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79화 (179/225)
  • 《179화》

    제주도는 타원형 모양에 가운데에 한라산이 있고 해안을 따라 도시들이 형성되어 있었다.

    괴물들이 제주도의 남서쪽에 있는 마라도에 올라섰다.

    “크라락. 다 죽여 버려라!”

    “인간들을 찢어 죽이자!”

    놈들이 섬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아무도 없다.

    심지어 집에서 키우던 동물들까지 없다.

    섬 전체에 생명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크라락? 인간들이 없다.”

    “죽일 인간이 없으니 재미가 없다. 크르르.”

    “저기 다음 섬으로 가자.”

    녀석들이 바로 떼를 지어 그 위에 있는 가파리 섬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곳도 마찬가지, 섬에 아무것도 없었다.

    “뭐냐? 대한제국 인간들 다 튀었다. 크르르.”

    “크륵, 우리가 너무 느렸나?”

    “저기 더 큰 섬에는 사람이 있을 거다.”

    놈들이 제주도를 향해서 이동을 시작했다.

    제주도 특유의 검고 구멍이 숭숭 뚫린 돌들이 쭉 이어진 해안가로 시커먼 다크 머맨들이 올라왔다.

    “쿠라랄, 아무도 없다.”

    “크아앙.”

    “인간들, 어디 있느냐!”

    다크 머맨들은 주변에 또 인간들이 없자 짜증이 났다.

    -부우우웅…….

    그때 버스 하나가 빠르게 해안도로를 따라 도로를 달려가는 게 보였다.

    “인간이다!”

    “죽이자!”

    다크 머맨들이 버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강원도의 오지 중의 오지인 봉화군 재산면의 재산 초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이번에 큰마음 먹고 제주도로 가을 수련회를 왔다.

    그런데 펜션에 있다가 괴물들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것을 믿을 수 없던 선생님들의 피난을 서두르지 않아 좀 늦어 버렸다.

    나중에 휴대폰과 TV를 통해서 사실임을 깨닫고 출발했지만 이미 괴물들이 모슬포 남쪽 해안으로 올라온 뒤였다.

    바로 뒤에 시커먼 괴물들이 쫓아오고 있다.

    “괴물들이다!”

    “빨라.”

    “엄마야!”

    “살려줘!”

    “돈을 좀 더 주고 천마 버스를 빌릴걸.”

    그랬다면 하늘을 날아서 피난을 떠났을 것이다.

    이번에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오긴 했지만 돈을 아낀다고 일반 버스를 빌린 게 화근이었다.

    -부아아앙!

    버스 운전기사는 엔진이 터져라 가속 페달을 밟았다.

    대정읍에 피난용 워프게이트가 열렸다고 하니 그곳까지 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뒤에서 쫓아오는 괴물들이 너무 빨랐다.

    -바바바바!

    그때 붉은 불꽃줄기가 이어지면서 버스 뒤를 쫓는 다크 머맨들이 나뒹굴었다.

    하늘을 보니 저 멀리 대한제국군의 AH-64 아팟치 헬기 10대가 나타나 30mm 체인건을 발사하고 있다.

    -콰앙!

    런처 미사일이 날아가 여기저기에서 폭발했다.

    AH-64 아팟치 헬기들이 옆으로 선회하며 계속해서 다크 머맨들을 공격했다.

    다크 머맨들도 반격하기 위해 도끼창이라 불리는 할버드를 던졌다.

    -콰자작!

    할버드에 맞아 아팟치 헬기 하나가 빙글빙글 돌며 아래로 추락했다.

    -콰아앙!

    “으악!”

    “미쳤다.”

    “살려줘!”

    버스 바로 뒤에서 아팟치 헬기가 추락한 뒤에 폭발하자 버스에 타고 있던 초등학생들과 선색님들이 비명을 질렀다.

    창에 맞아서 아팟치 헬기가 추락하다니!

    [녀석들의 창이 장갑을 뚫는다. 모두 피해!]

    [창이 너무 빠르다.]

    [으악, 엔진에 맞았어. 추락한다!]

    원래 AH-64 아팟치의 방어력은 놀라울 정도다.

    동체는 14.5mm 기관총을 막을 수 있게 방탄 처리가 되어 있고 조종석은 아크릴 방탄판으로 둘러 쳐져 있다.

    연료 탱크와 메인 로터 같은 경우 23mm 방탄이다.

    그런 아팟치들이 할버드에 맞아 여기저기 추락하고 있다.

    사실 아팟치 헬기의 개조는 미국과 개발사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미래 그룹에서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방어막과 무기를 마구 달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기에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바바!

    AH-64 아팟치들이 회피기동을 하면서 30mm 체인건을 계속 발사했다.

    붉은 불꽃이 지상으로 이어지면서 녀석들이 나뒹굴고 있지만 수가 워낙 많았기에 모든 것을 무시하고 그대로 대정읍이라는 마을로 이동했다.

    대정읍은 모슬포라고 불리는 곳이었는데 아직 피난을 가지 못한 사람들이 워프게이트로 들어가고 있었다.

    대정읍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관광객이었다.

    그들이 정부의 긴급 피난 방송을 듣고 하모이 중앙로에 모여들었다.

    “빨리 들어가세요.”

    “시간이 없습니다.”

    군경들의 고함에도 관광객들은 여유가 넘쳤다.

    그냥 워프게이트를 사용하는 자체가 신기할 뿐이었다.

    그 피난길에 악박이라는 개인방송 스타가 있었다.

    악박이는 200만의 구독자가 있는 유튜버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로서 뭐가 순진해 보이는 큰 눈과 하얀 메리아스만 입고 다니면서 어리버리한 행동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형님들 이번에 이곳, 제주도에 놀러 왔다가 피난을 가게 생겼는데요. 지금 제주도로 괌과 오키나와섬을 공격했다는 괴물들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 긴박한 순간이 아닐 수 없는데요.”

    카메라가 돌아가면서 워프게이트가 보였다.

    둥근 고리 모양의 장치가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푸른빛을 내고 있고 그 중심은 물결 같은 모양으로 공간 너머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보이십니까? 워프게이크라는 장치인데요. 이미 전에 제가 리뷰 방송도 하고 세계 35개국에서 사용되고 있기에 신기한 건 아닌데요. 하지만 형님들 오늘은 저 악박이가 피난을 가기 위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버스 하나가 넘어갈 듯 코너를 돌아서 도로로 들어섰다.

    -끼기기긱!

    -부아아앙!

    얼마나 과속으로 달렸는지 엔진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다.

    -빵, 빠앙!

    버스가 경적을 울리며 사람들을 피해 워프게이트로 달렸다.

    “괴물들이 와요. 빨리 피해요!”

    버스는 사람들에게 경고음을 하고는 워프게이트로 쏙 들어가 버렸다.

    “뭐야?”

    “갑자기 저렇게 달리고 그래?”

    “저 버스 기사 미쳤나 봐.”

    사람들은 한가하게 워프게이트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버스 기사의 고함에 소란스러워졌다.

    “괴물들이 온다는데?”

    “빨리 대피해야 하는 거 아냐?

    -콰자자창!

    그때 버스가 튀어나왔던 골목에서 자동차 하나가 공중으로 붕 떴다가 땅으로 처박혔다.

    그리고 나타난 거대한 존재, 3미터 크기에 온몸은 갑옷같이 시커먼 가죽으로 덮여 있고 주둥이가 벌어지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놈들의 노란 눈이 세로로 쪼개지며 사람들을 노려봤다.

    “꾸웨에엑!”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워프게이트로 달리기 시작했다.

    “괴물들이다!”

    “도망가!”

    다크 머맨들이 괴성을 지르며 사람들을 발견하는 족족 학살했다.

    할버드로 찔러 죽이고 이빨로 물어 죽였다.

    대정읍은 순식간에 피로 물들었다.

    -와작, 와작!

    놈들은 죽은 시체를 씹어 먹으며 앞으로 달려들었다.

    “으악! 형님들 진짜 괴물들이에요!”

    악박이가 카메라를 돌려 괴물들을 촬영하면서 재빠르게 워프게이트로 달려갔다.

    그러나 워프게이트로 도주를 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길이 막히자 꼼짝도 못 했다.

    이제 도망갈 곳이 없다.

    “어떻게?”

    “괴물들이 온다!”

    -콰자작!

    거대한 할버드가 휘둘러질 때마다 사람들의 팔과 다리, 머리가 잘려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일부 건장해 보이는 청년들이 부엌칼이나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었지만 괴물의 크기는 3미터가 넘고 휘두르는 할버드는 5미터가 넘는다.

    -콰자작!

    단 한 방에 사람과 몽둥이가 잘려 나가고 내장과 피가 흘렀다.

    “살려줘!”

    “아악!”

    “끼악!”

    사방은 난장판이 되어 갔다.

    -화르륵!

    그때 어딘가에서 날아온 백색의 화염덩어리!

    -콰아앙!

    엄청난 폭발에 다크 머맨 여러 마리가 산산조각 나며 나뒹굴었다.

    -휙휙휙!

    백색 화염 덩어리가 둥글게 선회하면서 다크 머맨들의 머리를 정확하게 맞추었다.

    백호 전차가 나타난 것이다.

    “빨리 길을 만들어 시민들을 대피 시켜!”

    “멈춰 있지 말고 기동하면서 포를 쏴!”

    백호 전차의 프라즈마 포의 위력에 다크 머맨들의 한쪽이 무너지면서 길이 만들었다.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 내달렸다.

    어린아이와 노인, 여자 할 것 없이 모두 있는 힘을 다해서 달렸다.

    머리 위에는 백호 전차가 쏜 불덩어리가 날아가며 추격해 오는 다크 머맨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콰아앙!

    뒤에서 들려오는 폭음에 시민들이 워프게이트로 젖 먹던 힘까지 써서 달려갔다.

    ***

    제주도의 남쪽에서 가장 큰 도시는 바로 서귀포다.

    -쿠롸롸롹!

    3미터가 넘는 덩치,

    새까만 색을 가진 괴물들이 제주도의 서귀포로 상륙했다.

    물고기의 비늘로 뒤덮인 다크 머맨들이 바다를 타 넘으며 드디어 대한제국 제주도로 상륙한 것이다.

    -쾅! 쾅! 쾅!

    대한제국군은 괴물들을 막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 대규모 폭격을 시작했다.

    F-16 전투기에 의한 대규모 지상 폭격으로 바닷가 전체가 불길이 솟아오르고 폭음이 사방으로 퍼졌다.

    서귀포시 외곽에 위치한 선덕사라는 절이 있다.

    거기 있던 스님들과 주변 사람들은 시간상 워프게이트로 들어가지 못 하고 낡은 트럭을 타고 피난길에 올랐다.

    산을 타고 가다가 산장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과 합류해서 한라산 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 1131국도를 타고 넘었다.

    군용 트럭이나 버스에 탄 사람들의 몰골은 말도 아니었다.

    집에서 거의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 하고 몸만 빠져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맙소사.”

    “이런, 이런.”

    폭음과 멀리서 보이는 불꽃에 피난 가던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산길이라 좁고 굽이져서 차는 빠르게 달리지 못했다.

    “저게 뭐지?”

    사람들은 멀리서도 보이는 괴물들의 모습에 눈을 크게 떴다.

    키가 3미터가 넘었다.

    자세히 보니 얼굴은 미남인데 몸은 검은색 비늘이 가득 달려 있고 갈퀴 같은 손이 달려 있었다.

    “괴물들이다.”

    “빨라!”

    1131 국도를 따라 쭉 달리던 트럭 뒤로 시커먼 다크 머맨들이 따라붙었다.

    놈들이 달려드는 속도는 피난민들이 타고 있던 차보다 빨랐다.

    -쿵쿵쿵쿵!

    놈들이 달려오는 소리에 스님들의 심장이 같이 뛰었다.

    뒤를 돌아보니 이제100미터 뒤까지 따라 잡혔다.

    “꾸웨에액!”

    놈의 머리가 양옆으로 갈라지며 징그러운 입이 드러났다.

    날카로운 이빨과 그 안에 꿈틀대는 촉수에 트럭 위에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쫓아온다. 빨리 달려!”

    이제50미터 앞까지 쫓아 왔다.

    낡은 트럭에 타 있던 스님들이 피난 올 때 가져온 물건들을 뒤로 던졌다.

    이불과 보따리부터 불상과 염주, 냄비, 식칼, 도마 등이 날아갔다.

    -와장창창!

    그러나 그런 것들은 커다란 덩치의 다크 머맨에게 전혀 소용이 없었다.

    “으아악!”

    놈들의 모습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너무 가까워 놈의 비린내가 진하게 풍겨왔다.

    미남형의 잘생긴 얼굴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날카로운 이빨과 촉수가 드러났다.

    -콰자작…….

    놈들의 갈퀴 같은 손이 낡은 트럭의 짐칸을 때렸다.

    -끼기기기긱!

    트럭이 휘청하며 쓰러질 듯 앞으로 질주했다.

    “아이고!”

    “살려줘!”

    트럭에 타고 있던 스님들이 난간을 붙잡으며 비명을 질렀다.

    “쿠에에에엑!”

    사방에서 엄청난 수의 다크 머맨들이 달려들었다.

    “아이고, 우리는 죽었다.”

    “살려줘!”

    “아이고, 부처님!”

    트럭에 타고 있던 스님들이 절망에 휩싸여 불경을 외웠다.

    -쿠웅!

    그때!

    뭔가가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달려들던 다크 머맨을 납작하게 만들었다.

    도로의 아스팔트가 움푹 들어가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저게 뭐야?”

    “크다!”

    10미터의 크기, 철갑을 온몸에 두른 모습, 얼룩무늬 국방색에 인간형 기갑 병기!

    -우웅…….

    엔진 기동음에 주변이 진동했다.

    “저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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