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71화 (71/225)
  • 《71화》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정비소대는 흑표 전차의 엔진을 들어내고 마나 엔진과 거대한 마나 배터리를 장착했다.

    그리고 1번부터 5번까지의 부속을 하나하나 장착해 나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마나 장치들을 조립하면서 정비병들이 모르는 부분은 성호가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드넓은 들판에 흰색의 백호 전차 400대가 도열해 있었다.

    남종태 육군 참조 총장의 뒤로 6명의 준장이 함께 했다.

    전에 본 적 있는 남종태 대장의 후계자로 불리는 성하령 중장과 제11기계화보병사단 화랑의 강익순 사단장을 빼고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소개하지, 여기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맹호의 이평철 준장, 그 옆은 제102기갑여단 일출의 박혁거 준장, 그리고 제8기계화보병사단 오뚜기기의 편수문 준장, 그리고 이쪽이 제20기계화보병사단 결전의 이송매 준장이네.”

    모두 흑표 전차와 관련 있는 사단장과 여단장들이다.

    우리나라의 기계화 부대 중에서 손에 꼽히는 곳들의 사단장과 여단장들이 다 모인 것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번에 마나 국방연구소 팀장을 맡은 이성호 소위입니다.”

    모두들 이야기는 들었는지 성호의 붉은 머리카락이나 군인으로서의 자세 같은 것은 넘어가는 분위기다.

    그 엄하다던 김동선 합참의장이 밀어주는 사람이라 함부로 했다가는 줄초상 난다.

    성호는 합동참모의장인 김동선 대장 직속이다.

    그래서 심지어 육군 참모 총장인 남종태도 명령할 수가 없다.

    얼마나 김동선 대장이 성호를 아끼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성호 소위, 수고가 많았네.”

    “저보다 육군 정비창 군무원들과 정비 소대원들이 많이 고생했습니다.”

    약간의 덕담이 오가고 나서 모든 사람이 백호 전차 앞으로 모였다.

    “일단 지금 보시는 이 녀석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성호가 앞에는 흰색의 거대한 전차 앞에 섰다.

    형태는 대한민국이 그동안 야심차게 개발한 흑표 전차였다.

    길이 10.8m, 높이 2.4m, 폭 3.6m로 딱 봐도 거대한 전차다.

    그런데 앞에 놓인 흑표는 달라진 것이 몇 가지 보였다.

    먼저 전체적인 도색이 흰색이었다.

    흰색으로 전체적인 도색을 했고 정면에 검은색의 도깨비 마크가 정면에 있었다.

    그리고 포신도 약간 변형이 있었는지 끝에 둥근 뭔가가 장착되어 있었다.

    앞뒤 옆에는 부분 장갑으로 보이는 이상한 장치들도 보였다.

    “이 녀석의 이름은 백호입니다. 우리나라의 지도 모양이 호랑인 건 아실 겁니다. 그중에서 백두산하면 떠오르는 것이 백호입니다. 민족의 통일과 기백을 생각해서 만들었습니다.”

    육군 참모총장 남종태는 전차가 흰색인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위장에서 불리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다. 그리고 겨울을 빼면 푸르른 나무들이 빼곡한 편이고 말이다. 그런 지형에서 흰색은 눈에 잘 띄기 마련이다.

    “이성호 소위, 전차가 흰색인 것은 위장에 불리한 점 같은데, 왜 흰색으로 한 거지?”

    “남종태 대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흰색이면 적의 눈에 딱하고 보이겠죠? 그런데 그건 이 녀석이 실제 작전지역에서 움직일 때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투명화 기능이 있기 때문이죠. 한 번 보시겠습니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지.”

    “김무혁 중사님, 전차의 성능 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넵!”

    김무혁 중사는 제11기계화보병사단 최고의 전차장으로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남종태 육군 참모총장의 추천을 받아 성호의 마나 국방 연구소에 배정해 주었다.

    김무혁은 전차에 미친 사람이었다.

    잘 때도 전차에 대한 서적을 머리맡에 두고 자며 어떻게 하면 전차의 성능을 끌어 오릴 수 있을까 항상 고심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성호는 신과 같은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소탈한 성호의 매력에 그를 마음에 담았지만, 나중에는 그의 능력에 깜짝 놀라며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전차는 1세대에서 2세대로, 2세대가 3세대로, 3세대가 4세대로 넘어가며 꾸준히 발전해 왔다.

    그런데 성호는 갑자기 4세대에서 6세대로 껑충 뛰어넘는 전차를 만들어냈다.

    그런 전차를 시험 운행하고 교본을 만들 기회는 엄청난 영광이었다.

    “김무혁 중사님, 먼저 주행 테스트입니다.”

    “넵.”

    -우웅!

    “오!”

    의외로 조용한 엔진음에 사람들이 놀람을 토해냈다.

    백호 전차의 엔진 소리는 일반 전차와 다르게 승용차 수준으로 조용했다.

    -콰자자작!

    엔진소리보다 바퀴의 괴도가 바닥을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가 더 컸다.

    “지금까지 흑표 전차의 최고 속도는 75km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나 엔진을 장착한 백호 전차는 15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습니다.”

    -와앙…….

    엄청난 먼지를 일으키며 백호 전차가 들판을 달리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한 길뿐만 아니라 높은 언덕도 손쉽게 올라갔다.

    코너링도 가볍게 돌았다. 누가 보면 일반 승용차 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움직임이었다.

    그 모습에 남종태 육군참모총장과 그의 수행원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동안 알려진 흑표 전차의 무게만 55t이다.

    그런데 저런 움직임이라니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백호 전차는 반중력 추진 장치를 사용하여 무게를 10분의 1로 줄였습니다. 그 때문에 최고 시속 220km, 작전 반경 1,600km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몸체가 가벼워졌기에 코너링 때 받게 되는 쏠림 현상도 적고 서스펜스의 성능이 향상되었습니다.”

    “놀랍구만!”

    전차의 기동전에서 속도는 매우 중요하다.

    포신이 움직이고 조준되는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공격하면 당연히 우위에 서서 공격할 수 있다.

    전차의 기동성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게를 줄여야 했다.

    문제는 무게를 줄이면 방어력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생긴다. 그러나 백호 전차는 그럴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는 전투 모드 때의 백호 전차 테스트입니다.”

    “전투모드?”

    “전투 시에는 투명화와 사일런스를 작동하여 적에게 노출되지 않고 전투에 임할 수 있습니다.”

    백호 전차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슈웅!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더니 그나마 나던 백호의 엔진소리가 사라졌다.

    “이게사일런스 효과입니다.”

    “엔진이 꺼진 건 아닌가?”

    그 말에 성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백호 전차가 앞뒤로 움직였다.

    “움직이는데도 소리가 안 나?”

    어찌나 조용한지 눈을 감으면 바로 앞에 전차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백호 전차의 거대한 모습이 아니라면 그 자리에 있는지도 모를 뻔했다.

    “다음은 투명화입니다.”

    백호 전차가 점점 흐려지더니 끝내는 투명해지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 모습이 전투 모드입니다. 소리도 안 나고 레이더, 열 센서, 적외선, 감마선뿐만 아니라 사람 눈에도 절대로 안 보입니다.”

    “이, 이럴 수가?”

    사람들은 벌려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거대한 전차가 사라진 것이다.

    전차가 눈에 있는데도 보이지 않으니 입이 안 벌어질 수가 없었다.

    레이더나 열 감지에도 안 걸린다면 이건 거의 상대방을 장님으로 만들고 싸우는 것과 같다.

    적외선 감지기에도 걸리지 않으니 헬파이어 같은 미사일이 조준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정면을 보며 놀라고 있는데 성호가 뒤를 보며 말했다.

    “김무혁 중사님, 이제 정상 운전 모드로 바꿔 주세요.”

    -우웅…….

    또다시 백호의 엔진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소리가 난 곳이 참모총장과 그 일행이 있는 곳의 바로 뒤다.

    정면에 있던 백호가 어느새 뒤로 이동한 것이다. 뒤로 이동하는 동안 아무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언제 뒤로 간 거야?”

    유령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가장 먼저 보게 되는 도깨비 마크가 무서울 정도다.

    “다음은 주포의 성능을 보시겠습니다. 백호에 장착한 플라즈마 포는 1억 도 이상의 온도를 가진 플라즈마 에너지 탄을 날리는 장치입니다. 열화우라늄 탄과 비교하면 방사능도 없고 그 파괴력은 수십 배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몇 발이나 발사할 수 있나?”

    “기동 상태에 따라 다르긴 한데 최대한 아껴 쓰면 120발 정도 발사가 가능합니다.”

    “뭐? 120발이나 쏜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원래 흑표 전차가 40발 장전인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저기 보시면 1킬로미터 밖에 테스트를 위해 세워둔 M48 패튼 전차가 보이실 겁니다.”

    M48 패튼 전차는 미군이 1952년부터 생산한 오래된 전차다.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전차다.

    1㎞ 밖에 보이는 산 중턱에는 총 3대의 M48 패튼 전차가 붉게 녹슬어 방치되어 있었다.

    “김무혁 중사님, 아예 반대로 발사해 주세요.”

    “넵!”

    백호의 포신이 정반대로 돌아갔다.

    “응?”

    “이성호 소위, 왜 포신이 반대인가?”

    “플라즈마 포는 유도 기능이 있어서 그걸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유도 기능?”

    “일단 보시면 압니다.”

    산과 반대에 조준하는데 어떻게 맞춘다는 거지?

    -피슝!

    뭔가 번쩍이더니 백호 전차의 포신에서 밝은 빛을 내는 플라즈마 볼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플라즈마 볼은 포신에서 나와 앞으로 10m 정도 날아가다가 180도 턴을 하더니 방향을 바꿔 목표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회전으로 인해 만들어진 바람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전해졌다.

    -콰아앙!

    3번째 M48 패튼 전차에 플라즈마 포가 맞았다.

    얼마나 엄청난 폭발인지 1km나 떨어진 남종태 육군 참모총장이 서 있는 땅이 울렸다.

    “보셨죠?”

    “대단합니다.”

    파괴력이 무서울 정도다. 저 정도면 살아남을 적이 없다.

    “플라즈마 포는 1억도 이상의 고열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 전차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주변을 녹여 버립니다. 그리고 유도 성능은 보셨겠지만, 지상만 공격하라는 법이 없습니다. 지상, 공중 전부 공격이 가능합니다. 물론 레이더야 기존에 있던 것만 있어도 충분하고요.”

    “이성호 소위, 플라즈마 포는 사거리가 어떻게 되나?”

    “15km입니다.”

    “전투 헬기의 헬파이어 미사일이 사거리가 8km이니 헬기들은 근접도 못 하겠군.”

    전차에게 가장 무서운 무기가 공격 헬기다.

    미국의 아팟치 헬기가 하나 뜨면 3세대 전차 16대는 작살난다. 그런데 10대 이상 뜨면 160대의 전차가 고철이 된다.

    그런데 백호 전차는 반대로 아팟치가 근접할 수가 없다.

    “자, 다음은 보호막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겠습니다.”

    “보호막?”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오는 보호막이라니 말이다.

    “프록실드라고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방어막입니다. 전차의 분리형 날개탄뿐만 아니라 각종 미사일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드의 작동 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함으로 이로 인한 플라즈마 포를 발사할 수 있는 횟수뿐만 아니라 스텔스 기능과 작전 반경이 줄어들게 됩니다.”

    전차에 탄 승무원의 안전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단점도 아니다. 그리고 마나를 어느 정도 소모해서 작전 수행이 불가능하다면 후방으로 빼서 다시 마나를 충전하면 그만이다.

    “먼저 흑표 전차 상부에 달린 12.7mm 기관총을 이용해서 실드의 성능을 테스트해보겠습니다. 안전을 위해서 500m밖에 K1A2 전차와 백호 전차 두 전차를 세워 두었습니다.”

    아주 먼 거리에 두 전차가 세워져 있었다.

    한 대는 검은색 바탕에 얼룩무늬를 가진 K1A2 전차였고 반대쪽 100m 앞에는 흰색의 백호 전차가 세워져 있었다.

    “시험 사격 실시!”

    성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K1A2 전차에서 12.7mm 기관총이 백호 전차를 향해서 발사되었다.

    -타당당당!

    커다란 총소리 가운데서도 사람들은 백호 전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백호 전차에서 1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어떤 막이 있는지 총알을 튕겨내고 있었다.

    “저기 총알을 튕겨내는 것이 프록실드라는 방어막입니다. 이번에는 전차 포탄으로 실험해 보겠습니다.”

    신호가 떨어지자 K1A2 전차는 눈앞에 있는 백호 전차를 조준하고 포탄을 발사했다.

    -콰앙!

    백호 전차가 그대로 포탄 공격을 받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흑표 전차 한 대의 가격은 90억이다.

    폭발로 인한 먼지가 가라앉고 멀쩡한 백호 전차가 보였다.

    “대단합니다. 대단해요.”

    “이건 거의 괴물 수준이로군.”

    “기본적인 외형 부분은 흑표와 같아서 정면 장갑이 800mm급이라는 것과 내부의 승무원 탑승 위치, 또는 운전하는 방법도 비슷하지만 이 녀석은 이제 백호 전차입니다.”

    성호의 설명에 육군 참모총장 및 기계화 부대 준장들은 백호 전차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런 무기가 실제 전쟁에서 사용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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