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25화 (125/225)

《125화》

항공모함이 너무 크다 보니 하늘을 날아다니는 셔틀 자동차를 타고 움직여야 했다.

셔틀 자동차에 총 3개에 나눠 탄 일행들은 긴 비행갑판을 지나 항공모함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김동선은 주변을 둘러보면 볼수록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건 거의 도시 하나에 육박하는 크기였다.

“너무 커서 방어하기 힘들겠어.”

현대전에서 이렇게 덩치가 커지면 표적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게 된다.

요즘 나오는 미사일은 1,000mm 철판 정도는 우습게 뚫고 들어가서 폭발한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거대한 항공모함에도 방어막을 달았습니다.”

“그 해동청 전투기나 백호 전차에 장착한 거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투명화와 스텔스 기능까지 있으니 적이 알아차리긴 힘들 겁니다.”

“이 거대한 항공모함 전체에 말인가? 마나 배터리의 방전에 대한 대비는 있는 건가?”

투명화와 스텔스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마나도 만만치 않다.

거기다 프록실드라는 방어막은 엄청난 양의 마나를 잡아먹기에 장시간 사용할 수가 없다.

중국과의 전쟁에서도 배터리 방전으로 후퇴한 적이 있지 않은가.

이 거대한 항공모함에 무수히 많이 날아올 미사일과 포탄을 생각하면 실드가 무적은 아니었다.

“이 항공모함에는 두 개의 핵융합 발전소가 달려 있습니다. 아마 투명화나 스텔스 기능은 안 꺼도 되고 실드는 하루종일 미사일을 쏟아부어도 못 뚫을 겁니다.”

“아! 핵융합 발전소를 달았으니 배터리 걱정은 없겠군.”

핵융합 발전소 하나에 보통 원자력 발전소의 10배에 달하는 전기를 생산한다.

그리고 원료로 사용하는 수소는 바닷물을 레이저로 분해해서 무한대로 뽑아낼 수 있다.

“나머지 재원에 대해서는 통제실에 가서 천천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작은 셔틀 자동차를 타고 임시 도로를 지나 목표한 중앙 통제실로 올라가는 입구에 도달할 수 있었다.

격납고 중앙에 무려 10층 높이의 건물이 천장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곳은 OC(Operation Center)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작전 통제소라고 불리며 이곳에 승무원의 주택들과 휴게 공간, 식당들뿐만 아니라 상가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성호 중령, 방금 상가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상가입니다. 이 항공모함의 크기가 크기다 보니 상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상가 단지를 내부에 하나 만들었습니다. 햄버거 가게와 식당, 옷가게, 쇼핑 단지가 들어설 겁니다.”

“그럼 아까 승무원의 숙소가 아니라 주택이라고 한 건?”

“작은 평수기는 해도 아파트 형식의 집을 말하는 것입니다.”

“거의 도시 하나를 옮겨 놓았군.”

이곳도 아직 공사 중이라 많은 사람들이 작업 중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을 올라간 뒤에야 중앙 통제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도 역시 기술진들이 여기저기 뭔가를 설치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만 이곳은 앞으로 입체 영상이 여기저기 떠다니고 작전을 지휘할 타워로써 그 역할을 수행할 중앙 통제소입니다.”

거대한 크기의 방이었다.

중앙에는 함장이 사용하는 자리와 양옆으로 부함장의 자리가 두 개 보였다.

그리고 부채꼴 모양으로 퍼지며 통제 요원들의 자리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어마어마하군.”

통제실로 들어오는 사람마다 감탄사를 내뱉었다.

“충성!”

그때 중앙에 위치한 함장 자리에서 누군가 일어나며 경례를 했다.

“제1 항모 전대 사령관 이회, 합동참모의장께 인사드립니다.”

이회, 주름이 인자하게 잡혀서 자상해 보이지만 반대로 오른쪽 눈에 있는 커다란 칼자국으로 인해서 험악해 보이기도 했다.

제3함대의 사령관이었던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항공모함의 함장으로 발탁되면서 이곳에 있는 것이다.

마나 에너지를 사용하는 함대를 지휘한 경험이 있는 지도자로서는 그가 가장 적합했다.

“합동참모의장 김동선일세, 이야기는 많이 들었네.”

이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진정 전장의 해신과 같은 기상이었다.

“감사합니다.”

모두 자리에 앉자 성호가 앞에 섰다.

“저는 마나 국방연구소의 소장이자 지금 보시는 항공모함의 부함장인 이성호 중령입니다.”

“어? 이성호 중령이 여기 부함장이었어?”

“육군은?”

“공군은?”

다들 성호를 자신의 부대로 데려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이성호는 김동선 합참의장 직속이라 손가락만 빨아야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항공모함의 부함장이라니!

“이 항공모함에 대한 시험 운행 및 훈련을 위한 임시직일 뿐입니다.”

성호의 말에 남종태와 신명현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래? 그럼 다음에는 육군의 신무기 훈련에도 참여해 주게.”

“다음은 우리 공군인 건 알지?”

“흠흠…….”

졸지에 육군과 공군까지 가야 할 판이다.

-우웅……!

공중에 입체적으로 거대한 무엇인가가 만들어졌다.

하부는 보통 군함의 형태였지만 상부는 우주선 같았다.

비행용 갑판이 있어야 하는 곳은 약간 긴 삼각형 모양의 아치형 구조였는데 특이한 것은 정면에 용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양옆에는 각각 2개씩의 거대한 출입구가 만들어져 있어 전투기들뿐만 아니라 헬기, 조기 경보기까지 출입이 가능했다.

기존에 있던 노출된 비행갑판이 아니라 격납고에서 바로 출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정식 명칭 KAC-01의 이름은 귀선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귀선은 거북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고스트 쉽이 되겠네요.”

거북선은 이순신이 만든 것이 아니다.

이순신 장군에게 거북선의 설계도를 전한 사람은 류성룡이었고 처음 설계도를 만든 사람은 이덕홍이었다.

이덕홍은 조선 중기 학자로서 이황의 문하생이기도 했다.

그가 임진왜란 때에 상소문에 귀선도를 첨가하며 이를 사용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에 실망한 이덕홍은 임진왜란 속의 굶주린 백성을 돌보는 일에 힘썼다.

역사라는 것이 이런 것일 것이다.

상소문에 끼어 있던 귀선도가 당시 영의정이었던 류성룡에게 우연히 전해졌다.

어떤 놈들이 증거가 없다면서 19세기에 강철로 만든 함정이 서양에서 최초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데 절대 아니다.

우리나라는 그것보다 200년이나 앞서서 철갑선을 만들었다.

“이곳은 본 항공모함 귀선을 통제하는 곳으로 가장 튼 특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마나 레이더 통제입니다.”

“마나 레이더!”

전에 중국과의 전쟁에서 마나 레이더를 사용해 봤으니 그 성능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귀선에 장착된 마나 레이더는 다들 그 성능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탐지 거리가 1,000km나 되고 그 정확성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스텔스 전투기, 잠수함, 각종 초음속 미사일까지 마나 레이더를 피해갈 수 없다.

“귀선에는 인공 지능 통제 장치가 달려 있어 함선의 운행, 방어, 공격을 자동으로 하게 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서 승무원은 단 1,230명만 탑승하게 됩니다.”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에 6,000명이 탑승하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 적은 숫자다.

입체 화면이 서서히 돌아가며 귀선의 모습을 자세하게 보여 주었다.

“길이만 930m고 폭은 420m 정도입니다. 높이는 240m 정도인데 이는 80층 빌딩의 높이와 비슷합니다. 크기만 보자면 니미츠급 항공모함의 3배에 달하는 크기지만 만재 배수량은 80만 톤급입니다.”

80만 톤급이라는 말에 모든 사람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입체 화면으로 항공모함 귀선의 옆구리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귀선은 다른 항공모함하고는 다르게 비행갑판이 없으며 내부 격납고에서 바로 이착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격납고는 2층 구조이며 총 450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우주선처럼 보이지만 상부에 거대한 주포 3개가 보였다.

“갑판 상부에는 기존 전함들이 가졌던 주포와 여러 무기들이 달려 있습니다. 먼저 450mm 주포는 포신이 두 개씩 달린 함포로 이번에 새로 개발된 헬파이어라는 무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쉽게 플라즈마 포의 확장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갑판의 양옆으로 아주 작은 네모난 구멍들이 쭉 열렸다.

“기존 군함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무기로 장착하였습니다. 수직 미사일 발사대와 램 미사일, 근접 방어 무기 골퍼, 5인치 함포 등도 달려있습니다.”

“잠깐, 5인치 함포들은 왜 배의 옆에 달아놨지? 보통 상부에 달지 않나?”

“아직 말씀을 안 드렸군요. 이 귀선은 바다가 아닌 하늘을 나는 항공모함입니다.”

“!”

이 거대한 항공모함이 하늘을 난단다!

이 엄청나게 커다란 배가 공중에 떠오른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다리가 다 후들거린다.

역중력 마법인 리버스 그래비티와 터보 플라이를 이용한다.

총 1,240개의 리버스 그래비티 마법진이 전체적으로 그려져 있으며 앞쪽과 뒤쪽에 거대한 터보 플라이 마법 장치가 달려 있다.

“귀선은 공중에서 죽음의 천사라고 불리는 건쉽(AC -130)처럼 항공에서 지상으로 포격을 할 수 있습니다.”

AC -130은 안에 곡사포와 발칸포를 달아서 지상을 공격하는 비행기다.

그런데 그건 작은 비행기다.

이렇게 큰 항공모함에서 쏟아지는 박격포 공격이라니!

“또한 지상에서 6만 오천 피트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최고 속도 마하 1.0의 속도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작전 반경은 핵융합 발전기가 있기 때문에 무한대입니다.”

“그런 속도로 이렇게 큰 물체가 움직이면 승무원이 견딜 수 없을 텐데?”

신명현은 과거 비행기를 조종해 본 적 있다.

마하 1의 속도로 이 큰 항공모함이 움직이다가 선회라도 하면 큰일이 난다.

보통 항공모함의 최고 속도는 30노트, 55㎞ 정도의 속도다.

그런데 마하 1은 1,224km의 속도다.

“알고 있습니다. 살짝만 선회해도 승무원들은 바닥에 나뒹굴 겁니다만, 귀선에는 자가 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항공모함이 뒤집어지는 일이 생겨도 안에서는 별로 느끼지 못할 겁니다.”

아! 이번에 출시된 비행 자동차 천마에 들어 있다던 자가 중력 시스템이다.

그게 항공모함 귀선함에도 달려 있나 보다.

“본 항공모함에는 미래 MID에서 신형 전투기들을 개발하여 제작하여 탑재할 예정입니다. 이름은 보라매로 정했고 아마 다음 주에 만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얼만가?”

이게 제일 중요했다.

보통 항공모함 하나의 가격은 5조 원 정도 예상한다.

그런데 이건 너무 커도 컸다.

그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항공모함인 것을 생각하면 그 가격이 상상이 안 된다.

“항공모함만 15조 원이 들었습니다.”

“15조 원!”

“그리고 탑재할 전투기인 보라매는 무인 전투기들인데 원가만 대당 3,000억 원 정도 예상됩니다.”

“그럼 항공기가 아까 450대 실을 수 있다고 했으니 135조 원? 항공모함은 15조 원이고?”

“거기에다가 항공모함은 혼자 움직이지 않습니다. 항공모함 전대도 만들어야죠.”

‘꿀꺽!’

이건 국방 예산을 한참 벗어났다.

대한민국의 국방 예산이 올해 좀 많이 올랐어도 120조 원이다.

전에는 30조 원도 안되었으니까 말도 말자.

“너무 돈이 많이 들어가는군.”

“이건 너무 비싸서 대여할 생각입니다.”

“대여?”

“그렇습니다. 미래 그룹 소유로 한 뒤에 대한민국에 대여할 겁니다. 이 부분은 국회 예산 심의에서 검토할 예정입니다.”

국회의원들은 이미 성호의 편이니 당연히 통과될 거다.

“그럼? 이성호 중령이 집주인이고 우리 군이 세입자가 되는 건가?”

“그렇습니다.”

일개 기업이 항공모함을 소유하고 그걸 국가에 빌려주는 일이 생겼다.

“이건 다 항공모함이 커져서 된 일이구만.”

“그렇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전투기까지 20조 원 안쪽으로 맞출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럼 왜 항공모함은 이렇게 커진 거지?”

모든 사람이 해군 참모 총장 최진철을 바라보았다.

“왜 날 보는데? 커져서 강력해 지면 좋잖아? 월세도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고 살면 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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