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21화 (121/225)

《121화》

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회의장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모였다.

“그게 무엇입니까, 이성호 회장님?”

“천마 자동차는 고도 4만 피트, 마하 1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만 이동하는 PAV 자동차가 아닙니다. 항공기와 같은 고도에서 해외 여행할 때도 사용할 겁니다.”

“!”

뭐라고?

아무리 인공지능이 중앙 통제한다고 하지만 해외여행이다.

다른 나라로 스스로 날아가는 자동차.

생각도 못 해 봤다.

어렵다 못해 이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다른 나라와의 법규까지 건드려야 자율이동 항공 자동차를 타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호 회장님 출입국 문제, 군사적 문제, 각 나라마다 보안 문제 때문에 어려워서 현실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동안 각 나라는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국을 규제하고 통제해 왔는데 그걸 깨겠습니까?”

“그건 고정 관념입니다. 해결해야죠. 지금도 특권층은 개인 비행기를 가지고 해외여행을 다닙니다. 그걸 확대해야 합니다.”

사실 유럽 같은 경우 육지가 서로 붙어 있기 때문에 자동차를 타고 다른 나라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기는 하다.

“이런 것이 이뤄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세요?”

세계 여행이 힘든 이유는 국경이 있기 때문이다.

출입국 절차를 밟아야 하고 세금 문제도 해결해야 하며 비자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성호가 이야기하는 말에는 그런 경계가 없다.

그럼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미 이규철 대통령님께서 직접 이 일로 12개국을 순방 중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움직였단다.

미래 그룹의 핵융합 발전소나 생산 시설을 가지고 협상을 하는 순간 몇 개의 나라는 꼭 천마 자동차의 국가 간 이동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이다.

요즘 최저가 에너지 시장의 확장으로 난리도 아니니까 말이다.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 하나둘 시작하기 시작하면 막을 수 없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세금, 그리고 각종 이권과 관광 수익 때문에 어떤 나라도 거부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 부분이 통과되면 거의 혁명적이다.

기존에 있던 항공사들이 반발하겠지만 버젓이 개인 항공기를 타고 여행을 다니는 부자들이 있으니 뭐라 하지는 못할 꺼다.

그리고 이 일로 망할 것 같은 항공사에 대한 문제는 따로 성호가 준비 중이다.

“자유롭게 사람들이 이동하는 순간 국경은 그대로겠지만 그 의미가 약해지는 겁니다. 나라라는 의미도 오늘날 왕이라는 직책처럼 칭호의 개념만 남을 겁니다. 그럼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어지자 모든 사람이 성호의 입만 바라봤다.

“끝내는 전 세계가 하나가 될 겁니다.”

-쿠궁!

이민석뿐만 아니라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의 심정이 철렁했다.

-전 세계의 통합!

-분명 미래 그룹이 이 모든 것을 통제하게 된다.

‘이성호 회장의 진정한 뜻이 저거였어.’

‘스케일이 너무 달라.’

강제가 아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세계.

그리고 그 세계의 통치자!

“따라서, PAV 자율 주행 시스템에 해외여행을 위한 법규 및 제도를 추가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꼭 이 부분은 추가해서 반영하겠습니다.”

역시 이성호 회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차 문제는 해결했습니까? 공중 부양 자동차는 엄청난 이동 속도를 가지고 있어서 짧은 시간에 주차장으로 한꺼번에 몰릴 겁니다.”

“아! 죄송합니다. 아직 그 문제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 부분은 미래 건설에서 사업을 진행할 겁니다.”

“네?”

현지 그룹에서 생각도 못 한 문제를 미래 그룹에서는 이미 계획 중이란다.

정진혁 회장의 눈초리가 사나워졌다.

이익이 되는 사업권을 하나 못 찾아 먹은 거다.

등에 땀이 주르르 흘렀다.

“그리고 또 하나, 장비는 언제든지 고장 날 수 있고 천마 자동차 또한 고장 날 수 있습니다. 이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넵, 그 부분은 이미 준비 중입니다. 교통 통제용 비행 자동차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고장이 나거나 이상이 있는 자동차들을 구출하거나 강제로 견인시키는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성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에 그 정도만으로 괜찮았다.

천마 자동차에는 프록실드라는 방어막이 있으니 승객을 보호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천마 자동차가 추락할 때 충돌하게 되는 다른 물체가 사람일 수도 있고 건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방지하고자 다른 공중 부양 자동차의 견인이나 이동을 생각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다.

“다른 질문 없으시면 미래 자동차의 송민섭 사장님께서 나오셔서 천마 자동차에 관해서 설명해 주시겠습니다.”

현지 자동차의 이민석 사장이 성호가 조용히 있자 내려가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에는 미래 그룹의 송민섭 사장이 올라왔다.

훅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송민섭 사장이지만 눈빛만은 날카로웠다.

특유의 커다란 뿔테 안경을 고쳐 썼다.

“안녕하십니까, 미래 자동차의 송민섭 사장입니다.”

송민섭 사장의 뒤로 입체 영상이 떠올랐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물체에 컴퓨터 칩이 결합한 장치였다.

“뒤에 보시는 것이 PAV,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자율 주행 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인공 지능, 에고-4입니다.”

마나를 이용해서 물건에 자아를 가지게 하는 마법이 바로 에고다.

성호가 만든 에고 장치는 4살 정도의 정신연령을 가지고 있어서 이름이 ‘에고-4’다.

“자율 주행은 총 5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속도와 제동을 제어하면 1단계, 방향까지 통제하면 2단계, 교통 신호와 도로의 흐름을 인식하고 통제하면 3단계입니다. 그리고 여기까지는 그냥 제어만 하는 거고 자율 주행 시스템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몸은 약해 보이지만 뿔테 안경 너머의 눈빛만은 날카로웠다. 그것이 바로 성호가 송민섭 사장을 신뢰하는 이유다.

“4단계부터가 바로 자율주행입니다. 운전자가 목적지만 설정하는 단계가 4단계입니다. 그러나 자동으로 주유를 하거나 정비를 하고, 세차장으로 이동하는 것, 비상 상황에서의 대처는 불가능하죠.”

뒤에 있던 화면의 다이아몬드 모양에서 선들이 이어지면서 자동차의 여러 장치와 연결되었다. 엔진, 미션, 브레이크, 타이어, 모니터, 배터리 등등으로 이어졌다.

“미래 그룹에서 만든 PAV 시스템은 자율 주행 5단계입니다. 모든 것을 인공지능이 진행하게 되므로 운전자가 할 것이 없습니다. 연료의 충전과 세차, 그리고 수리와 점검까지 자동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입체 화면이 떠오르면서 이번에 미래 자동차에서 만든 천마 자동차 네 대가 나타났다.

“뒤에 보시는 것이 이번 미래 그룹의 PAV, 개인용 비행 자동차 천마입니다. 총 네 가지 타입으로 판매될 예정입니다.”

검은색의 유려한 몸체, 바퀴와 보닛이 없으며 반짝이는 곡선의 유리가 앞부분부터 뒤까지 이어지는 것은 비슷했지만 크기와 형태가 약간씩 달랐다.

미래 그룹의 송민섭 사장이 가장 첫 번째 자동차를 가리켰다.

가장 작았으며 2명이 탈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첫 번째 천마 시리즈는 소형 세단으로 이름은 베이스입니다. 2명이 탈 수 있고 크기가 작은 만큼 연비가 가장 좋습니다. 가격은 1,500만 원입니다.”

“1,500만 원!”

너무 낮은 가격에 장진혁 회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1,500만 원이면 기존에 있던 경차들과 가격이 비슷했다.

미래 그룹이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미래 그룹과 손잡기를 잘했어.’

그 옆에는 4인용 보통 승용차 형태였지만 천마 특유의 날렵하고 유려한 모습은 그대로 담겨있었다.

“그 옆에 보이는 두 번째 시리즈의 이름은 코르티스입니다. 중형 세단으로 가격과 성능 면에서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2,500만원입니다.”

3번째 천마 시리즈는 뭔가 덩치가 컸다. 세련된 곡선과 사면을 곡면 유리로 한 것은 같았는데 안쪽에 9명의 사람이 탈 수 있었다.

“세 번째 시리즈는 이름은 시뮤얼입니다. 총인원 9명이고 의자를 전부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서 이동 중에 서로 마주보고 여가를 즐길 수 있습니다. 가격은 3,500만원입니다.”

4번째 천마 시리즈는 다른 시리즈 보다 크고 곡면 유리 보다 차체의 높이가 조금 올라가고 각도를 약간 줄여 중후 하고 묵직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마지막 시리즈는 내부의 보안과 안전성, 그리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임페리스입니다. 가격은 1억 2천입니다.”

저 정도 가격에 저런 스펙이면 이제 세상의 모든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항공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가 국가와 국경은 그대로면서도 동시에 하나가 되는 날이 온다.

미래 자동차의 송민섭 사장이 이제 막 천마 자동차의 스펙과 마나 에너지의 활용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 할 때였다.

“잠깐!”

성호가 손을 들었다. 그리고 뒤를 가리켰다.

송민섭 사장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봤습니다. 회장님.”

입체 화면이 꺼지고 회의실에 있는 모든 전등이 들어와 환하게 비추었다.

역시 저런 인간이 항상 있다.

휴대폰으로 모든 것을 찍어대는 인간 말이다.

책상 아래에서 휴대폰을 가지고 회의 진행하는 것을 촬영하고 있었다.

솔직히 요즘 나오는 휴대폰이 볼펜보다 작으니 너무 작아서 성호가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모를 뻔 했다.

“거기 휴대폰으로 촬영하시는 분은 어느 부서 누구십니까?”

-웅성웅성…….

누가 이런 중요한 회의에서 휴대폰으로 촬영을 한단 말인가?

-후다닥!

휴대폰으로 촬영하던 놈이 뒷문을 향해 달려갔다.

도망가는 모양새가 그냥 촬영한 건 아니라는 반증이었다.

“거기서!”

문을 열고 나가려는 녀석을 여러 사람들이 막았다.

문 밖에 있던 보안 요원이나 경호원들이 소란을 듣고 달려들었다.

그중에는 대한민국의 최고의 특수부대 도깨비들이 섞여 있었다.

도망갈 곳이 없자 녀석이 뒷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베레타?’

다른 사람은 못 봐도 성호는 볼 수 있었다.

저건 베레타 800 권총이다.

이탈이아에서 만들었고 소형이라 가지고 다니기 쉬웠다.

“슬립!”

-풀썩.

“드르렁……. 쿨쿨…….”

순식간에 잠이 들며 녀석이 쓰러지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몸을 날려 덮쳤다.

도깨비 부대들이 자신들이 가진 모든 특기를 모두 사용하여 녀석을 제압했다.

-우당탕탕!

곧 소요가 일고 녀석은 꽁꽁 묶이다시피 밖으로 끌려나갔다.

“보통 녀석이 아니군. 이런 곳에 권총까지 들고 들어온 것을 보면.”

약간의 소란이 있은 뒤, 다시 회의가 계속되었다.

“큼큼, 뭐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나머지를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다시 송민섭 사장 뒤로 천마 자동차가 입체적으로 나타났다.

“천마 자동차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였습니다. 모두 마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여기서부터는 성호도 아는 내용이다.

지금은 불법 촬영한 놈의 정체가 더 궁금했다.

“장진혁 회장님,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아, 네.”

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보니 장진혁 회장은 의자의 팔걸이를 꽉 잡고 있다.

송민섭 사장의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장진혁 회장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천마 자동차에는 프록실드라는 보호막이……. 지금 보시는 테스트 영상은…….”

과거 성호와 같이 천마 자동차를 테스트했을 때 받은 충격이 새록새록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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