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36화 (136/225)
  • 《136화》

    사방이 침몰하는 일본의 전함들로 가득했다.

    “사령관님 항복해야 합니다.”

    멍하니 있는 다카마루 사령관은 그를 흔드는 타카시 중사를 쳐다보았다.

    “사령관님! 정신 차리십시오!”

    타카기 중사는 지금 너무 놀라서 벌벌 떨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해져서 울고 있었다.

    그가 두려워서 우는지 아니면 죽은 전우들 때문에 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를 보자 정신이 돌아온 다카마루 사령관이었다.

    “우리는 절대로 항복 안 한다.”

    “다카마루 사령관님…….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방법이 없습니다. 전멸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옥쇄한다.”

    일본은 과거에도 그렇고 전쟁 시에는 언제나 임전무퇴였다.

    과거 2차 세계 대전에서 일본군이 포위되거나 후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내리는 명령이 있었다.

    -옥쇄.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오키나와의 주민들에게 일본 왜왕이 내린 명령이기도 했다.

    그때 일본 우익 세력의 선생님이나 마을 이장이 나서서 자살을 종용했다.

    절대 항복은 없다.

    그것이 바로 일본군이다.

    이런 옥쇄는 어떤 논리에서 나온 것일까?

    일본인에게 있어서 용서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용서라는 것이 없는 일본의 정서는 그 죄의 값을 꼭 치러야 한다.

    그런 정신에서 생긴 것이 할복자살이다. 그러니 전쟁에서 패망 후 할복자살한 일본군은 부지기수였다.

    이런 정신이 자위대의 기본 정신무장으로 남는다.

    특히 다카마루 사령관 같은 경우 그 정신 무장이 대단했다.

    그런 그에게 항복은 있을 수가 없었다.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항복은 없다.

    항복한다는 것은 복귀할지라도 할복자살로 이어지는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판사판이다. 독도를 파괴한다.”

    “독도를요?”

    “전군은 모두 독도를 향해서 포탄과 미사일을 발사한다!”

    제3 호위함대는 거대한 대한민국의 전함을 상대하기보다는 독도를 파괴하는 너 죽고 나 죽자는 전략으로 나갔다.

    -쿠과과과광!

    -쿠오오옹…….

    남아 있는 포탄들과 미사일들이 일제히 독도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배리어 가동.

    독도의 한쪽 면에 육각형의 마나 회로들이 쭉 하고 이어지며 거대한 벽이 만들어졌다.

    -위이잉…….

    독도 전체를 막은 거대한 벽!

    벌집 모양의 마나 회로들은 푸른빛을 내면서 배리어 완성했다.

    -쾅, 콰앙, 콰아아앙!

    포탄과 미사일들이 전부 다 배리어에 막히면서 터져 나갔다.

    “독도에 방어막을?”

    다카마루 사령관의 얼굴에 황당함이 물들었다.

    “사령관님, 사배 총리님의 무전입니다.”

    다카마루 사령관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지금 독도를 향한 공격이 무산된 것도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총리의 연락은 더더욱 기분이 좋지 않게 했다.

    지금 사배 총리는 모든 작전을 보고 받고 지시를 내리는 상황이다.

    그런 일본 총리로부터 연락은 단 하나의 명령을 뜻했다. 후퇴하라는 것이다.

    “젠장.”

    그래도 총리의 무전은 받아야 했다.

    “여기는 제 3 호위함대의 다카마루 사령관입니다.”

    [후퇴하게.]

    “안됩니다. 저희는 여기서 옥쇄하겠습니다.”

    [일본 천황성에 운석이 떨어졌네.]

    “네? 갑자기 운석이 떨어져요?”

    [천황 폐하께서 운명하셨단 말일세. 지금 당장 배를 돌려 회항하게.]

    “아!”

    다카마루 사령관의 손이 덜덜 떨렸다.

    이곳에서 제3 호위함대가 대한 제국에게 대패해서 후퇴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본의 천황이 죽었다면 이건 정말 큰 일이다.

    천황이 없으면 일본의 제국주의도 없다.

    이제 일본은 다시 제국주의로 나설 수 없게 될 것이다. 엄청난 피해만 받고 이제 침몰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저희는 후퇴하지 않겠습니다.”

    [명령일세, 후퇴하게. 야마토함이라도 살려야 희망이 있네.]

    “저희는 여기서 옥쇄해야 할 듯합니다.”

    [옥쇄? 지금 일본 해군이 쓰시마 앞바다로 모이고 있네. 그곳에서 저 괴물 같은 전함을 침몰시킬 계획일세. 후퇴하게.]

    “적의 전함이 너무 강해서 저희는 도망가기 힘들 듯합니다.”

    […….]

    “작전 통제실에서 지금의 상황을 다 보시지 않았습니까?”

    사실 지금 일본의 수상관저 지하에는 사배 총리와 모든 군 관계자들은 제3 호위함대가 전멸하는 것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가진 마나 무기의 위력에 경악했다.

    일본의 작전 본실에서도 멍하니 일본의 제3 호위대가 박살이 나는 것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어떤 사격 통제 장비도 조준하지 못했다.

    그들도 귀선의 거대한 모습과 공중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것, 실드로 미사일과 포탄을 막아내는 것 등을 보고 있었다.

    지금 이지스함 두 척, 시라네 급 구축함 4척, 항공모함 키티호크, 야마토 전함이 격침되었다.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CJ는 별 힘도 못 쓰고 전멸당했다.

    그것도 단 30분 만에 말이다.

    그래서 제1함대와 제2함대, 5함대를 쓰시마 섬 앞에 집결시키는 중이다.

    일본이 가진 해군의 절반이 그곳으로 모이고 있다.

    신형 야마토 전함과 미국에서 사들인 핵 추진 항공모함도 이동 배치되었다.

    “사배 총리 각하, 지금 이쪽으로 핵미사일을 날려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다카마루 사령관!]

    다급한 다카마루 사령관의 말에 사배 총리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후퇴하라는데 지금 핵탄도 미사일을 날려 달란다.

    “사배 총리님, 저 괴물 전함은 스텔스 기능이 있습니다. 눈에서 사라지는 순간 찾을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눈에 보일 때 핵미사일로 공격해야 합니다.”

    “다카마루 사령관,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는데 핵미사일을 맞출 수 있겠나?”

    “저희가 눈으로 직접 유도하면 됩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저희마저 전멸하면 그것마저도 못하게 됩니다. 저희는 핵폭발과 함께 옥쇄하겠습니다.”

    [자네가 생각하기에 저 조센징의 전함을 상대할 방법이 핵폭탄 이외에 없다는 건가?]

    “핵폭탄 이외에 불가능합니다. 녀석은 저희 일본이 가진 모든 전함을 가지고 와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크기만 해도 길이 930m 정도이고 폭이 420m다.

    그런 크기의 전함이 미사일 몇 방에 추락할 리도 없지만, 실드로 보호막을 만들고 있어 어떤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

    레일건이 보호막을 뚫고 들어가지는 했지만, 텅스텐 포탄이 장갑을 뚫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공중에서 무서운 속도로 움직이면 상대할 방법이 없다.

    “제발 우리들이 전멸하기 전에 핵미사일을 쏘십시오!”

    [알겠네. 핵미사일을 준비하지.]

    모든 포탄과 미사일을 날려 보냈지만, 귀선의 보호막이 막혀 버렸다.

    이제 제3 호위함대는 공격할 방법이 없는 듯 보였다.

    -쿠앙!

    -쩌정!

    그때 뭔가 귀선의 실드를 뚫고 들어 왔다.

    8㎏의 텅스텐 탄환!

    실드를 뚫고 들어오느라 힘이 줄어든 탄환은 귀선의 측면 장갑을 뚫지 못하고 불꽃을 만들며 튕겨 나갔다.

    “뭐지?”

    성호는 귀선의 보호막을 깨버린 무기가 뭔지 궁금했다.

    보통 미사일 정도로는 실드를 뚫지 못한다.

    “야마토 전함의 레일건입니다.”

    “레일건?”

    이야기는 들었다.

    미국에서 자신이 만든 마나 배터리를 이용해 레일건을 완성했다고 말이다.

    야마토 함이 가장 뒤에 있어 나중에 박살을 내주려고 했는데 실드를 뚫고 들어오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레일건을 이용해 텅스텐을 사출할 것 같다.

    프록실드의 원리는 빠른 속도로 실드가 연속해서 만들어지는 원리다.

    가장 밖의 실드가 깨져 나가면서 충격을 흡수하기에 내부에 충격을 주지 않는다.

    수천 겹의 실드가 바로 프록실드의 정체인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속도의 레일건은 실드가 생성되는 속도를 뛰어넘어 뚫고 들어왔다.

    “야마토 함부터 박살 낸다.”

    “넵!”

    “제3 주포 충전 완료. 목표는 일본 구축함 야마토.”

    -쿠아앙!

    일본이 제국주의 망상으로 새롭게 만든 야마토 전함의 후미가 엄청난 고열에 순식간에 사라졌다.

    거대한 물줄기가 하늘로 수백 미터 솟아오른 뒤에야 폭발음이 들렸다.

    야마토 전함은 일본이 그동안 개발했던 초강도 합금을 사용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어떤 미사일이나 함포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귀선의 주포에 맞자마자 후미 부분이 순식간에 녹아서 증발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한 폭발로 나머지 부분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실드가 방금 레일건의 충격으로 2% 손실되었습니다. 재생성 중입니다. 소요 시간 15분입니다.”

    “반중력 추진 엔진 과열로 기동 시스템의 15%가 감소하였습니다. 냉각 시간까지 1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귀선의 조정실에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반 레이더, 마나 레이더, 적외선 및 소나 레이더 등의 화면들이 어지럽게 공중에 입체적으로 띄어져 있었다.

    해동청의 항공 전략 지휘부, 귀선의 방어 시스템, 주포 및 5인치 함포의 자동 사격 통제, 자기 중력 시스템, 마나 코어 엔진 통제, 귀선의 항법 통제까지 여러 가지 사항을 확인하고 조절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화면이 공중에 여러 개 떠서 입체적으로 보여 주었기에 통제가 훨씬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그만큼 많은 곳을 통제해야 했기에 바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성호 함장님. 그런데 근접전은 왜 하신 겁니까?”

    항공모함은 근접전 무기가 아니다.

    현대전에서의 해상 전투는 근접전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근접전을 한 이유가 뭘까?

    작전 통제관 이대한 중령이 궁금해서 물었다.

    “원래 귀선은 멀리서 스텔스로 숨어 있다가 항공지원을 하거나 함포 공격을 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한 위력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위력을요?”

    “언제까지 눈치만 보며 살 수는 없죠. 확실하게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 줘야 합니다. 약하면 빼앗으려 할 거고 강하면 친구가 되려 하니까요.”

    대한민국은 지금 아주 위협적인 무기를 가지고 있다.

    약하다면 전 세계가 적이 된다.

    그러나 강력하다면 전 세계는 친구가 되려 할 것이다.

    “그래서 투명화 기능까지 끄신 거군요.”

    “그렇죠. 귀선을 대놓고 보여 준거죠.”

    귀선은 근접전에서도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었다.

    프록실드로 만들어진 방어막은 현대의 미사일 공격으로는 뚫을 수 없고 주포로 사용하는 헬파이어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전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방패와 창을 둘 다 가지고 있는 항공모함이 바로 귀선인 것이다.

    “실제 전투에서 계속 이렇게 싸워도 되겠습니다.”

    “실제 전투에서 귀선은 적에게 절대 노출되지 않고 싸울 겁니다. 높은 위치에서 투명 스텔스로 위장하고 함포로 폭격을 하거나 전투기로 공격하게 됩니다.”

    “적은 뭐에 당하는지도 모르고 당하겠습니다.”

    “그렇죠. 귀선은 크기가 커서 포탄과 미사일을 많이 가지고 있죠. 아마 전쟁이 끝날 때까지 재보급도 필요 없을 겁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