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63화 (163/225)
  • 《163화》

    대한제국!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그에 맞게 헌법을 개정했다.

    영토는 남한과 북한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만주 지역까지였다.

    19개나 되는 도가 생겼는데 황해남도, 황해북도, 평안북도, 평안남도, 자강도, 양강도, 북간도, 동간도, 서간도가 추가되었다.

    서울특별시는 그냥 특별시로서 수도가 되기로 했고 10개 도시가 광역시가 되었다. 평양 광역시, 인천광역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함흥 광역시, 세종 특별 광역시, 광주광역시, 절리 광역시, 요동 광역시, 장령 광역시로 나누었다.

    절리 광역시는 하얼빈을, 요동 광역시는 선양시를, 장령 광역시는 창춘시를 뜻한다.

    과거 고구려 시대의 명칭을 다시 되살린 것이다.

    만주 지역에서는 아직도 한족의 이주 정책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 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아직도 5천만이나 남은 상황이다.

    그런 사람들을 모두 이주시키는 작업은 정말 어려운 일 중의 하나였다.

    중국에서는 이주된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찼다.

    그런데도 안가겠다고 버티는 한족들이 있었다.

    희망하는 한족들 중에서 시험을 거쳐 대한 제국의 국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대한제국 귀화 시험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 시험이라는 것이 모두 한국어다.

    당연히 한글을 쓸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대학 입시 시험보다 어렵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줄줄이 꿰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수학, 국어, 사회, 도덕 등의 문제가 어렵게 출제가 되면서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만 이 시험에 통과 할 수 있었다.

    일단 합격을 받으면 추방하지는 않았다.

    합격하면 교육과 훈련을 1년간 받아야 했다.

    1년 동안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신, 애국심을 심는 것이다.

    그 뒤에 애국정신과 한국 사람으로서의 심리 테스트를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한국 국적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되려는 사람이 적었다.

    남북한의 정치는 어떻게 합쳐야 할지 태산 같았다.

    북한의 정치인들은 공산주의에 아직도 물들어 있었다.

    북한 쪽은 공산주의로 80년을 보냈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를 별로 좋게 보지 않았고, 반대로 남한은 공산주의를 좋게 보지 않았다.

    가진 자의 재산을 몰수해서 서로 나눠 가지자는 것이 공산주의다.

    자본주의는 엘리트를 중심으로 생산성과 이익 증대에 중심을 두고 있다.

    이 두 세력의 연합이 가장 큰 문제였다.

    ***

    북조선당!

    북한에 그동안 있던 공산당원들이 모여서 새로운 정치연합을 이루었다.

    “고거이 남조선 국회의원 동무들 봤네. 어드레 그렇게 하는지 모르 갔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어드레 인민들을 위해 내놓을 수 있갔어?”

    “그카믄 무어이 남는다고.”

    “그리고 와 전부 버스 타고 다니는 거이네.”

    모두 성호의 노예이자 국민의 노예이기에 하는 짓이지만 북한의 정치가들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북한은 그동안 많은 인민이 굶어 죽어도 기득권은 절대로 자신의 것을 나눠 주지 않았다.

    그런 체제를 반대하면 무조건 정치범 수용소로 간다.

    북한의 수용소는 지옥이다.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해서 굶어 죽는 사람은 부지기수고 온갖 구타와 폭력 아래에서 살아야 했다.

    심지어 허락 없이 임신하면 강제 낙태를 당하고 공개 처형되기도 한다.

    배가 고파 옥수수 하나 훔쳐 먹었다고 3살 아이의 손목을 잘라버리는 곳이다.

    그런 곳을 대한 제국이 되면서 없애 버렸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이 정치범 수용소였던 곳에 때로 달려가 굶주린 그들을 돌봤다.

    “남조선 국회의원 동무들처럼 할 수 있겠네?”

    “일없어야.”

    “그라문 우찌 살아남네?”

    문제는 북조선당이 남한의 국민들과 북한의 국민들 모두에게 지지를 못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는 대한민국에 있던 민족당과 한국당이 휩쓸었다.

    자신들의 재산을 막 버려가면서,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으면서, 자신들의 피를 뽑아 가면서 북한 주민들을 돕는 그들을 어떻게 이기겠는가?

    이 정도면 각 지방의 의원은 전부 성호의 노예들이 차지할 상황이었다.

    ***

    만주 연합당!

    조선족 출신의 곽덕구가 만주 연합당을 만들었다.

    만주 지역의 만주족, 조선족 및 소수 민족들을 대표하는 정당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별거 없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권리를 지키는 것이다.

    대부분이 원래 가지고 있던 땅에 대한 권리나 상권에 대한 것이라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땅을 나눠 주시라요. 농사를 좀 짓게.”

    한족이 놓고 간 땅을 다 나눠줬다.

    그러나 그 뒤가 문제였다.

    “한국의 돈을 많이 보내 주시라요. 여기는 돈이 많이 없시오.”

    “일자리를 만들어 주시라요.”

    그들은 그동안 받아만 왔기에 요구만 했다.

    무상으로 그냥 달라고만 하면 전부 지원이 된다고 생각했다.

    공산 국가가 가진 문제였다.

    생산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어린아이 같이 달라고만 했다.

    만일 한국의 어느 지방이었다면 개간 사업을 해서 이익을 내겠으니 투자를 해달라던가 아니면 여러 지원을 해줄 테니 이곳에 공장을 지어 달라고 했을 것이다.

    “우리 만주 연합당의 이름으로 대한제국의 투자를 받아 냅시다.”

    만주 연합당의 곽덕구가 서울의 청와대에 직접 찾아갔다.

    이규철 대통령은 퇴임 준비를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규철 대통령님, 만주에 대규모 투자를 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미 시작했습니다.”

    “네?”

    “미래 그룹의 이성호 회장님께서 이미 만주 일대의 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만주 연합당은 모르고 있는 거요? 이쪽 일은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거 아니요!”

    미래 그룹의 투자에 만주 연합당이 한 수저 얹길 바랐다.

    “미래 그룹의 투자는 만주 연합당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습니다. 그쪽에서 유치한 것도 아니고요.”

    “그럼 그 투자 비용 중 일부를 우리 만주 연합당에 주시지요.”

    “그랬다가는 이성호 회장님 성격상 모든 투자를 접을 겁니다.”

    “네?”

    “그분 성격 건드렸다가 미래 그룹이 투자를 접은 곳이 일본과 중국입니다.”

    “…….”

    당시 강대국이었던 일본과 중국도 투자를 접었는데 만주 지역은 당연히 그냥 끊을 거다.

    미래 그룹의 투자가 만주에 없으면?

    그게 만주 민족당의 소행인 게 알려지면?

    -꿀꺽.

    곽덕구가 침을 삼켰다.

    만주 연합당은 그냥 조용히 지내기로 했다.

    ***

    남과 북, 만주일대를 통일한 대한제국의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었다.

    이규철 대통령이 퇴임하고 대한제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

    이것은 또 다른 통합을 말한다.

    만주와 북한, 남한에 있는 모든 사람이 투표해서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북한의 공산당원이었던 리만영이 나왔다.

    그동안 뇌물 혐의로 정치에서 발을 뗀 안동희라는 사람도 후보로 나왔다.

    만주에서는 곽덕구라는 사람이 후보로 나왔다.

    기독교 당에서 강독교라는 사람이 나왔고 조계종에서도 안불상이라는 사람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시민 단체를 대표한다면서 이선동이라는 사람이 출마했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은 10월 25일이었다.

    박성규는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서울역 앞에서 무상급식 봉사를 해왔다.

    그날도 무상급식이 끝나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그때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쓴 청년 하나가 그를 도왔다.

    “안 하실 겁니까?”

    “안 해, 이놈아. 그러니까 더 이상 오지 마, 이 녀석아!”

    “판까지 다 깔아 놨는데 안 하실 겁니까?”

    “사실 나도 네놈이 가져온 보고서대로 전쟁을 시작하고 끝내서 깜짝 놀랐다.”

    “그럼 이제 하셔야죠.”

    “그래서 더 안 해, 무슨 음모 같잖아.”

    “아놔, 그럼 어떻게 하시면 허락하실 겁니까?”

    “크크크, 네놈이 대한제국을 세운다며? 대한 제국 왕가에서 설득하면 해보지.”

    “제가 그 왕가입니다만.”

    “응? 그건 또 무슨 개 뼉다구 빨아 먹다가 이빨 빠지는 소리야?”

    “제가 왕가 핏줄이면 허락하시는 겁니다.”

    “너 단군 왕조의 자손이다 이런 거면 가만 안 둔다.”

    “제가 누굽니까?”

    “너야 미래 그룹의…….”

    “거기까지요. 듣는 분들이 많습니다.”

    “쩝, 하긴 네놈이 한 입가지고 두말할 놈은 아니지.”

    “이만식이 제 할아버지 되십니다.”

    “이만식이면 미래 그룹을 창립하신 초대 회장님 아니시냐?”

    “그분이 대한 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의 유일한 자식입니다. 따라서 저는 순종의 증손자죠.”

    “…….”

    황당하게 박성규가 성호를 바라봤다.

    “뻥도 가지가지 하는구나 너?”

    “그럼 내기하시죠.”

    “뭔 내기?”

    “제 말이 진짜면 대한 제국 초대 대통령 선거에 나가시는 겁니다.”

    “좋다. 대신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당연하죠.”

    대한제국의 대통령 선거는 점점 막장으로 가고 있었다.

    후보 등록을 하라고 했더니 100명을 넘기고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구린내가 나기 시작했다.

    돈이 오가는가 하면, 상대방을 비방하기 위해 거짓말이나 가짜 증거도 제출했다.

    벌써부터 인정사정없이 물어뜯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성호가 박성규를 그렇게도 설득하는 것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의 침묵이다.

    남북한과 만주 국민들의 가장 큰 지지를 받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있던 국회의원들이었다.

    원래 대한민국에서야 인기가 높았다.

    북한에서는 굶주린 사람들을 돕는 봉사 활동으로 신임이 두터웠다.

    만주 일대에서는 투자 유치를 잘해서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기존 남한에 있던 국회의원과 장관들이 누군가를 지지하는 순간 그가 바로 대한 제국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문제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고 대기 중이었다.

    “지금 그 여우 같은 안동희 녀석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왔습니다.”

    “아니, 그 뇌물 수수 혐의로 정치판을 떠난 양반이 왜 또 나와서 지랄이랍니까?”

    “대한제국에 인민이 먹고살 수 있는 공산국가를 건설하자는 놈들까지 나왔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주먹으로 맞짱 뜨는 놈들이 대통령이 되어야겠습니까?”

    “대한제국을 기독교만 믿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미친놈부터 성호 님께서 이룩하신 이 모든 일이 부처님의 인도니 불교 국가로 만들자는 놈들까지 다양합니다.”

    “그러니 하루빨리 이성호 님을 후보로 내보내야 합니다.”

    “어디 감히 다른 놈들이 대한 제국의 대통령 자리를 노립니까!”

    “맞습니다. 이성호 님 이외에 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국회의원들과 장관들이 성호를 대통령 후보로 생각했다.

    노예 마법의 일반적인 부작용이다.

    문제는 대통령 후보는 본인이 직접 가서 등록해야 한다.

    성호가 움직이지 않으니 대기하고만 있는 거다.

    노예들이 주인에게 닦달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