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68화 (168/225)
  • 《168화》

    만주 지역에서 한족이 이제는 거의 다 사라졌다.

    한족의 강제 이주 계획이 중국의 사정으로 11월로 연기가 되었지만 알아서 중국으로 가는 한족들이 많았다.

    지금 가면 재산을 가져갈 수 있고 나중에 가면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니까 말이다.

    한족이 다 빠져나가면서 만주 일대 인구는 1억 명에서 4,000만으로 줄었다.

    과거 대한민국의 인구보다 적은 인구다.

    전체 면적은 대한민국보다 10배 정도나 넓은 땅인데 4,000만 명 정도의 인구만 사니 문제가 생길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거대한 땅을 가진 호주도 인구는 2,500만 명밖에 안 되니까 말이다.

    상점들이나 공장들의 주인이 한족에서 조선족이나 만주족으로 변했을 뿐이다.

    판매되는 상품들은 전보다 더 많아졌고 다양해졌다.

    지금부터 북한과 남한, 만주까지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해졌다.

    그동안은 엄격한 심사 기준에 의해서 국경을 통과했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다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북한과 만주 지역은 건설경기 붐이 불면서 일자리가 넘쳐났다.

    화폐의 원화로의 통합은 만주와 북한의 경제적 발전과 국민들의 생활을 향상시켰다.

    미래 그룹의 공장들이 여기저기 만들어졌다.

    단동시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이 들어섰고 과거 하얼빈이었던 절리시에 마나 배터리 공장이 들어섰다.

    천마 자가 비행 자동차들이 공중에 날아다니고 이로 인해서 관광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천마 자동차로 인한 생활 영역의 확장은 사람들의 생활을 바꿔 놓았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한 시간 거리다. 그것도 자율 주행 자동차라 운전하면서 가는 게 아니라서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이 없었다.

    서울에서 절리시(하얼빈)까지 4시간이면 간다. 거기에다가 장거리 비행 요금을 지불하면 시속 800㎞로 이동하며 서울에서 절리시까지 1시간이면 간다.

    그 와중에 ‘워프 게이트’, 이게 생겨 버렸다.

    단 1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만주 일대에 총 3개의 핵융합 발전소가 세워졌다.

    중국과의 국경 근처 적봉시(츠펑시)와 요동시(선양시), 절리시(하얼빈)에 핵융합 발전소가 들어서면서 만주 지역의 에너지를 감당하게 했다.

    특히 적봉시의 핵융합 발전소는 옌산산맥 정상에 설치된 배리어를 가동하는 데 사용된다.

    배리어로 중국과의 국경선을 만들어 도발을 막는 역할을 한 것이다.

    넘쳐나는 에너지로 마나를 생산했다.

    그러자 마나 에너지에 대한 활용은 이제 특별한 것을 넘어 일반적인 것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TV, 자동차, 핸드폰, 컴퓨터, 옷, 아파트 같은 일상 보이는 모든 것에 마법진이 빛을 내고 있지만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이 없었다.

    일루션 마법에 의한 입체화면이 여기저기 만들어지고 반중력 마법에 의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넘쳐났다.

    공간 이동 마법이 실생활에 적용되면서 놀라운 일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워프게이트로 전 세계 어디든 10분 안에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작은 물건들을 텔레포트 해서 전송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BB크림이 똑 떨어졌네.”

    인천에 사는 이금순 주부는 화장하다가 자신이 애용하는 A사의 BB크림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핸드폰 화면을 열어서 인터넷 쇼핑몰을 뒤졌다.

    공중에 쇼핑몰 화면이 쫙하고 열리면서 여러 화장품이 나열되었다.

    「디뷰스 커버 비비크림, 32,000원-」

    “이 정도면 가장 적당하기는 한데 배달하면 내일모레나 도착하겠지?”

    BB크림 없이 민낯으로 밖을 나갈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어쩔 수 없지.”

    마스크를 쓰고 20분을 걸어서 자주 가는 화장품 가게에 왔다.

    “어머, 사모님. 왜 이렇게 그동안 안 오셨어요.”

    “바쁘다 보니 자주 못 왔네요. 디뷰스 커버 비비크림 있나요?”

    “당연히 있죠.”

    “가격이?”

    “15%나 세일해서 45,000원이요.”

    이금순 주부의 얼굴이 굳었다.

    ‘비싸!’

    똑같은 비비크림인데 인터넷은 32,000원이고 여기는 45,000원이다.

    “호호호, 그럼, 먼저 시장 갔다 오면서 들를게요.”

    -딸랑!

    화장품 가게를 나오는 이금순은 고민을 했다.

    “비싸도 여기서 사? 아니면 인터넷으로 시키고 한 삼 일만 마스크를 쓰고 다녀?”

    다시 핸드폰 화면을 열고 쇼핑 어플을 열었다.

    그때 쇼핑몰에서 행사 중인 어떤 이벤트 하나가 보였다.

    「어떤 배달이든 지금 바로 받을 수 있다. 미래 텔레포트 택배」

    “지금 바로 받을 수 있다고? 이게 뭐지?”

    이벤트 화면을 열어 보니 미래 그룹에서 텔레포트 택배 사업을 시작했는데 행사 기간 중에 두 번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준다는 것이었다.

    이금순은 이 택배 이벤트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자신이 원하는 화장품을 쇼핑몰에서 시키며 미래 텔레포트 택배 서비스를 선택했다.

    [택배 장소를 선택해 주세요.

    -지금 계신 곳

    -자택

    -다른 주소 입력(상대방의 허락이 있어야 함)]

    “지금 계신 곳? 이게 무슨 뜻이지?”

    이금순은 신기해 보여서 지금 계신 곳을 선택하고 결제했다.

    [지금 계신 곳을 선택하셨습니다.]

    [바로 전송됩니다.]

    -화아악!

    빛이 번쩍이더니 눈앞에 상자 하나가 떠 있다.

    둥실 떠 있는 상자에 숫자가 10, 9, 8 하면서 줄어들고 있다.

    “설마.”

    상자를 집어든 이금순 주부는 바로 열어봤다.

    자신이 원하던 디뷰스 커버 비비크림이다.

    집에 돌아와 전화통을 붙든 이금순 주부는 친구들에게 이 믿을 수 없는 택배 서비스를 침을 튀기며 소개했다.

    통화를 끝낸 이금순 주부는 갑자기 또 다른 물건이 사고 싶어졌다.

    “오늘 저녁은 고등어구이로 하자.”

    쇼핑몰을 열고 이번에는 남편이 좋아하는 고등어를 선택했다.

    그것도 방금 잡은 고등어라는 광고다.

    「펄떡펄떡 살아 있지 않으면 돈 안 받음.」

    “그래, 이걸 사보자.”

    바로 이금순은 고등어를 주문했다. 이번에는 부엌에 있는 식탁 위로 미래 텔레포트 배달을 주문했다.

    -우웅!

    식탁 위에 마법진이 빛나며 만들어졌다.

    그 신비한 모습에 이금순 주부는 입을 한자만큼 벌렸다.

    “고…… 고등어가.”

    -파닥파닥!

    보통 고등어는 그물로 잡아 올리면 스트레스로 죽어 버린다.

    그런데 지금 식탁에 있는 녀석은 아이스박스 안에서 펄떡거리고 있다.

    그날 이금순 주부의 집에서는 정말 싱싱한 고등어구이가 저녁 식탁에 나왔다.

    사실, 텔레포트 마법은 많은 마나 에너지가 사용된다.

    그런데 지금 마나를 만드는 전기료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세상이 왔다.

    일반적인 배달에 텔레포트가 사용되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음식과 생필품의 배달뿐만 아니라 사람들까지 공간이동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는 마나 에너지를 다루는 대마법사 이성호가 있었다.

    성호는 미래 그룹 빌딩의 회장실에 앉아서 그동안 못했던 회장으로서의 일을 하고 있었다.

    공중에 떠 있는 각종 문서 화면들과 숫자들이 복잡했다.

    “이대로 가면 한 해 매출만 오천조 원을 넘기겠군.”

    순이익은 집계조차 안 된 상황이다.

    전 세계의 자동차 시장을 거의 대부분 잠식했고 에너지 시장까지 대부분 먹었다.

    전자기기는 이미 미래 전자가 최고의 기업으로 올라섰다.

    “전쟁이 끝나 가는데 놈이 조용하니 이상하군. 지도!”

    주변에 일루션 마법으로 만들어진 세계 지도가 떠올랐다.

    아시아에서의 전쟁은 이제 모두 끝났다.

    그리고 중동 전쟁은 거의 다 끝나가고 있다.

    세계의 에너지 시장은 석유에서 핵융합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폴 막스의 진짜 의도가 뭔지는 모르지만 지금쯤이면 이를 갈고 있을 거다.

    그런데 너무 조용했다.

    “폴 막스, 어디 있는 거지?”

    한참을 세계 여기저기를 뒤져 보고 있는데 성호의 눈에 보라색으로 반짝이는 빛이 부산에 잡혔다.

    방사능이다.

    전에 폴 막스의 종들이 방사능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감추곤 했다.

    “이건 피라미가 아닌데?”

    방사능의 크기가 엄청나다.

    성호가 부산을 지도에서 확대했다.

    부산의 항구에 거대한 크루즈선이 이제 막 도착했는데 그곳에서 방사능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빠아앙!

    경적 소리와 함께 거대한 크루스선 하나가 천천히 항구에 정박했다.

    그 화려한 외관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승객을 6,000명이나 태울 수 있는 그런 거대한 배를 단 한 사람이 사용하기 위해 개조한 크루즈선이다.

    배가 정박하고 건장한 체격에 보통 눈빛들이 아닌 남성들 60명 정도가 내렸다.

    흑인부터 동양인, 백인 가릴 것 없이 많은 인종들이 섞여 있었는데 눈빛이 보통이 아니다.

    가장 마지막에 새하얀 양복에 금발 곱슬머리를 가진 폴 막스가 내렸다.

    “이 불쾌한 느낌은 뭐지?”

    폴이 인상을 찡그렸다.

    대한제국에는 뭔가 자신의 마이너스 에너지와 상극인 것들이 돌아다녔다.

    워낙 많은 전기 에너지가 마나로 변경되면서 마나가 공기 중에 퍼져 있는 것이다.

    “전 왔을 때는 없었는데, 이게 마나라는 에너지인가?”

    폴 막스는 이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었다.

    이 에너지 때문에 자신이 세운 계획이 완전히 뒤틀어져 버렸다.

    아시아의 전쟁은 흐지부지 끝나 버렸고 중동 전쟁은 커지지 않았다.

    자신의 자금줄이었던 석유 사업은 핵융합으로 끝도 없이 가라앉고 있다.

    짜증이 나지만 일단 잠시 참기로 했다.

    “이성호라는 놈이 죽으면 끝난다.”

    폴 막스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있을 때 크루즈선의 옆에 달린 문이 열리면서 검은색의 봉고차가 줄지어 밖으로 나왔다.

    대한제국에서 대부분의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바퀴로 움직이는 자동차였다.

    천마 자동차가 전부 성호의 통제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폴이 뒤를 돌아서 자신의 종들을 둘러봤다.

    다크블러드!

    폴 막스가 애지중지 키워온 녀석들이다.

    50명 정도의 무력집단인 다크블러드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중동, 극동 아시아를 다 돌아다니면서 전쟁에 투입된 용병들이자 폴 막스에게 능력을 받은 괴물들이다.

    폴 막스의 종들 중에서 가장 특별한 녀석들이다.

    지옥에 있는 악마들과 가장 가까운 능력을 갖춘 녀석들이다.

    “막시무스.”

    “넵!”

    “무기들을 점검한 뒤에 울산으로 가서 작전을 진행한다.”

    “넵!”

    “이성호라는 녀석은 분명 마나 레이더로 우리가 온 걸 알 거야. 그렇지?”

    막시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동안의 데이터를 보면 분명 놈이 알고 있을 겁니다.”

    폴이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입맛을 다시면서 손가락을 튕기며 뭔가를 달라고 손짓했다.

    “미래 그룹 이성호 회장에게 전화해.”

    “넵.”

    공중에 전화 화면이 떠올랐다.

    -삐리리!

    신호가 한 번만 울렸는데 바로 받는다.

    역시 이성호 회장은 자신이 온 것을 알고 있었다.

    폴 막스의 눈에서 잠시 살기가 감돌다 사라졌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소가 걸려 있다.

    “나야.”

    폴 막스의 말에 성호가 이를 갈면서 말했다.

    [폴 막스 너였구나. 이 개새끼, 거기 꼼짝 말고 있어!]

    “크크크, 여기 오려고? 여기 말고 북경부터 가야 할 거야.”

    [뭐?]

    “북경에 핵폭탄을 터트릴 거거든. 5분 남았어.”

    [이 미친놈이!]

    “째깍, 째깍, 빨리 움직여야지 이성호 회장?”

    이런 것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터트리려면 터트려.]

    “그래? 내가 거짓말하는 거 같아? 북경에 아마 지금 2천5백만 명이 살 거야. 그들을 다 죽일 셈이야? 아마 네가 가진 그 마나 레이더인가에도 잡힐걸?”

    잠시의 침묵이 있은 뒤에 침음성이 나왔다.

    마나 레이더네 북경에 핵폭탄이 있는 것으로 표시가 된 것이다.

    [너 갔다 와서 보자!]

    전화가 끊어졌다.

    “이성호 회장, 네 약점은 너무 착하다는 거야. 크크크.”

    폴 막스가 봉고차에 오르자마자 바로 출발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울산이다.

    성호는 통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부르르르…….

    성호의 분노에 미래 그룹 본사 빌딩의 모든 창문이 떨렸다.

    “이게 내 성질을 건드는군.”

    폴 막스를 보자마자 메테오를 뿌려 주고 싶은데 인천이다.

    그리고 지금은 북경의 핵폭탄이 마음에 걸린다.

    “금방 해결하고 와서 박살을 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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