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70화 (70/225)
  • 《70화》

    다음 날 아침, 남종태 육군참모 총장이 직접 성호를 미래 빌딩 앞으로 모시러 왔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성호를 기다리는 내내 뭔가 초조한 모습이다.

    자동차 보조석에는 그를 보좌 하는 참모차장 성하령 중장이 타고 있었다.

    참모차장은 참모총장을 보좌하고 대리하는 자리다.

    다음 대의 참모총장을 간접 체험하는 자리로서 다른 말로 후계자라고 보면 된다.

    “그래, 어떻게 되었어!”

    “모두 밤새 이동을 완료하였습니다.”

    “수고했어.”

    한참을 대기하고서야 성호를 태울 수 있었다.

    붉은 머리에 운동복을 그대로 대로 입고 온 성호는 어제와 전혀 변한 게 없었다.

    “많이 기다리셨죠?”

    “아니네, 인사하지. 여기는 내 참모인 성하령 중장일세.”

    “이성호 회장님, 반갑습니다. 성하령 중장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성하령 중장은 둥글둥글한 외모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서로 인사가 끝나고 차가 바로 출발했다.

    두 대의 군용 지프차가 앞장을 서고 그 뒤를 붉은 번호판에 황금 별 4개를 단 남종태 대장의 차가 움직였다.

    고속도로를 타고 출발한 차는 3시간이 지나서야 경기도 화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기도 화천에 있는 제 11 기계화 보병 사단, 화랑부대!

    파란색 방패 모양에 하얀색의 11이라는 숫자가 가로로 그려져 있는 부대 마크를 사용하는 곳이다.

    “화랑!”

    “화랑!”

    별 4개가 달린 차량이 들어서자.

    보초병이 바짝 긴장하고 경례를 올렸다.

    부대 안쪽으로 계속 들어서자 여기저기 훈련을 받는 병사들이 보이고 큰 언덕을 돌아 계속 올라가자 거대한 산이 보였다.

    그리고 그 산 너머에 거대한 공터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곳에 엄청난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K2 전차 400대!

    일명 흑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차 400대가 질서 정연하게 도열해 있었다.

    “어떤가? 이성호 회장.”

    “엄청나군요.”

    차에서 내려 보니 더 엄청났다.

    400대의 거대한 흑표 전차가 그 엄청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 많은 전차를 자신이 직접 개조해야 하는 걸까?

    “원래 육군 정비창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보안상 너무 개방되어 있어서 이곳으로 불렀지.”

    “네?”

    “육군 정비창의 최정예를 말일세. 그리고 정비 대대 병력이 대기 중이네. 그리고 예산 문제는 걱정하지 말고 사용하고 말일세.”

    “알겠습니다.”

    -부아아앙!

    그때 하얀 먼지를 휘날리며 군용 지프차 한 대가 급하게 달려왔다.

    -끼이익!

    먼지가 걷히기도 전에 급하게 차에서 내린 50대 초반의 장성 모자에는 별 두 개를 달고 있었다.

    “남종태 참모 총장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강익순 사단장, 잘 있었나?”

    강익순, 제11사단의 사단장으로 육군사관학교 44기이다. 남종태의 2년 후배라는 뜻이다.

    “그런데 갑자기 K2 전차를 다 모으시고 무슨 일 있으십니까?”

    그 일로 3개의 기갑 대대와 두 개의 기갑보병대대가 밤새 움직였다.

    “흑표 전차를 개조할 생각이네.”

    “네?”

    뜬금없이 전차를 갑자기 개조한다고 하니 강익순이 고개를 갸웃했다.

    원래 전차의 개조는 순서를 정하고 나누어서 공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맞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건 한꺼번에 400대를 다 갖다 놨다. 강익순 사단장 생각에 한곳에 모은다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생각하는지 다 보이니 잡소리 하지 말고 정비 인력이나 내놓지?”

    말은 부드럽게 하지만 그 옛날 무섭기로 소문난 선배다. 아무리 자신이 사단장이지만 꼼짝도 못 한다.

    “넵, 지금 정비 대대를 전부 불렀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전차 조종사인 김무혁 중사와 그의 소대도 대기 중입니다.”

    “좋아!”

    “소개하지, 여기는 미래 그룹의 이성호 회장일세.”

    뜻밖의 인물이라 강익순 사단장의 눈이 커졌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그룹의 회장이자 국민들의 영웅이다. 그가 지금 일급 보안이 걸린 곳에 와 있다.

    “내가 잘못 소개했군. 이번에 마나 국방연구소 팀장을 맡은 이성호 소위일세.”

    “안녕하십니까? 이성호 소위입니다. 제가 아직 제대로 군 교육을 받지 못해 경례조차도 잘 못 합니다. 화랑!”

    성호의 어색한 경례에 강익순이 악수를 청했다.

    그도 성호의 상황을 이해한 것이다. 보통 이런 상황이었으면 불호령이 떨어졌겠지만, 상대는 미래 그룹의 회장이다.

    “아닙니다. 제가 엄청난 팬입니다. 제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불구가 될 뻔했는데 힐러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언제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나서 남종태 대장은 잘 부탁한다고 한 번 더 말하고 돌아갔다.

    강익순 사단장은 성호에게 간부 아파트를 제공하고 전용 지프차와 운전병, 행정병까지 붙여 주었다.

    그리고 육군 정비창에서 근무하는 군무원 300명이 군용 버스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다.

    화랑 대대 소속의 정비 대대 300명과 36명으로 구성된 최고의 전차 대대를 불러 모았다.

    모두 1급 보안에 대해 서명을 하고 모였기에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것은 죽을 때까지 비밀이다. 만일 발설하게 되면 군 재판에 회부된다.

    “사단장님에 대하여 경례!”

    “화랑!”

    성호도 군복을 입고 나와서 경례를 했는데 소위 계급장도 어색하고 경례도 뭔가 어색했다.

    사열과 인원 보고 및 경례가 끝나고 강익순 사단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의 지휘는 이성호 소위에게 일임하니 믿고 따라 주시길 바랍니다.”

    강익수 사단장이 강단에서 내려가자 성호가 올라왔다.

    “저는 소위 이성호입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일급 보안 사항입니다.”

    이성호!

    미래 그룹의 회장, 총자산이 얼마고, 한해에 얼마를 버는 모르지만, 그가 이뤄낸 일들을 보면 현시대의 위인 중의 위인이다.

    그리고 은연중에 뿜어져 나오는 포스에 육군 종합 정비창의 군무원, 화랑부대의 정비 소대원들은 왜 이성호, 이성호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옆에 보이는 400대의 흑표 전차를 개조해야 합니다. 마나 에너지를 사용할 계획이고 부속은 내일 아침 배달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성호가 씩 웃었다.

    “바비큐 파티나 하죠?”

    “!”

    그날 저녁에는 강익수 사단장이 준비한 바비큐 파티가 진행되었다.

    실컷 먹었고 술도 허락되었다.

    성호는 아직 소위가 가져야 하는 군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런 자신이 정비 소대와 유대감을 가지면서 일을 하려면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와, 미래 그룹 회장이라고 해서 엄청 걱정했는데 사람 좋네.”

    “벌써 열심히 일하고 싶네.”

    “역시 저러니 정치인들이 감동하고 변화되는 거 아니겠어?”

    “너 미래 그룹 폭탄 터졌을 때 직원들 구하는 거 봤냐? 내가 그런 분이랑 일하다니…….”

    “바비큐가 살살 녹네.”

    성호는 특히 30대의 후반의 나이에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김무혁 중사와 아주 친해 졌다.

    “회장이 이래도 되나?”

    “회장이 뭐 별겁니까?”

    “소위라며?”

    “네, 어쩌다 보니 소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김무혁 중사님 제가 계급이 높습니다만?”

    “그래서? 소위 대접해 줘?”

    “술이나 따르시죠?”

    소탈한 성호의 성격에 김무혁 중가 껄껄거리며 웃었다. 매우 마음에 들었다.

    “크크크, 너 진짜 마음에 든다. 유일하게 너만은 소위 대접 해주마.”

    “네?”

    갑자기 벌떡 일어난 김무혁이 자세를 고쳐 잡았다.

    “중위 김무혁! 오늘부로 제11기계화보병사단에서 마나 국방연구소로의 배정을 명받았음을 신고합니다. 화랑!”

    “화랑!”

    성호도 서투르지만 경례를 받아 주었다.

    그다음 날 아침 일찍 미래 연구소에서 제작한 흑표의 부속들이 들어 왔다.

    보안 문제로 교육을 따로 받은 운전병들이 직접 대전에 있는 미래 중앙 연구소에 가서 10대의 컨테이너를 실어 왔다.

    아침 일찍 흑표 전차 400대가 모여 있는 커다란 공터 옆에는 공병 대대들이 와서 순식간에 창고와 공장을 만들고 갔다.

    공장 안에는 육군 종합 정비창과 거의 흡사하게 꾸며졌다.

    거대한 트레인과 각종 장비가 순식간에 설치되었다.

    이래서 군대가 무섭다.

    공장이 설치되자 컨테이너들이 지게차로 창고로 이동되었다.

    모든 부품과 준비가 끝나자 정비 소대를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는 흑표 전차의 설계도가 펼쳐져 있었는데 여기저기 중요한 부분을 빨간 펜으로 표시를 해두었다.

    “지금부터 흑표 전차의 개조에 대한 것을 말씀드립니다. 지금부터 나온 이야기는 밖으로 유출될 시 본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가 위험해집니다. 아셨습니까?”

    “넵!”

    “먼저 엔진 부위에 마나 엔진이란 것을 하나 더 장착합니다. 장착 위치 및 방법은 도면에 표시해 두었습니다. 두 번째로 흑표 전차의 하부에 부품 1번인 반중력 추진 장치를 장착합니다.”

    반중력 추진 장치!

    이 말에 모든 정비 소대가 성호를 바라보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들어서 알고 있다. 모두 메카닉에 있어서 손재주가 있는 마니아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꿈의 자동차다. 그리고 그 꿈의 자동차의 부속이 바로 반중력 추진 장치다.

    그리고 그 반중력 추진 장치가 이번에 침몰할 뻔한 만년호를 구한 장치다.

    “이게 만년호를 끌어 올린 그겁니까?”

    “맞습니다. 그러나 전차가 55t이나 하므로 날아갈 수는 없을 겁니다. 대신 무게를 5.5t으로 줄여서 기동성 및 작전 반경을 넓힐 계획입니다.”

    “와우!”

    성호가 이번에는 흑표 전차의 도면 중 가장 큰 것을 가리켰다.

    “앞뒤, 옆에 있는 장갑에 2번 부속인 프록실드를 하나씩 장착합니다.”

    “프록실드가 뭡니까?”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실드 방어막입니다.”

    “!”

    성호의 말에 정비소대원들은 입을 쩍 벌리고 다물 줄 몰랐다.

    “전차 상부에는 제3번 부속인 인비저블 부속을 답니다.”

    “혹시 메타 소재 장치입니까? 투명화 망토 말입니다.”

    “비슷합니다. 다만 투명화 장치이자 스텔스 기능이 있는 장치입니다. 적외선, 감마선, 레이더 등등 어떤 것에서도 걸리지 않습니다.”

    “대박!”

    이제 더 놀랄 것도 없다.

    “제4번 부속은 포신에 장착합니다. 격발 스위치의 위치는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직접 사용하며 정할 예정입니다. 이름은 플라즈마 포입니다.”

    “혹시 플라즈마가 그 플라즈마는 아니죠?”

    “아뇨, 그 플라즈마가 맞습니다.”

    플라즈마란 쉽게 말해서 기체 상태의 어떤 것에 높은 에너지를 가하면 수 만도에서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되어 플라즈마 상태가 되는 것을 뜻한다.

    플라즈마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려는 연구는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수억 도의 온도가 필요한 초고온 핵융합이다.

    진짜 플라즈마 포라면 수억 도의 플라즈마가 날아가 공격하는 무기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5번 부속은 전차 뒤쪽 엔진에 장착합니다. 이름은 사일런스인데 이름 그대로의 기능이니 무슨 기능인지 대충 아실 겁니다.”

    여기까지가 성호가 흑표를 개조하기 위해 가져온 마나 장치들이다.

    엄청난 양의 마나를 감당하기 위해서 마나 엔진 및 대형 배터리를 장착했다.

    또한 차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공중 부양 마법진을 설치했고 엔진의 소음뿐만 아니라 기동 소음, 포 발사음까지 차단해주는 사일런스 마법을 달랐다.

    거기에다가 투명하게 되는 기능을 추가했으니 적이 흑표 전차를 발견할 일은 없을 것이다.

    방호 장치로 프록실드를 장착했다.

    총탄과 포탄뿐만 아니라 미사일까지 방어가 가능하다.

    공격력은 기존에 있던 120mm 활강포를 그대로 사용하고 추가로 플라즈마 포를 달았다.

    마나 회로를 통해 만들어지는 플라즈마 포는 1억 도가 넘는 플라즈마를 생성해 상대방에게 발사하는데 유도 기능이 있어 앞으로 쏴도 뒤에 있는 적을 맞출 수 있다.

    “아! 그리고 기존에 있던 전차들과 구별하는 의미해서 백색으로 칠하고 백호 전차라고 부를 겁니다.”

    “흰색이면 엄폐 기능에서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투명화 기능 잊으셨습니까? 백호 전차는 투명화 전차입니다.”

    “아!”

    “투명화 기능이 있지만, 눈이나 모래에 자국이 남기 때문에 엄폐는 흰색이 차라리 낳습니다.”

    이 전차가 운용되면 어떤 전략으로 사용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

    그러나 여기 모인 정비 소대가 생각할 일은 아니다.

    백호 전차!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전차인 백호 전차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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