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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134화 (134/225)
  • 《134화》

    일본의 제3 호위대군은 독도에 가장 먼저 도착할 수 있는 함대이다.

    지금의 제3 호위대군은 전부 신형 레이더와 미사일을 장착했다.

    -쏴아……!

    거대한 전함이 바다를 가르며 독도를 향해 움직였다.

    제3 호위함대 기함인 하루나!

    함교에는 제3 호위함대 사령관 다카마루가 묵묵히 앉아 있었고 그 옆에 일등해조 타카시 중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너무 새것이라 마음에 걸리는군.”

    “이렇게 강한데 무슨 상관입니까?”

    마가사키 조선소에서 일주일 전에 처음 출항한 배들이었는데 대부분이 기동 테스트도 거치지 못했다.

    레이더와 무기 등의 아주 기본적인 장비가 완성된 직후 바로 이곳으로 이동되어 작전에 투입된 것이다.

    그러니 안에 타고 있는 병사들의 훈련도 잘 안 되어 있었고 우왕좌왕하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일본의 제3 호위함대는 이곳까지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왔기 때문에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순시선 하나, 정찰기 하나도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긴 항공모함까지 있으니.”

    제3 호위함대 뒤에는 거대한 항공모함이 보였다.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사 온 항공모함 키티호크였다.

    키티호크는 길이 318m, 폭 39m 정도로 니미츠급보다는 약간 작은 편이다.

    원래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던 항공모함이라 일본의 해군과 많이 훈련했던 항공모함이다.

    그러나 2009년 2월에 조지부시 항공모함과 교체되면서 퇴역 된 오래된 항공모함이다.

    미국의 1번 함이었던 키티호크는 마지막 디젤 기관의 항공모함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런데 저딴 고물을 갖다주고 미국 놈들 너무 하는구먼. 나중에 엄청 생색이나 내겠지?”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이등해좌 다카마루는 옆에 있는 일등해조 타카시 중사를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동안 미국이 일본에 뭔가를 해주면 그것보다 열 배에서 수십 배에 해당하는 뭔가를 가져갔던 것이다.

    그런 것을 이 젊은 타카시 중사가 모르고 산다는 것이 한심스러웠다.

    “타카시 중사, 그동안 미국이 일본에 한 짓을 생각해봐. 저 고물 주고 얼마나 달라고 할지 나는 걱정이 되는데 말이지. 그런데 상관없다니 너무 생각이 없는 것 아닌가?”

    “다카마루 사령관님,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조센진을 박살 내고 중국을 그 옛날과 같이 눌러 버린 뒤에는 아시아의 대국이 되어있을 것 아닙니까? 그때는 미국도 일본을 함부로 못 할 것 겁니다.”

    “자네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무엇을 말입니까?”

    “미국이 그동안 다른 나라들하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눈치 보는 것 같아서 만만하게 보는 모양인데. 미국은 원하기만 하면 세계 통일도 가능한 나라야.”

    “네?”

    “그냥 그렇게 안 할 뿐이란 말이지. 일본이 아무리 아시아의 강대국이 되어도 눈치 보며 살아야 해. 그런데 저런 고물을 주면서 앞으로 얼마나 요구할지 걱정이 안 되냐고.”

    “미국의 군사력이 그 정도입니까?”

    “그래,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와도 싸울 수 있지.”

    미국을 때로 천조국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걸프전 당시 국방 예산으로 천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타카시 중사는 말문이 막혔다. 여기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너무 그렇게 우거지상은 하지 말게. 어차피 전쟁은 해야 하고 우리가 이기면 그만이니까.”

    “넵, 알겠습니다.”

    예전의 제3 호위함대의 모습이 아니었다.

    엄청난 수의 호위함들이 위풍당당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중앙에 거대한 항공모함이 보였고 그 양 옆으로 이번에 일본이 개발한 신형 이지스함 3척이 추가로 보였다.

    신형 이지스함들은 이타고 급이지만 내부의 사격 통제 시스템이나 레이더, 미사일 발사대 및 기타 무장, 그리고 모든 부분에서 다른 이지스 전함과 달랐다.

    함교가 높고 거대해지고 함교 각종 무장들도 커진 스타일이다.

    작은 그릇에 각종 해산물을 무리해서 가득 담아 놓은 모습이었다.

    수직 미사일 발사관이 조금 더 커지고 많아진 것도 달라진 것이지만 커진 함교만큼 위상 배열 이지스 레이더 체계도 바뀌어서 10배 이상의 탐지 거리와 처리 속도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뒤에 거대한 전함이 보였다.

    신형 야마토 전함이다.

    야마토함을 호위하기 위해서 두 대의 잠수함과 시라네급 구축함 8척, 수중익 미사일 고속정 PG-01 25대가 같이 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의 공군과 해군 전력을 무력화시키고 충분히 독도와 울릉도를 점령 가능하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저 멀리 안개 사이로 독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다 위로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흐릿하게 보였다.

    “갑자기 왜 안개가 낀 거지?”

    “모르겠습니다.”

    30분 전만 해도 주변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그런데 갑자기 안개가 갈리더니 독도까지 흐릿하게 보였다.

    “상황은?”

    “조용합니다.”

    “이상하군. 이 정도로 가깝게 독도까지 왔으면 조센징 놈들의 전투기라도 몇 대 오거나 해안 경비대가 올 수도 있는데 말이지.”

    제3 호위군을 공중 지원하기 위해서 하늘에 떠 있는 일본의 F-35CJ 편대가 보내는 레이더 신호만이 보일 뿐 어떤 것도 잡히지 않았다.

    “아니, 저게 뭐지?”

    그때 전방을 주시하던 타카시 중사의 눈에 이상한 것이 잡혔다.

    독도라고 생각한 섬이 두 개로 분리되는 것이었다.

    안개 사이에 거대한 검은 실루엣이 점점 분리되더니 끝내 두 개의 물체가 되었다.

    “뭐지? 사령관님 지금 독도가 두 개로 보입니다.”

    “당연하지 독도는 섬이 두 개니까.”

    다카마루 사령관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지금 일본의 해군 전력이면 한국의 해군 전체와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대한 제국은 항공모함을 끌고 온 일본의 함대에 겁을 먹고 우왕좌왕하느라고 별다른 대처를 못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 저건!”

    그때 타카시 중사의 눈이 커졌다.

    거대한 용의 머리가 안개를 뚫고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우현 보고, 전방에 괴물체 출현!”

    “괴물체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습니다.”

    “육안으로만 보입니다. 크, 크기가 엄청 큽니다.”

    “좌현 보고 전방 4km 전방 괴물체 출현, 용의 머리 같아 보입니다.”

    밖에 있던 관측병들의 보고와 레이더 관측병의 보고가 들어왔다.

    함교의 조정실의 창에서도 거대한 용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거대한 무엇인가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카마루 사령관이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저거!”

    보고도 믿기지 않는 장면이었다.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 크기만 보자면 옆에 있는 독도가 작아 보였다.

    안개를 뚫고 나타난 거대한 전함은 너무 거대했다.

    아니, 솔직히 전함처럼 보이지만 저건 항공모함이다.

    그걸 알까나 몰라?

    “전군에게 알린다. 조센진 놈들이 나타났다. 목표물 조준하고 대기하도록!”

    일본의 제3 호위함대가 끌고 온 전투함들의 숫자만 52척이다.

    항공모함 2척, 이지스함 9척, 호위함 15척, 고속정 26척이다.

    덩치가 아무리 커도 이 정도의 전투함이 한꺼번에 공격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광학 조준 레이더에 조준이 되지 않습니다.”

    “적외선, 열상 카메라 모두 잡히지 않습니다.”

    “조준이 되지 않습니다.”

    “사격 통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보고에 다카마루 사령관은 당혹해했다.

    현대전에서 자동으로 조준하고 공격하는 기능이 없다면 첨단 무기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레이더와 광학 장비, 또는 열 감지 추적, 적외선 추적 장치가 말을 듣지 않으면 무엇으로 조준하고 공격한단 말인가?

    이제 남은 것은 직접 눈으로 보고 수동으로 조절해서 맞추는 것뿐이다.

    “당황하지 마라! 수동으로 함포를 조절해야 하지만 우리는 수가 많고 강하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던 조센진 놈들의 신무기 같지만 우리는 대 일본 제국의 해군이다. 당황하지 마라.”

    “대함 미사일 상대를 향해서 수동 조준 완료했습니다.

    “항모 키티호크에서 지금 막 전투기들이 출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체 함대 함포 조준 완료.”

    함포나 미사일 모두 수동으로 조준했지만, 상대의 크기가 너무 커서 그냥 어딘가에는 맞을 것 같다.

    “진짜 크군.”

    지금 뒤따라오는 항공모함 키티호크의 4배 정도 되어 보이는 크기였다.

    거대한 섬이 움직이는 듯 웅장한 모습이었다.

    안개를 뚫고 나타난 거대한 용의 머리 뒤로 거대한 전함의 모습이 온전히 드러났다.

    그 크기는 제3 호위군을 놀라게 할 만했다.

    그러나 현대전에서 저 거대한 몸은 장점이 아니라 단점이다. 그것도 이렇게 근거리에서 만난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냥 맞추기 쉬운 표적일 뿐이다.

    ”전 함대 공격!”

    일본의 제3 호위함대에서 일제히 함포와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쿠앙!

    -쿵쿵쿵쿵!

    거대한 함포들이 불을 뿜어내며 마구 포탄을 쏘아대기 시작했고 RBS-15 대함미사일이 이지스함에서 수십 발이나 날아올랐다.

    모두 다 자동 조준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그냥 좌표를 입력하고 발사를 했다.

    대한민국의 거대 전함은 너무 커서 막 쏴도 어딘가는 맞을 것이다.

    조준이고 뭐고 없었다.

    -콰앙!

    -퍼엉!

    바다가 일제히 솟아오르면서 물줄기를 뽑아 올렸다.

    거대한 폭발로 인한 열 폭풍이 주변 일대를 초토화했다.

    무려 20분간 포격이 계속되었다.

    “쏴라, 쏴!”

    미사일들이 하얀 꼬리를 만들며 계속해서 날아갔다.

    피할 수도 없을 것이다.

    10분을 넘게 계속된 공격에 폭음과 위로 솟구친 바닷물만 보였다.

    “그만!”

    포격이 멈추자 귀선이 있던 곳은 연기로 자욱하게 변해서 잘 보이지도 않았다.

    현대전에서 이처럼 많은 포탄을 쏟아부은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포탄으로 인한 연기가 자욱하게 퍼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침몰했을 것이다.

    “별거 아니군. 조센징 녀석들 뭔가 거대해서 대단한 거 같았는데 말이지.”

    “저렇게 크면 요즘 전쟁에서 표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하하하……. 그렇구먼.”

    다카마루 사령관이 자욱하게 퍼져가는 포탄의 흔적을 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거의 대부분이 바다의 표면을 맞춘 것이 아니라 전함에 맞았기에 저렇게 포탄으로 인한 연기가 자욱한 것이다.

    이 정도의 화력을 쏟아부었는데 아무리 항공모함의 3배에 달하는 크기를 가진 전함이라 해도 파괴되지 않는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우웅…….

    그때 제3 호위함대 전체를 울리는 엄청난 진동음이 들렸다.

    -화악!

    갑자기 바람이 일면서 퍼져 나갔다.

    그리고 포격으로 인한 연기와 안개들이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독도와 그 뒤의 맑은 하늘이 보였다.

    -철석…….

    거기에다가 파도까지 점점 거세지더니 끝내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 밀려왔다.

    “뭐야?”

    제3 호위함대 대부분이 이 정도의 파도에 침몰당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자연적이지 않은 현상에 대해서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상한 기분을 느낀 다카마루 사령관의 얼굴 표정이 변했다.

    “레이더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젠장, 어차피 아까부터 잡지도 못하잖아. 기분이 이상하다. 전군 비상 대기하라!”

    “넵!”

    대한민국의 거대한 전함이 있던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사령관님 저길 보십시오.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디 갔지? 벌써 침몰한 건가?”

    자신들이 신나게 포격했던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자신들의 공격력이 강력했다고 해도 저렇게 큰 배가 순식간에 가라앉을 수는 없었다.

    그때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졌다.

    안개가 걷히면서 독도 뒤에 보이는 하늘은 맑은데 왜 갑자기 어두워졌을까?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기라도 한 건가?”

    -쏴아…….

    갑자기 하늘에서 물방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령관님,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일기 예보에 비가 있던가?”

    -퉁……. 퉁…….

    그런데 그런 폭우 속에서 물고기 몇 마리 떨어져 내렸다. 오징어나 해초 같은 것도 떨어졌다.

    “서, 설마.”

    다카마루 사령관이 급하게 조정실에서 갑판으로 나가더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가 뛰쳐나가자 조정실의 조타수를 빼고는 모두 밖으로 나갔다.

    하늘에 그게 떠 있었다.

    “저, 저건!”

    귀선이었다.

    그들은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전함을 보고는 그대로 멈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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