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74화 (174/225)
  • 《174화》

    한국 대학교에 인첸트라는 과가 새로 생겨났다.

    미래 그룹에 개발한 마나 에너지를 연구하는 학과다.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1만 대 1일이라는 경이로운 경쟁 비율이 나왔다.

    이곳에 오기 위해서는 천재 중의 천재, 능력자 중의 능력자만이 올 수 있다.

    마나 에너지를 다루는 인첸트 과의 활성화를 위해 미래 그룹에서는 한국 대학교의 한쪽에 거대한 건물을 지어 주었다.

    2만 평의 대지에 높은 빌딩 모양의 건물은 멀리서 봐도 웅장해 보였다.

    그런 거대한 건물이건만 공부할 수 있는 인첸트과 학생을 오직 백 명만 뽑는다고 한다.

    “오늘 첫 수업인데 떨린다.”

    “그러게, 오늘 오시는 강사님이 마나 에너지를 처음 발견하신 분이라며.”

    “진짜 전설적인 분이시지.”

    “그분이 처음 네츄럴이라는 학술지에 논물을 낼 때 미래를 예측하듯 택배를 맞춰 보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지.”

    “그 이야기는 나도 들었지. 마나 에너지에 대한 자료가 더 필요하다니까 지금쯤 택배가 도착했을 거라 했다지?”

    -드러렁…….

    이 신성한 강당에서 어디서 코 고는 소리가 났다.

    이제 조금 있으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의 강의가 시작될 곳에서 말이다.

    “누구야?”

    “가서 깨워.”

    덩치가 산만 한 학생 하나가 일어나 코 고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저기 여기서 이러시면 안…….”

    그곳에 긴 곱슬머리를 뒤로 묶고 뿔테 안경을 쓴 한 사내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코 고는 사람을 깨우러 간 덩치 큰 녀석의 표정이 굳었다.

    “뭐해, 안 깨우고.”

    “빨리 깨워. 곧 강의 시작이야.”

    모든 사람의 성화에 울상이 된 덩치가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이 사라암이 가아앙도옹미이인.”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한 학생 하나가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갔다.

    “뭔 소리야?”

    “가아앙도옹미이인이라아고오!”

    “알아듣게 좀 큰 소리로 말해? 뭐라고?”

    “아놔, 강동민이라고!”

    덩치가 참다못해 큰 소리로 외쳤다.

    “!”

    순간 강의실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이 얼음이 되었다.

    “드르…… 컥, 컥…… 음냐…….”

    “드르렁…….”

    강동민이 뒤척이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강의실에 적막이 휩싸였다.

    저 사람이 강동민이라니!

    마나 에너지를 일류 최초로 발명하고 마법 같은 가전제품들을 만들며 미래 그룹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든 사람이 바로 저 사람이라고?

    며칠이나 감지 않았는지 곱실거리는 머리가 떡 져 있고 수염은 덥수룩하며 입고 있는 양복은 언제 빨았는지 여기저기 구겨져 있다.

    눈 아래에는 다크 서클까지 선명하다.

    곤하게 잠을 자는 전설적인 분을 깨우지 못하고 강의실은 적막에 휩싸였다.

    1시간쯤 지났을 때, 커다란 덩치를 가진 학생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강 교수님?”

    “드르렁.”

    “교수님?”

    “응? 음냐…… 으아아아……. 잘 잤다.”

    기지개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강동민은 주변을 돌아보다가 많은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발견하고 멋쩍게 웃었다.

    “하하하, 빈 강의실인 줄 알고 잠깐 졸았네요……. 어?”

    급하게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10시다.

    “우와! 9시 강의가 있는데 큰일 났네!”

    강동민이 벌떡 일어나 강의실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 모습을 멍하니 인첸트 학과의 학생들이 바라봤다.

    -콰당!

    갑자기 닫혔던 강의실 문이 열리더니 강동민이 들어왔다.

    “하하하, 여기가 제가 강의할 교실이었네요. 미안해요. 조느라 좀 늦었네요.”

    강동민이 강단에 올라서고 마이크를 잡았다.

    천재는 대부분 괴짜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건 정도가 심했다.

    “오늘 강의는 1시간을 제가 까먹어서 바로 실습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강동민의 실습이라는 말에 100명의 학생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오픈.”

    상동민의 말에 강의실 전체에 마나 회로들이 입체 화면으로 만들어졌다.

    그 수는 모두 122개의 문자다.

    “지금 보시는 것들이 바로 기초가 되는 마나 회로들이죠. 전기는 물질의 특성에 의한 회로들에 의해서 움직이지만 마나는 모양의 특성에 의해 변화를 가집니다.”

    강동민의 손길에 따라 마나 회로들이 움직이면서 서로 결합하였다.

    “이것과 이것이 결합하면 마나가 불이 되고, 요것을 여기에 붙이면 그 양을 조절하게 됩니다. 여기서 양이라는 것은 전기의 암페어와 볼트같이 세기와 크기로 구별되고, 그 회로들은 이겁니다.”

    인첸트 학과 학생들은 눈을 크게 뜨며 강동민의 강의를 귀담아들었다.

    “그냥 만들기 쉬워 보이죠?”

    “넵!”

    “그런데 이게 바로 1단계 회로도일 뿐입니다. 그다음은 더 어렵죠.”

    강동민의 손이 복잡하게 움직였다.

    공중에 떠 있는 여러 마나 회로들이 서로 입체적으로 모여들더니 유기적으로 서로 엉겨 붙었다.

    “이게 바로 2단계 마나 회로도입니다. 여기 보면 주변의 마나에 대한 반응이나 대상에 대한 지정, 그리고 조건들이 까다롭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단계 마나 회로들의 종류는 몇 개나 될까요?”

    가장 덩치가 큰 학생이 손을 가장 먼저 들었다.

    “856개입니다.”

    “정답! 바로 856개의 마나 회로들이 2단계 회로도를 구성하는 기본이죠. 그리고 그 856개의 회로가 서로 엉켜서 만들어 내는 2단계 마나 회로들은 732,736개를 훌쩍 넘겨 버리게 됩니다.”

    -꿀꺽.

    그 숫자만으로 여기 모여 있는 모든 학생을 눌러 버렸다.

    그동안 자신들은 천재라고 생각했고 한 지역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산조차 안 되는 마나 회로들을 연구해야 한다.

    “하하하, 겁먹을 거 없어요. 아직 3단계는 꺼내지도 않았으니까.”

    강동민의 말에 100명의 학생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설마 3단계 정도에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혹시 천마 자동차의 반중력 장치는 몇 단계의 마나 회로가 사용되는지 아는 사람?”

    이번에도 가장 덩치가 큰 녀석이 손을 들었다.

    “6단계입니다.”

    “그렇죠. 6단계죠. 워프게이트는?”

    “7단계입니다.”

    “오, 관심이 많은가 봐요? 학생 이름이 뭐죠?”

    “오성택입니다.”

    “오성택 군을 내가 꼭 기억해 두도록 하죠.”

    강동민의 말에 오성택의 눈이 황홀경에 빠져 버렸다.

    평생 자신의 영웅이자 닮고 싶은 사람이 자신을 기억한다니 꿈만 같았다.

    “제가 만들어낸 것은 이제 7단계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이상의 단계를 생각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오늘 강동민의 강의는 인첸트 학파의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

    앞으로 대한제국에 미래에 마나 회로도의 끝이라는 10단계를 다루는 인물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시작은 오늘 이곳에서부터일 것이다.

    “오늘 강의를 마칩니다.”

    강의를 마치며 강동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솔직히 6서클을 넘어가면 천재 중의 천재라는 강동민도 머리가 다 어지럽다.

    그런데 이성호 회장은 9서클까지 계산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런 회장님아를 내버려 두고 내가 나서도 되나?”

    강동민은 마나 발명이 이성호 회장인걸 공개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

    대한제국이 발전하면서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것은 부동산 가격이다.

    24평에 4억 정도 하던 집이 지금은 8억이다.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니 젊은 부부들은 그냥 전세로 살거나 빚을 지고 집을 장만했다.

    돈이 있는 사람이야 집을 사고 가격이 오르니 좋았지만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집을 살 수 없는 세상이 와 버렸다.

    미래 그룹으로 인해서 대한제국에 일자리도 늘고 돈도 많이 벌게 되었지만 집 없는 사람은 늘어만 갔다.

    이럴 때 미래 건설에서 신규 아파트를 만들었다.

    미래 건설의 강지룡 사장이 기자들에게 이번에 지어지는 아파트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했다.

    “집 없는 사람을 위한 아파트를 만들었습니다.”

    스파티움아파트!

    많은 사람이 미래 그룹에서 만들었으니 기대를 했지만 1평 정도 밖에 안 되는 면적이 문제였다.

    아무리 좋은 아파트도 1평밖에 안 하면 누가 살겠는가?

    보통 아파트가 20평에서 50평까지 다양하기는 하지만 절대로 1평짜리 아파트를 짓지는 않는다.

    “미래 그룹이 드디어 미쳤구나.”

    “이게 지금 집 없는 사람 놀리나!”

    “뭔 생각으로 1평짜리 집을 지은 거야?”

    “고시원도 그것보다는 크겠다.”

    사람들은 이번에 미래 그룹에서 짓겠다는 스파티움아파트에 대해서 손가락질을 했다.

    그런데도 사람들 심리가 욕을 하면서 더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했다.

    그렇게 스파티움아파트 기자회견일이 다가왔다.

    미래 건설은 용산구에 스파티움아파트의 모델 하우스를 만들고 기자들을 초대했다.

    다음 달부터 분양을 시작하는 1평짜리 아파트 스파티움아파트를 소개하겠다는 의미였다.

    기자들이 가장 먼저 특종을 따내기 위해 앞 다투어 달려갔다.

    용산으로 몰려든 기자들만 100명이 넘었다.

    “어디야?”

    “어디 있는 거지?”

    안내서에 있는 장소를 찾아왔는데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한참을 돌아다녔는데 보이는 것이라고는 하얀색의 컨테이너 박스가 전부였다.

    그런데 자세히 하얀 컨테이너 박스에 미래 건설이라는 표시가 있고, 그 위에 더 큰 글씨로 뭔가 쓰여 있다.

    「스파티움아파트 모델 하우스」

    “설마?”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하얀 컨테이너는 정말 자그마해서 버스 정류장의 매표소나 구두 닦는 가게 같이 작게 생겼다.

    그때 컨테이너 박스의 문이 열리면서 직원이 나왔다.

    “어서 오십시오. 저는 이번에 스파티움아파트를 소개하기 위해 나온 김수영 과장입니다.”

    김수영은 전에 모델로 활동하다가 미래 건설에 입사했다.

    입사 직후 매직 판타리아 아파트 홍보를 맡았다가 놀라운 성과를 내서 과장으로 승진했다.

    사글사글한 인상이 매력적인 김수영 과장이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죠.”

    “아, 네…….”

    김수영을 따라서 기자들이 작은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다.

    한 명 두 명 계속 들어갔다.

    예민한 눈으로 유명한 나예리 기자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가장 뒤에 남아 사람들을 관찰했다.

    “어라? 저 작은 컨테이너 박스에 몇 명이나 들어가는 거야?”

    기자들이 작은 컨테이너 박스 안으로 계속 들어갔다.

    “뭐야? 아직도 안에 자리가 있어? 왜 계속 들어가는데?”

    컨테이너 박스의 주변을 빙글 돌았지만 아무것도 없다.

    바닥까지 살폈지만 구멍이 뚫리거나 이상한 것이 발견되지 않았다.

    “뭐지?”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예리 기자가 컨테이너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

    너무 넓었다.

    복도를 지나 거실로 보이는 곳은 거의 운동장 수준이다.

    눈을 비빈 나예리 기자는 다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새하얀 컨테이너 박스를 한 바퀴 또 돌고 다시 들어왔다.

    “뭐야, 이거? 이건 1평이 아니잖아!”

    거실에 기자들이 전부 모여 있었음에도 좁아 보이지 않았다.

    천장도 낮지 않아서 3m는 되어 보였는데 그 때문인지 갑갑해 보이지 않고 시원해 보였다.

    “들어오시고 나서 놀라셨을 거예요.”

    진짜 놀랐다.

    밖에서 볼 때는 볼품없어 보이는 컨테이너 박스인데 안에 들어오니 커다란 집이다.

    “스파티움아파트는 라틴어로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마나 에너지를 통해서 공간을 늘려놓은 아파트인 거죠.”

    김수영 과장의 말에 기자들이 놀라서 물었다.

    “공간을 늘리다니? 설마 윔홀 같은 겁니까?”

    “기술적인 분야는 기밀이라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마나 에너지로 공간을 늘려놓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해요. 워프게이트에 사용된 것과 비슷한 원리죠.”

    워프게이트는 요즘 대중화된 미래 그룹의 마나 에너지 기술 중 하나다.

    다들 이해는 안 되지만 이미 경험이 있으니 수긍이 갔다.

    태양 안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은 잘 몰라도 밝게 빛나고 있으니 당연하게 여기는 것과 같았다.

    “그럼 이 공간은 얼마나 큰 겁니까?”

    “대략 100평쯤 되죠.”

    “가격이 어떻게 됩니까?”

    “가격은 오천만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네? 지금 100평짜리 집을 1억에 판다고요?”

    “보셨겠지만 사실 이 집의 평수는 단 1평입니다. 그것을 공간 확장하기 위해 들어가는 장빗값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고려하면 적당한 가격입니다.”

    “아니, 미래 그룹은 그런 집을 팔아서 무슨 이익이 남는다고 그렇게 싼 가격에 파는 겁니까?”

    “이성호 회장님께서 손해를 보더라도 이 가격으로 팔라며 박리다매 [薄利多賣] 를 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박리다매 [薄利多賣] 란 물건을 싸게 팔아 수익이 적은 대신 많이 팔게 되어 수익이 나는 판매 전략이다.

    보통 매우 싸구려 물건들을 그렇게 판다.

    그런데 지금 미래 그룹의 이성호 회장은 아파트를 박리다매 [薄利多賣] 한다고 한다.

    “수요는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나라에는 5천만이나 하는 가정이 있는데 그중에 44%는 자기 집이 없는 건 아시나요?”

    지금 대한제국의 인구는 1억 5천만으로 늘어났다.

    그 안에 오천만이나 하는 가구가 생겨났다.

    그중에 44% 2,200만이나 되는 가정이 자기 집이 없는 것이다.

    “저희 미래 건설은 그분들 전부를 고객으로 모실 생각입니다.”

    밝게 웃는 김수영 과장의 얼굴을 기자들이 카메라에 담았다.

    -미래 그룹 집 없는 설움을 해결하다.

    -1평짜리 집을 여니 100평짜리 집이 들어 있었다.

    -미래 건설이 드디어 주택 문제를 해결하다.

    -부동산 업계가 미래 건설의 1평 아파트를 반대하고 나서.

    -모든 사람이 집을 가지는 세상이 오다!

    성호는 미래 빌딩의 회장실에서 이 모든 기사를 살펴보고 있었다.

    “인간답네.”

    의자에 걸터앉은 성호의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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