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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141화 (141/225)
  • 《141화》

    8월 15일 오전 9시경,

    전쟁에서 패하고 있는 것을 감추기 위해 일본 정부는 천황 폐하 서거 특별 방송이 제작해서 방송에 내보내라고 압박했다.

    그래서 일본의 MHK 방송은 일본 천황에 대해서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로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커온 이야기, 일본의 항복 선언, 그리고 지금의 강대국이 되기까지의 업적을 소개하기로 했다.

    1945년, 8월 15일이었다.

    일본으로서는 이날이 제국주의 종전을 선언하는 날이었다.

    이날 천황이 직접 나와 라디오를 통해 일본 국민들을 향해 항복을 선언했다.

    이를 옥음 방송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게 일본이 공식적으로 항복했음을 선언한 방송이었다.

    [짐은 일본제국의 정부에게 미·영·중·소 4개국에 그 공동선언을 수락한다는 뜻을 전하도록 명하였다.]

    여기서 미·영·중·소 4개국의 공동선언이란 포츠담 선언을 말하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항복 선언을 말한다.

    그러나 옥음방송 어디에도 항복이라는 단어는 들어가 있지 않다.

    하여튼 옥음방송의 원인은 원자 폭탄의 투하였다.

    그 의미를 세기고자 MHK 방송사는 원자 폭탄이 처음 떨어진 히로시마에서 촬영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 고쿄 천황성에 운석이 떨어지면서 천황 폐하께서 운명하셨습니다. 그 의미를 새기고자 이렇게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에 나왔습니다.”

    평화 기념 공원, 히로시마 하면 전 세계적으로 최초로 원자폭탄이 사용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히로시마 평화 기념 공원이 만들어졌다.

    히로시마의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아픔을 위로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이 건물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평화의 상징이 일부 지도자들에 의해서 깨져 나갔다.

    일본의 핵무장!

    일본이 핵무장을 시작하고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순간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저길 배경으로 해서 만들자고.”

    MHK 기자와 카메라멘들은 히로시마 원폭 돔으로 비추었다.

    이 건물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다른 나라를 피 빨아 이룩한 산업 발전성과를 알리기 위해 만든 전시관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핵폭탄이 떨어질 때는 일본의 내무성 사무소로 사용되던 장소다.

    “안녕하십니까? MHK의 다케미 입니다. 오늘은 특별 방송으로 천황의 일대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지금 제 뒤에 보이는 것은 미국이 떨어트린 핵미사일로 파괴 된…….”

    다케미는 작은 키에 커다란 안경, 이 대팔 가르마가 큰 특징인 기자였다.

    -쿠웅!

    갑자기 커다란 폭음이 들렸다.

    깜짝 놀란 다케미가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뭐에요?”

    “원폭 돔에 뭔가 떨어졌어요.”

    그곳에 길쭉한 뭔가가 떨어졌다.

    그로 인해서 히로시마 원폭 돔으로 불리는 건물의 외벽이 크게 부서져 버렸고 천장의 둥근 원형의 돔이 벽과 함께 옆으로 기울면서 쓰러져서 땅에 처박혔다.

    이 장면이 MHK 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 입구였기에 많은 일본 시민들이 놀라서 사방으로 달아났다.

    “뭐, 뭐야?”

    “운석인가?”

    “미사일 같은데…….”

    사람들은 지금 전쟁 중이니 미사일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럼에도 호기심에 구경하겠다고 다가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뭐야, 이거 미사일이잖아.”

    “이거 어디서 본적이 있는 미사일인데…….”

    “아! 이거 다이노 노야잖아. 핵미사일.”

    “에엑! 그거 우리 핵미사일이잖아, 맙소사!”

    “핵폭탄이다. 피해라!”

    “다, 다리가 안 떨어져!”

    핵미사일이라는 말에 구경하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여기서 핵미사일이 터지면 어차피 도망가는 건 큰 의미가 없지만 일단 달아나는 게 본능이 아니겠는가?

    MHK의 기자 다케미는 원폭 돔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취재를 위해 달려왔다.

    “헉헉…….”

    “뛰어, 우리가 가장 먼저 취재해야 해!”

    미사일이 떨어지고 3분도 되지 않아 현장에 도착한 다케미 기자는 바로 떨어진 미사일이 핵 순항미사일임을 알아차렸다.

    바로 카메라가 돌아가고 일본 전체에 이 모든 것이 생방송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MHK의 다케미 기자입니다. 여기는 히로시마 평화 공원 앞입니다. 그리고 저기 보이는 것이 역사적인 상징물인 히로시마 원폭 돔입니다.”

    카메라가 히로시마 원폭 돔 건물을 클로즈업했다. 건물은 거의 반파되어있었다.

    “올해 초에는 야스쿠니 신사가 운석에 맞아서 사라지더니 오늘 아침에는 일본 천황성, 고쿄가 운석에 맞았습니다. 이로 인해서 병환 중이셨던 전대 천황 폐하뿐만 아니라 지금 천황이신 쿠로히토 폐하께서도 서거하시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케미는 뿔테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그런 슬픔이 일본을 강타한 지금 인터넷에는 한국과 일본의 전쟁 소식이 하나둘 올라오고 있습니다만 정부는 이를 막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일본 전체로 생방송 되었다.

    “일본 국민들 모두가 천황 폐하의 서거에 슬퍼하고 있는데 히로시마 평화 공원에 미사일이 떨어졌습니다.”

    카메라가 원폭 돔을 클로즈업했다.

    원폭 돔의 외벽이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돔이 옆으로 기울면서 아래로 처박혀 있었다.

    그리고 벽에 처박힌 미사일 하나가 보였다.

    “보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물이 부서지고 원형 돔은 땅에 처박힌 상황입니다. 저기 보이십니까? 길쭉한 부분이 우리나라가 얼마 전에 만들었다는 핵미사일 다이노 노야입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평화를 상징하는 저 건물에 처박혀 있는 겁니다.”

    카메라가 다시 다케미 기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손으로 이 대 팔 가르마를 정리하며 비장한 각오로 말을 이어나갔다.

    “도대체 일본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지금 정부가 이번 일에 대해서 침묵하는 가운데 일본 해상 자위대의 대규모 움직임과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배가 이 장면을 봤다면 거품을 물고 뛰어왔을 것이다.

    한참 열심히 다케미 기자가 침을 튀기며 말하고 있는데 카메라 기자는 하늘을 찍고 있었다.

    거의 수직으로 카메라를 올리고는 위쪽을 찍고 있는 것이다.

    ‘왜 날 찍다 말고 왜 하늘을 찍지?’

    다케미가 눈을 깜박이고 마이크를 휘휘 돌리며 신호를 보내도 카메라맨은 입을 한 자만큼 벌리고 하늘만 찍고 있다.

    “갑자기 하늘은 왜 찍고 난리야! 지금 중요한 거 찍고 있잖아.”

    그런데 카메라맨은 계속해서 하늘만 찍고 있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다, 다케미, 하늘을 봐.”

    그때서야 하늘을 봤다.

    그리고 보고야 말았다.

    “아!”

    귀선이 히로시마 상공을 날아가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전함이 공중에 떠서 움직이고 있었다.

    옆에 보이는 빌딩들이 작다고 느껴질 정도의 크기였다.

    “뭐야, 저거?”

    일본에 생방송으로 귀선이 히로시마 상공 위로 날아가는 생생하게 잡혔다.

    거대한 공중 항모 옆으로는 대한민국의 F-15K와 F-35K 편대들이 호위 하고 있었다.

    “공중 전함? 대박!”

    귀선은 그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면서 히로시마를 거쳐 오사카, 나가사키를 지나 도쿄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일부러 그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면서 지나갔기에 일본 사람들은 귀선의 형상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거대한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 그리고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

    오사카성!

    오사카에 가면 거대한 공원과 함께 거대한 성을 볼 수 있다.

    아직도 새것 같은 이 성은 푸른색의 지붕과 하얀 벽, 그리고 금장으로 장식된 문양까지 제국주의의 상징이다.

    왜 제국주의의 상징이냐?

    이곳이 바로 침탈 문화의 시초인 히데요시의 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 풍국신사가 자리 잡고 있다.

    풍국신사는 히데요시를 모신 신사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농민의 아들에서 일본 최고 지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리고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역사적으로는 분열된 일본을 하나로 통일하고 그 힘을 주체하지 못해 조선을 침략했다가 이순신 장군에게 개털 당하신 분이다.

    -쿠웅!

    이곳에 일본이 그렇게도 자랑하던 핵순항 미사일 다이노 노야가 떨어졌다.

    풍국신사의 지붕이 박살이 나고 나무 파편과 먼지가 사방을 뒤덮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람들의 비명 소리.

    “핵폭탄이다.”

    ***

    나가사키.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가사키에 또 하나의 원자 폭탄, 패트맨이 떨어졌다.

    히로시마에 이어서 두 번째 핵폭탄이 터진 곳이 바로 나가사키다.

    나가사키에는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미쓰비시 중공업 조선소가 바로 이곳에 있다.

    당시 강제 징용된 한국인들이 원폭 지역 안에서 잔해를 치우는 등의 위험한 일을 강제로 시켰다.

    일본 외무성은 ‘징용은 강제노동이 아니다’는 주장을 세계 각국에 있는 자국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을 통해 홍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곳에 징집된 이들은 자신들이 원해서 온 것이 아니었다. 강제로 가족과 떨어져 징용되었고 그 수가 무려 7,000명이나 되었다.

    그런 나가사키에 핵미사일이 또다시 떨어졌다.

    일본이 쏜 핵미사일이 말이다.

    다이노 소야는 일직선으로 미쯔비시 조선소로 날아갔다.

    -쿠웅!

    운이 없었던 것일까? 조선소에서 막 만들어지던 일본의 구축함 하나가 이 핵미사일에 맞아서 옆으로 기울었다.

    “뭐야? 공격을 당한 건가?”

    조선소의 인부들이 확인을 위해 이제 막 만들던 구축함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은 깊숙이 박혀 있는 핵순항 미사일 다이노 노야를 보고 말았다.

    “허걱!”

    모든 노동자들이 놀라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센다이의 후쿠시마 원전 근처에 떨어졌다.

    일부러 간신히 막아 놓은 원자력 발전소를 맞추지 않고 근처에 떨어지게 해서 경각심을 주었다. 당연히 그곳도 난리가 났다.

    ***

    일본의 국회의사당도 상황은 비슷했다.

    일본 국회의사당의 중앙에는 피라미드 형상의 가장 높은 탑이 있는데 그곳의 지붕이 박살이 나 있는 상태였다.

    내부에는 핵순항 미사일이 거꾸로 처박혀있다.

    수상관저 통제실에 있던 관계자들이 우르르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해서 미사일을 확인했다.

    [저희 핵순항 미사일 같습니다.]

    “뭔 소리야?”

    보고를 받은 사배가 직접 국회의사당으로 달려갔다.

    수상관저 지하와 국회의사당 지하를 지나 통로를 지나가자 경계를 서던 군인들이 경례했다.

    국회의사당 1층으로 올라오자 처음 보인 것은 사방에 날린 콘크리트 덩어리들이었다.

    그리고 중앙에 처박혀 있는 미사일이 보였다.

    “아키 소장, 우리 핵순항 미사일이 맞아?”

    이번 핵순항 미사일 개발과 발사의 총 책임자인 일본 육군 중부방면대 아키 소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이건, 다이노 노야 1번이 맞습니다.”

    “이게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야?”

    사배가 미치고 팔짝 뛰겠다는 듯이 물었다.

    “공간이동 같습니다.”

    “뭐? 공간이동? 이 빠가야로야! 지금 무슨 SF 영화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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