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29화 (129/225)

《129화》

-KAC-01 귀선(龜船)

-Ghost ship

길이만 930미터나 하는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인데 상부는 비행 활주로도 없고 둥근 아치형이다.

심지어 갑판에는 주포로 보이는 거대한 함포와 근접 방어 무기들이 달려 있고 함교에는 각종 레이더까지 달려 항공모함이 아니고 전함처럼 보였다.

양옆에 있는 비행기 출입구가 열리면서 검은색의 비행기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보라매라고 명명된 성호가 만든 신형 전투기들이다.

모두 반중력 기동과 무인 자동 비행으로 알아서 격납고로 줄줄이 들어왔다.

-위이잉…….

귀선은 전체 높이가 240미터나 되고, 이 중에서 격납고가 차지하는 높이만 130미터다.

격납고는 모두 2층으로 지어져서 한 층의 높이만 60미터나 된다.

그 안에서 비행 선회가 가능할 정도의 높이다.

보라매 전투기들이 격납고로 들어오며 자기 자리를 찾아서 알아서 착륙했다.

총 300대의 무인 전투기가 조용하게 들어와 안착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우리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저걸 우리가 정비하는 건가?”

“대한민국이 드디어 외계인을 납치했구나.”

한쪽에는 이 모습을 얼이 빠져 바라보는 공군 정비 요원들이 쭉 서 있었다.

이번에 이곳으로 배속된 공군의 정비사들이다.

“빨리빨리 움직이세요!”

“넵!”

미래 그룹의 직원들은 인수인계가 끝나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미래 MID의 정비사들과 미래 중앙 연구소에서 나온 연구원들이 공군 정비사들을 재촉했다.

순식간에 보라매 전투기에 달라붙어 마나 엔진 상태, 에고-22의 상태, 무장 상태를 점검했다.

이 모든 것을 지도하고 감독하는 자가 보였다.

몸은 빼빼 마르고 곱슬거리는 머리를 뒤로 묶었으며 지저분한 수염을 기른 얼굴에는 뿔테 안경까지 썼다.

미래 중앙 연구소의 소장 강동민이다. 강동민은 하품하며 자리에 앉았다.

“졸려…….”

요즘 따라 잠이 모자라는 강동민이다.

마법진의 회로도는 성호가 만들었지만,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강동민의 몫이다.

강동민 앞에 공군 정복을 입은 군인 하나가 섰다.

“반갑습니다. 재 1 항모 전대 소속의 제40 전투비행전대 윤갑수 소령입니다.”

“반가워요. 옆으로 좀 비켜줄래요. 정비하는 게 잘 안 보이는데 말이죠.”

“아? 넵.”

강동민이 곱실거리는 머리를 긁으며 반대쪽 손을 휘휘 돌려서 비키라고 했다.

사실 그냥 쓱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천재인 강동민은 주변에 일어나는 상황을 순식간에 인지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있다.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이 일하는 하나하나가 눈에 전부 들어왔다.

정말 귀찮아하는 저 성격만 아니면 참 훌륭한 인물이다.

“이 신형 전투기는 공기 흡입구가 없네요?”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항모 전대 제40 전투비행전대 소속의 윤갑수 대령이 보라매 전투기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아무리 무인 전투기라고 해도 공기 흡입구가 있다.

심지어 스텔스 전투기는 난반사 때문에 없애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위쪽에다 공기 흡입구를 단다.

모든 전투기가 이것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많이 했어도 없는 경우는 없다.

“없죠.”

윤갑수가 궁금해하며 강동민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말을 끝으로 한참이 지나도 이어지는 말이 없다.

“죄송한데 설명 좀 더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귀찮은데…….”

“부탁드립니다.”

윤갑수 소령이 고개를 숙여 부탁했다.

한숨을 푹 쉰 강동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해요? 설명해 달라면서요.”

그리곤 보라매 전투기 쪽으로 걸어갔다.

강동민이 모든 일을 귀찮아하는 건 맞지만 성호의 영향을 받아서 저런 진심 어린 부탁을 잘 거절 하지 못했다.

“아! 넵.”

윤갑수 대령이 급하게 달려와 강동민 옆에 섰다.

보라매 전투기 하나가 이미 덮개가 절반쯤 벗겨져서 마나 엔진 부위와 배터리, 각종 장치가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복잡해 보이는 많은 마나 회로들을 지나 보통 비행기 엔진에 해당하는 장치가 보였다.

“보라매 전투기는 오직 마나 에너지만 사용합니다. 여기 보이죠?”

앞쪽에 사람 크기 정도의 푸른 수정구가 수많은 선들과 연결되어 장착되어 있었다.

“이게 마나 배터리입니다. 이번에 바일브렌이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10배나 향상된 저장 능력을 갖추고 있는 놈이죠.”

강동민이 엔진과 날개 아래에 캔 커피 크기의 푸른빛을 내는 장치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게 반중력 장치입니다. 보라매 전투기에 무려 22개나 설치되어 있고 그 뒤로 마나 엔진을 통해서 추진력을 냅니다.”

“오! 이게 바로 반중력 추진기로군요.”

“그렇죠, 보라매 전투기는 오직 마나 에너지만 쓰는데 이게 해동청 전투기와 다른 점입니다.”

“그래서 공기 흡입구가 없군요. 그럼, 다른 연료는 안 씁니까?”

“전혀 안 쓰죠. 모든 장치가 마나 에너지로 움직이죠. 공기 흡입구가 없는 보라매 무인 전투기는 얼마나 빠를 것 같습니까?”

보통 초음속 전투기들은 유입되는 공기는 음속 이하이어야 한다.

그래서 독특한 설계를 하고 있으며 초음속 충격파가 흡입되기 때문에 마하 2 이상의 전투기는 가변 공기 흡입구를 가지게 된다.

문제는 이 공기 흡입구로 인한 공기 저항 발생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보라매 전투기는 공기 흡입구가 없고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냥 미사일이 날아가는 것과 같다.

“마하 3.0이라고 들었습니다.”

보통 무인기의 속도는 작은 제트 엔진을 쓰기 때문에 마하 1을 넘기 힘들다.

그런데 보라매 무인기는 마하 3이다.

“그건 그냥 노말 운전 때고, 실제 최고 속도는 마하 6.0이죠.”

“마하 6.0!”

1초에 2킬로미터 이상 날아가는 속도다.

보통 대공 미사일의 속력이 마하 4에서 5 정도다.

그런데 마하 6으로 움직인단다.

“진짜 놀라운 건 이게 무인기라는 거죠. 사람이 탑승하지 않았으니 중력 가속도는 무시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마하 3으로 날아가다가 90도로 바로 꺾어서 비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정상 비행 속도가 마하 3인 겁니다.”

“대박!”

“설명 끝! 하암…….”

하품을 늘어지게 한 강동민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며 말했다.

“다음에 또 귀찮게 하면 소령님 전투기만 보호막 꺼버릴 겁니다.”

“…….”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

중국의 군대와 무려 1년간이나 대치 중인 대한민국 제1군단의 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니었다.

거기에다가 북한군과의 융화는 처음에 큰 문제들이 많았다.

말도 안 통하지, 조금만 공산당을 비판하거나 자본주의를 비판하면 싸움이 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무려 1년이 지나가자 서로 친구 먹는 녀석들도 꽤나 늘었고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군대 안에서는 서로 얼차려를 같이 받으면 전우애가 생기니까 말이다.

그리고 모두 같은 적을 맞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휴전선에 있어야 했던 북한의 포병과 대한민국의 포병들 대부분이 중국 국경에 집결했다.

남북한 합쳐서 야포의 수만 해도 만 4천 문이나 되고 다연장로켓은 5천 문 된다.

이 중에서 야포 4천 문과 다연장로켓 2천 문이 이곳에 집결해 있었다.

-부우웅…….

“저건 뭐지?”

“정말 거대한 차군, 바퀴가 도대체 몇 개야?”

바퀴가 한쪽에 6개씩, 총 12개나 달린 거대한 트럭 300여 대가 도착했다.

모두 다 커다란 천막으로 윗부분에 탑재한 무언가를 가리고 있었다.

“동무들 내레 저 차량에 대해서 잘 알지비.”

“자네가 저걸 알고 있다고?”

“당근이지비, 저거이 탄도 미사일의 자행 발사대야. 옛날에는 인공위성하고 레이더 피하느라고 이동만 수십 번 해봐서 내래 잘 알지.”

미사일을 운송하고 수직으로 세워 발사할 수 있는 차량들이다.

과거 북한은 중국에서 팔아먹은 미사일 발사대인 MAZ-547이나 WS-2400을 사용했다.

북한에서는 당시 레이더나 인공위성을 피하면서 발사하기 위해 도입을 했지만 전부 인공위성이나 레이더에 뻔히 보이면서 별로 소용없었다.

“근데 실려있는거이 미사일이라고 보기에는 좀 크구나야.”

“형태가 사람 같지 않아?”

그랬다. 미사일처럼 길기만 한 그런 형태가 아니라 약간 옆으로도 퍼진 그런 형태였다.

그것도 사람의 모양처럼 보였다.

미사일 발사 차량이 무려 300대 정도나 줄줄이 들어 왔는데 모두 높은 담벼락이 쳐진 기지 안으로 들어갔다.

그 기지는 백호 전차들을 정비하는 곳으로 보안 등급이 매우 높은 편이다.

“빨리빨리!”

정비병들이 달려들어 천막의 일부분을 열고 뭔가를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라인더와 용접기가 사용되면서 여기저기 불꽃이 튀었다.

“그런데 왜 이걸 여기 붙인 거지?”

“몰라, 명령이라는데 하라면 해야지. 다 떼어내고 추가 장갑 장착하래.”

“그런데 이거 로봇이지?”

“딱 봐도 모르냐?”

“그런데 이렇게 큰 로봇이 움직인다고? 거대한 무게를 다리는 어떻게 견디고 이동 시 흔들림은 어떻게 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과학적 상식으로는 있을 수가 없다.

그냥 봐도 10미터가 넘어가는 크기다.

장갑의 두께를 생각했을 때 무게만 해도 50톤은 넘어가 보였다.

그런 무게를 견딜 다리도 없을뿐더러 탑승자는 움직일 때의 흔들림을 견뎌야 한다.

“정비 교본에는 반중력 추진 장치를 이용하고 다른 부분은 마나 에너지를 활용해서 강화했다는데 나도 잘은 모르겠다. 그리고 자가 중력이 있어서 흔들림도 없대.”

“자가 중력이면 그래도 이동 시 흔들림은 좀 덜 하겠네. 그래도 현대전에 이런 인간형 기갑 병기가 필요한가? 너무 높아서 말이야.”

“왜? 높이가 있으니 전투 중에 포복으로만 움직일까 봐?”

“그렇지 않을까? 요즘 전차도 그렇고 대부분 무기의 높이가 낮아지는 추세니까 말이지.”

“몰라, 우리는 이 녀석만 떼어내고 추가 장갑만 장착하면 되니까 복잡한 건 저 뒤에 있는 제33마나 기갑병 연대 애들한테 물어봐.”

“기밀일 텐데 대답해 줄까?”

“아까 커피 한잔하면서 대화해 보니 다들 착하고 잘 이야기 해주던데? 전에 공군 전산소에 있는 공군 에이스 소속이었다고 하더라고.”

“공군 에이스? PC게임 선수 출신들이 모인 거기? 거긴 그냥 대한민국 공군이 스폰서로 있는 프로게임단 아냐?”

“그래, 거기 맞아. 프로게이머들이라고 해도 다 군인들이지. 그런데 이번에 예비군으로 빠졌던 전설적인 게이머들이 다 모였단다.”

“설마?”

“테란의 이요한, 이정석, 신주용 등도 다 왔고 놀 게이머의 박준식 같은 분들도 왔다더라.”

“쩐다.”

“그지? 그러니 궁금한 건 나중에 물어보고 이제 일 좀 하자.”

“그러자, 그런데 이건 왜 달아 놓은 거야? 안테나인가?”

가슴에 V자 모양의 거대한 뭔가가 달려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왜? 태권V 따라 했을까 봐?”

“…….”

뭔가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아무 말 없이 V자를 떼어 내고 추가 장갑을 설치했다.

***

-마나 레이더 계룡대 본부.

1년 전 처음 마나 레이더가 도입되었을 때만 해도 스텔스를 잡아내는 성능에 놀라워했다.

그 뒤로 마나 레이더의 탐지 거리, 그리고 여러 장소에서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의 도입으로 그 활용도는 점점 높아져만 갔다.

[북한 반란군 테러 사건]

이 일을 계시로 성호가 마나 레이더를 활용한 테러 방지 시스템을 만들었다.

마나 레이더는 특히 피아 식별 능력은 놀라울 정도여서 사람이 가진 특정한 에너지를 분석하고 구별해 낼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자기도 모르게 발생시키는 에너지를 구별해서 범죄 직전에 막는 프로젝트가 만들어졌다.

-마나 레이더 범죄 예방 시스템!

일반적인 범죄는 구별이 잘 안 되어도 살인이나 테러 같은 큰일을 일으키려는 시도가 있으면 여지없이 그 에너지를 잡아내어 경고를 보내 주었다.

작은 강도나 사기 같은 것은 잘 찾을 수는 없지만, 살인과 관련된 에너지만은 귀신같이 찾아냈다.

‘살기(殺氣)’를 감지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을 실제로 죽이려는 마음을 품으면 마나 레이더 범죄 예방 시스템에 딱 걸리게 된다.

그로 인해서 인천 공항에서 중동의 SLD 테러리스트가 입국했다가 바로 체포되기도 했다.

살인강도나 연쇄 살인마들의 위치와 이동 경로는 바로 경찰로 전해졌다.

홍대 앞에서 흉기를 들고 묻지 마 살인을 계획한 40대가 그 자리에서 붙잡히기도 했고 방화로 이웃을 죽이려던 아줌마가 붙잡히기도 했다.

그 바람에 살인 미수범 110명과 연쇄 살인마 32명이 줄줄이 붙잡혔다.

모든 것은 마나 레이더에 잡혔고 테러리스트의 모든 행적이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서울 용산의 마나 레이더 특수작전 본부.

-위잉, 위잉!

경고음과 함께 붉은색 점이 깜박이기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 대사관 앞입니다.”

“707 특임대 출동했습니다.”

“목표는 평화의 소녀상 같습니다.”

작전 1차장인 김수민 중장이 마나 레이더 통제실로 들어왔다.

“충성!”

“작전 화면 띄워.”

한쪽에 입체화면으로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707 특수 임무 대대 대원들이 보였다.

모두 중무장을 한 상태로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해 있었다.

차량 중앙에 입체 영상으로 김민수 중장이 나타났다.

[작전 1차장 김민수 중장이다. 이번 달만 12번째 출동이다. 이번에는 평화의 소녀상을 파괴하려는 3번째 시도를 막는 작전이다. 이번에도 반드시 막아 내어 대한민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넵!”

한국과 일본은 지금 서로 적대적 관계다.

특히 한국에 있는 일본인 거주자들 중에서 우익 단체들이 소녀상을 여러 차례 공격했다.

이순신 장군의 동상부터 덕수궁까지 테러의 대상이었다.

“달려, 달려, 달려!”

차량에서 내린 707 특임대원들이 질서 정연하게 달려갔다.

한 팀은 방패를 들고 평화의 소녀상으로 달려갔고 나머지 한 팀은 화염병에 불을 붙이는 일본인들에게 달려갔다.

“쏴!”

-펑펑!

GL-06 유탄 발사기에서 발사된 40mm 탄두형 고무탄이 날아가 5명의 일본인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쏴아아!

그리고 이어진 분말 소화기 발사!

주변이 순식간에 하얀 분말로 뒤덮이고 준비하던 화염병의 불이 순식간에 꺼져 버렸다.

“나니?”

(뭐야?)

「다케시마를 침략한 한국!」

이딴 플랜카드나 들고 있던 일본인들이 갑자기 나타난 군인들에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

“움직이면 쏜다. 엎드려!”

“우리는 평화주의자 이무니다. 무기도 없스무니다.”

“개소리하지 말고 엎드려!”

뻔히 화염병에 불을 붙이고 있었는데 무기가 없었단다.

바닥에 엎드린 일본인 테러리스트들의 손과 발을 묶었다.

-쨍그랑!

매고 있던 가방을 뒤지지 길이가 30센티미터쯤 되는 사시미 칼이 여러 개 나왔다.

“클리어.”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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