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75화 (175/225)
  • 《175화》

    아주 어두운 공간, 그곳에 폴 막스는 눈을 떴다.

    몸에 남아 있던 마이너스 에너지는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이성호와의 싸움이 기억이 나면서 눈빛이 가라앉고 표정이 굳어졌다.

    “내가 지다니.”

    마왕의 힘을 처음 가졌을 때만 해도 세상에 자신을 이기는 존재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루미나티를 가지게 되고, 세상에서 가장 돈이 많은 멘츄스 그룹의 지배자가 되었을 때 세상을 전부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멸망이라는 새로운 소원을 하나씩 이루며 살육을 즐겼다.

    그런데 처참하게 박살이 났다.

    “막시무스.”

    바닥이 출렁거리더니 시커먼 존재가 튀어나왔다.

    “주인이시여, 부르셨습니까?”

    눈빛이 날카로운 흑인 막시무스가 폴 막스 앞에 시립했다.

    “이제 장난은 끝낸다. 바로 차원의 문을 열어야겠다. 마틴에게 HAARP를 가동하게 하도록.”

    “알겠습니다.”

    “차원의 문을 연 뒤에 대한제국과 이성호를 이 지구에서 없애 버린다.”

    “주인님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막시무스가 출렁거리더니 시커먼 물이 되어 땅 아래로 사라졌다.

    “이성호, 조금만 기다려라. 피눈물을 흘리며 죽게 해주지.”

    폴 막스가 이를 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이곳에는 미국 역사상 흔치 않게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들이 모두 모였다. 500명이 넘는 대인원이다.

    하원의장인 팔로시가 앞에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지금 미국의 경기는 최악입니다. 중동 전쟁이 너무 장기화되고 있고 미국은 전 세계에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지배력이 약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전쟁을 끝내고 미군을 본국으로 소환해야 합니다!”

    하원의 의장인 팔로시의 말에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고함이 들려 왔다.

    “아니, 그럼 베트남전처럼 우리가 패배한 전쟁을 또 하나 만들자는 거요?”

    “미국 대통령이 살해당해서 복수하는 전쟁입니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요!”

    “반만 일단 회군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많은 의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느라 시끄러웠다.

    -탕! 탕! 탕!

    시끄러운 의사당에 의사봉 두들기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조용히 하십시다. 지금 미합중국의 대통령께서 입장하십니다.”

    회의장의 뒷문이 열리고 미국의 대통령 마틴이 중앙을 지나 앞으로 걸어 나왔다.

    모든 상원과 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표하며 인사를 전했다.

    국회의장 팔로시가 정중하게 악수를 하고 의장 자리를 미국의 대통령인 마틴에게 내주었다.

    동그란 얼굴에 코가 유난이 큰 마틴은 작고 동그란 안경을 고쳐 쓴 뒤에 주변을 둘러봤다.

    “안녕하십니까? 미합중국의 대통령인 마틴입니다.”

    그의 표정은 매우 침중했고 심각했다.

    모든 상원과 하원들이 입을 닫고 그의 입을 집중해서 바라봤다.

    “저는 이미 1년 이상 끌어온 중동 전쟁이 미국의 심각한 재정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회군을 생각 중입니다.”

    -웅성, 웅성…….

    그의 말에 국회의사당이 소란스러워졌다.

    전쟁이 시작된 명분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중동의 석유 자원을 SLD가 다 빼앗아가서 석유 시장이 요동을 치고 미국 경기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미국의 상징인 백악관이 테러로 폭파당하고 전 대통령이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중동에서 미국은 SLD 연합국과 싸우고 있다.

    그런데 SLD 연합국의 무기 수준은 과거와 달리 첨단화되었고 전쟁은 장기화되어 갔다.

    이런 전쟁에 미국이 회군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했다.

    마틴은 모든 사람이 조용하게 되길 기다렸다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

    “다만 중동전을 승리한 뒤에 회군시킬 겁니다.”

    모든 상원과 하원들이 마틴의 말에 머리 위에 물음표를 만들었다.

    중동 전쟁은 무려 1년간이나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SLD 연합군이 핵폭탄까지 터트렸고 미국은 신의 지팡이라는 우주무기까지 동원하고 있다.

    군인과 민간인 희생자들은 헤아릴 수도 없지만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그런 전쟁을 갑자기 승리로 이끈 뒤에 회군을 하겠다니 궁금증이 일었다.

    “하프 프로젝트를 가동할 겁니다.”

    맙소사!

    모든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입을 한 자만큼 벌리고 마틴의 입을 바라봤다.

    핵미사일이야 이미 사용한 것과 다름없으니 그렇지만 하프 프로젝트가 무엇인가?

    HAARP는 자연을 조정하고 지진을 일으키는 장치다.

    이로 인한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미국은 그동안 침묵했다.

    의혹이 증폭되자 하프 프로젝트 실험은 세상에 2014년에 폐지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실험은 이동용으로 개발되었고 원자력 발전소와 결합한 형태의 모양이 되었다.

    그것이 저 우주에서 지금 움직이고 있다.

    “그게 사용되면 무고한 민간인들까지 죽을 겁니다!”

    “우리 미국이 비인간적인 짓을 하면 전 세계가 욕할 겁니다.”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마틴 대통령의 말에 반대했다.

    “저도 무고한 시민들을 죽일 생각은 없습니다. 이 무기는 오직 이곳에만 사용될 겁니다.”

    국회의사당의 공중에 지도가 하나 펼쳐졌다.

    이란의 지도로 푸른색으로 미군들의 집결지가 표시되었고 붉은색으로 SLD 군대가 표시되었다.

    이건 대한제국의 마나 레이더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 위성이 잡아 온 정보를 통해 만들어진 화면이다.

    붉은 점이 이스파한이라는 도시에 모여 있다.

    이스파한은 이란에서 3번째로 큰 도시로 350만 명이 살아가고 있는 광역 도시다.

    이곳 주변으로 SLD 연합군의 50만 대군이 모여 있다.

    “이곳에 SLD의 군사력 50%가 모여 있습니다.”

    마틴이 이스파한의 동쪽에 있는 광야를 가리켰다.

    “내일이면 60% 이상이 이곳에 집결할 것이고 이들은 이곳을 공격할 겁니다.”

    마틴이 가리킨 손을 따라 움직이자 어느 도시가 잡혔다.

    푸른색이 가득한 곳이다.

    시라즈, 이란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다.

    이곳에는 지금 미군 5만 명이 주둔 중이고 50만이나 되는 SLD 연합군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우리가 이곳을 하프로 공격함으로 저기 있는 5만 명의 미군들을 구하고 전쟁을 승리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반대하면 미군 5만 명을 그냥 죽이자는 뜻이었다.

    “반대하실 분이 있습니까?”

    회의장은 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그럼 찬성하는 것으로 보겠습니다. 상원과 하원이 관리하던 하프 프로젝트의 암호 코드는 백악관으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미국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들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이 함부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암호 코드를 걸어 두었다.

    암호 코드는 상황에 따라서 4개의 숫자가 달라지고 암호 관리인이 4개의 숫자를 임의로 부여 할 수 있다.

    거기다가 네 개로 분산시켜 놓았다.

    그게 아니었다면 폴 막스도 마구 핵미사일을 쐈을 거다.

    첫 번째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군 사령부가 가지고 있고 두 번째는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각각 미국의 상원과 하원의 대표가 반반씩 관리한다.

    “미군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지긋지긋한 중동 전쟁을 끝내고 본국으로 돌아오게 될 겁니다.”

    미국의 상원과 하원은 어쩔 수 없이 하프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찬성하고 마틴에게 암호 코드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국회의사당을 나오던 마틴 대통령이 전화기를 꺼냈다.

    보안이 걸려 있는 전화기다.

    “막시무스 사도님, 접니다.”

    [하프 프로젝트의 가동은?]

    “통과되었습니다.”

    [좋아. 주인님의 뜻대로 될 것이다. 너는 학살의 주범이 되어 모든 것을 안고 자살해라.]

    “넵. 주인님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이란의 작은 도시 이스파한 동쪽 광야, SLD의 대규모 기갑부대가 이곳에 집결했다.

    이스파한의 도시 외곽에 있는 공항에는 전투기들이 줄지어 착륙했다.

    -부르르릉!

    이란이 자랑하는 전차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으르렁거리며 시동을 걸었다.

    -두두두두!

    공중에는 아팟치 헬기보다 더 큰 남아프리카의 공격헬기가 날아다녔다.

    도열한 전차들 옆으로 천막이 세워지고 까무잡잡한 SLD의 군인들이 차를 마시며 여유 있는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가 전쟁하는 이유가 신의 계시라지?”

    “그렇지, 알라께서 우리들에게 신의 사자인 마흐디를 보내 주셨지.”

    “진짜일까?”

    “의심하지 말게, 나는 바그다드에서 직접 그분의 능력을 봤지.”

    “그래?”

    “그분이 손을 이렇게 휘두르자 수백 미터도 더 떨어져 있던 미군들이 픽픽 쓰러지면서 죽었어. 그분이 신의 사자가 아니면 불가능한 능력이지.”

    “그런데 이렇게 모여서 적을 공격하는 전략은 누가 짠 거야?”

    “그렇지? 바보도 아니고.”

    “현대전은 모두 미사일전인데 한곳에 모아 놓으면 좋은 먹잇감이 되는 거 모르나?”

    여기 모여 있는 SLD들은 예전에 이란과 이라크의 군인들이었다.

    이들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통해 발전을 이룬 전략 전술을 공부한 군인들이다.

    “그래도 멋있기는 하네.”

    전차들이 광야에 가득했다.

    노을이 지고 있는 광야에 기갑 장비가 만들어내는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이란이 자체 생산한 전차들이 오른쪽에 쭉 도열해 있고 왼쪽은 과거 이라크군이 사용하던 전차들이 쭉 도열해 있었다.

    “저게 뭐지?”

    그때 어두워져 가는 하늘에 보라색의 뭔가가 보였다.

    하늘에 커튼을 단 것 같은 빛줄기가 하늘거리며 내려왔다.

    “오!”

    “진짜 이쁜데?”

    “저거 오로라지?”

    “오로라가 생기다니 신기하네.”

    SLD의 군인들이 천막 밖으로 나가 황홀한 오로라를 바라봤다.

    “응?”

    갑자기 땅 위의 흙들이 바람에 움직이듯 가볍게 휘몰아쳤다.

    뭔가 몸이 가벼워진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 마치 몸이 붕하고 솟아오르는 느낌이다.

    -쿠쿠쿠쿠쿠쿠쿠!

    그때 뭔가가 땅을 두들기는 듯한 소리가 났다.

    “뭐지?”

    “땅 아래로 뭐가 지나가는 것 같아.”

    “어?”

    -콰광!

    갑자기 저 멀리 보이는 골짜기 끝이 무너졌다.

    그리고 솟아오르는 거대한 땅!

    “우왁!”

    “피해!”

    “맙소사!”

    “살려줘!”

    백여 미터로 솟아오른 땅이 파도처럼 이들을 덮쳤다.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피하지도 못하고 땅에 묻혔다.

    -콰콰콰콰!

    백여 미터나 솟아오른 거대한 땅이 이란의 도시, 이스파한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350만이나 살고 있다.

    “저게 뭐야?”

    “신의 진노다!”

    이스파한 안에 살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덮치는 거대한 땅을 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콰자작!

    도시 전체가 파도가 치듯 위로 백여 미터를 솟아올랐다가 아래로 떨어졌다.

    먼지구름이 수 킬로미터 위로 솟아오르고 진도 10의 지진이 일대를 뒤집었다.

    이 일로 SLD의 군인 50만 명이 죽었고 전력 중 60%가 사라졌다.

    그리고 무고한 시민 350만이 죽었다.

    단 한 번에 400만의 사람이 죽은 것이다.

    -우우웅……!

    하프 인공위성이 자리를 다시 잡기 위해 움직였다.

    이번 목표는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과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다.

    테헤란에는 1,200만 명이 살고 있고 바그다드에는 800만 명이 살고 있다.

    하프 인공위성이 계속 움직이자 알래스카에 있던 미군 레이더 기지가 난리가 났다.

    “하프 인공위성이 자기 멋대로 움직입니다!”

    “뭐야? 당장 멈춰!”

    “우리 쪽 명령을 듣지 않습니다.”

    “맙소사!”

    중동의 하늘이 온통 붉게 변하면서 오로라가 생겨났다.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과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의 땅이 들떠 오르고 지각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해봐! 요격은?”

    “요격할 방법이 없습니다.”

    “전원을 내려?”

    “먹통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2천만 명이 죽는다.

    알래스카 레이더 기지에 있던 미군들이 얼굴이 창백해지며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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