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00화 (100/225)

《100화》

긴 복도를 지나 단단해 보이는 문을 지나자 계단이 보였다.

그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니 원자로가 있는 방이 나왔다.

그곳에 성호가 있었다.

-우웅…….

공중에 1미터쯤 떠 있던 성호는 서서히 아래로 내려왔다.

이 신비한 모습에 강동민이 입을 쩍 벌리고 눈만 끔벅거렸다.

붉은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자라 있었고 옷은 어디 갔는지 조각 같은 몸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방사능의 반발력 때문에 전부 타 버린 것이다.

성호가 눈을 뜨자 광선 같은 안광이 뿜어져 나오다가 사라졌다.

“최태욱, 옷.”

“예, 회장님 여기 있습니다.”

최태욱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양복 하나를 들고 와서 성호에게 주었다.

옷을 입고 길게 자란 붉은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잘라 버렸다.

“회장님아 방사능이 다 없어졌다. 어떻게 한 거야?”

강동민이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방방 뛰었다.

“마나 드레인을 정신력으로 직접 통제했습니다. 방사능의 에너지가 워낙 강해서 직접 통제해야 했습니다.”

“아! 전에 이야기한 정신력으로 마나 에너지를 통제하는 그걸 말하는 거군.”

“그렇습니다.”

“오!!! 회장님아 대단하다. 혹시 슈퍼맨처럼 초능력 같은 게 생긴 거 아냐?”

-뜨끔.

“절대, 아닐 겁니다.”

“하긴 그렇지, 초능력이라니 말도 안 되잖아?”

강동민이 방방 뛰면서 마나 드레인 장치인 원통으로 달려갔다.

한 손에 드라이버까지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지금 바로 해체할 분위기다.

-우웅…….

성호는 심장에서 움직이는 6번째 고리를 서서히 돌려 보았다.

6서클의 깨달음은 융합이었다.

그래서 방사능이 마나와 융합되었다.

6서클의 마법은 융합을 응용하기 때문에 불과 얼음, 번개와 공기, 중력과 바람의 마법이 융합된 마법들이 많았다.

헬 블래스트, 중력과 바람이 융합된 마법으로 엄청난 중력장과 폭풍을 만들어낸다.

화이트 스톰, 차가운 냉기와 엄청난 번개가 충돌하면서 생기는 파괴력을 이용한 마법이다.

“내공은 그대로인가?”

이상하게 내공만은 그대로였다.

확실히 방사능과 내공은 서로 천적인 것처럼 반발력이 심했다.

“윤재현 사장님.”

“네, 회장님.”

“이제 그 두꺼운 방호복은 벗어도 됩니다. 방사능은 전부 사라졌으니까요.”

“아, 네.”

윤재현도 알고 있었다.

손에 꽉 쥐고 들고 온 방사능 측정 장치를 계속 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방사능은 0 베크렐였다.

그런데도 이 믿기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는 건 아니었다.

이성호 회장을 믿지 않았다면 방호복을 계속 입었을 것이다.

윤재현이 방호복을 벗자 그때서야 땀이 줄줄 흐르는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아! 시원하다. 이제야 살 것 같네.”

그런 윤재현 사장을 보며 성호가 환하게 웃었다.

위험하다고 다 밖에 있으라고 했는데도 책임감을 느끼고 끝까지 남아 있던 윤재현 사장이다.

그런 그가 고마웠다.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회장님 덕분이 살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폐쇄할 원전이 얼마나 더 됩니까?”

“음, 그러니까……. 지금 회장님께서 계시는 고리 원전 1호기 이외에 23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더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미 작동 정지된 3개의 원전을 폐쇄하고 핵융합 발전소로 개조할 예정이었습니다.”

“윤재현 사장님, 그냥 23개 다 하죠.”

“네?”

“어차피 핵융합 발전소가 가동되면 전부 필요 없어집니다. 핵연료가 식는 시간이 필요한 문제는 아까 보셨듯이 바로 해결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래도 전력 사용량이라는 게 있어서 한꺼번에는 안 될 겁니다.”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하나의 핵융합 발전소가 만들어 내는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죠?”

“알죠, 하나가 무려 일 년 동안 60만 GWh나 생산하지 않습니까?”

5만 GWh는 kWh와 단위 자체가 다르다.

50조 Wh, 500억 kWh, 5만 GWh는 같은 뜻이다.

국내 전력판매량이 4만 GWh이니 그것보다 더 많은 양이 생산되는 것이다.

“맞습니다. 우리나라 한 해 전기 판매량보다 많죠.”

“아! 그럼?”

“고리 1호 원전을 핵융합으로 개조하면 나머지는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핵융합으로 바꾸는 것은 그중에 3개면 충분할 것 같고 나머지 전부를 한꺼번에 폐쇄하죠.”

“전부 다를 한꺼번에요?”

“시간도 많이 줄어들 겁니다.”

“정부는…….”

“정부의 허락은 제가 해결합니다.”

대통령도 이미 성호의 노예다.

국회의원들과 장관들도 다 성호의 노예다.

어둠 속에서 폭력 조직을 지배하는 도깨비들도 성호의 노예다.

반대할 사람이 없다.

“알겠습니다. 회장님께서 이렇게까지 추진하시는데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좋습니다. 저는 윤재현 사장님만 믿겠습니다.”

성호는 지금 방사능 에너지에 완전히 맛 들였다.

한 번에 6 서클로 올라섰으니 23개의 원전을 먹는 동안 얼마나 강해질까?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고리원전 1호기의 방사능이 해결되자 개조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핵융합로가 들어서고 거대한 마나 배터리가 들어섰다.

냉각수, 터빈을 돌려야 하는 장치는 필요가 없었다. 그 많던 배관들과 장치들이 철거되고 간단한 장치들이 내부를 채워 나갔다.

기존의 원자로 돔에 그레이트 실드 마법을 걸었다.

바닥에는 반중력 시스템을 이용해서 진도 9의 지진에도 견디게 설계되었다.

***

ITER 국제기구의 사무총장 아르노,

그는 급하게 프랑스로 돌아갔다.

또다시 12시간이나 대한민국에서 프랑스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것이다.

프랑스로 도착하자마자 엘르제궁으로 직행했다.

엘르제궁은 대한민국으로 치면 청와대 같은 곳이다.

마음이 급한 아르노는 곳 바로 프랑스 피용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무슨 일인가? 아르노 핵융합 사무총장.”

“대통령 각하, 얼마 전에 대한민국에서 핵융합 실험이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들으셨을 겁니다.”

“들었지. 어떻던가?”

“대성공입니다. 지름이 3m밖에 안 되는 작은 핵융합로가 1,250만 kWh나 되는 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것도 4시간 이상을 연속으로 말입니다.”

“오! 놀랍군. 우리 프랑스는 언제쯤 그런 핵융합이 성공할 수 있습니까?”

“실험 자체가 앞으로 불가능할 겁니다.”

“왜 불가능하죠?”

피용 대통령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제국 시절의 프랑스를 꿈꾸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자국의 기술력에 대해서 가지는 자부심은 대단했다.

그런데 저 작은 동양의 대한민국은 되고 프랑스는 안 된다니 납득할 수 없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핵융합로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핵융합로는 1억 도를 견디지 못해 1시간 정도 뒤에는 꺼야 합니다. 그런 핵융합로는 더 실험하지 않을 겁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앞으로 연구를 더 하면 되지 않을까요?”

“시간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다음 달에 핵융합 실용화에 들어갈 겁니다.”

“그럴 리가, 실험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실용화입니까?”

그 어렵다는 핵융합을 이렇게 갑자기 실용화한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진짭니다. 실험이 아니고 실용화입니다. 이게 실용화되면 우리가 연구하던 모든 자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핵융합 연구는 쓰레기가 됩니다.”

“설마 그 정도겠습니까?”

“제가 가서 직접 봤지만, 기초적인 것조차도 이해를 못 했습니다. 그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 그룹에서만 이 핵융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 그룹에서만 만들 수 있다는 말이요?”

“그렇습니다. 원자력이니 석유니 하는 것들의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석유를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시대가 지나고 원자력의 시대가 찾아왔었다.

그리고 이제 핵융합의 시대가 왔다.

“아르노 자네 생각에 우리 프랑스는 어떻게 하면 좋겠소?”

“가서 꼭, 그 핵융합 발전소를 지어 달라고 하셔야 합니다.”

“안 하면?”

“프랑스는 앞으로 에너지 시장에서 도태될 겁니다.”

핵융합 발전소 실용화 시작!

한 달 전의 핵융합 실험 성공도 충격이었다.

그 사건만으로도 전 세계의 핵융합 물리학자들을 멘붕 상태로 만들었고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핵융합의 실용화다.

핵융합 실용화라는 것은 실험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전기를 생산해서 판매한다는 뜻이고 안전정적으로 핵융합 시설을 운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미래 그룹 핵융합 발전소 가동 시작.

-핵융합 실용화.

-이제 화석 연료의 시대는 끝났다.

이 소식을 듣는 모든 사람은 충격이었다.

대한민국 안에서만 난리가 아니라 전 세계가 들썩거렸다.

그동안 핵융합을 독자 개발하기 위해 수천억을 투입한 중국과 일본은 뒷목을 잡았다.

석유 때문에 중동에서 전쟁하던 미군은 황당하게 바라봤다.

핵융합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는 날, 전 세계가 이번 핵융합 가동식에 집중했다.

세계의 언론사들이 이번 미래 그룹의 핵융합 실용화에 대해서 대서특필했다.

-인류의 희망이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시작되다.

-단 하나의 핵융합 발전기에서 한해에 5만 GWh의 전기 생산.

-이제 모든 에너지는 핵융합으로 통일될 것.

-미래 그룹의 주가 10배 이상 올라.

-기공식을 참여하기 위해 각국의 대표들이 초대되었다.

-핵융합 발전소를 지어 달라는 나라들이 줄을 서다.

핵융합 발전소 가동식에는 엄청난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인 이규철을 비롯한 수많은 장관과 정부 인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그리고 이번 가동식에는 뜻밖에도 여러 나라의 총리와 대통령까지 찾아왔다.

그들의 목표는 어떻게든 핵융합 발전소를 자국에 가장 먼저 짓게 하는 것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미래 에너지의 윤재현 사장입니다.”

백발에 인자해 보이는 윤재현이 안경을 고쳐 쓰며 마이크를 잡았다.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리라.

여기 모인 사람들의 구성만 생각해도 어질어질할 지경이다.

프랑스의 피용 대통령.

일본의 사배 총리.

영국의 메리스 총리.

남아공의 완다 대통령.

독일의 슈레이더 총리.

폴란드의 레이츠 대통령.

러시아에서는 마브로프 외교부 장관이 왔고 미국에서는 국무부 장관인 모리스가 왔다.

“흠흠, 이번에 새롭게 가동되는 핵융합 발전소에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침을 꿀꺽 삼킨 윤재현이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대본을 바라봤다.

“뒤에 보시는 마나 핵융합 1호기는 세계 최초의 핵융합 발전소이며 연간 5만 GWh를 생산하게 됩니다. 또한 터빈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에너지를 바로 전기로 변환해서 저장하게 됩니다.”

전 세계가 이 장면을 생중계로 방송했다.

생중계인 것을 알면 윤재현은 말까지 더듬을 것이다. 안 그래도 등 뒤로 땀을 주르르 흘리고 있으니 말이다.

“앞에 보이시는 바다에서 핵융합 원료인 수소를 분리해서 사용하며 밖으로 배출되는 어떤 물체에서도 방사능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핵융합 발전소는 원래 방사능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핵융합 발전소는 이론적으로 폭발이 불가능하며 원료 공급이 끊어지면 바로 꺼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핵융합은 발전기는 폭발이 일어날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핵융합 폭탄, 수소 폭탄은 원자 폭탄을 이용해서 수소 핵융합을 억지로 일으키는 폭탄으로 더러운 핵융합이라고 불린다.

지금 미래 그룹이 보여 주는 핵융합 발전과는 전혀 다른 원리다.

“이제 핵융합 발전소를 가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윤재현이 호주머니 안에서 작은 리모컨을 꺼냈다.

그냥 보면 자동차의 스마트키인 줄 착각할 정도다. 저 작은 리모컨이 뒤에 보이는 거대한 핵융합 발전소를 작동하는 리모컨이다.

“이게 가동 스위치입니다. 이래 보여도 지문인식과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식별 능력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작동할 수 없습니다.”

-딸각.

전 세계 최초로 핵융합 발전소를 작동시키는 버튼이 눌렸다.

-우웅…….

약간의 진동이 있고 난 뒤에 ‘가동 중’이라는 팻말이 입체 화면으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싱거운 핵융합 발전기의 시동에 멍하니 윤재현과 가동 중이라는 글자만 바라봤다.

“저쪽 입체 화면을 보시면 원자로의 작동 상태와 출력 상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원자로 내부 중력 : 274m/s^2

중심 온도 : 4,500만도

표면 온도 : 12만도

1시간 생산량 : 6.8 GWh

1년 총생산 예상 : 60만 GWh」

정말 안정적인 그래프를 보여 주며 핵융합 발전소가 가동하고 있었다.

“이번에 대한민국은 마나 핵융합 1호기를 시작으로 모든 원자력 발전소와 화력 발전소를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세계적인 방송사와 언론사들이 윤재현 사장이 말하는 모든 것을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전했다.

가동식이 끝나고 많은 사람이 윤재현에게 찾아와 자신의 나라에 핵융합 발전소를 지어 달라고 부탁해 왔다.

“그동안 프랑스가 얼마나 핵융합에 투자를 많이 했습니까? 프랑스에 가장 먼저 핵융합 발전소를 지어 주시오.”

“미국은 영원한 우방 아니오? 가장 빨리 미국에 핵융합 발전소를 지어 주시오”

“저희 엘리자베스 여왕 폐하께서 간절하게 핵융합 발전소를 원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협상은 윤재현이 약한 편이었다.

“아, 그러니까…….”

수십 명이 달려들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하하,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이런 사람도 필요한 법이다.

협상의 대가라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이규철이 나섰다.

이규철은 성호의 노예이자 국민의 노예다.

그리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협상가다.

“핵융합 발전소는 딱 10개만 먼저 지을 겁니다. 누가 먼저 하시겠습니까?”

그의 웃음에 핵융합 발전소를 유치하려던 모든 사람이 자신이 걸 수 있는 최고의 조건들을 내걸었다.

“건설비용 20억 달러에 프랑스에 있는 한국의 문화재 반환을 걸죠.”

“저희 독일은 한국의 영원한 동반자입니다. 우리도 문화제를 반환하고 프랑스보다 10억 달러를 더 해서 건설비용 30억 달러로 하겠습니다. 저희 독일에 가장 먼저 지어 주십시오.”

“30억 달러라뇨! 핵융합입니다. 저희 영국은 50억 달러로 하겠습니다.”

“저희 미국은 80억 달러에 더해서 중국의 도발을 방지하기 위해 휴식 중인 항공모함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이규철이 환하게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일단 먼저 10개를 수주하고 그다음에 100개를 더해야지……. 크크크.’

주인님의 호주머니가 두둑해지면 왜 좋아지는지 모르지만, 노예들은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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