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75화 (75/225)
  • 《75화》

    북한의 모든 권력의 중심에는 김성은이 있다.

    몇 년 전에 이루어진 미국과의 종전 협상으로 경제적인 숨통을 튼 북한 주민들은 이 모든 것을 이룩한 김성은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어디든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크니까 말이다.

    북한의 로동당 청사 아래에는 둥근 돔 모양의 지붕을 지나 5층 건물이 지어져 있었다.

    오늘따라 이곳은 감시망이 삼엄할 뿐 아니라 선군호 전차 2대가 대기 중이었다.

    북한은 전차를 자체 생산한다.

    낡은 T-62 전차 같은 것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3,100대나 있다.

    십 년 전에는 폭풍호라는 전차를 만들었지만 3세대 전차로 불리는 대한민국 전차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 뒤에 만들어진 것이 선군호라는 전차다.

    선군호 전차는 3세대 전차다.

    3세대 전차라는 것은 사격통제장치, 열 영상 조준경, 디지털 탄도 계산 컴퓨터, 레이저 거리 측정기 등의 사격 통제 설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선군호 전차에는 이 모든 것이 달려 있다.

    그리고 주행 중이라도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고 포수와 차장의 관측 조준장치를 연결해 헌터킬러 능력을 갖추었다.

    따라서 3세대 전차다.

    북한은 선군호 전차를 온 힘을 다해 생산해 1,000대가 넘게 전력화했다.

    이 전차가 무서운 점은 지대공 미사일을 장착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수입한 이글라를 달고 있는데 5km 밖에 있는 적군 항공기, 헬기를 90% 이상 명중시킬 수 있는 무서운 무기다.

    김성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이곳!

    건물은 5층으로 보이지만 지하로 무려 10층이나 지어진 건물이다.

    북한에서 정예 중의 정예로 뽑았다는 호위총국 군인들이 무려 1,000명이나 경계를 서고 있다.

    김성은이 흐트러진 머리를 뒤로 넘기며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중국에서 온 소자룡 대교는 싱글 벙글이었다.

    “왜 국경선 입구에 중국의 기계화 사단이 줄지어 있는 거요?”

    “김성은 국방 위원장 동지. 어차피 북한은 중국의 속국 아니었소?”

    “이보라우, 북한은 자주 인민 공화국이니까니 그런 된소리는 집어치우라.”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는 순간 이미 결정된 겁니다.”

    “뭔 소리네! 그때 중국도 미국과 같이 협상했어야.”

    “이제 미국은 없으니 중국의 의견만 남았죠.”

    “뭐이야?”

    “저희는 바로 북한으로 밀고 내려 올 겁니다. 북부전구의 제78, 79, 80 집단군이 내려오는 걸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그냥 길을 내주는 게 좋을 겁니다.”

    “북한을 점령하는 중국의 북부전구 집단군을 그냥 들어오게 해 달라? 그거이 말이 되는 소리네!”

    “김성은 위원장 동지. 제가 누구의 명으로 여기 왔는지 아시지요?”

    “동무는 북부전구 사령관 왕교성 상장이겠지? 아니요?”

    “알고 계시니 다행입니다. 저희가 79 집단군의 전차 2,000대하고 장갑차 1,800대가 북한으로 내려올 수 있게 허락해 주시죠. 그 뒤에 저희 제1공군에서 J-8A, J-8II, J-7E, J-7, J-6, Q-5 같은 전투기들 1,000대가 북한의 제공권 장악할 겁니다.”

    “동무래 진심이오? 진짜 북한을 장악하겠다는 거요?”

    “허락을 구하자고 온 게 아닙니다. 만일 우리 군대가 북한을 점령하는 것에 허락만 하신다면 김성은 위원장의 안전은 제가 보장하지요.”

    김성은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중국이 뭘 원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북부전구에 79 집단군과 79 집단군을 국경선에 전진 배치하며 북한을 압박하던 때부터 김성은은 중국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

    ‘이 개 땅개 새끼레. 북한을 날로 먹으려고 하는고만기레, 쓰발.’

    한반도에서 북한과 남한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땅으로 삼아야 아시아의 패권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이빨이 나오는데 썩은 이를 놔둘 중국이 아니다. 눈앞에 있는 맛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일단 북한이라는 썩은 이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만일 중공군이 북한 땅을 밟는다면 우리 우방국인 러시아의 보복을 받게 될 것이오.”

    “하하하……, 김성은 위원장 동지. 러시아는 이미 중국과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그러니 우리 중국이 북한을 차지하는 것은 역사적인 순서일 뿐입니다.”

    소자룡 대교는 초조해하는 김성은을 보면서 씩 웃었다.

    “미군이 없으니 가장 좋은 시기 아닙니까? 저희가 남한까지 차지하면 어차피 다스리는 자리는 김성은 동지가 할 것 아니요? 잘 생각해 보시오.”

    북한 다음에 남한을 공격할 때는 북한 군인들이 총알받이 되는 거야 당연했다.

    “이 나라는 할아버지 때부터 우리 집안 겁네다! 그런데 어떻게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을 중국에 넘겨줄 수 있갔습네까? 절대 안 됩네다.”

    소자룡 대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군, 후회하지 마시오. 중국이 북한을 점령하면 가장 먼저 김성은 위원장 동무가 죽을 거요.”

    “날 협박하는 거네? 으드득……. 이 간나 새끼, 여기가 어디라고! 밖에 아무도 없네. 이 아 새끼래 당장 내보내라우!”

    밖에서 대기하던 호위총국의 경호원들이 들어왔다.

    그들이 소자룡 대교의 팔을 붙잡았다.

    “놔!”

    소자룡 대교가 두 팔을 떨치면서 팔을 빼내고는 구겨진 옷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김성은을 똑바로 보더니 말했다.

    “김성은 위원장 동지……. 후회할 것이오.”

    “이 종간나! 당장 쫓아내라우!”

    김성은이 화가 나서 고함을 질러댔다.

    소자룡 대교는 피식 웃더니 그냥 자기 발로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지금 비상 상황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평양 수방사 포대 진지들과 전차들이 사방에서 대기 중이었고 그나마 아직 건재한 인민 무력부 군인들이 줄지어 돌아다녔다. 그리고 버스와 자동차는 차단막을 씌운 상태로 돌아다녔다.

    “웃기는군, 반항하다니. 주인님께서 이미 판을 다 짜 놨으니 김성은은 죽은 목숨이다.”

    소자룡이 자신의 차에 타고는 골목 어귀로 사라졌다.

    기분이 상한 김성은은 집무실에서 나와 러시아 대사관으로 향했다.

    중국이 북한을 침범하면 도와줄 곳은 이제 러시아뿐이었다. 집무실을 나와서 당 간부 아파트를 지나면 바로 러시아 대사관이었다.

    김성은이 탄 자동차가 당 간부 아파트를 지나갈 때였다.

    -콰앙!

    김성은이 타고 있던 자동차가 폭발하며 검은 연기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콰앙!

    김성은을 호위하는 호위총국 경호원들의 차량도 차례대로 폭발해 버렸다.

    폭발과 함께 건물 옥상과 골목 사이에서 검은 복면을 쓴 녀석들이 나타나 기관총으로 살아남은 호위총국 경호원들을 사살했다.

    혹시 몰라 살아 있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 사살까지 했다.

    “김성은이가 맞습니다.”

    “확실히 해야 한다. 김성은은 자신과 닮은 녀석들을 항상 데리고 다닌다고 하니 지문 감식까지 한다.”

    “옙.”

    네모난 상자를 꺼내서 죽은 김성은의 지문을 찍었다.

    “지문 검사 결과 김성은이 확실합니다.”

    “좋아, 정리하고 철수한다. 각자 평양에서 내전을 일으킬 준비를 하도록.”

    “넵.”

    이들은 순식간에 흔적을 지우고 사라졌다.

    -북한 김성은 위원장 사망.

    이 소식은 급변하는 아시아에 폭풍과도 같이 휘몰아쳤다.

    어떻게 된 게 이 소식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북한 방송에서부터 떠들어 댔다.

    “위대하신 지도자 동지께서 중국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반동분자들에게 살해당하셨다.”

    “우리는 우방국인 중국과 함께 하기로 한다.”

    “중국은 우리의 우방국이다.”

    북한의 방송 매체들은 서로 짜기라도 한 건지 이런 방송을 반복적으로 계속 내보냈다.

    “진격!”

    북부전구의 사령관 왕교성 상장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중국의 군대가 북한의 국경을 넘어서 이동했다.

    중국 북부전구 79 집단군의 89식 다련장 포가 북한의 신의주 시를 포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79 집단군 예하 기갑연대가 도하를 시작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제1공군 11사단 지상 공격용 헬기들이 날아들었다.

    이런 무기들이 북한의 국경을 넘고 있지만 정작 북한의 군대는 뒤로 후퇴할 뿐이었다.

    그들을 상대할 전력도 없을뿐더러 주체사상은 이미 저 멀리 날아간 뒤이기 때문이다.

    주체사상은 평양과 그 인근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지역에서는 이미 공산주의는 없었다.

    중국이 자본주의 시장으로 돌아설 때 받은 영향도 있었고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나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어느 정도 듣고 살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목숨을 걸고 북한을 지킬 마음이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북한은 춥고 척박한 이곳에 사상교육이 부족한 군인들을 보냈다.

    좌천 보내듯이 문제가 있는 군인들을 쫓아낸 것이다. 그런 군인들이기에 엄청난 수의 중국 군대에 맞서지 않고 그냥 후퇴만 할 뿐이다.

    북부전구의 병력은 총 3개의 집단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78·79·80 집단군은 병사 17만 명으로 육군, 해군, 공군, 특수사단, 국경 수비대까지 갖춘 엄청난 전투 집단이다.

    그리고 하나의 집단군마다 예하 부대로 기갑 부대가 4개, 보병 16개 사단이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하나의 집단군은 보병, 기갑, 포병, 방공, 항공, 공병, 화학 방어, 통신 등의 부대가 통합 구성되는 것이 기본이다.

    이런 집단군 하나가 가지는 화력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특히 중국의 지상군 중에서 두 번째로 강한 군대가 바로 북부 군·구에 속해 있는 79 집단군이다.

    랴오양시에 있는 79 집단군은 옛날 39 집단군이었던 곳으로 해체된 40 집단군을 흡수하고 79 집단군으로 편제되었다.

    7만의 병력, 2,000대의 전차, 1,800대의 장갑 차량, 미사일 기지가 10개나 있다.

    미사일 기지라는 것은 대륙 간 탄도 미사일, 즉 핵미사일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투기는 1,060대나 가지고 있다.

    이게 79 집단군만 본 것이고 본토에서 2차 북침을 준비하는 79 집단군과 3차 침략을 준비하는 80 집단군도 어마어마한 전력이다.

    중국이 북한의 국경을 넘을 때 성호는 문정철과 함께 그동안 모은 돈을 어떻게 처리할지 상의를 하고 있었다.

    -따르르릉!

    열심히 통닭을 먹고 있는데 합참의장인 김동선 대장이 전화를 했다.

    “대장님이시네.”

    “회장님도 대장이 있으십니까?”

    이 미친 회장님에게도 대장이 있는가 보다.

    “아! 말 안 했죠. 저 얼마 전 저 입대했습니다.”

    “그럼…… 대장이란 게?”

    “합참의장 김동선 대장이죠.”

    “네에?”

    문정철이 놀라서 입에 물고 있던 통닭을 떨어뜨렸다.

    “네, 이성호입니다.”

    [김성은이 죽었네, 그리고 중국이 신의주로 진격을 시작했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빨랐다.

    “….”

    [아마도 북한 안에서 내전이 벌어질 것 같네.]

    “알겠습니다. 이러려고 만든 건 아닌데 큰 거 한 방 쏴주죠.”

    [응?]

    “그런 게 있습니다. 뭔가 하늘에서 떨어져도 그런가 하시면 됩니다.”

    [뭔 소린가?]

    “전 바빠서 이만.”

    -뚜뚜뚜뚜…….

    통화가 끝나자마자 성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래곤의 뒤통수를 칠 겁니다. 문정철 팀장님은 뜯어 먹게 요리를 좀 해주세요. 고기 맛 좀 보게.”

    “알겠습니다. 엣췻! 돈 냄새가 뭉클뭉클 납니다. 엣취!”

    너무 진한 돈 냄새에 문정철이 쉴 새 없이 재채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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