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67화 (167/225)
  • 《167화》

    수원에 있는 공장에서 제품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 트럭 한 대가 도로로 나왔다.

    25톤까지 적재가 가능한 비행용 천마 트럭 타이너스였다.

    트럭과 비슷해 보이지만 바퀴가 없고 바닥에 반중력 시스템이 달려 있다.

    요동시(랴오닝시)에 많은 공장이 지어지면서 중요 부품들이 모자란 상황이다.

    매일 밤을 새워가며 만들어도 부족했다.

    이번에 트럭과 물건의 관리를 맡은 박철수는 공중에 떠 있는 태블릿 화면을 돌리며 체크리스트를 확인했다.

    “물건 관리 및 인수인계는 확인되었고…….어디 보자…….”

    타이너스 트럭은 완전 자동이지만 물건의 관리나 인수인계를 위해서 사람을 태우는 경우가 많았다.

    “다 확인되었으니 출발해야겠군.”

    [목적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요동시. 전과 동일한 코스로 부탁해.”

    [알겠습니다.]

    대한제국이 되면서 간도 지방의 요동(랴오양)시까지 물건을 배달해야 했다.

    고속 항공 노선을 이용하면 고도가 높은 항공기의 노선을 사용할 수 있고 시속 800킬로 속도로 날아갈 수 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항공 노선을 이용해야 한다.

    800 km/h 속도로도 여기서 요동(랴오양)시까지 간다면 아마 1시간 이상 가야 할 거다.

    자동으로 항로에 들어선 타이너스 트럭은 전부 자동이라 컨트롤할 게 없다.

    박철수는 의자에 앉은 다음에 도시락을 꺼냈다.

    “오!”

    요즘 미래 그룹에서 만든 도시락이 유행이다.

    바닥에 있는 작은 판을 건드리면 도시락의 시원해야 하는 부분은 차가워지고 따뜻해야 하는 부분은 뜨거워진다.

    튀김은 눅눅하게 되는 게 아니라 바삭하게 되고 냉면 국물 같은 경우 살얼음이 생긴다.

    미래 도시락은 특히 돈가스가 가장 맛있었다.

    「미래 그룹 구내식당에서 만든 그 전설의 돈가스」

    “쩝, 진짜 맛있네.”

    도시락을 먹는 동안 트럭의 고도가 상승하더니 항공 노선의 출입 톨게이트로 들어섰다.

    항공 노선 입구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많은 차들이 줄을 서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엄청 한산해 보였다.

    “오늘 무슨 날인가?”

    오전 8시 22분, 평상시 같으면 이 시간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였을 것이다.

    한참 생각해 봤지만 보통의 평일이고, 오늘은 특히 월요일이라 화물이 이 시간에 몰리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항공 노선은 너무 한산해 보였다.

    자신의 컨테이너 트럭 이외에 다른 천마 자동차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예뿐이.”

    [네엡~]

    예뿐이는 철수의 트럭을 통제하는 에고 시스템의 애칭이다.

    공중에 동그란 공 모양에 눈코입이 귀엽게 달린 녀석이 나타났다.

    천마 자동차들은 대부분 4살에서 10살 정도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자아를 가진 에고 시스템은 자동차 사용자의 설정에 의해 성격, 모양, 말투가 결정된다.

    분홍색 머리에는 나비 모양의 핀까지 꼽았다.

    “오늘 주말인데 여기가 왜 이렇게 한가한 거야. 오늘 무슨 날인가? 차가 하나도 없네.”

    [철수 주인님, 정말 몰라서 물어보시는 거죠?]

    “당연히 몰라서 물어보시는 거다.”

    [지금 워프 게이트라는 장치가 생겨서 모두 거기로 갔잖아여~]

    “워프게이트?”

    [응, 워프게이트! 그곳을 통과하면 공간 이동으로 단 10분 만에 원하는 어떤 곳이든 갈 수 있거덩요]

    “워프게이트? 그럼 오늘 차가 없는 게…….”

    [당연히 공간이동으로 빠르고 편리하니까 여기는 안 오는 거죠.]

    “그런데 진짜 공간이동 장치야?”

    [진짜 공간이동 장치입니당.]

    “지금 농담하는 거지?”

    인공지능 에고는 가끔 농담도 하기는 한다.

    [절대 네버, 아뉩니당. 믿어 주세염.]

    “아까는 왜 말 안 했는데?”

    [주인님께서 ‘전과 동일한 코스로 부탁해’ 요렇게 말씀하셨다는.]

    인공지능 에고, 예쁜이가 자신의 말투까지 따라 하는 설명에 할 말을 잃었다.

    “쩝, 어쩔 수 없지. 워프게이트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그건 중앙 통제 에고25의 영역이입니다.]

    “아, 그래? 에고 25에 연결해줘”

    [넵!]

    화면이 변하고 에고 25가 접속되었다.

    [워프게이트를 이용하시겠습니까?]

    갑자기 어른스러운 여성의 말투가 들렸다.

    교통에 관한 부분은 중앙 통제 인공지능 에고 25의 역할이다.

    “그래, 워프 게이트를 사용할 거니까. 길 안내를 부탁해.”

    [알겠습니다.]

    [워프게이트를 사용하기 위해 유턴합니다.]

    [가장 가까운 동수원 워프게이트 출입구로 이동합니다.]

    거대한 트럭이 공중에서 선회하더니 고도를 낮추었다.

    [워프게이트 처음 사용자입니다. 설명을 원하십니까?]

    “그래, 설명해줘.”

    「워프게이트 이용 설명서」

    공중에 입체적으로 워프게이트에 대한 사용법이 자세한 설명이 쓰여 있다.

    [워프게이트라는 것은 마나 에너지를 통해서 공간과 공간 사이에 길을 만든 장치입니다.]

    공중에 동그란 고리가 세로로 떠 있는 모양이 만들어졌다.

    [요금은 장소에 따라 책정이 되며 워프게이트 통과 전에 장소를 미리 설정하시면 원하는 장소로 워프게이트 좌표가 변경됩니다. 지금까지 워프게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국가는 총 35개 국가입니다.]

    입구에서 요금을 정산하는 것과 워프게이트를 통과한 뒤에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주의 사항이 이어졌다.

    [워프를 통과하신 뒤에는 중력 차이로 인한 약간의 울렁거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동한 나라의 교통 상황과 날씨의 변화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박철수는 안내 내용을 듣다가 워프게이트가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사실 공간이동이 말이 되는가?

    설명대로라면 공간과 공간 사이에 구멍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공간을 접어 이동하는 워프는 현대 물리학의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기술이다.

    가장 비슷한 원리가 알큐비에레 워프 드라이브다.

    알큐비에레 워프는 공간과 공간을 접어 이동하는 방법이다.

    [ds2=-cdt2+[[dx-vs (t)f(rs )dt]]2+dy2+dz2]

    위의 계산식이 현대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워프 좌표의 계산식이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실현이 불가하다.

    실행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에너지가 필요하고 작동 뒤에는 대폭발을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워프게이트가 사용되고 있다.

    “미래 그룹이 또 일을 저질렀구나.”

    워프 게이트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곳에는 엄청난 수의 천마 비행자동차들이 줄지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줄이 길었지만 별로 짜증을 내는 표정은 아니었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기대 반 설렘 반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천마 자동차는 자동 비행이라 기다리는 동안 영화도 보고 게임도 즐겼다.

    “저게 워프 게이트인가?”

    동그란 고리 모양의 워프 게이트가 보였다.

    지름이 10m는 되어 보이는 원형의 구조물이 공중에 떠 있었는데 그 안으로 자동차들이 들어가고 있었다.

    10분 정도 기다리자 박철수의 차례가 왔다.

    [워프게이트 목적지를 말씀해 주세요.]

    “요동시입니다.”

    [23,000원입니다. 결제하시겠습니까?]

    “이만 삼천 원? 엄청 싼데? 결제해줘.”

    [결제되었습니다.]

    이만 삼천 원이면 엄청 싼 거다.

    요동(랴오양) 시까지 거리는 900㎞로 일반적인 컨테이너 트럭으로 운전하면 기름으로 소모되는 양은 30만 원이 넘는다.

    거기다 톨게이트 비용을 생각하면 40만 원은 그냥 넘어간다.

    천마 트럭 타이너스가 아무리 마나 에너지로 움직이고 연료 값이 아무리 싸다 해도 대략 오만 오천 원 정도다.

    거기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항공 노선 이용요금을 생각하면 10만 원 정도는 써야 한다.

    그런데 워프게이트는 이만 삼천 원이라고 한다.

    “공간이동이라 연룟값도 안 나갈 텐데 너무 싼 거 아냐?”

    천마 트럭 타이너스가 요금소를 지나 워프 게이트 앞으로 이동했다.

    워프 게이트는 가까이서 보니 더 커 보였다.

    철수는 앞에 서 있던 천마 자동차가 워프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다가 감탄사를 연발했다.

    워프게이트 너머에는 하얀 백사장과 노을이 펼쳐져 있었다.

    “오!”

    무슨 물속처럼 안으로 들어가는 내내 출렁거리는 파장들은 엄청 신비한 느낌을 주었다.

    액체 같은 게 둥근 워프게이트 안에서 흘러내리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울렁~

    워프게이트 너머에 있던 배경이 도시의 모습으로 변했다.

    작은 산과 낡은 아파트들, 그리고 커다란 공장 굴뚝이 보였다.

    “요동시군.”

    천마 자동차의 화면에 붉은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변했다.

    [워프게이트가 요동시로 설정되었습니다.]

    운전 시스템에도 요동(랴오양)시 라는 표시가 떠올랐다.

    [요동시로 진입합니다. 중력 차이로 인한 약간의 울렁거림에 주의하시고 현재 요동시의 기온은 6.8도 습도는 60%입니다. 시간은 대한제국 기준 시간을 사용합니다.]

    “여기가 지금 15도니까 약간 더 춥겠군.”

    25톤 타이너스 천마 트럭이 서서히 워프게이트로 이동했다.

    철수는 앉아 있던 의자를 꽉 잡았다.

    처음이니 긴장을 한 것이다.

    트럭의 앞부분부터 천천히 워프게이트를 통과했다.

    눈앞에 출렁거리는 워프게이트의 표면이 다가왔다.

    “우와!”

    출렁거리는 워프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요동(랴오양)성에 위치한 훈강이었다. 그리고 그 강 너머로 요동(랴오양)시가 한눈에 보였다.

    철수는 요동시로 들어오는 낡은 25번 국도 옆으로 날아가면서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닫아야 했다.

    “뭐, 뭐야. 이거 요동(랴오양)시로 바로 이동해 온 거야?”

    철수는 바로 시계를 확인했다.

    「08:45」

    “기다리는 시간까지 해서 11분 만에 수원에서 요동(랴오양)시까지 왔다고? 맙소사!”

    철수는 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적인 쇼크를 먹었다.

    과거 땅으로 달리는 트럭이었다면 15시간 이상은 달려야 했던 거리다.

    트럭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상이 왔어도 4시간이나 가야 했었다.

    그런 거리를 단번에 뛰어넘었다.

    요금 이만 삼천 원이 전혀 안 아까웠다.

    “내가 오기 전에 열린 워프게이트가 설마…….”

    아까 하얀 백사장에 노을이 지는 장면을 생각해 봤다.

    지금 오전 8시 45분이다.

    그런데 노을이 지고 있다면 어디일까?

    노을은 대부분 해가 지는 6시나 7시 후반대의 시간이다.

    지금 미국, 캐나다, 남미 정도일 것이다.

    사실 아까 보인 백사장 노을이 비치는 아름다운 모습은 캐나다 밴쿠버다.

    수원에서 무려 8,200km나 떨어져 있는 곳이다.

    그런 곳도 단번에 이동이 가능해졌다.

    35개국 통합 워프게이트 시스템!

    거리의 제약이 사라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옆집 가듯 일본이나 미국에 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늘 저녁에 퇴근하고 오사카의 라면을 먹으러 갈까?

    아니면 독일의 맥주를 먹으러 갈까?

    여름이라 더우면 러시아로 잠시 갔다 오고, 겨울이라 추우면 사우디를 갔다 오고 말이다.

    초저가 에너지 협력 국가는 대한제국을 중심으로 미국, 러시아, 독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스웨덴, 벨기에, 노르웨이, 스위스, 네덜란드, 인도, 호주, 사우디, 베트남, 인도네시아, 캐나다, 터키, 브라질, 멕시코, 위구르, 티베트, 몽골, 대만, 나이지리아, 싱가포르, 필리핀, 남아공, 핀란드, 수단이 가입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핵융합 발전소를 적어도 하나씩 가지고 있고 서로 에너지를 공유 순환함으로 에너지 탈피 국가들이 되었다.

    즉, 에너지로 인해서 국가의 경기가 움직이지 않는 나라들이 된 것이다.

    그 중심에 대한제국이 있었다.

    이들 국가는 천마 자동차 국경 통과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연히 이 35개의 국가가 워프게이트를 가장 빨리 설치했다.

    -워프 경제 시스템!

    새로운 경제 용어가 생겼다.

    워프게이트가 설치된 35개의 나라는 물건 판매와 수입에 대한 통합 시스템을 만들었다.

    근대 역사에서 일류의 경제 시스템은 크게 두 번 변했다.

    제국주의 시대 경제 시스템과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자유무역의 경제 시스템이다.

    그 시대가 지나고 세상은 지금 세번째 변화 앞에 섰다.

    워프 경제 시스템으로 들어선 것이다.

    미래 그룹의 워프게이트는 거리의 제안과 시간의 제한을 없애 버렸고 판매와 수익, 생산이 하나의 시간대에 공존하는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서울에서 프랑스로 주문한 피자가 10분 만에 날아온다.

    역내 공동 경제 정책, 즉, 생산품의 자유로운 이동, 관세철폐 등이 이루어졌다.

    유럽이 하고 있는 완전경제 통합 시스템과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자유롭지만 경쟁보다는 교류에 더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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