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66화 (166/225)
  • 《166화》

    네티즌을 통해서 대한제국의 황실 복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미래 그룹의 초대 회장 이만식이 대한제국 황실의 마지막 황제 순종, 이척의 자식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1904년에 순종의 아들 이만이 태어났다.

    이만은 일본과 해방 이후의 대한민국에서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래서 결혼도 늦었는데 50대에 늦게 얻은 아들이 바로 이용국이다.

    이용국도 일에 치여 살다가 결혼을 늦게 했는데 40대에 어렵게 얻은 자식이 바로 이성호다.

    이 기사로 인해서 내려가던 박성규의 지지율이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

    「박성규 후보는 망국의 대한제국 황실을 재건하려 한다.」

    안동희가 언론사를 통해 박성규를 비난했다.

    “망국의 황실을 재건하는 것이 과연 좋을까요? 일제 강점기는 이 씨 왕실의 무능함 때문 아닙니까? 과거의 유물을 어디서 지금에서야 세우는 건 바보 짓입니다. 새 시대는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법입니다.”

    안동희의 선동질에 많은 사람이 넘어갔다.

    박성규의 지지율은 또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안동희는 과거 대한제국 황실이 일본과 싸운 사항은 하나도 말하지 않았다.

    고종은 척화비를 세웠고 만동묘와 서원을 철폐 했으며 토지를 백성에게 나눠주고 양반들의 세금을 올려 백성들의 구휼에 힘썼다.

    고종은 외세의 침략을 막으려고 각국에 밀사를 보내고 무기들을 사들인다.

    그러나 나라는 힘이 없었고 을사오적에게 대한제국의 주권이 일본에게 빼앗긴다.

    외부대신 박제순!

    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이근택!

    학부대신 이완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이들이 나라를 팔아먹은 놈들이다.

    고종은 헤이그 사건을 일으킨 대가로 일본에 의해 강제로 폐위 되었다.

    그래서 그 뒤에 김규식을 통해 파리 강화 회의로 일제 침탈에 대한 문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이 사실이 그대로 일본에 알려지게 된다.

    초대 조선통독부의 대신이었던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바로 고종의 독살을 지시했고 민병석, 윤덕영, 송변준에 의해 고종은 독이 든 식혜를 먹고 죽는다.

    이 모든 것은 궁내성 제실회계 심사국 장관이던 구라토미의 일기에 기록으로 남았다.

    이 독살이 촉발되어 3.1운동이 벌어진다.

    “일본에게 조선이 망한 것은 다 고종 때문인데 어떻게 다시 조선 왕조를 대시 세우자는 이야기가 나옵니까?”

    사람들은 안동희의 선동에 홀라당 넘어갔고 또다시 박성규의 지지율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

    10월 25일, 드디어 대한제국의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다.

    -찰칵찰칵!

    박성규는 서울역 근처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박성규 후보님은 누굴 뽑으셨습니까?”

    “저는 도장을 찍지 않고 나왔습니다.”

    “네?”

    “다른 후보를 찍자니 할 사람이 없고 저를 찍자니 저도 부족해 보여 빈칸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그의 엉뚱한 답변에 기자들이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럼 왜 투표를 하신 겁니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무니까 투표는 해야 해서요.”

    “…….”

    안동희는 강남에 있는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안동의 후보님은 누굴 뽑으셨습니까?”

    “당연히 저를 뽑았죠. 저 이외에 대한제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어울리는 사람이 있습니까?”

    저녁이 되면서 개표 방송이 시작되었다.

    박성규는 자신의 집에 있었다.

    그를 응원하기 위해 과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과 장관들 250명이 모였다.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 1,000명이 그의 집을 포위하듯 몰려들었다.

    12평 단칸방, 너무 좁은 집이다 보니 그 많은 사람 대부분이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좁은 방 안에는 달랑 10명의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좁은 방에는 묵직하고 오래된 브라운관 TV 하나가 켜져 있었다.

    그 TV 하나를 수십 명의 사람이 바라보고 있다.

    “이런 집에서 사셨습니까?”

    운동복을 입은 성호가 말했다.

    그의 말에 박성규가 TV 볼륨을 올리며 대답했다..

    “왜? 이 집이 어때서? 싫으면 나가던가?”

    “뭐, 싫지는 않습니다. 저도 이런 곳에서 12년이나 살았으니까요. 그래도 저 TV 너무 작은 거 아닙니까? 제가 하나 사드려요?”

    “그거 정권유착 아닌가?”

    “대한제국 황실에서 하사를 하죠.”

    “황실이라니?”

    “아주 기자들에게 제가 황제가 되려 한다고 말씀을 하시죠.”

    “끄응…….”

    “진짜 황실 복원 사업을 하실 생각이셨습니까?”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 영국도, 일본도 다 왕이 있는데 대한제국이야 당연히 있어야지.”

    “왕이 없는 나라도 많습니다만?”

    “끄응…….”

    박규철의 저 곤란해하는 표정을 보며 성호가 속으로 웃었다.

    저런 순수한 사람이 대한제국의 초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성호는 사실 자신의 종인 이규철을 대한제국의 대통령으로 밀고 나가도 된다.

    북한과 대한민국의 군사적, 경제적 차이는 너무 벌어져서 한쪽으로 기우는 거야 당연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건 인간답지 않았다.

    이 한반도에 있는 국민을 우롱하는 짓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아야 한다.

    그래서 선거를 해야 했고 박성규를 설득했다.

    개표 방송이 시작되었다.

    대한국당 박성규 = 45%

    신제국당 안동희 = 47%

    북조선당 리만영 = 8%

    대한민국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의 투표소 50% 개표 결과다.

    박성규가 지고 있었다.

    “이러다 지는 거 아니냐?”

    성호와의 사진을 빌미로 선동한 정권유착이라는 안동희 공격이 먹혀들었다.

    그다음으로 망한 황실을 재건하려 한다면서 공격했다.

    확실히 안동희의 언변과 선동질은 뛰어났다.

    그의 자극적인 말과 인터넷을 통한 선동은 국민들을 움직였다.

    “어?”

    밤 9시 36분

    대한국당 박성규 = 46%

    신제국당 안동희 = 46%

    북조선당 리만영 = 8%

    갑자기 안동희의 표가 줄고 박성규의 표가 늘었다.

    박성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갑자기?”

    개표 방송을 진행하는 아나운서가 말을 이어나갔다.

    “의외의 상황인데요. 서울 용산구의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박성규 후보가 앞서가기 시작합니다.”

    박성규는 용산구 하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들었다.

    “나다.”

    [형님이 웬일이슈?]

    “니들이 용산구에서 선거 운동 했냐?”

    [그거야 우리 자유 아니요? 끊소.]

    전화가 끊어졌다.

    “이놈들이!”

    박성규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사실 박성규는 선거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국민을 선동하는 것보다 내가 국민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박성규의 평소 지론이다.

    그런데 서울시 용산구에 사는 국민들 90%가 박성규를 지지했다.

    서울역이 있는 용산구, 그곳에서 박성규의 무료 급식을 나눠 먹은 사람들이 선거운동을 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박성규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밥 퍼준다고 나한테 표 주지 말라니까!”

    박성규가 너무 고마워서 눈물을 쏟았다.

    개표 방송이 진행되면서 박성규의 지지율이 급격히 올라갔다.

    대한국당 박성규 = 48%

    신제국당 안동희 = 44%

    북조선당 리만영 = 8%

    만주의 하얼빈에서도 박성규를 지지했다.

    소수민족들은 중국의 핍박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제국주의가 강한 안동희를 안 좋아했고 도리어 검소한 박성규를 좋아했다.

    거기다가 미래 그룹의 엄청난 투자가 만주의 변화를 일으켰다.

    미래 그룹의 이성호 회장이 박성규와 친하다니 같이 지지했다.

    정권유착 같은 용어는 만주 사람들의 머리에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다.

    북한의 표들이 개표되기 시작했다.

    “내레 미래 그룹의 이성호 동무레를 믿지, 고 동무레가 박성규 동무를 지지해야.”

    북한의 민주화를 이끌어낸 김송철 상장의 말이다.

    그의 한마디에 북한 주민들이 움직였다.

    북한은 원래 선거를 하면 100대 0이다.

    대한국당 박성규 = 62%

    신제국당 안동희 = 30%

    북조선당 리만영 = 8%

    너무 압도적으로 표가 뒤집어져 버렸다.

    개표 방송이 끝날 때까지 박성규는 바닥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성호의 말에 박성규가 멍하니 있다가 한마디 했다.

    “나 같은 놈이 나라 망치지 않기를 기도나 해라.”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너 내일 아침 시간 되지?”

    “네?”

    “이직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인수인계하러 가야지.”

    새 아침이 밝았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서울역, 가을이라 아침 날씨가 서늘했다.

    그날도 아침 일찍 서울역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무료 급식을 받았다.

    “아니, 형님은 오늘도 나왔소?”

    “나인 거 티 나냐?”

    “아니, 모자와 마스크를 썼다고 매일 보던 형님을 내가 못 알아보겠소?”

    “이 녀석은 못 알아보더니…….”

    박성규가 옆에서 국을 퍼 담는 성호를 가리켰다.

    “이성호 회장이야 진작 알아봤죠. 저 빨간 머리카락 안 보이슈?”

    “하긴 그렇긴 하다.”

    “아니, 형님은 우리가 대통령 만들어 줬으면 그만 나와야 할 거 아니요?”

    “그거 때문에 왔다. 이놈아. 이거나 처먹고 꺼져, 줄 길어진다.”

    “형님도 무안해하시기는.”

    박성규는 대통령이 된 첫날에도 언제나 그랬듯이 서울역 앞 무료 급식소에서 일했다.

    설거지도 평상시와 같이 자신이 했다.

    옆에서 성호가 그림자처럼 붙어서 설거지를 도왔다.

    “네놈이 이겼다.”

    “당연하죠. 저 이성호입니다.”

    “그러니 너 황제 해라.”

    “안 합니다.”

    “왜?”

    “싸워야 하는 놈들이 있어서요.”

    “내가 놈들에게 선전 포고라도 해주랴? 나 대한제국 대통령이다.”

    “우리가 선전 포고 안 해도 놈들이 달려들 겁니다.”

    “응?”

    “원래 악당 놈들은 자신을 방해하는 녀석을 가만두지 않죠.”

    “그래서 나보고 싸움 준비하라고?”

    “아닙니다. 박 대통령님은 대한제국이 강대국이 될 수 있게 단단히 다져주세요.”

    “넌?”

    “싸울 준비 해야죠. 그게 제 운명입니다.”

    “편하게 회장직에 앉아서 펜대나 굴리지. 뭐 하러 사서 고생을 자처해?”

    “그러는 아저씨도 여기 왔잖아요.”

    “뭔 소리야, 그게?”

    “원래 각자 인생이 다 다른 법이죠.”

    “나이도 어린놈이 다 죽어 나자빠질 노친네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네.”

    “하하하.”

    ***

    국회의사당, 그 앞에서 대한 제국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많은 외신기자들과 사람들이 몰려서 취임식장 주변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북한과 만주에서 초청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통령 취임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사절단을 보냈다.

    “선서! 나는 대한제국의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호하여 국민의 복리를 증진하며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xx년 10월 26일 대통령 박성규.”

    -콰앙! 콰앙!

    의장대가 포를 쏘았다.

    -쿠웅!

    -우웅……!

    국회의사당 앞에 있던 기갑 병기 문종 6대가 한쪽 무릎을 꿇고 광선검을 뽑아 들었다.

    “우리는 참 불쌍한 민족입니다. 침략도 많이 받았고 강대국에 이용당해 서로 싸우기도 많이 했습니다.”

    그의 담담한 목소리가 국회의사당 앞에 퍼져 나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통일된 대한 제국은 앞으로 통합과 협력, 함께 하는 행복을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의 연설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미래 자동차의 임페리스 비행 자동차가 공중을 선회하더니 착륙했다.

    임페리스 프리지던트 V 0.1!

    이번에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 방탄 기능과 여러 무기들까지 장착한 녀석이다.

    박성규를 태운 비행 자동차가 서울 한복판을 지나 청와대로 향했다.

    경호 차량이 앞뒤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저 멀리서 F-15 편대가 호위비행을 하면서 주변을 선회했다.

    임페리스 프리지던트 천마 자동차가 청와대에 착륙하자 많은 기자들이 차에서 내리는 박성규를 카메라에 담았다.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자 영빈관 앞에 뜻밖의 인물들이 박성규를 기다리고 있었다.

    과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던 이규철과 북한의 김송철 위원장이 나와 있었던 것이다.

    “박성규 대통령님, 축하드립니다.”

    이규철이 밝게 웃으며 축하해줬다.

    성호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면 질투심에 욕을 날렸을지도 모르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성호의 노예가 된 뒤로는 전혀 딴 사람이 되었다.

    “부족한 제가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잘 해내실 겁니다.”

    “김송철 위원장님이시죠. 처음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이 친구레 말하는 거 보니까니 마음에 드는구나야. 내레 북한에서 들쭉술을 가져왔는데 한잔 합세다.”

    “첫날부터 술은 좀…….”

    “왜? 안 됩네까?”

    박성규가 까만 얼굴에 눈을 껌벅이는 김송철을 바라봤다.

    순진무구한 눈을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났다.

    저런 사람이 있어서 남북연합군이 결성되었고 대한제국이 만들어졌다.

    일보다 사람이 중요한 법이다.

    “갑시다. 가서 누가 더 센지 한번 겨뤄 봅시다.”

    “내레 이럴 줄 알았어야.”

    곰 같은 체격에 시커먼 얼굴의 김송철 상장이 환하게 웃었다.

    “북한에 대한 충고를 술주정을 핑계 삼아 들어드리죠.”

    “오! 어케 알았네? 내레 낯 뜨거워서리 술을 마시면서 말 할라고 그랬어야.”

    김송철이 활짝 웃으며 박성규와 어깨동무를 했다.

    그리고 청와대로 들어갔다.

    이게 바로 역사에 남는 그 유명한 남북 취중 진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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