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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124화 (124/225)
  • 《124화》

    6월이다. 이제 여름이 되어가면서 날씨가 점점 더워졌다.

    아니, 좀 뜨거울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고 연녹색이던 산이 짙은 녹색으로 변해 갔다.

    강원도의 굽이진 산의 골짜기 위를 날아가는 자동차가 한 대 보였다.

    바로 천마 4.0V 임페리스다.

    비행 자동차 중에서 고급 버전으로 출시된 임페리스였다.

    내부는 고급스러운 내장재로 꾸며져 있고 총 6명이 탈 수 있다.

    천마 자동차의 항로는 군사지역이 많았기에 하늘에 날아다니는 길이 지정되어 있었다.

    “이 비행 자동차라는 거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런데 이런 걸 만든 사람은 더 대단한 사람이야.”

    비행 자동차 임페리스 안에는 지금 육군 참모총장으로 있는 사성장군, 남종태 대장이 타고 있었다.

    사복 차림이기에 자동차 번호판을 숫자가 달린 것으로 달고 나왔다. 공식적인 자리였다면 별이 네 개 달린 번호판을 달고 나왔을 것이다.

    “이성호 회장님 말씀이십니까?”

    남종태 대장의 비서 역할을 하는 강감찬 대위가 말했다.

    아버지가 이름을 강감찬 장군 같은 사람이 되라고 지어 주셨다고 한다.

    “그래, 그런데 이성호 회장이 입대한 건 알고 있나?”

    “네, 저도 소문으로만 들었습니다.”

    “이성호 회장은 지금 계급이 중령이지.”

    “네?”

    강감찬 대위가 놀라서 물었다.

    “그래, 이 계급 특진을 두 번이나 해서 이성호 중령이 되었지. 아마 한국사에 그렇게 빨리 계급이 올라간 사례가 없을 거야. 중국과의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이 계급 특진으로 대위가 되더니, 이번 청와대 테러 사건을 해결하면서 중령이 되었지.”

    “영관급인 중령은 나이도 정해져 있고 최저 복무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곧 퇴역할 거라 영관급 특진을 해도 된다더군. 그래도 너무 빠르긴 하지.”

    “그렇습니다. 너무 빠른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걸 대통령이 승인했어.”

    “네?”

    이규철 대통령은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민의 지지율이 이미 95%를 넘겼다.

    그런 대통령이 승인했다는데 누가 말릴 것인가?

    “그리고 이성호 중령 자체가 2급 보안이니 어디 가서 이야기하진 말게.”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

    “가면 알게 되네. 이건 일급 기밀일세.”

    요즘 툭하면 일급 비밀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군대가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는 것이 많았다.

    남종태 대장은 해군 참모 총장인 최진철의 초대를 받았다.

    [나의 신무기를 보여 주지!]

    “그동안 배가 많이 아팠나 보군.”

    육군과 해군은 공식 이름을 가진 마나 에너지 무기를 얻었다. 그런데 해군은 전쟁 중이라 임시로 마나 에너지 무기를 달아야 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미래 그룹으로부터 마나 무기를 정식으로 받은 것이다.

    -KAC-01(Korea Aircraft Carrier-01)!

    그동안 그렇게도 바라던 대한민국의 항공모함이 완성단계에 왔기에 보러 오라는 것이다.

    암호로 발송된 쪽지에는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제1 함대 사령부로 오라고 되어 있었다.

    -파파파파파파!

    제1 함대 사령부 헬기 비행장에서는 지금 거대한 헬기 하나가 프로펠러를 가동하며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UH-60 블랙호크였다.

    그러나 블랙호크라는 말과는 다르게 해군용이라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모습이었다. 꼬리 날개 부분이 태극 마크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길이 19.76m, 폭 2.36m, 높이 5.13m로 그냥 봐도 커 보였다.

    “충성, 이번 작전을 맡은 안익수 중령입니다. 지금 다른 분들도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가시지요.”

    남종태 대장의 천마 비행 자동차가 도착하자마자 보통 군인들이 아닌 UDT SEAL 대원들이 마중을 나왔다.

    UDT SEAL은 해군 특수 전단으로 1965년에는 베트남전에도 파병되었으며 1993년 서해 페리호 여객선 구조에도 투입되었다.

    소말리아 해적들로부터 15차례나 선원들의 구조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때 투입되어 인질들을 전원 사망 없이 구출하는 큰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합참의장님은?”

    “먼저 기다리고 계십니다.”

    프로펠러의 엄청난 소음 때문에 거의 고성을 지르다시피 말했다.

    헬리콥터 안에는 이미 여러 명의 사람이 타고 있었다.

    제일 안쪽에 합동 참모 총장 김동선과 그의 일행이 타고 있었고 그 옆에 공군 참모총장인 신명현과 그의 일행들이 타고 있었다.

    “김동선 합참의장님, 제가 좀 늦었습니다.”

    “아닐세. 우리도 방금 왔네.”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아십니까?”

    “울릉도 근처라고 들었네.”

    “울릉도로요?”

    블랙 호크 안으로 UDT SEAL 해군 특수 전단 3명이 같이 탐승했다.

    그중에 안익수 중령이 고함치듯 말했다.

    “이륙하겠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지금 타고 계시는 블랙호크도 마나 에너지로 작동합니다. 정식 이름은 KU-01입니다.”

    “이것도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무기라고?”

    그동안 미래 그룹에서 만든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무기들은 놀라웠다.

    백호 전차, 해동청 전투기도 그랬고 제3함대에서 사용하던 탑재 장비들도 놀라운 성능이었다.

    다들 보통의 헬기처럼 보이는 블랙호크를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다른 점이 없었다.

    “아무리 봐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

    다들 이상하게 여기고 있을 때, 안익수 중령이 설명을 이어 나갔다.

    “이륙하고 나서 투명화와 스텔스 기능과 함께사일런스 기능이 작동할 겁니다.”

    “아니, 그럼 이게 스텔스 헬기라고?”

    공군 참모 총장 신명현이 놀라서 물었다.

    자신도 스텔스 전투기를 얻고자 얼마나 노력했는가?

    신명현의 해동청 전투기에 대한 애착은 심각할 정도였다.

    그런데 헬기가 스텔스란다.

    “이제 이륙하겠습니다.”

    -파파파파파!

    거대한 프로펠러의 소리가 커지며 블랙 호크가 지상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스텔스 기능과 사일런스 기능을 실행합니다.”

    -휴웅…….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프로펠러 소리와 엔진 소리가 사라졌다.

    대부분 헬리콥터에 타면 엔진과 프로펠러에서 나는 소음에 대화가 힘들 정도인데 그런 소음이 사라졌다.

    “침투 작전 때 이런 헬기를 쓰면 난리 나겠군.”

    아마 지금 이 블랙호크 헬기는 레이더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스텔스 기능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상공으로 올라가자 투명하게 변해 버렸다.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 낮은 고도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어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 후에 투명화 기능이 실행된 것이다.

    누구도 동해안 한가운데를 날아가는 이 블랙 호크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합동 참모 총장, 육군참모총장, 공군참모총장이 동해 바다를 지나가고 있었다.

    목표지는 울릉도 근처였다.

    가도 가도 끝이 없던 바다를 지나 저 멀리 섬 하나가 보였다.

    울릉도다.

    투명하게 변한 블랙 호크 헬기가 울릉도를 지나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울릉도 섬을 지나가지 않았나?”

    그랬다 울릉도를 지나 동남쪽으로 헬기가 계속 이동했다.

    날씨가 맑아서 그런가? 저 멀리 독도가 보였다. 두 개의 바위섬이 바다의 햇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독도다.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아무리 우겨도 대한민국의 땅이다.

    일본은 독도를 시마네현 오키섬에 딸린 섬이라고 우기며 다케시마라고 불렀다.

    그런데 아는지 모르겠다.

    독도는 오키섬과는 157킬로미터나 떨어져 있고 울릉도에서는 87킬로미터만 떨어져 있다는 것을 말이다.

    맑은 날에는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인다.

    그런 땅이 일본 땅이라니 배를 잡고 다 함께 웃어보자.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그랬다. 저 멀리 보이는 독도를 빼고는 주변에 바다뿐이었다.

    그런데 헬기가 고도를 낮추더니 바다 쪽으로 계속 내려갔다.

    모든 사람이 궁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여기는 조랑말, 손님이 도착했다.”

    [알았다, 오버.]

    바다 위에 공간이 일렁이더니 시커먼 구멍이 생겼다.

    바다에서 대략 300미터 상공에 생긴 구멍은 헬기가 간신히 통과할 정도였다.

    그 구멍 안쪽에 거대한 구조물이 어렴풋이 보였다.

    분명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생긴 구멍도 신기하지만, 안쪽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더욱더 신기했다.

    헬기가 조심스럽게 그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일루션.

    일루션 마법은 빛을 이용해서 환상을 만들어 내거나 물건을 숨기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는 4 서클 마법이다.

    이 마법 안으로 들어가면 길을 잃거나 도로 밖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당연히 스텔스 기능도 작동하고 있었다.

    이곳에 거대한 뭔가를 숨기고 있었다.

    -KAC-01(Korea Aircraft Carrier-01)!

    아무리 항공모함의 뼈대가 있지만, 떡하니 모든 사람이 보는 곳에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만큼 성호가 설계한 항공모함은 특별했다.

    대충 물에 뜨게만 만들어서 독도까지 왔다.

    -미래 조선소 실험용 유조선 독도 근처에서 침몰.

    신문과 뉴스에 잠깐 스치듯 이 사실을 다루었다.

    그리고 이곳에 일루션을 이용한 비밀 조선소를 만들었다.

    이어진 항공모함 건조는 모두 독도 앞바다에서 이루어졌다.

    미래 MID 직원들뿐만 아니라 미래 조선소에서 직원들을 비밀리에 이곳으로 데려왔다.

    자재들은 투명화와 스텔스 기능을 장착한 화물선을 이용했다.

    “저, 저게 항공모함이라고?”

    진짜 거대했다.

    길이만 해도 900m는 넘어 보였다.

    보통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의 길이는 330m 정도고 폭이 76m 정도 한다.

    그런데 이건 길이가 930m고 폭이 420m였다.

    거기에다가 항공모함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하는 비행갑판이 보이지 않았다.

    타원형으로 매끄럽게 이어진 몸통과 사방에 달린 거대한 함포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항공모함의 모습은 아니었다.

    무슨 우주선처럼 보이는 이 거대한 녀석은 뭐란 말인가?

    “이성호 회장이 도대체 뭘 만든 거지?”

    KU-01 헬기가 거대한 항공모함을 한 바퀴 선회하더니 옆구리 부위로 이동했다.

    -위잉……!

    거대한 문이 열리며 착륙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착륙장이 항공모함 안에 있다니!”

    다들 착륙하고 있는 헬기의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서 밖을 구경했다.

    안쪽 격납고도 거대해서 그 안에서 헬기가 선회하며 착륙했다.

    합동 참모 김동선 대장은 내리자마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진짜 거대한 내부였다.

    “어서 오십시오.”

    이 거대한 항공모함을 설계한 장본인이 직접 그들을 맞이했다.

    붉은 머리를 기른 성호가 거기 있었다.

    성호는 해군 정복을 입고 있었는데 황금색 단추가 6개 달린 검은색 양복과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가슴에는 훈장이 두 개 달려 있는데 보훈장과 대한민국장이었다.

    “오! 이성호 중령. 잘 있었는가?”

    “저야 잘 있었습니다.”

    “정말 짧은 시간에 대단한 걸 만들어냈군. 그런데 정말 항공모함이 맞기는 한 건가?”

    그냥 봐도 거대한 전함이다.

    전혀 항공모함이라고 생각이 안되었다.

    형태만 본다면 기존의 항공모함과는 전혀 달랐다.

    “항공모함이 맞습니다. 비행기를 운용하는 군함이니까요.”

    그때 작은 셔틀 자동차를 타고 최진철 해군 참모 총장이 나타났다.

    그가 수염이 가득한 얼굴로 뒤로 넘어갈 듯 웃었다.

    “하하하, 안녕하셨습니까. 합참의장님.”

    “자네는 여전하군.”

    “그렇게도 자랑하고 싶던 게 이건가?”

    신명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하하하! 어떤가? 대한민국 최초의 항공모함을 본 소감은?”

    “대단하군.”

    “표현이 그게 다야? 울트라 짱 좋다거나, 기절하기 직전이라던가. 그런 표현은 같은 건 없어?”

    신명현이 최진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 말! 대단하군.”

    “그게 다야? 그게 다냐고? 배가 아픈 거지 그지?”

    “아니거든!”

    육군 참모 총장 남종태가 그 둘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한민국의 공군과 해군을 담당하는 참모 총장들이 애들처럼 투닥거리는 모습이라니.

    “웬만하면 둘이 사이좋게 지내지? 항공모함이잖아.”

    “응? 뭔 소리야?”

    “진철아, 항공모함에 전투기 없어봐라. 그게 항공모함이냐? 그리고 명현이도 잘 생각해라. 진철이가 해군에 독자적으로 공군을 만들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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