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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155화 (155/225)

《155화》

비키니 환초, 비키니 섬을 비롯해 작은 산호초가 둥글게 감싼 바다 한가운데에는 연구 시설을 가장한 건물이 하나 들어서 있었다.

아 5층 건물의 지붕은 이슬람 사원같이 생겼고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었다.

6개월 전부터 폴 막스는 이곳에 있었다.

전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갈 때마다 막대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폴 막스는 그 엄청난 에너지를 흡수했다.

“뭐지? 왜 학살이 안 일어나는데?”

중동 전쟁은 이상하게 흘러갔다.

사우디에 이란의 핵폭탄이 터지고 전쟁이 커질 줄 알았다.

그런데 사우디가 갑자기 대한민국의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무기들을 수입하더니 전쟁이 뒤집어져 버렸다.

사우디는 순식간에 SLD를 자국에서 몰아냈다.

“복수해, 복수!”

사우디는 후퇴하는 SLD 이라크군에 복수할 것이다.

폴 막스는 사우디가 SLD를 공격해서 학살극을 벌일 줄 알았다.

그런데 사우디는 보복 전쟁을 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돌아오는 미군을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우리는 중동 전쟁에서 손을 떼겠다.]

사우디의 새로운 국왕인 알사우드의 단호한 태도에 미국은 어쩔 수 없이 사우디에 지상군을 또다시 주둔시킬 수가 없었다.

그 바람에 미군은 빙 돌아 오만과 요르단을 통해 지상군을 이동해야 했다.

항공모함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좁은 페르시아만을 지나갈 수가 없었다.

“학살을 해야 하는데…….”

폭 막스는 이번 전쟁이 답답했다.

그러다가 미래 그룹이라는 곳이 기름 시장을 박살 냈다.

-핵융합 발전소 실용화.

-조 저가 에너지 수출 사업.

-마나 엔진의 혁명.

기름으로 돌아가던 자동차, 발전소, 선박을 핵융합을 통한 싼 에너지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석유 회사의 주가는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저앉았다.

기름 시장이 꼭 필요 없어지자 미 의회의 일부가 이번 전쟁을 반대하기 시작했다.

“반대하는 녀석들을 다 죽일 수도 없고…….”

한두 명이면 어떻게 해보겠지만 미 의회의 절반이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과 폴 막의 종들이 버티고 있기에 그나마 전쟁을 이어나가고 있을 뿐이다.

준비가 되면 중동에 피바람이 불겠지만 한두 달을 또 기다려야 했다.

“아시아의 전쟁은?”

폴 막스는 아시아 전쟁을 기대했다.

일본에 항공모함도 주고 핵미사일까지 줬다.

이번에 새로 종으로 뽑은 이용찬을 보냈다.

일본은 대한민국을 박살 내고 나면 중국과도 한바탕 할 거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으니 엄청난 사람들이 죽어 나갈 것이다.

일본이 난징 학살 같은 짓을 또 저지르길 바랐다.

중국이 남한과 북한을 침략하는 것도 기대가 되었다.

창폭전격전(槍爆電擊戰)!

일격에 화력을 한곳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중국에 있는 종들에게 이 전술을 들었을 때 너무 기대가 되었다.

인해 전술을 뛰어넘는 전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때 죽어 나갈 남북 연합군을 상상하면 흥분이 되었다.

그리고 그 기대하던 전쟁의 결과가 나왔다.

“다시 이야기해 봐.”

표정이 굳은 폴 막스 앞에는 그의 첫 번째 종인 막시무스가 시립해 있었다.

“일본이 항복을 했고 중국이 밀리고 있습니다.”

-와장창!

의자 하나가 창문을 깨트리며 바다로 떨어졌다.

“이런 개 같은!”

분노의 외침에 주변의 바다로 거대한 파장이 생기며 퍼져 나갔다.

그 힘에 하늘 높이 떠 있던 구름들이 둥글게 흩어졌다.

-쿠르르르……!

산호초로 이루어진 섬들이 지진이 난 것처럼 부르르 떨었다.

노란 곱슬머리를 뒤로 쓸어내린 폴 막스는 짜증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이 원하던 전쟁의 결과가 아니었다.

“일본이 반나절 만에 항복하고 중국이 후퇴 중이라니 어이가 없군. 이게 대한민국의 그 거대한 전함인가?”

폴 막스는 일본에 있다는 귀선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누구든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쿄 한가운데 떡하니 떠 있었다.

너무 거대해서 옆에 있는 빌딩들이 작아 보일 정도다.

그런 녀석을 만들 정도의 과학 기술이 아직 지구에는 없다.

“젠장, 녀석도 뭔지는 모르지만 능력을 얻었던 거야.”

그동안 너무 자만했다.

자신은 악마의 능력을 얻었다.

그 능력으로 자신의 종들에게 악마의 능력을 주었다.

각 나라에 자신의 종들을 심었다.

이 지구에서 종말을 막을 수 있는 녀석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막는 녀석이 있다.

-쿠궁, 쿠궁!

차원의 문이 눈을 조금씩 뜨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내뿜었다.

그리고 들리는 광기에 빠진 외침은 더 커져만 갔다.

-많은 사람을 죽여!

-문을 열어 줘.

-종말을 나에게 다오.

폴 막스는 그동안 차근차근 많은 사람들을 죽여 왔다.

시리아 내전, 중동 전쟁, 사우디에서의 핵폭발, 아시아에서의 전쟁을 뒤에서 조정했다.

그럼에도 차원의 문은 정말 아주 조금만 열렸을 뿐이다.

죽음의 에너지는 한참이나 모자랐다.

“맥스.”

폴 막스의 뒤에 시립해 있던 사내가 고개를 숙였다.

미 국방부 장관인 맥스였다.

“말씀하소서. 나의 주인이시여.”

“중동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고 대한민국을 친다.”

“알겠습니다.”

이때부터 미국은 그동안 숨겨 두었던 첨단 무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투명화 기능으로 레이더와 눈에 보이지 않는 F-72 전투기, 프로젝트 토르, 무인 지상군의 폭격, 무인 잠수함 오르카, 외골격계 슈트인 엑소 슈트가 그것이다.

F-72 고스트.

이란의 영공에 F-72 고스트가 침공했다. 그동안 F-22 랩터가 최고의 전투기였다면 이제는 고스트가 최고의 전투기가 될 것이다.

플라즈마를 이용해 스텔스 기능까지 추가됐다. 레이더와 눈으로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다.

이란은 눈을 멀쩡히 뜨고도 고스트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고스트가 이란 전투기란 전투기는 모조리 요격하고 주요 시설들에 폭격을 퍼부었다.

정찰 비행 중이던 이란의 전투기들은 바로 코앞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이유도 모르고 격추되었다.

F-72 고스트는 단 하루 만에 이란의 제공권을 장악했다.

***

프로젝트 토르.

우리에게는 신의 지팡이로 알려진 무기가 있다.

인공위성에서 열화우라늄, 텅스텐 같은 쇠막대를 지상을 떨어트리는 무기다.

이 무기의 장점은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고 단점은 위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고작해야 TNT 11 톤 정도의 위력일 뿐이다.

미국은 그동안 이 신의 지팡이를 위력은 약하지만 핵무기보다 깨끗하다고 포장해 왔다.

그러나 사실 프로젝트 토르는 인공위성에서 떨어트리는 탄두 형태의 핵폭탄이다.

쇠막대 안에 핵폭탄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떨어지는 텅스텐 쇠막대는 깊이 2㎞ 지하까지 박혀 들면서 주변 일대에 거대한 지진을 만든다. 그 지진파에 핵폭탄이 터지면서 더 큰 지진을 만든다.

다만 깊은 지하에서 폭발하기에 방사능 오염이 적은 편이기는 했다.

이것이 이란의 아바즈에 떨어졌다.

아바즈는 인구 140만이 사는 도시로 SLD의 제1군단이 집결해 있는 곳이다.

-콰아앙!

우주에서 떨어진 텅스텐 막대는 엄청난 운동에너지로 지상에 떨어졌다.

그 파괴력으로 암석이 수 킬로미터나 솟아오르고 진도 6 정도의 지진이 일어났다.

모든 지각이 들고 일어난 순간에 터진 지하 핵폭발!

-콰자작!

진도 9의 지진이 이 일대를 휩쓸며 모든 것을 뒤집어 버렸다.

인구 140만이 사는 아바즈에 있던 건물은 다 무너지고 땅이 다 뒤집혀 온전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

이란의 자헤단.

자헤단은 높은 산악 지역으로 방어에 좋은 전쟁 요충지다.

이곳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지나온 미국의 제1군단이 습격해 들었다.

“저게 뭐지?”

자헤단에 있던 군인 한 명이 저 멀리 산을 넘어오는 까만 점을 발견하고는 중얼거렸다.

하나둘 보이던 점은 십 분이 채 못 되어 수천 개로 불어났다.

“적의 공격이다!”

적의 공격을 발견한 SLD 군인들이 기관총과 로켓으로 반격에 나섰다.

“너무 빨라! 녀석들이 총과 미사일을 피한다.”

“로켓 공격이 통하지 않아.”

SLD 군인들은 미국의 무인 지상군 무기 (MAARS: Modular Advanced Armed Robotic System)에 대항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무서운 기동성을 자랑하는 LB -15 엘보 빅독과 해병대의 무인 장갑차를 개량한 MUTT-2 파이런의 공세에 주춤했다.

엘보 빅독은 네 발로 달리는 로봇으로 말과 비슷한 크기다. 상부에는 센트리 건을 장착했는데 이 기관총은 자동으로 적을 판별해 조준, 사격한다.

무시무시한 기동성과 합쳐져 적은 대응하기 힘들었다.

파이런은 작고 방어력이 약한 무인 장갑차를 개선했다. 사람이 타지 않으니 그만큼 무기를 더 탑재할 수 있고 전면의 장갑을 크게 강화할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무인 지상군이 몰려들자 이란의 SLD 군인들이 허둥지둥했다.

-위이잉!

하늘을 까맣게 물들었다. 뭔가가 날아오는 중이다.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그 수가 수백 개로 엄청나다.

스패로우!

미사일과 기관총을 발사할 수 있고 일본의 가미가제 특공대처럼 자살 공격까지 가능한 무인 항공 폭격기다.

“으악!”

엘보 빅독과 파이런의 공세에 주춤하던 자헤단의 이란군은 단 하루 만에 스패로우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함락당했다.

이란의 자헤단을 점령한 미군은 이곳을 거점으로 대규모의 지상군을 주둔시켰다.

이와 동시에 SLD의 힘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

오만 만.

이 바다는 이란의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이다.

이곳에 미군이 자랑하는 항공모함 4척이 모여들었지만 들어가지 못했다.

이란의 해군은 형편없지만 항공모함 전대는 쉽사리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입구가 좁은 지역이다 보니 거대한 항공모함 전대가 지나기에는 매우 위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을 지나가기 위해서는 지상에서 퍼붓는 이란의 포격을 감당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동안 미군은 전투기를 이용해서 장거리 폭격을 시도했지만 이란군의 방공호가 단단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쫘라라라!

그런 페르시아 만의 바다 깊은 곳에서 뭔가가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15m의 크기의 시커먼 것들이었다.

그 수만 해도 수백 개나 되고 에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도 음파 탐지기에도 걸리지 않았다.

바로 미국이 개발한 무인 잠수함, 오르카다.

오르카는 빠른 속도와 정숙성이 뛰어난 잠수함이다.

빠르게 이동하는데도 소리가 나질 않으니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기가 짝이 없다.

-콰아앙!

오르카의 공격에 이란의 7,500톤급 호위함이 그대로 반쪽이 되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이란의 군함들이 모두 어뢰에 맞고 빠른 속도로 침몰하기 시작했다.

***

다마스쿠스, 시리아의 수도다.

그동안의 내전으로 엉망이 된 다마스쿠스는 아직도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곳은 지금 시리아 무장 단체 SLD가 장악하고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중이었다.

그곳에 미국의 대규모 폭격이 이어졌다.

하루 종일 이어진 폭격에 대공포 진지와 레이더 기지가 박살이 났다.

그 뒤에 다마스쿠스 상공으로 미국의 C-130H 허큘리스 수송기 수십 대가 날아올랐다.

-쿠오오오오…….

C-130H 허큘리스는 33 톤이나 되는 물건을 수송할 수 있다.

수송기 안에는 미군의 101 공중강습 사단 병력이 탑승해 있었다.

“무장 점검!”

-우웅-

군인들이 자신들의 몸에 달린 무기들을 점검했다.

등에 달린 거대한 배터리, 다리와 팔로 이어지는 근력 보강 장치, 어깨에 달린 자동 조준 발사 센트리 건, 여기저기 부착된 방탄 장비, 개인용 휴대 총기, 헬멧에 달린 각종 전술 장비들이 달려 이었다.

“우리는 세계 최초이자 미군 역사상 처음으로 엑소 슈트 장비를 실전에 사용한다.”

엑소 슈트!

외골격계 강화복이다.

미군 특유의 빛바랜 갈색 얼룩무늬의 엑소 슈트는 사용자에게 1 톤의 무게를 들 수 있게 해주고 5m 높이로 점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시속 30킬로미터로 움직일 수 있게 한다.

많은 무게를 장착할 수 있기에 각종 방탄 설비를 장착하여 방어력이 높은 편인데 가슴 부위와 헬멧의 방어력은 20mm 기관포 정도는 거뜬히 막을 수 있을 정도다.

“낙하!”

수천 명의 101 공중강습 사단 병력이 다마스쿠스로 낙하했다.

그들이 낙하산을 피고 지상으로 낙하하자 시리아에 주둔 중인 SLD 군인들이 기관총을 마구 발사했다.

-틱, 퍼억, 틱.

낙하 중인 엑소 슈트의 몸에 기관총이 맞았지만, 방탄 성능이 뛰어나서 모두 막아냈다.

-우웅…….

처음 착륙한 엑소 슈트는 빠르게 건물 안으로 숨어들었다.

그 뒤 어깨에 달린 기관포만 골목 사이로 빼꼼 나와 불을 뿜었다.

분당 천발의 기관포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미군의 공격은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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