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61화 (161/225)

《161화》

50㎞의 거리를 꼬불거리는 도로가 아닌 일직선으로 달렸다.

시간당 250㎞의 속도로 달리는데도 전혀 흔들림이나 쏠림도 없다.

서울 상공의 빌딩 숲을 가로질렀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단 22분 만에 청와대에 도착했다.

“저를 따라 오시면 됩니다.”

청와대 입구를 통과하면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문종이었다.

인간형 기갑 병기 문종!

마법으로 움직이는 기간트의 원리와 비슷하지만 관절과 여러 장치들이 현대 과학의 원리가 적용되었다.

그 거대한 기갑 병기 문종 6대가 청와대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저게 바로 문종이군요.”

“대단합니다.”

“저게 천안문 광장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을 지켰다던데.”

“진짜 거대하군.”

중국의 외교부 직원들이 눈을 휘둥그레 하며 바라보았다.

이들이 안내된 곳은 청와대 영빈관이었다.

영빈관 안쪽으로 쭉 들어가 한쪽에 마련된 회의실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대한민국의 외교부 장관인 박영빈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박영빈입니다.”

박정수 외교부 장관은 키가 크고 얼굴이 후덕하게 생겼다.

그는 항상 웃는 상이라 사람들과의 인맥이 두터운 편이었다.

“반갑습니다. 중국의 외교부 자이밍입니다.”

“자이밍 장관님, 먼저 소개해 드릴 분이 있습니다. 이쪽은 미래 그룹의 이성호 회장님이십니다.”

붉은 머리카락, 우수에 찬 눈.

미래 그룹의 이성호 회장이 그곳에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중국의 외교부 장관 자오밍입니다.”

“반갑습니다. 미래 그룹의 이성호입니다.”

“회장님의 위업은 귀가 따갑게 들었습니다.”

“자오밍 장관님, 이성호 회장님은 종전 협상 이후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위해 오셨습니다.”

“그런!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오민은 성호에게 시에쉐, 시에쉐를 연발했다.

“일단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시죠.”

왼쪽 자리에 중국의 자오밍 외교부 장관과 그의 보좌관 2명이 앉았다.

그리고 반대편에 대한민국의 외교부 박정수 장관과 이성호가 앉았다.

“이게 저희 남북 연합군이 종전했을 때 요구하는 것입니다.”

박정수 외교부 장관이 문서 하나를 자오밍 장관에게 전해졌다.

-중국은 침략한 것과 핵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서 사과할 것.

-그에 따른 피해 보상으로 100조 위안 배상.

-지금 남북한합군의 만주지역 영구 할양.

-중국 정부의 만주 지역 한족 이주 정책 지원.

-양국 간의 평화 협정.

첫 장의 3가지 조항과 함께 뒷장에는 그에 다른 많은 사항들이 줄줄이 쓰여 있었다.

침략 전쟁과 핵공격에 대한 사과와 배상에 대한 내용과 100조 위안을 10년간 갚아 나가는 방법, 남북연합군이 차지한 영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이어졌다.

만주에 있는 한족들이 본토로 이주하는 것을 중국이 책임지는 부분은 약간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 수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국 간의 평화 협정을 통해서 국경이 되는 지역에서의 군대 주둔 및 군사 훈련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한참을 읽어 나가던 자오밍이 문서를 덮었다.

“먼저 저희 중국은 100조 위안을 10년간 갚을 능력이 없습니다. 전쟁 전부터 중국 정부는 망해 가고 있었습니다.”

“곤란하군요. 지금 만주 지역에 나가 있는 저희 남북 연합군이 소모하는 국방비도 있고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군국 장병에 대한 보상 문제도 있습니다.”

“이렇게 부탁을 드립니다. 저희 중국을 도와주십시오.”

자오밍 장관이 고개를 숙여 부탁했다.

“박정수 장관님, 이렇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성호가 말에 자오밍 장관이 고개를 들었다.

“말씀하시지요. 이성호 회장님.”

박정수 장관의 태도가 조심스러웠다.

그도 이성호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가 들어섰는데 과거의 정부가 한 잘못을 그대로 물려받는 건 아닌 듯합니다. 2년간의 거치 기간을 두죠. 그래도 안 되면 갚는 기간을 20년으로 늘리고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성호의 노예인 박정수 외교부 장관이 바로 승낙했다.

주인님의 말씀이시니 거부할 수가 없다.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나머지는 어떠십니까?”

성호의 질문에 자오밍 장관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주 정책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모두 수용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박정수 장관님께서 문서에 사인하고 종전을 하죠.”

“알겠습니다.”

종전 협상에 서로 사인을 하고 문서가 서로 오고 갔다.

그때서야 긴장하던 자오밍의 표정이 풀렸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외교부 장관 박정수가 성호와 자오밍에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가 떠나자 자오밍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자오밍 장관님, 잠시 저와 이야기를 나눠 주시겠습니까?”

“그러죠.”

일어나려던 중국의 외교부 장관 자오밍이 도로 자리에 앉았다.

“먼저 저희 미래 그룹은 이번 종전을 계기로 중국에 제품을 팔 생각입니다.”

자오밍은 이미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었다.

문화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이 상태로는 정글에 사는 원주민과 도시의 사람만큼 차이가 날 것이다.

“저희 중국이야 너무 고마운 제안입니다.”

“미래 그룹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관세를 풀어주시죠.”

“!”

중국의 관세는 그동안 10%에서 15%였다.

그런 것을 풀어 달라는 건, 그냥 세금을 안 내겠다는 것이다.

자오밍은 칭융민의 간절한 부탁이 생각났다.

‘자존심과 목숨을 버려 주십시오.’

지금의 중국은 매우 어렵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자오밍 장관님은 중국이 왜 전쟁을 시작했는지 아십니까?”

성호의 질문에 자오밍 장관이 눈을 껌벅였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일까?

“제가 알기로는 처음 북한 침공은 아시아의 패권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경제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습니다.”

“중국을 뒤에서 누군가 조종하고 있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말도 안 됩니다!”

“그럼 이 동영상을 보시죠.”

공중에 트루스에서 빛이 쏘여지면서 입체 화면이 만들어졌다.

책이 빼곡하게 있는 서재다.

그곳에 천밀월 주석과 부주석인 웨이보가 보였다.

서로의 대화는 옌산산맥에 핵폭발을 일으키자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런데 인민의 희생 때문에 천밀월이 반대를 했다.

그러자 웨이보가 권총을 꺼내 들었다.

“어?”

자오밍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웨이보가 권총을 꺼내든 뒤에 얼굴이 변한 것이다.

금발을 가진 백인으로 말이다.

-타앙!

천밀월은 총을 맞고 쓰러졌다.

자오밍 장관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이거 진짜요?”

“진짜입니다. 천안문 사태 때 천밀월 주석은 이미 죽은 시체였습니다.”

“맙소사!”

“중국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은 저희가 다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모습을 드러내도록.”

-우웅……!

자오밍과 2명의 수행원은 주변에 서서히 드러나는 사람의 형상을 보고는 놀랐다.

심지어 바로 뒤에도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나타났다.

완전 무장한 상태에 붉은색 도깨비 가면을 썼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도깨비 부대라고 부릅니다. 투명화 상태로 2시간을 대기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천밀월이 있는 집무실에 감시 카메라를 달았습니다.”

“맙소사. 설마 모든 전쟁 상황을 다 알고 있던 거요?”

“그렇습니다. 중국이 일본과 협약할 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천안문에 나타나서 시민들을 보호한 건?”

“시위대를 무차별적으로 진압할 것이라고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기갑 병기 문종을 보낸 겁니다.”

“그런 일이! 그럼 이성호 회장이 말한 게 사실이군요.”

“그렇습니다. 중국은 철저하게 이용당한 겁니다.”

자오밍은 이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정리하느라 잠시 멍하니 있었다.

“이성호 회장님, 중국을 이용한 놈들은 누굽니까?”

“이놈입니다.”

성호가 사진을 하나 꺼냈다.

그 사진 안에는 창백한 얼굴에 금발 곱슬머리를 가진 사내가 웃고 있었다.

눈이 약간 날카로워 보이는 것을 빼면 잘생긴 얼굴이다.

“누굽니까?”

“로스차일드 가문의 수장, 폴 막스입니다.”

“!”

“그가 중동과 아시아에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고 암중에 미국을 움직이는 그림자 정부의 수장입니다.”

“그걸 믿으라는 소립니까?”

“믿고 안 믿고는 자오밍 장관님의 선택입니다.”

자오밍은 성호의 눈을 한참 바라봤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진짜군요.”

“놈이 제 아버지를 죽였고 제 회사를 공격해서 직원들 32명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일본과 중국을 선동질해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중국에 원하시는 게 뭡니까?”

“같이 싸우는 겁니다.”

“제가 결정할 일은 아닙니다.”

“세상은 사람의 선택으로 움직입니다.”

“칭융민 주석을 설득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날의 회담으로 대한민국과 중국은 전쟁을 종식했다.

8월 15일에 시작한 일본과의 전쟁은 반나절 만에 끝났다.

일주일 뒤에 일어난 중국과의 전쟁은 9월 25일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끝났다.

이로 인해서 남북 연합국은 만주 지방을 얻었다.

만주 지역을 차지한 남북 연합군은 지역 이름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선양시를 요동시로 바꾸고 창춘시를 장령시로 바꿨다.

쑹위안시는 부여시로 하얼빈은 절리시로 바꾸었다.

문제는 이 만주 지역에 대한 권리였다.

“도대체 만주 지역은 북한 꺼야 남한 꺼야?”

두 국가는 비록 남북 연합군으로 합해 있지만 국가는 합쳐지지 않았다.

만주 일대의 정치적 관리가 시작되자 복잡해졌다.

아직 대한민국과 조선 인민 공화국이 건재했기에 누가 만주를 관리해야 하는지 말들이 많았다.

-무조건 대한민국의 것이지.

-이번 전쟁은 남북 연합군이 같이하지 않았나?

-도대체 만주 관리는 어디서 해야 하는 거야?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

-그러다 우리끼리 싸울라.

이에 대한 정부의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여러 말들이 많았다.

그때 청와대에서 기자 회견을 열었다.

“이규철 대통령께서 입장하십니다.”

-찰칵 찰칵!

이규철 대통령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일본과의 전쟁에서도 그랬고 중국과의 전쟁에서도 그랬다.

이번 만주 일대의 관리에 대해서 국민들은 궁금해했다.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로 상황을 알려 주기는 했지만 정부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고 싶어 했다.

그런데 청와대에 이규철이 나서서 기자 회견을 했다.

당연히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그가 강단 위로 올라서자 여기저기 사진을 찍느라 난리였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의 행복을 위해 뛰는 이규철입니다.”

그의 표정은 매우 밝아 보였다.

“오늘의 발표를 위해 북한의 김송철 위원장도 오셨습니다.”

북한의 김송철 위원장이 강단 위로 올라왔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거대한 체구, 검게 그을린 얼굴을 한 김송철이 이규철 옆에 섰다.

“안녕하십네까. 고저 오늘 이규철 대통령님과 이렇게 중요한 발표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네다.”

김송철이 이규철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규철이 표정을 굳히며 마이크 앞에 섰다.

“먼저 저는 이번 기자 회견을 마치고 대통령직을 사임합니다. 그건 여기 계시는 김송철 상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규철 대통령의 말에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사진을 찍던 기자들이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있었다.

수첩에 써가던 볼펜이 멈췄다.

-대한민국 대통령 사임.

-북한의 위원장 사임.

이게 뭘 의미하는 거지?

기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마구 사진을 찍었다.

인터넷을 통해 이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갑자기 왜 사임하시는 겁니까?”

용감한 기자 하나가 손을 들고 물어봤다.

이규철 대통령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자기 평생에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우리는 일 년 전 북한 내전과 중국의 침략을 함께 막으며 연합군을 결성했습니다.”

그때부터 대한민국의 군대들이 북한에 주둔했다.

반대로 북한군이 대한민국에 일부 주둔했다.

“8월 15일에는 일본의 침공에 맞서 같이 싸웠습니다.”

사실 공중 항모 귀선의 위력 때문에 일본의 모든 군사력이 박살 냈다고 봐야 했다.

그러나 그 뒤의 일본군을 해체한 것과 일본 본토를 장악한 것은 남북 연합군이었다.

“8월 22일부터 시작한 중국과의 전쟁도 같이했습니다. 삶과 죽음을 남북은 같이 한 것입니다.”

남북 연합군은 군사력 3위인 중국과도 같이 맞서 싸웠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아예 한 나라로 합하기로 했습니다.”

-쿠웅!

한반도 통일!

그것이 지금 발표되었다.

“통일 국가의 이름은 대한제국입니다.”

이규철 대통령과 김송철 위원장이 서로 손을 잡고 번쩍 들어 올리는 사진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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