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화》
대한민국의 제2함대, 3000톤급 구축함 DDH-972 을지문덕이 중국이 쏜 미사일들을 발견했다.
“총 122발의 C-602이 날아옵니다.”
C-602는 중국의 함대함 미사일이다.
“채프 플레어, 디코이 런처, 먼저 램으로 요격해!”
모든 미사일이 해수면에 붙어서 날아오지만 마나 레이더에서는 선명하게 보였다.
레이더 통제를 마나 레이더로 변경하고 나서는 정확도와 방어력이 월등하게 올라간 대한민국 해군이다.
-콰아앙!
중국의 북해 함대와 대한민국의 제2, 3함대가 서로에게 미사일을 발사하고 또한 방어했다. 이로 인해서 서해의 공중에는 폭발 굉음으로 요란했다.
그런 전장 속에서 투명화에 스텔스 기능을 가진 제 3함대 고속정들이 중국 함대로 달려갔다.
5km 전방에 중국의 북해 함대가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최고 속도 40노트로 움직이면서 중국의 북해 함대의 양쪽으로 갈라졌다.
하늘에서야 바닷물이 갈라지는 것이 보이니 알 수 있겠지만 파도가 치는 수평선에 떠 있는 전함은 다르다.
“큰 것만 노린다. 함포 발사!”
오토멜라라 76mm 함포가 분당 120발의 포탄을 쏘아댔다.
가장 앞에 있던 052C형 방공함인 란저우가 5발이나 76mm 함포를 맞고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뭐야?”
“뭐에 맞은 거야?”
“함포 공격이다!”
76mm 함포의 유효 사거리는 8km다.
그리고 그것보다 큰 150mm 함포는 40km 정도의 사거리를 가진다.
40 km면 바다의 수평선상에 보여야 한다.
그런데 주변에 보이는 것이 없다.
“저기다!”
아무것도 없는 바가 위로 파도가 갈라지며 뭔가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쾅, 쾅, 쾅!
안 보이는 뭔가가 중국의 북해함대 1000톤급 호위함을 공격하며 빠르게 움직였다.
“함포로 응전하라!”
“조준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수동으로 쏴!”
스텔스 기능이 있는 대한민국의 고속정들은 적회선, 감마선, 열감지기에 걸리지 않는다.
당연히 투명화 기능이 있으니 광학 조준도 불가능하다.
고속함 윤영하함을 향해 중국 함대의 함포들을 일제히 발사했지만 엄한 바닷물만 때렸다.
그러나 여기에 몰려 있는 북해 함대의 함정만 28척이다.
-콰아앙!
눈먼 포탄 몇 발이 한문식 함의 옆구리에 맞았다.
엄청난 폭음 속에서 반짝이는 투명한 막이 만들어 지면서 폭탄을 방어했다.
그러나 실드는 엄청난 마나를 소모한다.
작전을 실시한 뒤 10분이 지나자 중국의 북해 함대의 여기저기에서 검은 연기를 뿜어 댔다.
방공 구축함 1척과 4000톤급 호위함 2척, 1,000톤급 호위함 4척이 이 공격으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침몰하고 있었다.
“함장님, 마나 배터리가 5% 남았습니다.”
중국의 전투함들이 분노로 이를 갈며 포를 쏘고 있다.
여기서 보호막도 없고 투명화와 스텔스가 풀리면 어떻게 될까?
“젠장! 전부 토까!”
마음이 급했는지 토끼가 당근을 까먹었다는 전문용어가 튀어나왔다.
***
우리나라의 장보고급 잠수함으로 중형급의 SS-062 이천함이 움직였다. 기존 잠수함은 디젤 연료와 전기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아무리 조용하게 움직인다고 해도 다 걸리게 되어있다. 장비에서 나는 기계음, 바닷물을 가를 때 나는 유체음, 승조원인 내는 소음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사일런스 기능을 탑재한 이후에는 소음 측정을 해도 0dB이다.
소음이 제로이기 때문에 소나 탐지에 걸리지 않는다. 투명화 기능까지 있으니 코앞에 있어도 모를 거다.
아무 소리가 나지 않으니 중국의 소나 탐지기에 걸리지 않고 랴오닝 항공모함 바로 아래까지 왔다.
“랴오닝 항공모함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습니다.”
“K-731 백상어 어뢰 준비.”
“발사.”
흰색의 물거품을 내뿜으며 백상어 어뢰 3발이 랴오닝 항공모함으로 날아갔다.
-쿠쿵!
너무 가까운 거리였던 걸까?
원래라면 소음을 이용한 기만 장치를 사출하고 회피를 해야 했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랴오닝 항공모함의 뒷부분이 3개의 어뢰를 맞고 반쪽이 되면서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마나 배터리 10% 미만입니다.”
“우리 일은 여기 까지다. 후퇴한다.”
***
신의주시의 위쪽에는 압록강을 경계로 중국으로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있다.
조중우의교라는 것이다.
조선과 중국의 우의를 다진다는 뜻을 가진 이 다리를 통해 중국이 북한을 침공해왔다.
중국 116 기계화 보병은 초등학교 건물 운동장에 모여 있었다.
장갑차가 무려 50대 이상, 20대 상의 전차들이 진군하는 것이 보였다. 그 이외에 트럭과 야포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대부분 낡은 85식 전차들이었다.
그곳을 백호 전차들이 공격을 시작했다.
단 10대의 백호 전차지만 상대방은 우왕좌왕하면서 거의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전차와 포, 장갑차, 트럭 등에만 공격을 쏟아부었다. 일부러 사람을 맞추거나 죽이는 일은 하지 않은 것이다.
[치칙, 백귀 제 3소대에 알린다. 그곳은 함정 같다.]
작전 중 긴급으로 무전이 왔다.
“함정이라고?”
“15km 밖에서 이쪽으로 엄청난 수의 다연장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고폭탄으로 예상되며 2분 뒤 도착이다. 최대한 후퇴한다 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다들 실드 기능을 사용하며 뒤로 후퇴한다.”
“젠장!”
중국은 보이지 않는 적을 잡기 위해 함정을 판 것이다.
몰아넣고 폭탄을 쏟아붓는 것으로 말이다.
“전 대원 전속력 후퇴!”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하늘에 빼곡하게 날아오는 다연장로켓들이 보였다.
-콰앙, 콰강콰콰광!
백호 전차가 전속력으로 후퇴를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수의 로켓이 주변을 초토화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서 아직 남아 있던 중국의 군인들이 떼 죽음 당했다.
“빨리 빠져, 최대 속도로!”
백호 전차가 후퇴하고 있지만 날아오는 다연장포의 공격 범위가 워낙에 넓어서 피하기 힘들어 보였다.
“시, 실드!”
-콰아앙!
백호 전차 하나가 다연장포에 맞았다.
그러나 둥근 형태의 실드가 일차적인 피해를 막아 주었다. 그러나 날아오는 다연장 미사일은 한두 발이 아니었다. 거의 소나기처럼 쏟아져 오기 시작했다.
“젠장.”
-쿠웅!
또 한방의 다연장로켓이 백호 전차에 떨어졌다. 또다시 실드가 만들어지며 이번에도 막아냈다.
“마나 충전량은?”
“4% 남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실드입니다.”
실드 한 번에 4%의 마나가 소모되었다. 그동안 플라즈마 볼을 사용하느라 12% 아래로 떨어진 마나 충전량 때문에 이제 마지막 실드만 남았다.
“젠장, 너무 플라즈마 포를 많이 쐈어.”
그랬다. 북한으로 넘어온 중공군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백호 전차의 수는 얼마 없기 때문에 한 대가 쏘는 플라즈마 포의 수는 엄청났다.
그런 상황에서 마나 배터리는 충전할 여력도 없어서 치명적이었다.
사용 후 재충전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빠르게 진행되는 전투에서 가지고 다닐 수도 없었다.
전기 보급 사정이 엉망인 북한에서는 충전할 수도 없고 말이다.
-쾅!
백호 전차가 또다시 다연장포 로켓을 막아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실드는 없다.
“인비저블 기능 정지!”
전차 내부에 있던 마나 충전기의 마나가 다 소모되면서 투명화 기능이 꺼져 버렸다. 그 바람에 백호 전차의 백색 몸체가 도로 한가운데 갑자기 나타났다.
“공중부유 기능 정지로 속도 70km 이하로 저하됩니다.”
“그래도 달려!”
“또 날아옵니다.”
“젠장!”
백호 전차의 옆면에 있던 APS(Active Protection System) 작동되었다.
APS는 적의 포탄이나 로켓, 대전차미사일을 0.2~0.3초 만에 탐지하고 대응탄을 발사해 20m 정도 앞에서 격추하는 장비다.
-콰앙!
다행히도 대응탄에 다연장 미사일이 격추되면서 시커먼 연기를 내뿜었다.
백호는 그 뒤에 계속 전속력으로 후진을 했다.
“후퇴!”
“으아아!”
“살려줘!”
-타다당, 터덩!
백호 전차 바로 앞에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흙덩어리와 파편이 백호 전차의 표면을 때렸다.
백호 전차 하나는 운이 없었는지 궤도에 맞으면서 폭발 반경 안에 남겨졌다.
-콰아앙!
실드도 없는 지금 살아남긴 힘들 것이다.
남은 9대의 백호 전차가 아슬아슬하게 다연장포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계속해서 뒤로 후퇴하며 보니 아직도 다연장 미사일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에 9대의 백호 전차들은 자신들이 무적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교만해진 마음을 접은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하지.”
백호 전차들이 여기 저기서 뜻밖의 공격을 받고는 후퇴했다.
용산에 있는 합동 작전 지휘부는 모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백호 전자들이 신의주에서 후퇴합니다.”
“온성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입니다. 백귀 전차들의 마나 배터리가 소진되어 후퇴하기 시작합니다.”
“해동청 전투기들의 투명화, 스텔스 기능이 꺼지며 회항하고 있습니다.”
“서해의 제2함대의 피해가 큽니다.”
“마나 배터리가 방전되어 제3함대가 후퇴 중입니다.”
이 모든 정보를 듣던 합동 참모 총장 김동선은 눈을 질끈 감았다.
‘여기까지인가?’
마나 에너지를 이용하는 신무기의 한계는 바로 배터리의 한계에 있다.
전차의 엔진이나 전함의 엔진에서 전기를 충전한다고 해도 소모량을 충당할 수가 없다.
너무 적은 수의 마나 에너지 무기, 작전 시간의 한계가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신무기가 있으니 중국 북부전구에 어느 정도 타격은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중국의 물량 공세에는 역부족이었다.
***
미래 그룹의 본사 빌딩의 35층, 문정철은 지금 세계 언론들이 떠들어대는 이번 아시아의 전쟁에 대해서 보고 있었다.
-중국과 한국의 싸움. 누가 이길 것인가!
-대한민국의 참전으로 북한의 내전이 끝나가는 추세.
-북한 신의주에 대대적인 폭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해에서의 교전으로 대한민국 서해 함대가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중국의 승리로 점쳐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군대들이 후퇴를 거듭하며…….
중국의 위안화의 가치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1달러에 167하던 위안화가 155까지 떨어졌다.
“그래, 미친 짓 좀 하자.”
문정철은 그런데도 달러를 매수하고 위안화를 매도했다.
-무슨 조지 소로스인줄 아나? 뭔 짓이지?
-미친놈이네 그냥 다 빼앗고 먹자고, 크크크.
전쟁은 중국의 승리로 기울어 가는 지금 이런 미친 짓을 하는 놈이 있다.
문정철은 FX 마진 거래를 하고 있었다.
이미 어제부터 10배 레버리지를 걸어둔 상태다.
우리나라 돈 112조를 달러로 바꿔 1,000억 달러를 투입했다.
1,000억 달러 가지고 10배 레버리지를 걸어 1조 달러의 힘을 발휘했다.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중국의 보유고가 다 털려 끝이 나면 자신이 승리하는 것에 베팅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은 그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위안화의 가치가 올라가고 중국의 보유액이 차오르고 있는 것이다.
“두껍아, 두껍아 소주 줄게, 밑 빠진 독 좀 어떻게 해봐라.”
대한민국의 주식이 곤두박질쳤다.
국가 신용등급은 쭉쭉 떨어지고 외환 보유 금액은 바닥을 드러냈다. 국채는 휴짓조각이 되기 일보 직전이다.
-타타탁!
하지만 문정철은 남은 돈들을 탁탁 털어 투자했다.
파생상품이란 파생상품에는 다 투자했다. 주식, 채권, 통화, 금융상품, 농수축산물, 옵션선물, 선물옵션, 스왑옵션, 선도거래, 선물, 옵션, 스왑까지 다 건드렸다.
이성호 회장이 던져 준 230조의 돈, 성호가 가진 22조의 돈과 미래 홀딩스의 주식을 증자하면서 받은 투자금, 그리고 미래 그룹을 담보로 빌린 돈!
모든 것이 걸려 있다.
이걸 날려 먹으면 이성호는 알거지가 된다. 자신의 돈만 말아먹은 것이 아니라 회사를 가지고 담보를 잡았기에 미래 그룹도 끝이다.
문정철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든 방어하기 위해 정신이 없었다.
그 불량기 가득한 빨간 머리 회장이 말했다.
[단, 일주일만 버텨.]
“그래, 내가 죽나 네가 죽나 해보자!”
몇십조가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사라진 상황.
등에서 땀이 주르르 흘렀다.
“마진콜에 소모되는 돈이…….”
마진콜이란 선물 거래를 할 때, 선물가격의 변동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그에 준하는 증거금을 채워 넣는 것을 말한다.
“12조.”
벌써 추가금으로 들어간 돈이 이 정도다.
이건 도박과 같다. 콜을 더 이상 부를 수 없으면 계좌는 바로 압류 조치되고 포지션은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순식간에 빚쟁이가 된다.
“이 불량 회장님아,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따르르릉!
정신없이 화면을 보고 있는데 전화기 통화창이 떴다.
빨간 머리 불량 회장님이다.
[접니다.]
“회장님! 이제 어떻게 합니까? 오늘을 버티기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중국 외환 투기로 최대 레버리지 갑니다. 남은 돈 다 밀어 넣으세요.]
“네? 50배로 가자고요?”
[당장 하세요.]
전화가 끊긴 뒤에도 문정철은 멍하니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처음 볼 때부터 이런 분인 줄 알았다.
적당히 하는 걸 못 봤다.
문정철이 키보드를 타다닥 움직이며 중국의 외환 시장을 두들겼다.
아마 다들 중국의 승리를 눈앞에 두고 이런 투자는 미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북경의 상공.
-우우웅!
맑은 하늘에 거대한 마법진이 만들어졌다.
-콰자자작!
엄청난 에너지의 파동 속에서 거대한 구멍이 쩍하고 생기면서 주변을 잠식했다.
-쿠쿠쿵!
그리고 나타난 거대한 운석!
메테오다.
10m 정도 크기의 운석 덩어리가 대기권을 돌파하더니 붉은 꼬리를 달고 무서운 속도로 지상에 떨어졌다.
목표는 중국의 인민대회당이다.
운석이 그대로 떨어지면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충격으로 진도 6 이상의 지진이 일었으며 뒤집어진 땅이 하늘로 100m 이상 솟구쳐 올랐다.
-콰아앙!
귀를 찢는 폭음은 그 뒤에야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