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10화 (110/225)
  • 《110화》

    일본이 제국주의의 망상을 펼칠 때 먼 우주에서는 엄청난 마나 에너지들이 뭔가를 찾고 있었다.

    무려 6개월이나 찾고 있었다.

    마나들은 주인이 만든 마법진에 의해서 메테오라는 이름의 성질을 가지게 되었다.

    먼저 찾았던 5개의 운석은 5m에서 30m 사이면 되니 찾기 쉬웠다.

    그러나 나머지 2개는 3m 이상, 5m 이하급이다.

    마나 에너지들은 무려 6달 동안이나 적당한 운석을 찾아다녔다.

    1~2미터짜리는 많았지만, 그냥 보냈다.

    5m가 넘는 거대한 운석들도 그냥 보냈다.

    필요한 것은 3m에서 5m 중간의 운석!

    -찾았다.

    먼 우주에서 마나 에너지들이 드디어 원하는 것을 찾았다.

    -아쉽네, 하나뿐이야.

    거대한 마법진이 만들어지고 운석 하나가 빨려 들어갔다.

    -쿠앙……!

    갑자기 들려온 폭발음에 구로히토 황태자와 일본 사배 총리, 그들과 함께하던 일본 각료들이 놀란 눈으로 사방을 살펴보았다.

    “뭐야? 지진이야?”

    건물이 위아래로 흔들리고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바닥이 순간적으로 울컥거릴 정도의 충격음이었다.

    -삐리리리……. 삐리리리…….

    그때 사배 총리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따라랑……. 따라랑…….

    -데와키마시다……. 데와키마시다…….

    (전화 왔어요……. 전화 왔어요…….)

    그리고 이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의 핸드폰들이 전부 울리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여기 모여 있던 사람들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꺼번에 온 것이다.

    “나 사배다. 무슨 일이야? 지금 천황 폐하와 중요한 대화 중이다.”

    [사배 총리 각하, 난리 났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나? 지진 때문에 그런 건가? 방금 전에 나도 느꼈네.”

    [지진이 아닙니다. 운석이 떨어져서…….]

    “운석?”

    [야스쿠니 신사가 사라졌습니다.]

    “!”

    순간 사배 총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를 보고 있던 다카오타 황태자가 무슨 일인지 궁금한지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야, 야스쿠니 신사가 운석에 맞아서 사라졌답니다.”

    “뭐?”

    이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 눈이 크게 떠지며 놀라서 입을 한 자만큼 벌렸다.

    야스쿠니 신사!

    일본 도쿄의 한가운데 있는 지요다구의 황궁 북쪽에 있는 신사(神社)가 야스쿠니 신사다.

    일본에 있는 8만여 개에 달하는 신사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신사 중의 신사로 불린다.

    이 신사는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제국주의를 위해 죽은 많은 전범을 모신 영전이 있으며 일본 사람들은 그들을 나라를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일본을 위해 죽은 자는 이 신사의 신이 되는 것이다.

    그런 그들을 일본 천황이 참배함으로 죽은 자들이 천황을 위해 죽어 신이 된다는 신화 의식을 심어주는 장소가 야스쿠니 신사다.

    그런 야스쿠니 신사에서 사배 총리가 찾아와 전범자를 신으로서 참배하면서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따라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을 지키는 신이 잠들어 있는 곳이고 언제든지 제국주의가 일어나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상징적 장소이다.

    -쿠구쿵……!

    야스쿠니 신사는 3.5m급의 운석이 떨어져서 사라져 버렸다.

    면적이 3만 평 정도 되는 신사의 대부분이 거대한 크레이터를 남기며 사라졌고 그 주변의 공원과 건물들 수십 개가 부서져 버렸다.

    [어제저녁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에 운석이 떨어지면서…….]

    미래 빌딩 15층, 성호는 회장실에 오랜만에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다.

    그때 TV를 통해서 일본에 운석이 떨어진 것을 들었다.

    “6개월 만에 떨어졌네……. 이제 하나 더 남았나?”

    중국에 떨어진 것은 크기의 범위가 넓어 쉽게 찾고 떨어졌는데 일본에 떨어진 것은 5m 이하급이라 찾는 데 오래 걸린 듯하다.

    5m 이상의 운석이 떨어지면 건물 하나로 안 끝난다.

    “그 전에 반성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면 캔슬해줄 수도 있는데…….”

    그때 뉴스에서 아나운서가 흥분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일본의 극우파 정치인 나카무라 외교부 장관은 운석이 떨어진 이유가 아스쿠니 신사에 같이 모시고 있는 한국 사람의 유골 때문이라며…….]

    언제나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일본의 정치인들이다.

    “그럴 일은 없을 듯하네.”

    -깨똑!

    수지의 문자다.

    [뭐해?]

    [뉴스 보고 있어.]

    [일본에 또 운석 떨어진 거?]

    [응.]

    [운도 지지리 없다 그지.]

    [그러게…….]

    그러게 왜 자꾸 말을 고따구로 해서 성호의 미움을 받냐고.

    [나 애델에게 연락이 왔어. 당장 영국으로 왔으면 좋겠대.]

    [애델이?]

    [응, 날 최고의 가수로 만들어 주겠대.]

    [잘 되었네.]

    ‘영국 가면 한동안 못 보는데…….’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수지가 저렇게 좋아하는 데 반대 할 수는 없다.

    [모든 프로듀서와 레코드 회사까지 다 준비되었대.]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잖아. 잘 해봐.]

    [네가 좀 도와주라.]

    [영국의 음반사 몇 개 사줘?]

    [죽을래? 그런 거 말고.]

    [그럼 뭐?]

    미래 그룹이 수지를 협찬하는 거야 자신이 말 한마디만 하면 된다.

    그럼 설레발치는 최태욱 때문에 아마 몇천억 이상의 투자금이 마련될 것이고 어쩌면 영국 음반사 몇 개 정도는 구매할지도 몰랐다.

    [아빠 좀 설득해줘.]

    [응?]

    [네 말이라면 들어줄 거 같아.]

    이건 좀 어렵다.

    여자친구 부모님 댁에 가는 거 말이다.

    그런데 왜 자신이 가야 하는 거지?

    자신은 그냥 남자 친구일 뿐이잖아?

    [제발 부딱케!]

    귀여운 토끼가 인사하는 이모티콘이다.

    수지가 보낸 귀여운 이모티콘에 성호가 넘어갔다.

    [그래. 도와줄게.]

    ***

    수지는 아직도 전에 살던 아파트에 그대로 살고 있었다.

    “아직도 여기 사시네.”

    “성호, 여기야!”

    수지가 손을 흔들며 차에서 내리는 성호를 반겼다.

    주차장에서 수지와 만난 성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일반인이 사는 아파트는 처음이라 성호가 집에 들어서며 두리번거렸다.

    “이성호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수지의 아버님이신데 말 놓으셔도 됩니다.”

    “아니, 회장님께 어떻게…….”

    “제가 불편합니다.”

    “그럴까?”

    “네, 편하게 대해 주십시오.”

    “그래? 그럼 이야기가 달라지지. 어서 오게 우리 회장 사위!”

    “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딸을 달라고 온 거 아닌가?”

    “아빠!”

    수지가 고함을 질렀다.

    김종편이 성호의 귀에 대고 말했다.

    “아직이야?”

    “네, 아직입니다.”

    “그래? 너무 늦는 거 아닌가? 내가 확실히 밀어주지!”

    “아, 네……. 감사합니다.”

    “싫다고는 안 하는 걸 보니, 미래 그룹 회장님이 곧 내 사위가 되겠어. 하하하!”

    “아빠! 아직 친구라고 친구!”

    수지가 얼굴을 붉히며 김종편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런데 어떤 친구가 이런 사이던가?

    “작은 성의입니다.”

    성호가 선물로 달모아 62를 가져왔다.

    전 세계에 12병만 있어서 진짜 어렵게 구했다.

    3억 원쯤을 주고 샀다.

    “뭐 이런걸!”

    역시 수지의 말대로 애주가다.

    “수지야, 가서 안줏거리를 좀 내오거라.”

    “네.”

    거실에 앉자 수지의 아버지 김종편이 말을 먼저 꺼냈다.

    “바쁘신 우리 회장님께서 이곳까지 무슨 일이신가? 수지 때문이지? 달라고 하면 오늘 당장 주지. 하하하!”

    이분 생각보다 농담을 잘하신다. 그리고 진담처럼 하신다.

    “큼큼, 그 일은 나중에 꼭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 그럼, 오늘은 무슨 일로 왔는가?”

    “애델이라는 가수를 아십니까?”

    “알지, 그 영국 최고의 가수이지 않은가? 얼마 전에 콘서트 한 거 TV에서 봤네.”

    “사실 제가 온 것은 애델이 수지를 영국으로 데려가 가수로 키워 보겠다고 부탁을 해서입니다.”

    “그럼 설마 저번 콘서트의…….”

    “SJ 가 수지입니다.”

    “이런, 맙소사. 어쩐지 비슷하다 했어.”

    김종편이 하도 반대를 해서 수지가 정식으로 노래를 부른 적은 없다.

    그러나 가끔 흥얼거리는 정도는 김종편도 들어본 적이 있다.

    들을 때 어딘가 들어본 거 같더니 수지의 목소리였다.

    “난 반대일세!”

    김종편이 단칼에 거절하며 얼굴을 굳혔다.

    “아버님, 수지가 저렇게 원하는데 일단 한번 해보라고 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내가 왜 반대하는지는 아나?”

    “모릅니다.”

    “수지 어머니도 가수가 꿈이었지.”

    “아! 그럼 수지의 재능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군요.”

    그런데 왜 반대하시는 걸까?

    “그렇지, 수지 애미는 원래 폐가 약했어. 그런데도 가수가 꿈이었지.”

    옛날 생각이 났는지 김종편이 잠시 침묵했다.

    “몸이 약해서 감기를 달고 살았지만, 노래를 진짜 좋아했지.”

    수지 어머님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터졌어. 노래 연습 중에 피를 토하고 쓰러졌는데 폐암이라고 하더군.”

    “그럼?”

    “애 엄마는 그걸로 세상을 떠났어. 수지도 엄마를 닮았는지 어려서부터 폐가 약했어. 여러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았지.”

    “지금 수지 양은 튼튼해 보입니다.”

    “전혀, 아직도 감기 걸리고 그래.”

    “네?”

    누구나 감기는 걸리지 않나?

    “그렇게 폐가 약한 녀석이 어느 날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하더군. 난 수지도 노래 부르다 그렇게 될까 봐 가수를 반대한 걸세.”

    이게 바로 김종편이 수지가 가수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다.

    부모님으로서 걱정하시는 건 이해는 간다.

    그러나 그건 성호가 있기 전의 이야기다.

    “아버님, 요즘 힐링이 있습니다.”

    “응?”

    “요즘 폐암은 힐링으로 일주일만 치료받으면 낫는 병입니다.”

    “…….”

    김종편이 어이가 없어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진짠가?”

    “수지 양이 제 옆에 있는 한 절대로 병에 걸리지 않게 하겠습니다.”

    “좋아, 허락하지. 대신 이제 수지를 자네가 책임지게.”

    “감사합니다. 아버님.”

    “아빠! 누가 누굴 책임지는데!”

    수지가 안주를 들고나오다가 소릴 빽하고 질렀다.

    “아니면 아닌 거지,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냐? 누가 들으면 진짠 줄 알겠다.”

    “아빠!”

    수지는 얼굴만 붉히고 발만 동동 굴렸다.

    그날 성호는 김종편의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적어도 5번은 들어야 했다.

    수지는 아버지의 허락까지 떨어지자 바로 영국으로 떠났다.

    [나 갔다 오는 동안 한눈팔면 죽어!]

    수지의 문자다.

    누가 들으면 무슨 사이인 줄 알겠다.

    [바쁜가 보네? 요즘 왜 문자가 뜸해?]

    [여기는 한국과 비슷해 약간 추운 정도? 나 없다고 우는 거 아니지?]

    [한국에 나 없으니 심심하지?]

    수지의 문자 메세지는 하루에도 수십개가 성호에게 날아 왔다.

    그럼에도 둘은 아직도 친구로 지내고 있다.

    수지가 처음으로 앨범을 출시했다.

    총 3곡이 들어 있는 솔로 앨범은 모두 영어로 불렀는데 일주일 만에 영국 차트 4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벌써 빌보드 차트 100위 안에 올라왔다.

    ‘당신과 만날 수 없어도.’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없는 감정을 그대로 실었다.

    듣고 있다 보면 그리움에 눈물이 주르르 흐를 정도였다.

    성호도 이 노래를 휴대폰의 벨 소리로 저장했다.

    들으면 들을수록 감미로웠다.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을 만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