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그러기를 일주일이다.
그때, 저 멀리서 반짝이는 물체가 날아왔다.
“중국 쪽에서 탄도 미사일 공격입니다.”
레이더병의 말에 제1 남북연합군 사령관을 맡고 있던 강철문 중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때가 왔군. 전군 전투태세.”
“전군 전투태세!”
-우웅, 우웅!
제1 남북연합군 전체에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요격 미사일 발사.”
대한민국이 개발해서 실전 배치한 M-SAM 미사일 수십 발이 발사되었다.
M-SAM 미사일 철매2는 중고도 요격 미사일로서 고도 40km 상공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꼬리에 하얀 연기를 만들며 날아간 요격 미사일들이 중국의 둥펑 DF -15 지대지 미사일 3발을 공중에서 요격했다.
-쿠궁! 쿠궁! 쿠궁!
“실전이다. 전부 각자 위치로!”
“뛰어, 뛰어!”
“날래 달리라우!”
“종간나 새끼 그케 느려서 뭐에 써먹네? 달리라!”
이미 남북한 연합군들은 방공호를 만들어 놨다.
남북한 서로 포를 겨누고 산 지 80년이나 된다. 그래서 방공호를 짓는 방법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탁월했다.
-쿠콰앙!
-콰앙!
탄도 미사일들이 쉴 틈을 주지 않고 날아왔다.
미사일들을 요격하기 위해 대응했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았다.
대략 300여 개의 중국 단거리 탄도 미사일들이 신의주와 백마산 일대로 떨어졌다.
-콰앙!
둥펑 DF -15가 북한 2사단 병력이 있던 곳에 떨어져 많은 사상자를 냈다.
대한민국 제1군단의 제1 포병 여단에도 미사일이 떨어져서 불길이 솟아올랐다.
민간인이 대부분 대피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신의주에도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불바다를 만들었다.
-슈앙, 슈앙, 슈앙!
-쿠궁! 쿠궁! 쿠궁!
계속해서 중국의 둥펑 DF -15가 날아오고 그것을 요격하기 위해 M-SAM 미사일이 계속 발사되었다.
다행인 점은 중국이 쏜 미사일들은 명중률이 형편없는지 그냥 평지에 떨어지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미사일이 계속 떨어지는 와중에 포탄들까지 날아오기 시작했다.
-피이이잉!
-콰아앙!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정말 엄청난 수의 포탄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고 있었다.
포탄의 종류도 다양해서 105mm부터 155mm까지 다양했다.
다연장 로켓까지 날아오고 있었다.
“배리어 작동!”
피현군의 북쪽에는 해발 410m 높이의 백마산이 있다.
백마산의 능선마다 컨테이너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지붕이 열리며 피뢰침처럼 생긴 기둥이 위로 올라왔다.
-우웅……!
귀를 먹먹하게 하는 울림과 함께 백마산이 시작되는 서쪽 능선에서부터 동쪽으로 총 15km나 떨어진 능선까지 푸른 벽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푸른 벽은 하늘로 쭉 하고 솟아올라 거대한 벽을 만들었다.
벌집 모양의 마나 회로로 만들어진 베리어는 지상에서 무려 3km까지 솟아올라 구름까지 잘라 버렸다.
-콰과광!
엄청난 수의 포탄이 베리어를 뚫지 못하고 공중에서 폭발했다.
하늘이 온통 폭발로 붉게 변해 버렸다.
그 바람에 신의주 일대는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노을이 지는 것처럼 변했다.
베리어는 세 가지 단점이 있다.
-한쪽 면만 방어할 수 있다.
-방어하는 중에는 공격할 수 없다.
-엄청난 에너지 소비로 1시간만 가동할 수 있다.
다른 방향의 공격이나 우회하는 미사일은 막을 수 없다.
작동 시간이 1시간뿐이라 거의 대부분의 마나 무기들은 베리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공중 항모인 귀선도 프록실드나 엡솔루트 실드를 사용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베리어가 양방향을 다 방어한단 것이다.
적의 포탄도 막지만, 아군의 포탄도 막는다.
다시 말해서 막는 동안에는 공격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반격을 위해 제1포병과 기갑병들이 베리어와 한참 떨어진 룡천군에 있는 것이다.
“우리도 반격해!”
대한민국 군에서 운용하는 대포병 레이더 아서-K가 중국에서 날아오는 포탄을 탐지하고 적의 위치를 추적했다.
“쏴!”
엄청난 포탄들이 중국으로 발사되었다.
이때 날아간 포탄에 중국의 79 집단군, 제7포병여단이 박살이 났다.
-쿠웅!
강철문 사령관은 중국의 포탄 공격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역시 중국의 포탄과 미사일들의 수가 알려진 것보다 많군.”
“고렇구만 기레, 예상한 거 아니네?”
“그렇지, 이미 마나 레이더로 다 보고 있었으니까. 중국의 78, 79 집단군뿐만 아니라 81, 83 집단군까지 여기로 온 것도 다 보고 있었지.”
“언제까지 기다릴 기네? 한 시간짜리 방어막만 믿고 있다간 다 고사당해야. 고거이 빨리 꺼내 보자우.”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야. 출동 시키도록 하지.”
높은 담벼락이 쳐진 제1 남북 연합군 본부의 한쪽 문이 열리며 거대한 트럭이 하나둘 밖으로 나갔다.
길이만 11m가 넘고 양쪽에 달린 바퀴만 12개나 된다.
위에 뭔가를 탑재했지만 위장막을 씌워 놔서 잘 구별되지는 않았다.
그 수만 무려 300여 대!
-콰앙!
엄청난 포탄들이 떨어지지만 트럭에 실드 방어막을 믿고 그냥 앞으로 달려갔다.
미래 MID에서 러시아의 도움으로 만든 미사일 수직 발사 차량을 마나 기갑 병기의 이동을 위한 차량으로 개조했다.
스텔스나 이런 기능은 넣지 못했지만, 실드가 장착되어 있었다.
10km 정도 떨어진 신의주 앞까지 이동한 트럭들이 줄지어 주차했다.
-위잉!
윗부분이 서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거의 10m 이상의 거대한 구조물이 수직으로 세워지는 장면은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중국군들이 세워진 거대한 그것을 보고 경악했다.
“저거 뭐야?”
“엄청 커.”
수직으로 세워진 그것은 거대한 로봇이었다.
“로봇이잖아!”
묵직한 철갑으로 둘러싸인 국방색의 이 거대한 녀석의 이름은 문종이다.
세종의 아들인 문종(이향, 1414~1452)의 이름을 붙였다.
문종은 기간트 중에서 타이탄을 바탕으로 만든 최초의 인간형 기갑 병기다.
그냥 전투기나 전차라면 인공지능만으로 전투에 사용할 수 있지만, 인간형 병기는 인간이 직접 움직여야 하지만 모든 곳을 한꺼번에 통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인공지능인 에고는 필수적이다.
그것 때문에 성호가 남극에 있던 테일러의 던전까지 갔다 왔었다.
-문종, 핵융합 엔진 가동!
-우웅……!
문종의 가슴에 장착되어 있던 소형 핵융합로들이 밝은 빛을 내면서 가동을 시작했다.
워낙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에 핵융합로를 장착했다.
문종은 높이 10.1미터, 폭 3.2미터, 무게 56톤으로 직립 보행이며 최대 달리는 속도로는 시속 200km까지 낼 수 있다.
특수 기능으로 투명화, 스텔스, 사일런스, 실드 기능이 있고 양쪽 어깨에는 플라즈마 미사일이 다연장 형태로 달려 있다.
인간형 병기의 장점 중의 하나가 다양한 무기의 활용이다.
장거리 무기로 길이가 3.5미터나 되는 룬플레어 건을 가지고 있다.
룬플레어는 화염창을 만들어 공격하는 4서클 마법으로 155mm 전차 포탄과 비슷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화염창을 분당 50발씩 발사하는 것이 룬플레어 건이다.
근접 무기로는 거대한 마나 광선검이 허리 뒤쪽에 달려 있다.
방어 기능으로는 천개의 실드가 겹쳐져서 만들어진 프록실드와 능동 회피 기능이 있다.
그리고 트루스를 통한 분신을 더미로 사용할 수 있다.
능동 회피 기능은 자동으로 미사일이나 포탄 등을 피하게 되는 기능이다.
시속 200km 이상으로 움직이고 점프를 200미터까지 뛸 수 있지만 날아다니지 못하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쿠웅!
거대한 타이탄이 그 자리에서 한걸음 움직이자 그 일대가 진동했다.
무려 56톤이나 나가는 녀석이다. 밟히면 거의 육포 수준이 될 가능성이 100%다.
[문종 01호 마나 엔진 양호, 무기 장비 상태 양호, 감각 센서 싱크로율 16%입니다.]
문종은 전투기나 탱크와는 다르게 인간형 병기다.
인간과 비슷하게 움직여야 해서 세세한 통제가 필요하다.
그래서 테일러가 살았던 차원에서도 기간트를 사람이 직접 탑승해 조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에고의 인공지능까지 사용해서 보조해야 했다.
그래서 에고와 인간과의 싱크로율이 중요했다.
그래서 게이머들을 강동민이 추천했다.
“회장님아, 우리나라 게이머들이 이 로봇을 조정하는 게 최선이야.”
“그게 왜 최선인 거죠?”
“회장님아가 잘 모르네.”
“뭘?”
“우리나라 게이머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 줄 알아?”
대한민국의 게이머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강동민이 침을 튀기며 설명을 했다.
다운워치 세계 대회에서 2016부터 지금까지 계속 1등.
에이지라는 시리즈의 게임은 이미 점령.
워크리 3, 4시리즈의 세계 챔피언은 계속 한국인이었고 청권 3, 4, 5시리즈의 테크 토너먼트 챔피언도 한국인이다.
스타크래프트는 말이 필요 없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게이머는 세계 최강이다.
메탈 토탈 워, 일명 ‘탈탈워’라고 불리는 이 게임은 미래 게임에서 개발한 로봇 대전 게임이다.
독특한 것은 입체 화면을 통해서 만들어진 두 로봇이 대결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국내에서 몇몇 게이머들이 시작했는데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 되었다.
작은 공터만 있으면 소형 트루스를 통해서 자신의 로봇을 꺼낼 수 있다.
자신이 로봇을 개조하기 위해 재산을 탈탈 턴다고 해서 탈탈워로 불린다.
물론 입체 화면으로 만든 허상이지만 너무 현실 같은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했다.
학교의 운동장이나 길거리에서 서로 자신들이 개조한 로봇을 꺼내서 대결했다.
성호가 보기에도 진짜 놀라운 게임이다.
-메탈 토탈 워 세계 챔피언!
과거 스타크래프트의 전설 이요한이 지금 메탈 토탈워의 세계 챔피언이다.
그리고 2등부터 10위까지가 모두 한국인이다.
“어때? 이래도 반대할 거야?”
“좋습니다. 단 군대에 있거나 다녀온 분들만 뽑도록 하겠습니다. 콜?”
“콜!”
성호가 한국 게이머의 강력함에 설득당했다.
***
제33마나 기갑병 연대.
과거 PC 게임 선수들이 모여서 만든 부대다.
가장 유명한 테란의 황제이자 메틸 토탈 워 세계 챔피언인 이요한부터 시작해서 놀게임의 천재 박준식도 왔다.
배틀FD 라는 현대전 게임의 세계 챔피언 기아영도 참여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군대에 있거나 제대한 게이머들이 다 모였다.
“진짜 로봇을 타고 다닐 수 있는 기회를 드리죠.”
다들 강동민의 침 튀기는 설명에 설득당해 모두 제33마나 기갑병 연대로 들어왔다.
한 달간의 훈련동안 그들은 많은 훈련을 했다.
[문종 57호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보야, 그건 네가 설정 온도를 32도로 해놔서 그렇잖아!]
[아……. 넵.]
새로운 기계를 익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문종 78호 칼은 지금 왜 꺼내 보는데?]
[멋지지 않습니까?]
[넣어두지?]
[우리는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정의의…….]
[문종 12호 이상한 자세하고 대사하지 마라!]
[합체는 못 합니까?]
[왜? 변신도 하지?]
[그건 됩니까?]
[…….]
그리고 중증 메카닉 오타쿠가 많은 편이긴 했다.
그런 그들이 진정한 제33마나 기갑병 연대가 되기까지 많은 고초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 실제 전장에 나왔다.
[진짜 전쟁이다.]
[넵!]
[우리가 망설이는 순간 동료가 죽는다.]
[넵!]
[적을 죽이는데 망설이는 녀석은 내가 죽여 버린다. 알았나?]
[넵! 알겠습니다.]
광활한 지평선 너머에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녀석들의 몸 전체가 철갑을 둘렀다.
중국의 군대들은 그 거대함과 묵직함에 기가 질렸다.
머리가 두툼한 장갑을 착용해서 작아 보일 정도다.
[베리어가 해체되기 전에 중국의 포병을 박살 낸다.]
-쿵쿵쿵!
기갑병기 문종이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높이 10미터에 무게 56톤이나 하는 녀석들이 7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자 땅이 지진이 난 것처럼 울렸다.
-콰앙!
포탄이 날아왔지만 능동회피 기능이 작동되면서 요리조리 피하면서 달려갔다.
그리고 일부는 그냥 실드 방어막을 이용해서 막았다.
커다란 덩치를 가진 타이탄 문종이 중국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쿵쿵쿵쿵……!
무식하게 커다란 철갑으로 몸을 두르고 있는 타이탄 문종은 그냥 봐도 그 덩치가 압권이다.
포격으로 불바다가 된 신의주 한가운데를 그냥 가로질렀다.
집이 있으면 집을 뚫었고 차가 있으면 차를 부수면서 달려갔다.
“뭐야?”
“녀석들이 이쪽으로 넘어온다.”
“쏴!”
기관포와 수많은 포탄들이 신의주로 발사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것은 96식 전차와 04식 보병 장갑차였다.
96식 전차의 125mm 활강포와 04식 보병차의 100mm 저압포가 날아갔다.
무수히 많은 포탄 공격에도 달려오는 문종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바바바바!
-쾅! 쾅!
신의주 앞에는 압록강이 흐르고 있다.
너비는 400여 미터 정도다.
-촤아아!
-콰가각……!
달려오던 문종이 강물을 박차고 점프를 했다.
그 거대한 철갑 괴물이 공중으로 200여 미터를 솟아오르더니 그대로 중국 땅으로 날아왔다.
“저게 말이 돼?”
“으악, 여기로 날아온다!”
04식 장갑차에 타고 있던 중국군들이 놀라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 위로 문종이 착지했다.
-쿠웅!
04식 장갑차는 문종이 착지하자마자 납작하게 변해 버렸다.
거대한 충돌의 여파로 아파트와 빌딩 사이로 파편과 거대한 먼지구름이 퍼져 나갔다.
“쏴!”
문종이 착지한 곳으로 무수히 많은 포탄과 기관총이 발사되었다.
폭발로 인해 자욱하게 연기가 솟아올랐다.
-번쩍!
그 사이로 번쩍이는 화염창이 튀어나왔다.
룬 플레어 건이 발사된 것이다.
-쾅쾅쾅쾅쾅쾅!
분당 50발의 룬 플레어가 주변을 휩쓸었다.
가장 앞에 있던 중국의 장갑차와 전차들이 박살이 나고 그 뒤에 있던 중국군들도 같이 박살이 났다.
-쿠웅! 쿠웅!
계속해서 거대한 기갑 병기 문종이 압록강을 뛰어 넘어왔다.
[전쟁 모드 돌입!]
[스텔스 작동]
[반중력 시스템 작동]
중국 땅에 들어온 기갑 병기 문종은 약간의 푸른 막이 생기면서 모습이 서서히 사라졌다.
눈에서 사라진 문종은 반중력 시스템을 작동해서 무게가 이제 1톤도 안 나간다.
순발력과 이동 속도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지금부터는 시속 200km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제 1 기갑 중대는 지금부터 중국군의 기계화 장비만 전멸시킨다.]
가벼워진 기갑병기 문종이 투명해지면서 건물 사이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허리 뒤에 차고 있던 마나 광선검을 꺼내 든 뒤에 반대쪽으로 나와 중국 전차에게 다가갔다.
-쉬가각!
뭔가 번쩍하더니 중국의 99식 전차가 반쪽이 되면서 둘로 갈라져 버렸다.
-콰앙!
폭발은 전차가 둘로 분리가 되고 나서야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