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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108화 (108/225)
  • 《108화》

    러시아의 외교부 장관 마브로스키는 그날 급행으로 대한민국으로 날아갔다.

    그의 눈에 비친 서울은 별천지였다.

    여러 간판들이 입체적으로 움직이고 교통 신호도 입체 화면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맑은 공기라니!”

    서울의 공기는 무슨 알프스나 에베레스트산에서나 느낄 수 있는 맑은 공기였다.

    걸어 다니는 사람마다 모두 행복해 보였다.

    얼마 전에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나라가 이런 모습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많은 아픔을 덮고 저렇게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서로 미워하던 것을 내려놓고 용서했다.

    희생의 의미를 잊지 않았다.

    세상에서 대한민국만큼 많은 전쟁을 많이 경험한 민족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많은 전쟁 속에서 5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살아남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새삼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도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미래 그룹은 서울의 번화가 중심에 있었다.

    15층에 위치한 회장실로 올라간 마브로스키는 날카로운 인상에 은색 안경을 쓴 얼음 같은 중년인을 만나게 되었다.

    “어서 오십시오. 저는 미래 그룹 비서실장 최태욱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러시아의 외교부 장관 마브로스키입니다. 포틴 대통령 각하의 명령으로 이성호 회장님을 뵈러 왔습니다.”

    “지금 회장님께서 묵상 중이신데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습니까?”

    “얼마든지 기다리겠습니다.”

    성호는 회장실에서 가부좌를 틀고 묵상 중이었다.

    최태욱 실장이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

    -똑똑.

    “들어와요.”

    “회장님, 전에 말씀하신 러시아의 외교부 장관이 왔습니다.”

    “어서 모시고 들어오세요.”

    마브로스키 외교부 장관은 숱이 별로 없는 금빛 백발에 약간 긴 얼굴형을 가진 50대의 러시아인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러시아의 외교부를 맡은 마브로스키입니다.”

    “반갑습니다. 미래 그룹의 이성호입니다.”

    “러시아어를 참 잘하십니다.”

    “조금 배웠습니다.”

    마브로스키는 성호가 러시아 말을 너무 잘해서 놀랐다.

    자리에 앉자 약간의 다과가 차려졌다.

    “저희 포틴 대통령 각하께서 이성호 회장님의 편지를 읽어 보셨습니다.”

    “뭐라 하시던가요?”

    “러시아를 먹여 살릴 정도의 무언가를 미래 그룹에서 줄 것이라 하셨습니다.”

    “추신 내용 때문에 기분 나빠 하시지는 않던가요?”

    “회장님을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역시 포틴 대통령이군요.”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러시아를 도와주시려는 겁니까?”

    “적이 같아서 도와줄 뿐입니다.”

    “네?”

    “러시아가 그동안 굶주린 이유가 미국이라는 나라를 등에 업은 거대 석유 재벌들 때문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석유 재벌들의 진정한 주인은 로스차일드 가문이구요.”

    “맞습니다. 놈들 때문에 러시아가 굶주리고 있죠.”

    “제 적이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의 멘츄스 그룹입니다.”

    “아! 그 멘츄스 그룹.”

    “제 부모님을 암살했고 미래 그룹 빌딩에 테러를 일으켰으며, 아시아에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놈들은 이성호 회장님과 악연일 수밖에 없겠군요. 그럼, 원하시는 건?”

    “또 아시아에 전쟁이 벌어질 겁니다.”

    “또 말입니까?”

    “제가 바라는 것은 전쟁 중에 대한민국의 편이 되어주는 겁니다.”

    “러시아가 참전하길 원하십니까?”

    조심스러웠다.

    지금 러시아의 동아시아 군단은 핵폭발로 절반이나 날아간 상태다.

    “참전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쟁이 일어나고 끝날 때까지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정도만 해도 됩니다.”

    성호가 책상 위에 두툼한 서류를 올려놓았다.

    “여기 있습니다. 북극곰이 굶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먹이가.”

    「MIRE 그룹 사업 계획서」

    러시아로 만들어진 사업 계획서였다.

    마브로스키가 성호를 한번 보더니, 종이를 천천히 넘기며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리고 끝내 손을 달달 떨었다.

    “어떻습니까?”

    “핵융합 발전소는 그냥 초석에 불과하군요.”

    “그렇습니다. 진정한 계획은 세계의 통합과 풍요입니다.”

    “모든 물건을 마나 에너지로 움직일 계획이라니…….”

    “미래 그룹은 이미 오랜 기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세계의 국경이 사라지고 서로 빼앗지 않아도 풍요로운 세상이 올 겁니다.”

    “마나 에너지란 게 정확히 뭡니까?”

    “마나 에너지는 마법 같은 겁니다.”

    “마법?”

    “과거에는 마법을 신비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과학과 마법을 구별할 수 없죠. 과학이 만들어 내는 거의 모든 것이 마술과 같으니까요.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많은 제품도 그렇지 않습니까?”

    물 없이 모든 물건을 깨끗하게 하는 워싱

    환상을 이용한 입체 영상 장치 트루스

    사람을 구별해서 통과시키는 DED 출입 장치

    반중력 추진 장치

    거의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 힐러

    집안의 물건이 저절로 움직이며 청소가 되는 클린

    핸드폰의 배터리를 손톱만 하게 만든 마나 배터리

    마나 핵융합 발전소

    모두 다 믿을 수 없는 제품들이다.

    “그럼, 미래 그룹에서 발견했다는 마나라는 것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마법이라고 생각하면 마법이고 과학이라고 생각하면 과학인 겁니다. 그런데 이미 일어나고 있고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마법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아!”

    “마나 에너지는 이제 마법이 아니라 마법 같은 게 되어 버렸습니다. 마법을 뛰어넘어 더 마법으로 불리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미래 그룹에서 러시아에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평화입니다. 저희 미래 그룹과 손을 잡으시겠습니까?”

    “무조건해야죠. 러시아는 위기 때 도와준 친구를 잊지 않습니다.”

    “공짜는 아닙니다.”

    “…….”

    러시아의 마브로스키 외교부 장관은 미래 그룹의 사업 계획서에 사인하고 돌아갔다.

    「반달곰과 불곰이 친구가 되었다.」

    미래 그룹 투자 계획서가 포틴에게 전달되었다.

    “하하하! 이 친구 재미있군. 재미있어!”

    소문이긴 하지만 이때 포틴이 그 자리에서 만세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고 한다.

    -러시아 핵융합 발전소 및 대규모 마나 배터리 공장 건립 추진.

    미래 그룹에서 러시아에 핵융합 발전소를 5개나 지을 계획이라는 발표를 했다.

    러시아까지 핵융합 발전소가 하나둘 지어지면서 전 세계의 에너지 시장이 요동쳤다.

    싼 가격에 전기가 생산되었고 유가는 곤두박질쳤다.

    이제 핵융합 발전소가 지어질 나라는 7개국으로 늘어났다.

    그중에서 사우디와 러시아만 5개씩 핵융합 발전소가 지어진다.

    러시아와의 계약이 성사되자마자 성호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에너지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마나 전기 충전 장치.

    전기 자동차를 충전하는 장치로 완전 충전하는데 단 5분밖에 안 걸렸다.

    설치비까지 단돈 120만 원의 가격밖에 안 했다.

    지금 사서 설치하면 절반 가격인 60만 원에 판매한다고 광고했다.

    기존에 있던 주유소에 장착만 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의 충전 장치기 때문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 바람에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은근슬쩍 그 위에 올라탔다.

    그러나 바로 내려와야 했다.

    -마나 엔진 출시.

    미래 그룹에서 마나 엔진을 출시했다.

    성호는 그동안 1,000조가 넘어가는 돈을 투자해서 전 세계의 자동차 회사와 엔진 제조 회사들을 사들였다.

    총 12개의 국가에 있는 대규모 공장에서 마나 엔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있던 자동차의 모든 엔진과 교체가 가능하게 설계가 되었다.

    모양은 기존에 있던 엔진보다 작았고 구조가 간단했다.

    모두 전기로 충전되는 형태다.

    -M 1.0

    -M 2.0

    -M 3.0

    -M 4.0

    힘의 크기에 맞추어 4가지 타입으로 출시되었다.

    M 1.0은 일반 승용차에 장착하는 것으로 기존에 있던 엔진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바로 장착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어떤 자동차든 220마력에 3200 RPM 엔진을 다는 거다.

    -내 차가 갑자기 스포츠카처럼 되다.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이제 작별인가?

    -마나 배터리를 달아서 그런지 연비가 장난 아냐!

    M 2.0은 트럭용으로 450마력에 133kgf.m 토크를 내는 엔진이다.

    M 3.0은 소형 선박용 마나 엔진이고 M 4.0은 유조선 같은 대형 선박용 마나 엔진이다.

    M 4.0 같은 경우 500만 마력이나 하는 힘을 내도록 설계되었다.

    전에 사용하던 엔진의 크기가 10분지 일로 줄고 무게가 줄어들었다.

    엔진의 출력과 연비가 크게 올라가는 마나 엔진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내연기관 엔진의 종말!

    -전기차 업체들이 스스로 마나 엔진을 수입해 달아.

    -앞으로 나오는 모든 자동차에 마나 엔진 장착될 것으로 예상.

    마나 엔진은 구조가 간단해서 엄청난 속도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한 달 만에 무려 10만대가 팔려나갔다.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판매되는 속도가 빨랐다.

    문제는 팔려나간 마나 엔진이 소모할 전기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핵융합 발전소가 있어서 전기 생산량이 풍부해진 나라들만 이 엔진들을 많이 수입했다.

    미래 그룹은 그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다음 사업 계획을 바로 추진했다.

    -초대형 마나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 수출.

    사우디에 지어진 핵융합 발전소는 무려 5개나 되었다.

    단 하나만 있어도 사우디가 전기를 사용하는 데 지장은 없었다.

    그런데 무려 5개나 사우디에 핵융합 발전소를 지었다.

    엄청난 양의 전기가 생산되었고 그 전기를 거대한 마나 배터리에 저장했다.

    미래 그룹의 지원 아래 러시아도 이 에너지 수출 시장에 참가했다.

    러시아도 핵융합 발전소가 이제 다섯 개나 되었기 때문이다.

    -MBMD-

    (Mana Battery Movement Device)

    MBMD는 초대형 전기 배터리다.

    크기는 컨테이너 박스 정도다.

    마나 배터리의 재료인 실그래콘에 마나를 가장 잘 통하는 물질인 바일브덴을이용해서 만들었는데 그 안에 저장되는 전기의 양은 무려 40만 KWh나 되었다.

    서울시가 한 달간 사용할 정도의 전기 양이다.

    그걸 세계 각지의 여러 나라에 팔았다.

    가격은 기존에 사용하던 전기의 절반이다.

    100만 KW급 발전소를 일 년간 돌리기 위해서는 석유가 150만 톤이나 필요하다.

    그런데 핵융합은 중수소 10톤만 있으면 된다.

    그것도 바닷물을 전기 에너지로 분해해서 말이다.

    -초저가 에너지의 확산.

    그동안 미국은 중동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석유 가격을 올려 두었다.

    석유 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은 저장고에 석유를 가득하게 채워 놓았다.

    처음 살 때는 배럴당 32달러였는데 68달러까지 올라갔다.

    석유의 가격이 2배 이상 뛰어오르자 이걸 앞으로 팔 생각에 흥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초저가 에너지가 전 세계로 확산하였다.

    미래 그룹의 기습과 같은 초저가 에너지 수출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석유 시장이 출렁거리면서 가격이 쭉쭉 내려갔다.

    배럴당 68달러

    배럴당 48달러

    배럴당 35달러

    배럴당 22달러

    석유 가격이 쭉쭉 내려가면서 끝내 12달러까지 내려갔다.

    석유 가격이 내려가면서 전 세계의 물가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경기가 둔화하면서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은 위험하다.

    기업도 죽고 나라도 죽는다.

    주가는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은 내려간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은 소비자가 돈이 없을 때 발생한다.

    디플레이션은 부의 불균형에서 오는 것인데 소비자가 돈이 없을 때 이야기다.

    전 세계의 실업률이 내려가고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핵융합 발전소가 없는 나라들은 싸진 석유를 사 와 전기 생산량을 늘렸다.

    그러자 마나 엔진의 수요가 급증했다.

    마나 엔진을 많이 쓰게 되니 전기의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했고 끝내 초저가 에너지를 수입했다.

    -쉽게 기존에 있던 엔진과 교환이 가능함.

    -작아지고 소음이 적어짐.

    -높은 출력과 적은 에너지 소비.

    핵융합 발전으로 만들어진 엄청난 양의 초저가 전기가 전 세계로 수출이 되었다.

    값싼 전기는 마나 엔진의 소비를 촉진했다.

    그리고 마나 엔진이 더 많이 사용될수록 핵융합의 필요성은 점점 올라갔다.

    너도 나도 핵융합 발전소를 자기들의 나라에 지어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미래 그룹의 구조조정 본부 재정팀 문정철.

    전에 중국이 북한을 침공할 때 미친 투자를 해서 4,730조의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이 돈이 써도 써도 줄지를 않는다.

    북한과 전 세계의 자동차 시장에 투자했는데 그게 더 큰 이익으로 돌아왔다.

    미래 그룹에서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석유 시장뿐만 아니라 각종 자동차의 엔진 시장을 잡아먹었다.

    한달 두달 지나가자 엄청난 수입이 성호의 호주머니로 들어 왔다.

    -4730조 원

    -5236조 원

    -7568조 원

    -9982조 원

    “일 경!”

    재정팀의 문정철이 수입을 계산하다 말고 만세를 불렀다.

    “불량 회장님! 이제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돈이 많아!”

    1경 원 이라는 돈은 어느 정도일까?

    1억 원의 1억 배다.

    대한민국의 총 금융 자산이 1경이 조금 넘는다.

    그런 돈이 성호의 호주머니 속으로 쏙 하고 들어갔다.

    “아직도 계속 숫자가 올라가! 엣취!”

    문정철은 엄청난 돈 냄새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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