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31화 (131/225)
  • 《131화》

    이회, 대한민국 해군, 제1 항공모함 전대 사령관.

    이회 사령관은 전체적으로는 자상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오른쪽 눈에 긴 상처가 있어 강인해 보였다.

    모두 군인 집안으로 이순신 장군의 장남인 이회의 이름을 그대로 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인 이용철의 무용담을 듣고 자랐다.

    할아버지인 이용철은 해군의 4번째 참모총장이었다.

    몽금포 해전, 주한미군의 배를 북한이 납치하자 이를 탈환하고자 특공대 20명과 6척의 전투함을 끌고 북한의 몽금포를 공격했다.

    그때 북한군 120명을 사살하고 경비정 4척을 박살 내 버렸다.

    이때의 지휘 사령관이 바로 이회의 할아버지 이용철이었다.

    “한 달 만의 휴가이십니다.”

    “자네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는 지금 자신을 보좌하는 곽철수 대령과 함께 강릉에서 서울로 천마 비행 자동차를 이용해서 날아가는 길이었다.

    한 달 만의 휴가이자 전쟁 전 마지막 휴가다.

    천마 자동차는 완전 자동운전이기에 운전석이 없다.

    그래서 좌석을 앞뒤로 마주 보게 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가고 있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항공모함 아닙니까?”

    “거기까지, 밖에 나와서 그걸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일세.”

    “넵!”

    “그건 그렇고 자네는 아직도인가?”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선물도, 이벤트도 안 통합니다.”

    “아니, 왜 정순이는 그런데?”

    “해군이 싫답니다.”

    “끄응. 다 우리 집안 내력이니 어쩔 수 없지.”

    이회 사령관의 가장 골치 아프게 생각하는 일은 막내 여동생 이정순이 시집을 안 가는 것이다. 그런 이정순을 좋다고 쫓아다니는 곽철수 대령은 이회 사령관의 보좌관이다.

    저녁이 되어 서울로 들어서자 빌딩 사이로 비행 자동차들이 하늘로 줄지어 날아다니며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었다.

    불빛으로 만들어진 할로를 따라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은 또 다른 장관이었다.

    “나이는 어린데 대단한 분이야.”

    “이성호 대령 말씀입니까?”

    “그래, 이성호 대령을 말하는 거지.”

    “그런데 임관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대령입니까? 영관급은 나이나 복무 기간 같은 제재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대위가 되고 나서 6년이 지나야 소령이 되고 거기서 5년이 지나야 중령이 되지, 대령은 그 뒤로 3년을 복무해야 하고.”

    “그렇죠.”

    “그런데 군인사법 28조 사항에 보면 특정 직위의 계급에 대한 부여가 가능하게 되어 있고 2항에 보면 퇴역하는 경우에는 특진시킬 수 있다고 되어 있지.”

    “그런데 그건 퇴역이 예정된 자들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요?”

    “맞아, 그런데 이성호 대령은 5개월 뒤에는 퇴역이야.”

    “네?”

    “그건 김동선 합참의장과 처음 약속한 거라더군. 자기는 현역 기간에만 있겠다고.”

    “그렇게 진급이 빠른데, 군에 있지 않겠다고요?”

    “미래 그룹의 이성호 회장일세. 군에 남겠나?”

    “하긴 그렇군요. 그래도 진급이 왜 그렇게 빠른 겁니까?”

    “이급 보안 사항이긴 한데, 자네 직책이면 알아도 되겠지.”

    곽철수가 궁금한 듯 쳐다보았다.

    “어디 가서 말하는 순간 법정에 서야 하니까 자네만 알고 있게.”

    “네, 알겠습니다.”

    “이성호 회장은 처음 신검을 받고 1급 판정을 받을 때 해병대를 자원할 예정이었다는군.”

    “그룹의 회장이 해병대를요?”

    “그래, 그런데 당시 중국이 북침하는 것을 알고 있던 김동선 합참의장님이 마나 무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성호 회장을 설득해서 소위로 임관 발탁했지. 그 바람에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무기가 보급된 거고.”

    “그냥 처음부터 소위요?”

    “뭐, 군인사법 12조 4항에 있는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자를 그 병과의 장교로 임용한다는 것을 인용한 거지. 그리고 합참의장의 추천이었기에 바로 통과되었지.”

    “그래서 처음부터 장교로 임관한 거군요.”

    “1년 전 소위로 임관했는데 중국의 북침을 막아내서 이 계급 특진했지. 그 뒤에는 서울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을 막음으로 훈장과 함께 이 계급 특진해서 중령이 되었지.”

    “전쟁 때 마나 무기의 역할이 컸으니 이 계급 특진은 이해가 가지만 서울의 테러에 왜 이성호 회장이 훈장을 받고 특진이 됩니까?”

    “도깨비 부대 알지?”

    “네.”

    “이성호 회장이 거기 팀장이야.”

    “!”

    “그 뒤에 항공모함 및 나라의 빚을 전부 갚아 준 대가로 훈장을 하나 받고 대령이 되었지.”

    “그래도 너무 빠른 거 아닙니까?”

    “내 생각도 그런데……. 대통령 각하께서 막 도장을 찍어 주니 어쩔 수 없지. 대통령 각하가 군 최고 통수권자 아닌가?”

    노예가 주인님의 진급을 관리하면 생기는 부작용이다.

    [집에 다 도착하였습니다.]

    비행 자동차 천마 임페리얼에서 내린 이회 사령관과 곽철수는 오랜만에 와 보는 집을 한 번 더 둘러보았다.

    서울 외곽에 지어진 전원주택은 한 달 전에 떠나 올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여보, 나왔어.”

    이회가 정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질퍽…….

    “!”

    순간 풍겨오는 피비린내에 이회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첫째 아들이 등에 칼을 꽂고 현관에 누워 있었다.

    피가 흘러 흥건했다.

    “정순아!”

    이회의 여동생인 이정순은 소파에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다.

    아내는 부엌에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다.

    순간 숨이 가빠지고 시야가 좁아졌다.

    “가스 냄새?”

    -땡!

    그 순간, 전자레인지가 작동되는 소리가 났다. 전자레인지 안에서 불꽃이 튄다.

    곽철수는 반사적으로 몸을 던져 이회 사령관을 몸으로 감싸 안았다.

    -콰앙!

    엄청난 가스 폭발로 집의 일부가 터져 나가고 불이 나면서 화마에 휩싸였다.

    이회 사령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군 관계자들의 집마다 비슷한 화재와 폭발 사고가 이어졌다.

    -삐리리리, 삐리리리!

    미래 그룹 회장실에 전화 벨소리가 시끄럽게 울어댔다.

    공중에 뜬 화면을 보니 김동선 합참의장의 보안 회선이다.

    “이 시간에 김동선 합참의장님이?”

    공중에 떠 있는 통화 버튼을 누르자 백발의 김동선 합참의장이 공중에 나타났다.

    그의 표정은 지금 매우 심각해 보였다.

    “이성호입니다. 합참님.”

    [이성호 대령, 이회 사령관이 테러를 당했네.]

    “네?”

    [일가족이 모두 살해당하고 가스 폭발로 이회 사령관까지 큰 부상을 입었네.]

    “누구 짓입니까?”

    성호의 목소리가 스산해졌다.

    이회와는 공중 항공모함 고스트 쉽, 귀선을 제작하면서 많이 친해졌었다.

    -으드득…….

    김동선 합참의장이 이를 갈았다.

    [아직 범인도 못 찾았네.]

    “마나 레이더의 테러 방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습니까?”

    [작동하지 않았네.]

    성호는 갑자기 벌어진 테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마나 레이더는 심리적인 에너지를 감지해 테러를 일으킬 사람들에 대해서 미리 대비하게 되어 있다.

    저번 폴 막스의 종들이 북한의 반란군을 이용해서 테러를 일으킨 뒤에 이를 방비하고자 만든 시스템이다.

    경고음과 함께 테러리스트를 알려 줘야 하는데 작동을 안 한 것이다.

    [도깨비들을 불러 주게.]

    “알겠습니다.”

    성호는 김동선 합참의장과의 대화를 끝내고 TV를 틀었다.

    -군사 관계자들의 집에 가스 폭발로 보이는 테러가…….

    -제3 함대 사령관인 이회 중상으로 알려져…….

    “뭐지, 이건?”

    마나 레이더는 모든 물체가 가진 에너지를 파악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피아 식별 기능이 있고 심리적 상태에 따라 변하는 에너지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그것을 이용해서 테러를 일으키기 전에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작동되지 않았다.

    “뭐가 잘못된 거지?”

    성호는 대한민국 전체의 지도를 면밀하게 살폈다.

    보라색으로 점멸하는 것이 한반도의 여기 저기에서 돌아 다녔다.

    “방사능이군.”

    방사능은 마나 회로를 깨트릴 수는 없지만 이미 실행된 마법에 영향을 주어 마나를 흩어지게 해버린다.

    거대한 파도에 휩싸인 종이배처럼 말이다.

    이건 핵폭발 이후 방사능이 대기 중의 산소와 충동하면서 발생하는 EMP와 성격이 비슷했다.

    그러나 EMP는 전기에 충격을 줄 수 있어도 마나 에너지에는 큰 영향이 없는 반면 방사능은 마법에 영향을 끼쳤다.

    “그것도 인공 방사능.”

    방사능은 둘로 나누어진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방사능, 인공적으로 만든 방사능으로 말이다.

    자연적으로 방사능을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것이 칼륨40이다.

    칼륨40 같은 경우 지구의 모든 생물이 축적하지 않고 배출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

    심지어 노화 방지나 인체의 저항 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방사능은 그 양이 많고 인체에 축적이 되고 세포를 파괴한다.

    “8,000msv라는 양도 적당하고.”

    보통 사람이면 피폭당하는 즉시 죽는 양이다.

    8,000msv정도는 있어야 방사능이 마나 레이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정도의 방사능을 가진 곳은 원자력 발전소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이제 원자력 발전소가 없다.

    원자력 연구소나 미래연구소 지하에 있는 핵폭탄을 제외하곤 마나 레이더를 방해하는 것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엄청난 방사능이 떡하니 있다.

    방사능을 이용할 정도면 능력자들일 것이다.

    “폴 막스! 이용찬과의 싸움을 이용해서 마나의 약점을 연구했군.”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원자력 인간이었던 이용찬과 성호와의 전투를 기록하고 연구한 것 같았다.

    놈이 노리는 것은 일본, 중국에 의해서 대한민국이 망하는 것일 것이다.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제품, 마나 엔진과 초저가 전기 에너지의 수출, 그리고 마나 핵융합!

    아직 100년이나 남은 석유 시장을 되살리고 싶을 거다.

    마법의 약점이 너무 쉽게 적에게 드러났다.

    “내가 안일했어.”

    마나 에너지는 만능이 아니다.

    특히 지구라는 새로운 차원에서는 마나가 공기 중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전기를 이용해 마나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방사능의 파장 간섭으로 실행된 마법들이 흔들리며 깨져 나가는 문제점도 있다.

    “한·중·일 전쟁에서는 무조건 핵미사일을 쏘겠군.”

    이제 이건 분명해졌다.

    그래야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무기들을 사용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성호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이미 세워 놓았다.

    마법진의 재료가 구리에서 바일브덴으로 바뀌면서 마나 드레인의 컨트롤을 성호가 하지 않아도 되었다.

    마나 드레인을 이용한 방사능의 방어 마법진을 연구 중이다.

    “시간이 문제군.”

    방사능은 마나 레이더에 보라색으로 표시가 된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보라색들이 한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방사능을 따라가니 의외의 장소가 나왔다.

    “미래 중앙 연구소?”

    녀석들이 지금 미래 중앙연구소에 있다.

    “이것들이 죽으려고 환장했군.”

    -첨벙첨벙!

    미래 중앙 연구소 지하에는 하수 처리뿐만 아니라 엄청난 전력과 통신망, 수도와 가스 공급을 위해 커다란 하수도가 만들어져 있다.

    다만 이 수로는 미래 중앙 연구소의 입구 앞에서 막혀 있기에 보안상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성호가 이미 알람 마법을 걸어 두었기에 함부로 들어갔다간 번개에 통구이가 되고 만다.

    미래 중앙 연구소의 지하 수로에는 지금 20명 정도의 검은 복면인들이 들어와 있다.

    전면 마스크, 소총, 권총, 수류탄, 대검, 방탄복까지 완전 무장을 했다.

    “전방에 마나 에너지 감지.”

    놈 중 하나가 007 가방 크기 정도의 직사각형 모니터를 보며 말했다.

    요즘 모니터들은 전부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트루스의 입체화면을 쓰는데 이 녀석은 구형 LED 모니터였다.

    “우라늄 탄 투척.”

    수류탄 모양의 은색 물체가 하수구 바닥으로 튕겨 나아가자 성호가 설치한 마법진이 발동되면서 번개를 만들어 냈다.

    그때 우라늄탄이 터지면서 밝은 섬광을 내뿜었다.

    -찌잉……!

    주변의 마나 회로들이 밝게 빛나며 작동은 하지만 만들어지는 번개마다 유리처럼 깨져나갔다.

    “클리어.”

    [모여!]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손짓을 하자 녀석들이 둥글게 모였다.

    “우리의 목적은 두 가지다. 중앙 컴퓨터에 접속해서 기술 자료를 빼 온 뒤에 미래 중앙 연구소를 폭파한다. 현재 시각 22시 10분, 시간을 맞추고 10분 뒤 동시에 작전을 시작한다.”

    “넵.”

    “그리고 이번에 능력을 사용해도 좋다는 주인님의 허락이 떨어졌다.”

    녀석들의 눈이 붉게 변했다.

    폴 막스에게 받은 능력은 인성을 파괴한다. 그리고 그 힘에 심취하게 해서 폭력적으로 변해 간다.

    평상시 능력을 사용할 수 없기에 누르고 살았다.

    그러나 지금 허락이 떨어졌다. 그러자 평소 누르고 있던 살기가 뿜어져 눈이 붉게 변한 것이다.

    -삐빅

    마나 탐지기에 움직이는 물체가 잡혔다.

    “응?”

    그런데 앞에 아무 것도 없다.

    -타앙!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서 밝은 섬광이 터져 나가고 총알이 발사되었다.

    -퍼억

    머리에 총을 맞은 녀석의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가 고개가 천천히 돌아왔다.

    -툭.

    납작하게 눌린 총알이 땅으로 떨어졌다.

    총을 맞은 놈은 멀쩡했다.

    도깨비 부대의 베타팀 5호 한제순은 당황스러워하며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뭐야, 이것들은?”

    “도깨비들인가? 투명화 스텔스는 이 장비로는 감지가 안 되는가 보군.”

    -첨벙!

    순간적으로 뒤로 물러난 한제순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제리코 941 권총을 순식간에 넣고 등에 메고 있던 HK416 돌격 소총을 장전하면서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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