들겼다.

그리고 그 뒤를 더 많은 수의 다크 머맨들이 힘으로 밀어붙였다.

-끼기기긱!

그러자 55톤에 10미터가 넘는 문종이 뒤로 밀려났다.

“밀어!”

“밀리면 죽는다.”

“버티라고, 이 새끼야!”

양쪽이 밀고 당기는 힘의 대결이 펼쳐졌다.

-쾅 쾅 쾅!!!

룬 플레이어 건이 한라산을 돌아 우회해서 공격해 오는 머맨 녀석들을 공격했다.

어둠 속에서 광선검과 룬 플에이어의 화염 창이 사방에 아름다운 불꽃을 수놓았다.

-쫘아앙!

방패 위로 타고 올라와 공격하는 다크 머맨들을 기갑병들이 광선검으로 베어 넘겼다.

그러자 시커먼 놈들의 피가 사방으로 튀면서 군인들 머리 위로 쏟아지며 떨어졌다.

“버텨!”

“오른쪽이 비었다. 스위치!”

정신적으로 지친 문종의 조종사들이 물러나고 이선에 있던 다른 문종이 앞으로 나섰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정신력 소모가 너무 커서 조종사들의 얼굴은 온통 땀투성이였다.

-쐬에에에엑!

그때 뭔가가 계곡과 산맥 위로 빠르게 지나갔다.

음속 이상의 속력 때문에 공기가 찢어지며 굉음이 골짜기를 매웠다.

이어진 플라즈마 미사일의 융단 폭격은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며 초토화 시켰다.

-콰콰콰쾅!

보라매 전투기의 폭격이 놈들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군이다.”

“살았다.”

“젠장맞을, 겁나 반갑네.”

-쇠세세섹켁!

엄청난 파공음과 함께 투명하게 변한 보라매 전투기들이 지상 위를 훑고 지나갔다.

-콰아앙!

그리고 이어진 거대한 폭발!

새하얀 백색의 화염창이 날아가 다크 머맨들이 모여 있는 한가운데서 터지자 놈들이 폭발 속에서 산산조각 나며 죽었다.

-쿠르릉!

어떤 곳은 해동청 전투기의 공격에 샛노란 번개가 내려치며 수십의 머맨들을 시커멓게 태워 죽였다.

500대가 넘는 보라매 무인 전투기들과 100여 대의 해동청 전투기들이 출격하면서 사방으로 대규모 폭격이 이어졌다.

귀선의 중앙 통제실, 150여 명의 레이더 관제병과 작전 통제관들이 바쁘게 돌아다녔다.

기갑병기 문종, 무인 전투기 보라매, 함포 및 미사일들에 대한 설정, 각종 레이더 상황 파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통제실 중앙 함장 자리에 붉은 머리의 성호가 앉아 있었다.

“사령관님, 늦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성호 옆에 있던 부함장인 정한민 중령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렇죠. 워프게이트를 위한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습니다.”

처음에는 선발 부대를 이동시키고 시민들을 충분히 대피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괴물들이 너무 강했고 빨랐다.

나중에서야 그 사실을 깨달은 성호가 작전을 변경해서 독단으로 일본에 있는 귀선을 워프게이트로 제주도까지 이동시킨 것이다.

그렇지 못했다면 제주도에서 아직 피난을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떼죽음 당했을 것이고 아군들도 버티지 못하고 전멸했을 것이다.

“함장님, 작전 본부에서 통신입니다.”

그 말에 성호의 표정이 굳었다.

“화면 띄워.”

중앙 화면에 8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청와대 비상대책반에 있는 대통령과 국방장관, 합참의장, 5명의 제국군 사령관들이었다.

대한제국이 되면서 군사 개편이 이뤄졌는데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과거와 같지만 그 아래에 제1 제국군, 제2 제국군, 제3 제국군, 제4제국군, 제1 항공전대, 해군, 특수 임무 전투군으로 나누어 관리가 되었다.

제1 제국군은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을, 제2 제국군은 만주 지역, 제3 제국군은 본토를 지키도록 부대가 나누어졌다.

제4 제국군은 특이하게 해군으로 이뤄졌는데 대한 제국의 해안 방어와 해외 파병을 맡고 있다.

제1 항공전대는 공중항모를 모항으로 마나 에너지 무기들이 움직이는 부대다.

개편과 함께 국방부 장관에는 김동선이 임명되었고 합참의장으로 과거 육군참모였던 남종태가 임명되었다.

제1 제국군의 사령관으로 김필중, 제2 제국군의 사령관으로 김룡수, 제3 제국군의 사령관으로 신명현, 제4 제국군의 사령관으로 최진철, 특수 임무 전투군에 박철수가 임명되었다.

제1 항공전대는 아직 이성호가 사령관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각하.”

[고생이 많아요. 군 사령관들 몇 명이 이성호 사령관이 독단적으로 귀선을 움직인 것에 대해서 해명해 달라는구만.]

“제가 사령관이라 제 통솔권 안에 있는 문제로 압니다.”

제1 제국군의 사령관인 김필중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른 체격에 눈매가 날카롭고 그냥 봐도 한 성격하게 생겼다.

[대통령 각하. 제가 이성호 사령관에게 직접 이야기 하겠습니다.]

[아……. 네, 말씀하시지요.]

그는 과거 대한민국의 제3군단 군단장이었던 사람이고 20년을 군에서 복무한 진정한 군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머리에 수직문화가 박혀 있는 꼰대이기도 했기에 나이 어린 성호가 군에서 제1 항공전대 사령관으로 있는 걸 반대한 유일한 인물이다.

성호가 어린 나이에 사령관으로 오른 것이 탐탁지 않았고 너무 잘나가서 배도 아팠기 때문이다.

[이성호 사령관이 나이가 어려 군의 체계를 모르는 것 같은데 말이야. 아무리 제1 항공전대를 책임지는 사령관이지만 작전 회의도 없이 무단으로 대한제국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인 귀선을 움직인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 아닌가?]

“아직 제주도에는 시민들이 피난을 가고 있는 중이었고 괴물들이 생각보다 빠르고 강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괴물들을 막다가 귀선이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쩔 건가? 그러다 제주도에서 놈들을 못 막으면? 대한제국의 본토는 누가 지킵니까?]

“꼭 막을 겁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당장 귀선을 본토로 이동하세요!]

“절대 불가입니다.”

성호의 말에 제2 제국군 사령관 김룡수가 얼굴을 찡그리며 일어났다.

김룡수은 과거 제2 남북 연합군에서 북한군 제5군단 사령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성호 사령관 동지레 그케 마음이레 약해서리 어따 쓰갔어? 제주도에 시민들이 얼마 남아 있던지 본토를 지켜야 하지 안 캈어? 안 그럼 더 많은 인민들이 죽을 수도 있습네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어지자 성호의 편이었던 박성규 대통령부터 신명현과 박성규까지 곤란해했다.

성호의 눈이 꿈틀거렸다.

지금 박성규 대통령을 봐서 참고 있지만 한번 터지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이성호의 성격이다.

‘그냥 다 날려 버려?’

성호가 텔레포트로 가서 전부 노예로 만들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콰당!

그때 청와대 긴급 회의장 뒷문이 열리면서 거대한 곰 같은 사람이 들어 왔다.

과거 북한의 위원장을 지낸 김송철이다.

그의 기세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대단했다.

[김룡수 입 안 닥치네. 내래 귀가 따갑게 갈킨거이 까묵었네? 시민들 안전 지키는 거이 군인들 사명 아이네? 그리고 어떤 작전이레 강한 적을 본토로 들여 보내내? 그거이 바다에서 막아야 되는 거이 맞는 거 아니네?]

[김송철 위원장 동지……. 네레 그거이…….]

[입 닥치라고 했네 안 했네? 그라고 여기 대한제국의 대통령 동무가 있는데 어디서 위원장 타령이네? 나한테 죽을라고 그러네?]

[죄, 죄송합네다.]

김송철의 등장으로 김룡수뿐만 아니라 김필중까지 곤란해하는 표정이다.

그런 가운데 김송철이 박성규 대통령과 김동선 국방 장관을 보면서 한쪽 눈을 찡끗했다.

둘이 뭔가 이야기가 오고간 것 같았다.

그러더니 성호를 보고 활짝 웃었다.

[이성호 동무 오랜만이야, 반갑구나야.]

“아 네, 저도 반갑습니다.”

김송철을 보며 김동선 국방 장관이 씩 웃으며 말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육지에서 싸우면 막을 수는 있겠지만 그 피해는 엄청날 겁니다. 본래 전쟁은 본토에서 벌어지기 전에 막는 게 우선입니다. 비록 이성호 사령관이 독단으로 귀선을 움직였지만 그 작전을 저도 동의하고 지지합니다.]

[고렇지, 바로 고거야.]

김송철이 김동선의 말에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과거 북한의 위원장이었던 김송철과 김동선 국방장관까지 저렇게까지 말하면 반대할 수가 없다.

군은 아직 계급이 깡패니까 말이다.

상황을 보던 박성규 대통령이 상황이 마음에 들었는지 활짝 웃었다.

그도 성호의 편이니까 말이다.

[나도 김동선 국방 장관의 생각과 같습니다. 이성호 사령관이 시작한 작전이니 본인이 책임지고 괴물을 막아 주길 바랍니다. 전권을 맡깁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 각하, 제가 책임지고 놈들을 막아 내겠습니다.”

화면이 꺼지면서 대화가 끝났다.

성호 옆에서 듣고 있던 부함장인 정한민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큰일 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옷 벗으면 어쩌려고 그랬어요?”

“상관없습니다. 저 다음 달이면 제대 아닙니까?”

“네?”

“전 입대할 때 김동선 국방장관과 약속을 했었습니다. 현역과 같은 기간만 군에 있기로요. 벌써 제대가 다음 달이네요.”

“벌써요?”

“요즘은 대한 제국의 현역은 1년 4개월이 복무 기간이더라고요. 이제 저도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간다는 말년이라는 뜻이죠.”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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