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20화 (120/225)
  • 《120화》

    한 달이 지났다.

    성호는 대전에 있는 미래 중앙 연구소에 있었다.

    “아……. 죽을 거 같아”

    성호가 뒤로 넘어가며 엎어졌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정말 끔찍했다.

    똑같은 박자, 똑같은 음색, 똑같은 크기의 소리로 강의하는 멀린의 강의를 들어야 했다.

    천하의 성호도 단 5분 만에 잠이 온다.

    잠을 쫓으며 최선을 다했는데 아직 끝까지 듣지도 못했다.

    20%만 들었다.

    20%밖에 못 들었는데 건강하던 성호의 눈에 다크써클이 생겼다.

    “회장님아, 그냥 나처럼 포기하지?”

    “…….”

    강동민이 거대한 원형으로 만들어진 어떤 장치를 조립하며 성호를 놀려댔다.

    솔직히 강동민은 단 1분을 듣고 잠이 들었다.

    “이걸 구하기 위해 참 고생했는데.”

    1,200km를 비행기를 타고 사우디까지 다녀오고, 거기서 해동청을 빌려 지구에서 가장 춥다는 남극까지 가서 어렵게 구한 거다.

    전부 오래되고 방전된 마법 도구들만 있기에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에고에 대한 지식이 필요해 갔다 왔다.

    죽은 테일러의 영면을 방해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과거의 기억을 뒤져 봐도 이 멀린의 강의를 다 들은 사람이 없다.

    누구도 끝까지 듣지 못했다.

    오직 왕국의 어떤 학자가 매일 8시간씩 15일을 듣고 죽었다는 전설이 있을 뿐이다.

    “나처럼 속 편하게 4차 산업 혁명은 집어치우고 마나 혁명이라고 새로 하나 만들지? 어때?”

    “끄응. 그게 강동민 팀장이 만든다고 생깁니까?”

    “어때서, 나 혼자만 마나 혁명하지 뭐.”

    하여튼, 성호는 에고 마법진을 손봐서 이제는 15살 정도의 정신연령을 만들 수 있었다.

    에고-15.

    15세의 정신연령을 가져서 15라는 넘버를 달았다.

    이것을 1m 크기밖에 안 되는 실험용 골램 멋짐 1호, 멋짐 2호, 멋짐 3호에게 장착해 봤다.

    -안 해!

    -그걸 내가 왜 해야 하는데?

    -날 좀 내버려 둬.

    -나는 상관없어요.

    -나한테는 관심도 없죠?

    아놔, 사춘기의 정점!

    중2의 에고가 나와 버렸다.

    “에휴.”

    아직 갈 길이 멀었다.

    “회장님아, 저건 어떻게 할 거야?”

    강동민이 한쪽에 세워진 천막을 가리켰다.

    타이탄급 기간트가 그곳에 있다.

    “제발 건들지 마세요. 저건…….”

    “왜? 건담이나 태권V, 마징가 제트, 맥칸더V 많잖아. 내가 만들어 볼게.”

    “아뇨, 제발 그냥 내버려 두세요.”

    판타리아에서 사용하던 기간트, 그것도 10m 이상의 크기를 가진 타이탄 급이다.

    저걸 강동민에게 맡겼다간 순간 태권V가 된다.

    마나 엔진에는 최고급 마정석 3개나 들어가 있다.

    그 최고급 마정석을 서로 융합 폭주하는 방식을 이용해서 엄청난 마나 에너지를 방출한다.

    외형은 갑옷을 입은 사람과 비슷했다.

    가슴 한가운데에 드래곤을 형상화한 흉갑이 있고 양쪽 어깨와 다리, 그리고 등까지 드래곤을 형상화한 기형적인 모양들로 만들어져 있다.

    특이한 점은 양쪽 팔에 엄청난 양의 마정석이 박혀 있다는 것이다.

    -마법사 전용 타이탄!

    이건 테일러가 타고 다녔던 녀석이다.

    “회장님아, 내가 기가 막힌 디테일로 만들어 준다니까?”

    “절대 안 돼요.”

    이건 성호가 스스로 개조할 계획이다.

    “현지 그룹에 교통 법규 문제로 가는데 같이 가죠?”

    “노노노, 난 회의는 질색이라. 그리고 워프 장치 만드는 것만으로도 벅차니까. 회장님아 혼자 다녀와.”

    회의라면 저렇게 싫어한다.

    “알겠습니다. 대신 절대 저건 만지지 마시고요.”

    “알았다니까 그러네.”

    저 거슴츠레한 눈빛이 조금 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지금은 현지 그룹에 갔다 와야 한다. 이번에 현지 그룹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대한 교통 법규와 규제에 대해서 완성했다고 자신을 초대했기 때문이다.

    이 일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참관한다고 한다.

    성호는 원형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원판 위에 올라섰다.

    -텔레포트!

    이번에 새롭게 마법진의 재료가 바일브덴으로 바뀌면서 텔레포트 장치를 만들 수 있었다.

    바일브렌은미스릴의 3배가 넘는 마나 전달 능력이 있었다.

    구리였다면 몇 번 작동하고 나면 녹아내렸을 것이다.

    시동어가 아닌 버튼 하나로 미래 그룹의 본사 빌딩의 회장실로 이동했다.

    -우웅…….

    미래 그룹의 회장실 바닥에 텔레포트 장치가 달려있었는데 그 위로 성호가 ‘짠’ 하고 나타났다.

    “회장님 오셨습니까? 다들 기다리고 있습니다.”

    “출발합시다. 어라라?”

    자신의 회장실에 최태욱 혼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미래 그룹의 구조조정 본부의 임원들, 미래 자동차의 송민섭 사장이 성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허걱!’

    그들이 전부 입을 한자만큼 벌리고 서 있었다.

    전부 성호를 기다리고 있다가 텔레포트를 통해 순간 이동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순간이동, 공간이동, 입자 이동기…….

    다들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이 왔다 갔다 했다.

    몸이 약하기로 소문난 송민섭 사장이 눈을 까뒤집고 있다.

    “회장님, 이건…….”

    “텔레포트라는 장치입니다. 마나 에너지를 이용하는 거고, 대략 400km 정도를 공간이동 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아직 출시 전이니, 비밀입니다.”

    “아!”

    이제는 만들다 못해 이런 것도 다 만드는구나.

    공간이동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이게 세상에 나가면 또 어떤 파장이 일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송민섭 사장은 성호가 리플레쉬 마법으로 기운을 불어넣고 나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아닙니다. 몸이 약한 건 송민섭 사장의 탓이 아닙니다.”

    체질이 그런 걸 어쩌겠는가.

    미래 그룹 빌딩에서 성호와 미래 그룹 임원들, 경호원 50여 명이 현지 그룹으로 이동했다.

    현지 그룹의 빌딩은 서울에만 여러 개다.

    그중에서 현지 본사 빌딩은 두 개의 빌딩이 마주 보고 있는 형태로 동관, 서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현지 그룹의 본사 빌딩에는 25, 26층을 전부 활용한 거대한 회의실이 있었다.

    총 300명 정도가 착석할 수 있고 대부분 중요 회의를 위한 자리이기에 최고급 자재들로 지어졌다.

    그 회의실에 150여 명의 현지 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정부 관계자로 국토교통부 장관인 권준희와 그의 비서진들 1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오! 이성호 회장, 오랜만이야?”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정진혁 회장님.”

    “나야 잘 있었지, 내가 직접 자네 자리를 준비했네.”

    정진혁 회장 바로 옆에 편한 의자와 테이블, 태블릿PC, 간식까지 전부 세팅되어 있었다.

    “감사합니다. 전에 약속한 것들을 지키기 어려우셨을 텐데 다 하셨더군요.”

    “봤나? 나 한다면 하는 사람이네. 그리고 하나도 안 어려웠어. 하하하.”

    솔직히 정진혁 회장은 억지로 해야 했다.

    안 하면 현지 그룹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만큼 미래 그룹의 기술은 혁신적이었다.

    -자율 능동 비행 자동차의 실용화.

    그래서 성호가 요구한 5가지 사항을 다 지켰다.

    내수 자동차와 수출 자동차의 질과 가격을 동일하게 해버렸다.

    급발진 사고 중에서 확실해 보이는 16개의 사례를 들어 보상해 줬다.

    2, 3차 협력 업체에 대한 단가를 10% 이익을 낼 수 있게 맞춰줬다.

    5개의 신문사에 미래 그룹을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정진혁 회장이 직접 기사를 올렸다.

    용역 근로자 중에서 성실해 보이는 직원 만 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현지 그룹의 놀라운 변화.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 위한 준비인가?

    언론사들이 현지 그룹의 변화를 칭찬하고 있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현지 그룹이 미래 그룹에 항복하다!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었고 창피도 이런 창피가 없었다.

    그런데 현지 그룹이 미래 그룹과 손을 잡자마자 주가가 올라가고 쑥쑥 매출이 올라갔다.

    그리고 요즘 전기세가 내려가고, 세금이 내려가고,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서 전보다 더 큰 이익을 보고 있다.

    거기에다가 북한에 지어지는 철도나 도로 건설에 현지 건설이 협력하게 되므로 얻는 이익은 천문학적이었다.

    그러니 현지 그룹의 정진혁 회장이 성호를 이렇게 반갑게 맞이할 수밖에 없다.

    “회장님, 오셨습니까?”

    국토교통부 권준희 장관이다.

    성호의 노예 중 하나이자 국민들의 노예이기에 깍듯하게 인사를 하러 왔다.

    “잘 계셨습니까? 국민들을 위해 하신 일들을 제가 다 체크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때 진한 향수가 코로 훅, 하고 들어왔다.

    “저는 안 보이시나요?”

    정진혁 회장의 손녀인 정나희다.

    요즘 따라 점점 예뻐지는 그녀다. 화장도 조금 더 화려해지고 머리도 조금 더 길렀다.

    전에는 커리어 우먼이었다면 지금은 여인의 향기가 났다.

    그녀는 평생 연애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에 생긴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옳은지 몰랐다.

    “잘 계셨습니까?”

    “아뇨, 전 불면증이 있었어요. 당신 생각하느라 요즘 잠이 안 와서요.”

    “좀 직설적이시군요.”

    “당신 같은 사람에게는 그래도 될 것 같아요.”

    이 여자, 외국에서 공부하고 왔다더니 너무 적극적이다.

    “저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애인이 아닌, 친구일 뿐이겠죠. 당신을 내 남자로 꼭 만들겠어요.”

    이런 강압적인 태도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아마도 재벌가의 여식으로 자라 자기 마음대로 해온 버릇이 나온 거 같았다.

    “전 다소곳한 여자가 좋습니다. 그럼 이만.”

    성호가 그냥 정진혁 회장 옆에 앉자 정나희는 발만 동동 굴렸다.

    연애해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현지 자동차 사장, 이민석입니다.”

    강단 위로 현지 자동차의 사장이 올라왔다.

    현지 그룹은 정진혁 회장의 카리스마로 꽉 잡고 있어서인지 다들 군기가 잡혀 있었다.

    “지금까지 미래 그룹과 현지 그룹은 PAV(Personal Air Vehicle), 즉 개인용 항공 자동차의 실용화를 준비해 왔고 오늘 그 결실을 발표하겠습니다.”

    이것 때문에 오늘 성호가 현지 그룹을 찾은 것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비행용 자동차들은 기존에 있던 비행기 형태를 이용하거나 드론 같은 형태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가격은 비싸고 비행기 면허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500m 정도의 활주로가 필요하고 너무 느렸습니다.”

    무대 뒤에 입체 화면으로 미래 그룹에서 만든 천마 자동차의 모형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미래 그룹에서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천마 자동차는 그 모든 것을 해결했습니다.”

    주변 배경이 바뀌면서 일반 도시의 도로 한가운데처럼 꾸며졌다.

    “완전 자율 주행, 일반 자동차와 비슷한 가격, 반중력 추진 장치를 이용한 이동과 자가 중력에 의한 운전능력 향상, 그리고 안전을 위한 보호막 기능까지 모든 것을 고려하면 거의 혁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경이 공중으로 바뀌면서 자동차가 하늘 한가운데를 날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저는 3㎞ 떨어진 성북구에서 여기까지 1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PAV, 즉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이용하면 단 4분 만에 도착하게 됩니다.”

    하늘이 3개로 나누어지는 그림이 그려졌다.

    “먼저 기존에 운영 중인 항공기는 시속 900km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고 크기도 커서 공중 부양 자동차와는 같은 공간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도 1km 이상을 기존 항공기의 항로로 만들고 그 아래를 PAV 도로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늘의 중간층 부분이 노랗게 깜박였다.

    “일반 도로와 고속도로가 있듯 PAV가 다녀야 하는 도로도 속도의 차이에 따라서 구간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km에서 500m 구간을 시속 200㎞ 이상의 PAV 자동차들이 다닐 수 있게 했습니다.”

    하늘의 가장 아래층 부분이 하얀색으로 깜박였다.

    “500 미터 이하에서는 시속 60km 이하의 속도로 다닐 수 있게 설정했습니다.”

    마지막 화면은 기존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와 표지판, 신호등이 나타났다.

    “미래 그룹과 현지 그룹에서 실용화하려는 천마 비행 자동차는 완전 자율 운전이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차선, 신호등, 표지판을 공중에 따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이에 관련된 법규는 거의 통과가 된 상황입니다. 질문 있으십니까?”

    성호가 손을 들었다.

    “이민석 사장님, 수정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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