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화》
미래 그룹 본사 빌딩은 서울 시내에서 가장 중심가에 세워진 쪽빛의 아름다운 빌딩이다.
-끼이익!
미래 빌딩 앞으로 버스 두 대가 서더니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우르르 내려섰다.
“1조 동무들은 지하로 들어가 폭탄을 설치하고 2조와 3조 동무들은 위로 올라가 이성호 반동분자를 처분한다.”
“알갔습네다.”
폭탄으로 보이는 상자가 내려지고 총기류를 점검했다.
“왜 자꾸 여길 노리는 건지…….”
언제부터 저곳에 있었을까?
미래 빌딩 앞에 검은색 전투복에 흰색 도깨비 가면을 쓴 괴인이 서 있었다.
흰색 도깨비 가면 위로 짧게 기른 붉은 머리카락이 나풀거렸다.
성호였다.
“전부 총을 내려놓고 바닥에 엎드리지?”
성호의 말에 북한 반란군들이 피식 웃었다.
“뭐야 저 똘아이는?”
-타앙!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이 권총을 꺼내더니 바로 발사했다.
-티잉!
총알이 투명한 막에 튕겨 나갔다.
“뭐이야? 이 간나를 쏘라!”
-타타타! 탕탕!
사방에서 성호를 향해 총알이 발사되었다.
-우웅…….
성호가 한 손을 올리자 공중에 거대한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8개의 오망성이 겹쳐지더니 두꺼운 마나 회로들이 만들어 지면서 원기둥이 만들어졌다.
원기둥의 범위는 무려 300m나 되어서 북한의 반란군들과 그들이 타고 온 버스까지 그 일대가 전부 들어가 있었다.
“그래비티!”
6 서클 마법인 그래비티는 일정 공간의 중력을 증가시켜 적을 공격하는 마법이다.
-쿠구궁!
지구 중력의 10배나 되는 엄청난 압력이 일대를 짓눌렀다.
“크악!”
“으거걱!”
80㎏의 몸무게가 갑자기 800㎏의 되었다.
자기 몸무게에 숨도 못 쉴 정도다.
쓰러지면서 눌린 압력 때문에 뼈가 부러진 녀석들도 많았다.
손에 들고 있던 K-2 소총은 3.8㎏ 정도 한다. 그게 갑자기 38킬로가 되면서 땅바닥에 붙어버렸다.
-꾸구궁…….
버스 두 대의 지붕이 찌그러지면서 점점 납작하게 변했다.
“리버스 그래비티!”
역중력 마법!
-우우웅!
찌그러져 가던 버스와 북한군들이 공중으로 붕 날아오르더니 그대로 땅에 처박혔다.
“끄악!”
“꼴까닥!”
“살려줘!”
“그래비티!”
-꾸욱!
또다시 10배의 중력이 작용하면서 녀석들을 눌렀다.
“리버스 그래비티!”
“우와악!”
그리고 이어진 역중력 마법으로 녀석들을 붕 떠오르게 했다가 땅바닥에 처박았다.
“내가 좀 바빠서 여기까지만 할게.”
여기를 처리하고 나면 청와대로 가야 한다.
“누군가 했더니, 이성호로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성호가 고개를 돌렸다.
어디선가 많이 듣던 목소리다.
붉은 피부에 대머리 배불뚝이.
녀석이 빌딩의 어두운 골목길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부드득!
성호가 분노로 이를 갈았다.
“이용찬!”
거기 있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도록 하고 자신을 정신병원에 12년간이나 가둔 놈이 말이다.
이용찬, 그놈이 온 것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엄청나게 끈적거리고 어두운 에너지가 뭉쳐져 있었다.
“역시 이성호 네놈이로군. 놀라운데,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니.”
“너도 폴 막스의 종이 되었구나.”
“오! 주인님을 알고 있군. 그래 난 폴 막스 님의 종이 되었다.”
이용찬의 몸이 점점 붉어지면서 불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입고 있던 옷이 타서 재가 되어 버리고 옴 몸이 붉다 못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주변의 아스팔트가 붉게 달아오르더니 녹아내렸다.
“주인님으로부터 특별한 능력을 얻었지.”
-꾸욱…….
주먹 안에는 엄청난 힘이 깃들여 있었다.
이정도 힘이면 이성호 정도는 단번에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퍼엉!
이용찬이 성호에게 달려들자 그 뒤로 아스팔트가 터져 나갔다.
붉게 물든 주먹 안에서 뭔가가 폭발했다.
-콰차장!
“무슨!”
실드가 단번에 깨져 나갔다.
성호가 급하게 양손을 들어서 막았다.
-쿠웅!
어찌나 강력한 힘인지 단 한방에 성호가 10m나 뒤로 주르르 밀려났다.
‘뭐야, 이거?’
엄청난 폭발과 함께 갑자기 방사능이 만들어졌다.
“핵폭발?”
작지만 확실히 핵폭발이었다.
“어때? 이제 조금 두려워졌나?”
-콰콰콰콱!
이용찬이 자신의 몸속에서 핵폭발을 일으키자 점점 더 붉게 변하고 그 열기에 주변이 녹아내렸다.
“이용찬, 원자력 인간이라도 된 건가?”
“오, 한 번에 알아보는군.”
사우디에서 폭발한 핵폭탄으로 100만 명이 죽었다.
그들이 내뿜는 마이너스 에너지가 차원의 문을 열고 뿜어져 나왔다.
그때 나온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해 폴 막스가 이용찬을 능력자로 만들었다.
원자력 인간(Atomic Man).
심장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며 온몸에서 엄청난 열기를 내뿜었다.
공격할 때 소규모 핵폭발을 일으켰다.
주변이 방사능으로 생긴 열기 때문에 줄줄 녹아내렸다.
“재미있군.”
성호는 얼얼한 손을 털며 웃었다.
-빠지지직…….
성호의 주변으로 스파크가 튀었다.
천마 신공의 내공과 상극인 방사능이 서로 반발하면서 불타 올랐다.
“매직 미사일!”
성호의 주변으로 마나로 만들어진 강기들이 만들어지며 고속으로 회전했다.
무려 100여 개나 되는 매직 미사일이 이용찬에게 쏘아졌다.
“이딴 거!”
이용찬의 손이 밝게 빛나며 주변을 휩쓸었다.
-좌차차차창!
매직 미사일들이 핵폭발로 발생한 방사능 파장 때문에 깨져 나가며 유리처럼 부서져 내렸다.
“나한테는 안 통한다. 이성호!”
“알아.”
성호의 손목을 감싸며 마법진이 둥글게 만들어졌다.
회전하던 마법진이 점점 커지더니 5개의 고리로 변하면서 번개가 만들어졌다.
“썬더 스톰!”
양손에서 만들어진 강력한 번개가 이용찬에게 쏘아졌다.
-콰르릉!
-콰차창!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핵폭발이 일어나면서 이용찬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마법이 깨져 나갔다.
“죽어라, 이성호!”
-쿠쿠쿵……!
이용찬의 몸에서 거대한 핵폭발이 일어났다.
그 힘을 이용해서 튕겨지듯 성호에게 날아간 이용찬이 주먹을 날렸다.
붉다 못해 백광으로 물든 주먹은 핵폭발을 일으키며 엄청난 고열을 내뿜었다.
성호도 마주쳐서 주먹을 내뻗었다.
-천마신권(天魔神拳) 제4장 폭마(暴魔天)
-콰앙!
둘의 주먹이 서로 부딪치며 그 파장에 주변의 빌딩의 유리창들이 다 터져 나가고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들이 뒤집어졌다.
“죽어! 죽어! 죽어!”
-쾅! 쾅! 쾅!
막상막하(莫上莫下).
근접 거리에서 둘의 주먹이 오고 가며 주변에 엄청난 폭발이 발생했다.
파괴력에 담긴 파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도로와 자동차, 가로수 등의 모든 것을 박살 내 버렸다.
버스에서 내린 북한군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런 근접전에서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다.
“블링크.”
-쨍그랑!
이번에도 마법진이 깨져 나가면서 유리처럼 부서져 내렸다.
“역시. 방사능이 마법의 흐름을 방해해.”
아까 프록 실드가 갑자기 부서진 이유를 알았다.
프록실드는 성호가 21세기의 폭발형 무기들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방어 마법이다.
그런 마법이 깨진 이유는 방사능 때문이다.
-콰앙!
단 몇 밀리 차이로 이용찬의 주먹이 성호의 머리 옆으로 비켜나며 바닥을 때렸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쾅! 쾅! 쾅!
“이 쥐새끼 같은 놈이!”
“그렇게 느린 주먹에 맞는 바보도 있나? 이용찬.”
사실 이용찬은 엄청난 파워와 원자력 폭발이라는 무기를 얻었지만 순수한 무력만 보자면 동네 아저씨 수준이다.
그런데 성호는 이미 강호를 호령하던 천마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상대가 될 수가 없었다.
“아악! 죽여 버린다.”
이용찬이 빙글빙글 돌며 애꿎은 아스팔트만 박살을 냈다.
-천마신검! 일광만마!(一狂萬魔)
성호의 손이 빛나며 한줄기의 검이 만들어졌다.
오직 강기로만 이루어진 검.
검강(劍强)이다.
-서걱!
뭔가 번쩍이며 수평으로 땅이 갈라졌다.
세상이 위아래로 두 쪽이 되었다.
-쿠앙!
그로 인한 굉음과 파장은 한 반자 뒤에서야 주변을 휩쓸었다.
“으악!”
-철퍼덕!
이용찬은 자신의 눈앞에서 두 다리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해야 했다.
잘리거나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졌다.
이용찬은 다리가 사라지면서 땅바닥에 나뒹굴 수밖에 없었다.
“내 다리! 젠장, 이성호! 죽여 버릴 거야!”
다리가 없는 이용찬이 발버둥 치며 고함을 질렀다.
“이용찬, 폴 막스는 어디 있지?”
“그걸 말해줄 것 같아!”
-사가각.
성호의 손이 한 번 더 움직이자 이용찬의 손이 잘려져 나갔다.
“젠장, 다 같이 죽자!”
-쿠콰콰콱!
이용찬의 몸이 밝게 빛나더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자폭?”
원자력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이용찬이 자폭한다는 것은 한 가지를 뜻했다.
핵폭발!
“텔레포트!”
-촤자장!
텔레포트로 이용찬을 다른 곳에 보내려고 했는데 바로 깨져버렸다.
엄청난 방사능 때문이다.
조금씩 흘러나오는 방사능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젠장!”
여기서 이용찬이라는 인간 핵폭탄이 터지면 100만 명 이상 죽는다.
이제 방법은 하나뿐이다.
“마나 드레인!”
성호가 이용찬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내뿜는 방사능을 흡수했다.
“으득!”
너무 많았다.
이미 성호는 7 서클로 올라간 뒤라서 방사능으로 만들어진 마나를 더 이상 흡수할 수가 없다.
심장은 부풀어 오르다 못해 터져 버리기 직전까지 왔다.
“썬더 스톰! 썬더 스톰! 썬더 스톰!”
성호의 주변으로 거대한 마법진이 회전하더니 번개를 만들어냈다.
-콰릉!
엄청난 번개가 빌딩 숲 사이에서 거꾸로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
-쿠르릉! 콰콰광!
무수하게 많은 썬더 스톰이 하늘로 쏘아졌다.
30분 동안이나 계속된 썬더 스톰이 하늘로 쏘아졌다.
“으드득!”
썬더 스톰보다 강력한 마법을 써야 한다.
-쩌저적…….
공간이 갈라지듯 열리며 붉은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밝게 빛나는 마법진이 12개나 만들어지더니 하나의 거대한 마법을 실행시켰다.
엄청난 화염의 불꽃이 고속으로 회전을 하더니 끝내 하얗게 빛나는 구체가 되었다.
“헬파이어!”
8 서클 마법인 헬파이어.
업화(業火)라고도 불리는 마법!
지옥에서 죄지은 영혼들을 태우기 위해 만들었다는 불꽃이 바로 헬파이어다.
-쿠가가쾅!
서서히 공중으로 올라가는 새하얀 헬파이어의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소모되는 마나의 양도 장난이 아니다.
이용찬의 자폭 때문에 빨아들이는 마나가 부족할 정도다.
하늘 높이 올라간 헬파이어는 쭉쭉 올라가더니 끝내 폭발해 버렸다.
-콰아아앙!
헬파이어의 폭발은 서울의 상공 위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구름이 폭발의 파장 때문에 흩어지며 넓게 퍼져 나갔다.
“으아……. 죽을 뻔했네.”
성호가 숨을 헐떡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핵폭발은 멈춰졌다.
이용찬은 시커먼 시체를 남기고 죽어 있었다.
“작은아버지, 하늘에 가면 아버지께 사죄해야 할 겁니다.”
-치이익…….
성호의 손이 열기 때문에 붉게 달아올라서 수증기를 내뿜었다.
“이제는 청와대인가?”
여기서 쉴 수는 없었다.
“너무 늦은 건 아닌지 모르겠네.”
성호의 몸이 하늘로 날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