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화》
대한민국에 한 번 더 대규모 테러가 일어났다.
이번에는 북한의 반군들이었다.
예전 김성은 위원장을 따르는 북한의 특수부대들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테러를 일으킨 것이다.
잠깐 동안은 대한민국 군인들과 같은 복장의 그들을 우리나라 군인인 줄로 오인하기도 했었다.
테러가 일어난 곳은 총 4곳으로 서울의 세종로의 광화문 광장부터 국회의사당, 청와대, 그리고 미래 그룹이었다.
특히 서울 상공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면서 가전제품들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
성호의 헬파이어였지만 사람들은 EMP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북한과는 이제 친하게 지내지 말자.
-내가 그럴 줄 알았지.
-나 광화문 광장에 있었다.
-이번 일로 희생당하신 분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남북한의 협력 사업 올 스톱되나?
청와대에서 이번 일에 대해서 기자 회견을 열었다.
기자들은 청와대에 들어서면서 이번 사건의 참혹함을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여기저기에 남은 총알 자국과 시커멓게 그을린 포탄 자국, 무너진 건물들이 눈에 보였다.
청와대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그 밖에서 기자 회견이 이루어졌다.
“안녕하십니까?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 이규철입니다.”
이번 일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지 수염도 덥수룩했고 입술까지 터 있었다.
“어제 14시 50분에 시작된 테러 사건은 총 4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이 목표로 한 곳은 청와대, 국회의사당, 미래 그룹 빌딩, 광화문 광장이었습니다.”
사방에서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이번 테러 사건으로 무고한 시민이 16명이나 사망하였으며 전경 및 군인들이 무려 48명이나 전사하였습니다.”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경이 무려 12명이나 사망했다.
청와대 앞에서 36명의 군인이 전사했다.
그리고 무고한 시민 16명이 사망했다.
“이번 테러는 북한의 경보 교도지도국 소속 112 훈련소의 군인들이 일으켰으나 배후 세력이 따로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규철 대통령의 뒤로 트루스가 작동하며 입체 화면이 만들어졌다.
“지금 보시는 것은 청와대 지하에 있던 상황을 녹화한 것입니다.”
청와대 지하의 CCTV를 알리스가 총으로 쏴서 망가트렸는데 어떻게 녹화 영상이 있는 걸까?
-리턴즈이미징!
4서클 마법으로 1시간 전의 과거를 마나 에너지를 통해서 환상으로 보여주는 마법이다.
리턴즈이미징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이미지를 성호가 직접 녹화해서 이규철에게 주었다.
물론 성호가 나오는 장면은 삭제했다.
약간 어두운 지하 통로였다.
주변에는 대통령 경호원으로 보이는 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당신 정체가 뭐요?]
이규철 대통령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통통해 보이는 갈색 머리 외국인이 이규철 대통령의 이마에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
[나? 세계의 진정한 주인을 섬기는 종 레디 알리스라고 하네.]
[이런 비밀을 서슴없이 나에게 말해도 되는 거요?]
[왜 이야기해 주냐고? 오늘 넌 죽을 거니까.]
그때 북한군들이 좁은 복도로 들어왔다.
[오랜만이야, 리만수 동지.]
[오랜만입니다. 알리스 님.]
[이규철은 그냥 죽이면 안 되네. 팔다리를 잘라내고 대가리를 잘라 북한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 줘야 해. 그래야 남북한이 또 싸우지.]
입체화면 영상은 여기까지였다.
작은 것까지 너무 디테일해서 조작이 있을 수 없는 영상이다.
“저는 대한민국이 대통령으로서 이번 테러를 남북연합을 깨트리기 위한 음모로 간주하며 이들 세력과 맞서 싸울 것을 천명합니다.”
청와대의 기자 회견이 끝났다.
그러나 그 파장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역시 남북 연합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었던 거야.
-그래서 남북한이 맨날 싸운 건 아닐까?
-소름 돋는다.
-이럴수록 남북 평화를 지켜냅시다.
-평화는 목숨을 걸어야 얻어지는 법!
-이 희생을 잊지 맙시다.
이 일로 남과 북이 더욱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북한이 고속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
-중국의 경제 공황!
중국은 어떻게든 경제 공황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러나 늪에 빠진 것처럼 발버둥 칠수록 안으로 빠져들었다.
경제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쓰러졌다.
중국은 어떻게든 외환 보유고를 늘리고자 애를 썼지만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게 많았다.
-외환 보유고 = 빵원
위안화는 끝도 없이 그 가치가 하락했다.
그 많던 중국의 은행들과 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면서 밀가루 한 포대를 사기 위해 한 달 치 월급을 줘야 했다.
그동안 사방에 만든 적들이 이때를 노리고 으르렁거렸다.
대만은 미국의 이지스함을 2대 추가 구매했다.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티베트 독립운동이 활발해졌다.
몽골은 옛 영토 되찾기 운동을 시작했다.
베트남은 인도로부터 대규모의 무기를 수입해서 중국 국경에 갖다 놨다.
-중국에는 핵융합 발전소 지을 계획 없음.
-미래 그룹의 모든 물건은 중국에 팔지 않음.
미래 그룹의 발표는 안 그래도 어려운 중국을 절벽으로 떠밀었다.
-초저가 에너지 시장에 중국 배제.
중국은 이제 버틸 수 없었다.
그동안 해온 일들 때문에 중국이 제품과 기업을 믿지 않았다.
기업의 신뢰도가 바닥이라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후진타우의 인맥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처음의 위기를 넘겼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후진타우는 나이가 너무 많아서 노구의 몸이라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다.
몇 달도 안 되어서 그의 후계자 천민월이 중국의 지도자가 되었다.
중국의 청와대로 불리는 남중해,
주석이 된 천민월은 북경의 중남해 앞에 보이는 잔잔한 호수의 수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8월입니다.”
“일본에서 8월에 하자던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거절하면?”
“일본의 차관을 들여올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올해 안에 중국은 망합니다.”
천민월이 눈을 감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잘 나가던 중국이 이렇게 어렵게 된 건 뭐가 문제였을까?
“대한민국의 신형 무기들을 상대할 방법은?”
“대규모 폭격이나 핵미사일 공격뿐입니다. 일본이 원한대로 날짜에 맞춰서 흑룡강 일대와 황해에서 무력시위 정도만 하면 됩니다.”
“아니, 북한을 침공한다.”
“네?”
“대한민국의 신무기들은 장시간 사용하지 못한다. 일본과 한국이 본격적으로 전쟁에 돌입했을 때 북한을 침공한다.”
“너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100년 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그다음에 뭘 했는지 아나?”
“대학살을 벌였습니다.”
“그랬지. 많은 인민이 죽었지.”
난징 대학살.
일본군이 난징에 들어와 항복한 군인과 민간인 12만 명 이상을 죽인 사건이다.
“그럼?”
“일본과의 전쟁을 한국 땅에서 한다.”
천민월은 다시 저 먼 수면 너머를 바라봤다.
“많은 피를 뿌려 중국을 살려야 한다면 해야지. 모든 피 값은 내가 짊어진다.”
중국은 남아 있는 모든 것을 털어 북부 군구를 강화했다.
흑룡강 근처에서 78, 79, 80 집단군이 대규모로 훈련을 감행했다.
-중국은 즉시 군사 행동을 멈춰라. 러시아는 아시아의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원한다.
이를 러시아가 참견하고 나섰다.
옛날 같으면 중국의 LNG 가스 수입 때문에 찍소리도 못했을 텐데 요즘은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5개나 되는 핵융합 발전소가 지어지고 엄청난 양의 전기 에너지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값싼 전기를 세계에 팔았다.
솔직히 마나 핵융합은 재료가 특별했고 마법진의 구조가 복잡해서 그렇지, 실제 구조는 간단했다.
터빈으로 돌아가는 발전기도 필요 없고 거대한 냉각수 가동 장치도 필요 없다.
공사 기간은 단 한 달밖에 안 걸리는데 돈은 40억 달러씩 받아 갔다.
그 모든 것은 이성호 회장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미래 그룹의 지주 회사인 미래 홀딩스의 모든 주식 100%를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성호는 지금 대전에 있는 미래 중앙 연구소에 있었다.
“회장님아 다음은 뭐 할 거야? 워프? 응? 그거 하자 응?”
“4차 산업 혁명을 먼저 일으킬 겁니다.”
“4차 혁명? 그건 왜?”
“앞으로 각종 무기들의 통제를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꼭 필요합니다.”
성호가 생각하는 기간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은 필수적이다.
석유와 전기가 대중화되면서 일어난 2 산업 혁명!
인터넷과 컴퓨터, 인공위성으로 일어난 3차 산업 혁명!
그리고 인공지능의 4차 산업 혁명!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자동화 되는 세상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산업을 말한다.
로봇, 자동차, 휴대폰, 컴퓨터, 공장의 가동까지 여러 가지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심지어 전쟁에 사용할 기간트제작에 인공 자아는 필수적이다.
4차 혁명의 세상에서 인간이 더 행복해야 한다고 성호는 생각했다.
그래서 누구든지 누릴 수 있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갔다.
-마나와 인공지능-
당연히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인공지능인 에고가 있으니 쉬워 보였다.
마나 반도체 공장의 운영에 사용되는 골램들도 영화 소품으로 사용된 로봇 뼈대를 가지고 만들었었다.
나중에는 채프라는 영화 소품용 로봇 뼈대를 더 많이 가지고 만들었는데 이름을 멋짐1, 멋짐2, 멋짐3 순서로 만들었다.
“우가우가.”
“나 멋지다. 너 안 멋지다.”
“아니다 내가 더 멋지다.”
채프 골램 셋이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녔다.
자율 시스템을 위해서 그냥 내비 뒀더니 저런다.
“회장님아 아무리 로봇이지만 너무한다.”
강동민이 한숨을 쉬며 서로 장난을 치는 로봇들을 바라봤다.
“4살 정도의 정신연령이 문제네.”
성호는 딱 4살 정도의 정신연령을 가진 에고까지만 만들 수 있다.
단순한 일이야 시키면 되고 복잡한 일은 컴퓨터와 연결하면 된다.
그러나 조금 더 복잡한 일로 넘어가면 문제가 커진다.
특히 전쟁에서는 말이다.
저번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자율 주행 때문에 우마 테크놀로지를 인수했는데 그곳에서도 아직 미완성이었다.
“회장님아. 우리 4차 산업 혁명은 접자.”
“아뇨, 방법이 하나 있을 것 같아요. 거길 가봐야겠네요.”
“어디?”
“남극.”
“남극?”
그래서 성호는 테일러의 던전으로 향하기로 했다.
차원이동으로 지구에 온 마법사.
그러나 지구에는 마마가 없어 돌아가지 못한 비운의 마법사 테일러!
그의 던전이 남극에 있다.
솔직히 던전에는 별게 없다.
판타리아 대륙에서 가지고 온 것들은 마나가 흩어지며 망가져 있을 거다.
그냥 골동품일 뿐이다. 그런 걸 가져오자고 남극까지 갈 수는 없었다.
“그런데 가야겠네.”
테일러의 스승인 멀린의 가르침이 담긴 반지가 거기 있다.
아무도 익히지 못한 완벽한 에고에 관한 가르침이 말이다.
“그곳에 제 스승님의 유물이 있습니다.”
“뭐? 회장님아를 가르친 분이 계셔?”
“실제 만난 적은 없습니다. 아주 고대의 유물이죠.”
“오파츠 같은 거군! 마나 에너지의 기원이 오파츠였다니 신기한데.”
“뭐……. 비슷한 거로 해두죠.”
사실 12년이나 꾸던 악몽에서 튀어나왔지만 해명하지는 않았다.
테일러의 스승 멀린, 테일러는 전쟁 중에 마법을 배웠기에 첩보 마법과 전투 마법에 뛰어난 편이지만 에고와 자연에 관한 마법은 약했다.
기간트의 에고만은 스승의 에고를 사용했다.
그 멀린이 만든 에고가 필요했다.
지구라는 차원으로 넘어와 죽은 테일러는 남극에 던전을 만들었었다.
그곳에 그 멀린 스승이 남긴 에고 마법의 가르침이 있다.
성호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바닥에 그렸다.
그 모습을 강동민이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우웅!
성호의 심장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가 쭉 빠져나가 거대한 마법진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마법진들이 겹쳐지면서 입체적으로 변했다.
남극에서 중앙에 가깝지만, 인도양 쪽이었다.
미국이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곳이다.
갔다 오는 동안 들켜서 좋을 게 없기에 공간 이동으로 갔다 와야 한다.
“텔레포트!”
-퍼석…….
마법진이 켄슬 되면서 먼지처럼 사라졌다.
“뭐지?”
지금까지 이런 경우가 없었다.
“매스 텔레포트!”
더 거대한 마나가 소모되면서 둥근막이 만들어졌다.
-퍼석…….
이번에도 캔슬 되면서 모아 놓은 마나가 공기 중에 흩어졌다.
전기세가 싸지기 전이면 몇백만 원 나올 정도의 양이다.
“아놔!”
강동민이 먹다 남은 치킨을 먹으며 말했다.
“우리 회장님아가 못하는 게 있네? 남극에 있다는 오로라 때문인가?”
강동민이 신기하게 성호를 바라보면서 콜라를 삼켰다.
세상일이라는 게 쉬운 게 없다.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
“해동청 전투기를 빌릴까?”
한국에서는 아마 군사무기기 때문에 개인적인 일로 빌려 주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거기가 미국 땅이라는 거다.
솔직히 남극조약으로 누구도 자기 땅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군대를 주둔시키고 자기 땅임을 과시하고 있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