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12화 (112/225)
  • 《112화》

    -끼익…….

    검은색 봉고차 3대가 세종로 사거리에 섰다.

    “야 이! 갑자기 서면 어떻게 해!”

    -빵빵!

    “차 빼!”

    세종로 사거리에서 서버린 검은색 봉고차 때문에 그 뒤의 많은 차들이 빵빵거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쪽 구간이 평상시도 잘 막히는 구간인데 그 길에다가 떡하니 누군가 주차를 한 것이다.

    -우르르…….

    그때 봉고차 문이 열리며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내렸다.

    검은색 특공 복에 붉은 도깨비 가면을 쓴 자들!

    도깨비 부대다.

    “저, 저, 저…….”

    “도깨비 부대다.”

    “대박!”

    백광현과 그의 부하들로 구성된 도깨비 20명이 내렸다.

    “형님, 우리는 왜 총이 없습니까?”

    “우린 민간인이다.”

    “아!”

    생각해보니 도깨비 부대라고 불릴 뿐 실제로는 민간인이다.

    그것도 2년 이상의 실형이나 문신 때문에 대부분이 보충역이었다.

    “우리가 언제 총을 썼다고 그래! 모두 주먹으로 해결한다.”

    “넵!”

    “총질하면 겨냥하는 곳만 피하면 된다. 다들 흡혈금강불괴을 신공을 익혔으니 총알쯤은 피할 수 있을 거 아냐!”

    ‘그래, 총알쯤이야...맞으면 죽으려나?’

    총이라는 소리에 걱정이 앞선 백광현의 방화문이 보였다.

    출입문 한쪽을 손으로 잡고 잡아당겼다.

    -콰직!

    출입문의 경첩이 그냥 부서지며 떨어져 나왔다.

    그런 문짝을 완력으로 반으로 접은 백광현이 이리저리 움직여 봤다.

    “이정도면 총을 막을 수 있을까? 다들 문짝 뜯어내서 총알을 막는 용으로 쓰도록.”

    그 뒤로 도깨비들이 화장실, 대피소, 역무원 출입문 등의 방화문을 잡아당겨 떼어 내고는 반으로 접었다. 그리고 백광현의 뒤를 쫓았다.

    “아니, 여보쇼. 문짝은 왜 부수고 난리요!”

    “공무집행 중이오. 방해하지 마쇼.”

    음침한 도깨비들의 말에 지나가던 시민도 역무원도 뭐라 하다가 말았다.

    “형님, 그런데 방화문이 총알을 막아 줍니까?”

    “몰라, 그냥 피하다가 몇 개는 방화문으로 막아봐.”

    “아, 네.”

    몸으로 때우라는 소리다.

    “저기 있구만!”

    100여명의 남한 군복을 입은 북한군이 보였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역이지만 100명이나 되는 군인이 개구리 복을 입고 있는데 알아보지 못할 수가 없었다.

    백광현의 입꼬리를 비틀며 씩 웃고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다 꼼짝 마!”

    북한군을 이끌고 지하에서 올라오던 북한군 리평수 소좌는 웬 검은 옷을 입은 녀석들이 문짝으로 보이는 철판을 들고 달려오자 당황했다.

    거기다 도깨비 가면을 쓰고 말이다.

    자신들의 작전 교본에도 없는 상황이다.

    “저거이 문짝 들고 뭐 하는 거이드매?”

    갑자기 빨라진 백광현의 몸이 사라졌다.

    다른 도깨비들이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지 벽을 타고 내달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북한군 테러리스트들을 덮쳤다.

    “오늘 다 죽는구나 생각해라!”

    -쿠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맨 앞에 있던 북한군 리평수 소좌가 튕겨지듯 공중으로 날아갔다. 거의 10m를 날아간 그의 얼굴은 이미 납작하게 눌려 있었다.

    “뭐, 뭐이네?”

    백광현의 눈에서 푸른 광선이 나가는 듯했다.

    그리고 그 뒤로 그와 비슷한 검은 특공복을 입은 도깨비들이 방화문을 들고 달려들었다.

    “쏘라우!”

    -드드드드!

    북한군들이 K-2 소총을 자동 연발로 하고는 그냥 갈겼다.

    총알 수백 발이 백광현과 도깨비에게 날아들었다.

    도깨비들이 빠르게 총이 겨냥되는 장소를 피해가며 달려들었다.

    -타악! 퍽퍽…….

    총알의 힘에 뒤로 움찔 물러난 백광현은 두 겹의 철판 중에서 하나는 관통당하고 그 뒤의 철판이 안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관통하지 못한 것이다.

    -씨익.

    “애들아, 총알로 방화문 못 뚫는다. 막 달려들어!”

    또 한 명의 북한군이 도깨비의 주먹에 저 멀리 튕겨져 날아갔다.

    -쿠앙!

    백광현이 북한군 병사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그러자 북한군이 총을 겨냥하기 위해 총구를 내렸다.

    -퍼어억!

    엄청난 힘이 실린 주먹이 북한군의 턱에 꽂혔다.

    공중으로 날아가 천장에 머리를 박은 북한군이 쌍코피를 쏟아내며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그 뒤에 백광현의 몸이 빙글 돌며 다른 북한군이 쏘는 총알을 피했다.

    -쿠강쿠강쿠강!

    총알에 맞은 지하철 바닥과 벽면의 대리석이 터져나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여기저기 움직이는 도깨비들에 의해서 북한군 병사들 절반이 순식간에 여기저기 날아가며 쓰러졌다.

    -타앙, 타앙!

    총소리가 나고 지하철 바닥과 기둥들에 총알이 박혀 들었다.

    “꺄악!”

    -푸컥!

    운이 나빴던 걸까 지나가던 시민 다섯 명 정도가 총을 맞고 쓰러졌다. 순식간에 주변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걸 백광현이 몸으로 막았다.

    뒤로 돌아선 백광현의 등에 총알이 박혀 들었다.

    “이런 니미럴!”

    도깨비의 몸이 조금 더 빨라졌다.

    총성에 지하철에 있던 시민들이 놀라서 우르르 밖으로 도망을 쳤다.

    지하철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비명이 난무했다.

    세종시 사거리에 있는 지하철 입구에서 사람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꺄악!”

    “도망가!”

    전쟁 반대 시위에 참가하던 사람들은 세종 대로를 지나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미 청계광장 앞까지 온 상황이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일본의 군비 증강을 규탄한다.

    -중국은 전쟁 준비를 멈춰라.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오자 시위대들이 우왕좌왕했다.

    “뭐야?”

    “무슨 일이 났나?”

    “갑자기 왜들 달아나고 그래?”

    -탕탕탕……! 타타타타!

    “총소리?”

    “도망가!”

    “지금 지하철 아래에서 총을 쏘고 있어요.”

    엄청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며 밖으로 달아나기 시작하자 일대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시위대는 청계천 광장에서 광화문역 쪽으로 달아났다.

    달아나는 사람들이 청계천 광장 앞으로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외쳤다.

    “달아나요. 지금 지하철역에서 우리 군인들이 시민들에게 총을 쏘고 난리도 아니에요.”

    “뭔 소리예요? 우리나라 군인이 총을 쏘다니?”

    “몰라요. 달아나요. 지금 지하철 안에 총을 맞고 쓰러진 사람 때문에 피바다에요.”

    “무슨 소리예요?”

    “한 번에 좀 알아들어! 광화문역에서 우리나라 군인이 시민들에게 총질하고 있다고!”

    이 이야기를 듣던 시민들이 세종로에서 그대로 도주하기 시작해서 서울 광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도깨비가 그렇게 막았건만 시민들은 북한 특공대의 복장만 보고 한국 군인이 시민에게 총질했다고 믿었다.

    “역시 시민들 선동하는 것에는 우리를 따라올 자가 없어.”

    아까만 해도 놀라서 기절할 것 같은 표정을 짓던 아저씨 한 명이 유유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한국에 있는 폴 막스의 종들이 시민들을 선동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광화문역에서 북한 특공대 100명과 싸우고 있는 백광현과 도깨비들은 10분도 지나지 않아 그들을 제압했다.

    “생각보다 심각하군.”

    서울 한복판에 침투해서 작전을 펼쳐야 하는 북한군이 약할 리가 없다.

    지금 도깨비들 중에서 옷이 멀쩡한 녀석들이 없었다.

    총알을 피한다고 뛰어다니다 보니 한두 군데 찢어지는 거야 기본이고 총알을 열심히 피했지만 몇 명은 총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으매, 아픈 거.”

    엄살을 부렸지만 흡혈금강불괴 신공 때문에 총알이 깊이 박히지는 않았다. 웃통을 벗고 지혈을 하는 데 힘을 주니 상처에서 총알이 쑥하고 빠져나왔다.

    “나 총 맞은 거 맞아?”

    “그러게……. 무슨 총알이 1센티도 못 들어가냐?”

    그랬다. 총알이 그들의 피부를 뚫고 기껏해야 1㎝ 정도 들어갔을 뿐이다.

    그걸 신기하다고 쳐다보고 있는데 이미 출혈이 멈추고 있었다.

    흡혈금강불괴신공의 영향이었다.

    “형님, 북한군 녀석들 사망자 23명, 중상자 56명, 기절한 녀석이 21명입니다.”

    총 앞에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죽은 녀석들도 많았다.

    “시민들은…….”

    백광현의 눈이 붉어졌다.

    그는 시민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누워 있는 것을 쳐다보지 못했다.

    “두 명이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다섯 명이 다리나 팔에 총상을 입었습니다. 힐러 건으로 치료 중이라 목숨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젠장!”

    죽으면 아무리 힐러 건이라고 해도 살릴 수 없다.

    자신들이 조금만 빨랐다면 시민들은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움직이면 쏜다! 두 손 들고 모든 무기를 버려!”

    사복을 입은 형사들과 경찰 특공대 수십 명이 한꺼번에 지하철 아래로 달려왔다.

    백광현과 도깨비는 무기를 들고 있지 않았기에 그냥 두 손만 들었다.

    그들의 눈에는 의문이 들었다.

    한쪽은 대한민국 군복을 입은 군인 같은 자들이 쓰러져 있고 한쪽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특수 부대라는 도깨비 부대 같았다.

    “무슨 상황입니까?”

    “우리 몰라? 특수 부대 도깨비 모르냐고?”

    “압니다.”

    “저 녀석들은 대한민국 군인 같아 보이지만 변장한 북한군들이니까 알아서 제압해. 그리고 시민 중에 사망자가 둘이나 나왔어. 뒷마무리를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백광현이 도깨비들을 불러 모았다.

    이제 움직일 시간이었다. 북한군은 여기만 있는 게 아니다.

    시민들에게 총질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시간이 없다. 여기는 경찰에 맡기고 우리는 광화문 광장으로 나간다.”

    백광현과 도깨비들이 광화문역에서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광화문 광장에서 반대편으로 달리던 시민들이 여기저기 넘어지고 난리가 났다. 그로 인해서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서울 광장 입구에 대기 중이던 전경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멀뚱히 서 있었다.

    세종로의 도로 위로 걸어 올라가던 시민들이 도리어 뛰어서 내려오고 있었다.

    “뭐야, 갑자기?”

    전경들을 지휘하는 박 시위 경장이 지나가는 시민을 붙잡고 물었다.

    “저기 무슨 일입니까? 왜 다들 달아나는 겁니까?”

    “전경 양반, 지금 광화문에서 우리나라 군인들이 시민들에게 총질하고 있답니다.”

    “네?”

    왜 우리나라 군인들이 시민들에게 총질해?

    -치지직…….

    그때 오른쪽 어깨에 달고 있던 무전기에서 신호가 왔다. 전경들을 지휘하던 박 시위 경장에게 무전이 온 것이다.

    [찌칙……. 그쪽 담당자 나와라. 오버]

    “누구십니까?”

    [도깨비 부대 팀장입니다.]

    ‘그 도깨비 부대? 이 무전 통신은 또 어떻게 한 거야?’

    도깨비 부대의 팀장, 이성호의 무전이었다.

    “말씀하시죠. 광화문에 있는 전경들을 맡은 박 시위 경장입니다.”

    [광화문역에서 방금 전에 북한의 반란군이 대한민국 군복을 입고 테러를 일으켰습니다.]

    “아! 그래서 시민들이 우리 군인이라고 하는 거군요.”

    [그곳은 제압된 상태지만 북한군이 서울역에서 그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그럼?”

    [시민들이 그쪽으로 가는 것을 막아 주십시오.]

    “이 많은 시민을 말입니까?”

    [시민들의 목숨이 달려 있습니다.]

    “그래도...”

    [도깨비 부대원들이 가는 중이니 시간을 벌어 주셔야 합니다. 못 막으면! 시민들이 죽습니다.]

    “알겠습니다.”

    박 시위 경장은 현실을 한번 상기했다.

    북한군이 남한 군복을 입고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에게 총질해대고 있다.

    이미 시민들은 광화문역에서 서울역 쪽으로 달아가고 있으니 실제 현실이다.

    마음이 급해졌다.

    그가 전경들의 지휘관으로 사용하는 버스로 뛰어갔다.

    그리고 버스 위에 달린 거대한 스피커로 연결된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아! 아! 시민 여러분 지금 광화문에서 우리 시민에게 총질한 놈들은 북한에서 내려온 반란군입니다.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우리 군인이 아니라 북한군입니다.]

    “그걸 어떻게 믿어!”

    “우리나라 군인이 시민에게 총질하고 있다고.”

    [지금 광화문 쪽은 제압되었지만, 서울역 쪽에서 북한군이 오는 중이랍니다. 지금 발길을 돌려 광화문 쪽으로 도망가야 합니다.]

    “거기서 지금 우리나라 군인들이 총질하고 있다고!”

    “우리나라 군인들이 시민을 죽이려 한다!”

    “전경들도 같은 편 아냐?”

    “시민들을 정부가 죽이려 한다!”

    시위대는 도리어 전경들을 욕했다.

    이래서는 시민들을 서울역 쪽으로 가지 못하게 할 수가 없다.

    박 시위 경장이 마이크를 끄고 무전기를 들었다.

    “모든 전경들에게 알린다. 긴급 상황이다. 시민들이 서울역으로 가지 못하도록 막아! 지금 북한 반란군들이 우리나라 군복을 입고 서울역 북문에서 이곳으로 오고 있다. 서둘러!”

    무전을 받은 전경들이 버스에서 우르르 내려서는 서울 광장 쪽에 바리케이드를 치기 시작했다.

    “전경들이 막는다.”

    “뚫어!”

    한쪽은 막고 한쪽은 뚫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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