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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57화 (57/225)
  • 《57화》

    트램프 대통령을 이기고 당선된 알버트 대통령은 후덕한 인상에 살이 좀 빠지면 조지 클루니를 닮은 사람이었다.

    “요즘 한국이 매우 시끄럽다던데? 국회의원들이 변해서 국민의 종을 자처한다더군.”

    “대통령 각하, 그 부분은 집단 최면이 걸린 것 같다는 정보국장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집단 최면?”

    “그렇습니다. 갑자기 처음 본 사람을 주인처럼 따르거나 존경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들도 내던져 버리는 그들의 태도는 집단 최면 이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하긴 그렇군. 그렇다면 국회의원을 집단 최면으로 새 사람 만든 것이 미래 그룹의 신임 회장, 이성호인가?”

    “아직 조사 중이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원래 이런 일을 일으킨 뒤에는 가짜를 앞에 내세우는 법입니다.”

    “으음……. 놀랍군. 만일 누군지는 몰라도 그 최면술사가 미국의 상원 의원과 하원 의원에게 집단 최면을 걸 확률은 얼마나 되겠나?”

    “지금 상황으로서는 그가 하고자 한다면 절반 정도는 최면에 걸리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미국에 위협이 되는 인물로 올려놓는 게 좋겠어.”

    “알겠습니다.”

    -삐…….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위치한 인터폰에서 소리가 났다. 대화를 이어가던 미국 대통령이 인터폰의 스위치를 눌렀다.

    [대통령 각하 지금 이라크 대사관 쪽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이라크? 누가 왔지?”

    [할바라크입니다.]

    할바라크는 이라크에서 미국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

    할바르크는 쿠르드 지방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그것도 미래에 미국의 지지를 받아 이라크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지도자가 되므로 인해서 이라크 사태를 미국이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가 갑자기 왜 와?”

    [중요한 이야기가 있답니다.]

    “그래? 올라오라고 그래, 철저하게 보안 검색하고.”

    “알겠습니다.”

    할바르크는 아랍계 특유의 수염을 멋지게 기른 중년인이었다.

    그러나 터빈을 쓰지도 않았고 양복도 입고 있어서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할바르트는 귀에 보청기를 끼고 있었는데 평상시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할바르크님 몸수색을 좀 하겠습니다.”

    먼저 옷과 주머니, 신발을 조사한 보안 요원들이 할바르크를 검색대로 인도했다. 시계나 벨트, 보청기를 빼고는 검색대를 통과 했다.

    “몸이 좋지 않으신가요? 땀을 많이 흘리시네요.”

    “아, 예……. 몸이 좋지 않네요.”

    인체를 투과해서 볼 수 있는 검색대를 통과한 할바르크는 자신의 소지품을 받으며 보청기를 귀에 착용했다.

    [잘했다. 우리말만 잘 듣는다면 네 가족이 죽지도 않고 배 속에 들어 있는 액체 폭탄은 터지지 않을 거다.]

    보청기에서는 다른 사람의 말소리가 들렸다. 보청기가 아니라 라디오 기능의 이어폰이었다.

    [네 핸드폰에 음성 파일을 mp3 파일로 저장해 놨다. 미국 대통령을 만나면 녹음된 음성을 들려주면 넌 살 수 있다.]

    할바르크의 위장에는 지금 풍선이 두 개 들어가 있었다.

    단단한 고무로 만든 이 두 개의 풍선은 위장에서도 잘 터지지 않지만, 원격으로 작동되는 작은 폭탄으로 인해서 터져 버릴 수 있다.

    이미 인체 안에 있는 데다가 폭탄이 워낙에 작아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막상 그 정도의 폭발은 위경련을 일으킬 정도이지 사람을 죽일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각각의 풍선에 들어 있는 액체가 섞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마 백악관의 집무실 뿐만 다 날아갈 정도의 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긴장하지 않으려고 손발을 움직이던 할바르크는 드디어 대통령 집무실까지 왔다.

    문이 열리고 후덕한 인상의 대통령이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동안 이라크 사태로 골치를 썩이던 시간을 이 할바르크가 해결해줬기 때문이다. 물론 이라크의 이슬람 무장 세력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할바르크, 자네가 갑자기 와서 나는 깜짝 놀랐네. 무슨 일인가?”

    “전해 드릴 말이 있어 급하게 찾아왔습니다.”

    집무실에 들어온 할바르크는 흐르는 땀을 연신 훔치며 급하게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할바르크가 핸드폰을 꺼내기 위해서 양복 자켓의 안쪽을 뒤지자 주변에 대기 중이던 경호원들이 가슴 안쪽에 들어 있는 총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반응하기 위해서다.

    “핸드폰이군? 그건 왜 갑자기 꺼내고 그래. 긴장했잖아.”

    할바르크의 손에는 낡은 핸드폰이 들려 나왔다.

    [음악 파일 중에서 ‘렛미고‘라고 있을 거야. 그걸 재생시키면 된다.]

    보청기에서 들린 소리에 움찔한 할바르크가 자신의 핸드폰에서 렛미고라는 mp3 파일을 찾았다.

    “중요한 정보가 있어서 왔습니다.”

    “무슨 정보지요?”

    “그, 그게 핸드폰에 mp3 파일로 되어 있습니다.”

    “핸드폰에? 직접 말씀하는 게 좋지 않습니까?”

    “대통령 각하 일단 들어 보시지요.”

    할바르크가 급하게 핸드폰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영어로 말하지만, 아랍 특유의 악센트가 있는 목소리였다.

    [우리는 보코하임이다. 이번에 너에게 많은 경고를 하였지만 끝내 우리의 경고를 무시했기에 실질적인 무력을 사용하려 한다. 이 무력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뜻을 전달한다. 우리의 땅에서 너희 서방 국가들은 물러가라. 성스러운 전쟁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1명을 죽이면 우리는 백배 천배로 갚아 줄 것이다. 신에게 영광이 있을 것이다.]

    핸드폰에서 재생된 녹음 파일의 내용은 결코 유쾌한 내용은 아니었다.

    미국 대통령 알버트가 이걸 왜 들려줬는지 묻는 눈빛으로 할바르크를 쳐다보았다.

    “이걸 왜 저에게 들려주시는 겁니까?”

    “그냥, 이런 문자가 제게 와서…….”

    당황해하는 할바르크의 귓속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할바르크, 잘 가라. 네 가족과 함께 알라의 세계로 가는 거다.]

    이제 모든 일을 다 처리했다는 안도감에 땀을 닦던 할바르크의 눈이 커졌다.

    -콰앙!

    백악관의 2층에 있던 접견실이 순식간에 폭발했다. 폭발로 인해서 백악관의 한쪽 벽이 터져 나갔다.

    미국의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이 폭발했다.

    폭발이 얼마나 컸는지 아름답던 백악관의 정면이 없어졌다.

    오벌룸이라고 부르던 집무실뿐만 아니라 백악관의 중앙 부위가 폭발의 여파로 박살이 나버렸다.

    그리고 주변 1킬로미터 근방의 유리창이 다 날아갔고 폭음이 워싱턴 DC를 뒤흔들었다.

    사망자 23명에, 중상자가 무려 120명이었다.

    미국의 대통령이 머무는 장소인 만큼 보안을 위해 몰려 있던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그런 많은 사람의 사상자도 충격이었지만 미국의 대통령이 죽었다는 것은 더더욱 커다란 충격이었다.

    미국 전체가 셧다운 되었다. 학교와 공공건물이 일시에 문을 닫았고 사흘 동안 애도의 시간을 선포했다.

    전 세계는 이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사람들은 사건을 일으킨 범인에 주목했다. 백악관에는 카메라만 수백 개가 달려 있었고 영상들이 자동으로 지하에 있는 비밀 보안 시스템으로 저장하게 되어 있었다. 당연히 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도 녹화가 되어 있었다.

    범인은 할바르크, 그가 인체 폭탄이 되어 백악관을 날려 버린 것이다.

    녹화된 영상에서는 음성도 같이 녹음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드디어 할바르크를 사주해서 백악관을 날려 버린 단체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보코하임!

    보코하임은 나이지리아에 만들어진 이슬람 무장단체다.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으로, 이슬람국가의 독립과 이슬람 법체계인 샤리아 도입을 목표로 하던 무력 단체였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공격으로 IS가 무너지자 이슬람 테러 단체들은 나이지리아에 있는 보코하임으로 몰려들었다. 보코하임은 세력이 커지자 중동에 세력을 확장하고 여러 테러들을 일으키며 유명해졌다.

    미국 내에 이번 일을 주도한 보코하임 단체의 범인들을 잡는 것은 할바르크가 열쇠였다.

    그의 집으로 미국 연방 수사국 FBI, CIA,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목이 잘려 죽은 7구의 시체를 찾아냈다. 할바르크의 아내와 늙은 어머니, 자녀들 3명, 집안일을 도와주는 집사와 가정부가 비참하게 죽어 있었다.

    “이건 할바르크가 계획한 짓이 아냐!”

    할바르크는 그냥 피해자일 뿐이었다.

    모든 미국의 정보 요원들이 해외에서 그리고 미국 내에서 이번 백악관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미국 나스닥 증시가 폭락했다.

    하루 만에 백억 달러가 증발했다. 원화로 10조가 넘는 돈이다.

    미국 증시가 폭락하자 전 세계의 경제 시장이 출렁거리기 시작했고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휘청거렸다.

    미국의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물가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실업자가 쏟아져 나왔다.

    여기저기서 폭동이 일어나고 저마다 이번 경제적 위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 고심하며 노력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이런 위기에 대통령이 없으니 큰일이었다.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마틴 타일러는 미국의 대통령으로 바로 승계되었다.

    원래 미국은 부통령은 상원의원 의장을 겸임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 그가 대통령직을 맡자 정세가 안정되는 분위기였다.

    마틴 부통령, 아니, 이제 대통령인 그는 동그란 얼굴에 코가 유난이 큰 백인이었다.

    큰 코 위에 작고 동그란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지금 자신의 집무실에서 중요한 전화를 받고 있었다.

    [마틴,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을 축하해. 저번 선거에서 잘했으면 번거롭게 이런 일 안 해도 되었는데 말이지.]

    이제 미국의 대통령이 된 마틴에게 누군가 축하 전화를 했다.

    전화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 보면 분명 젊어 보였는데 대통령과의 전화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는 눈치다.

    도리어 장난기가 묻어 나오는 듯했다.

    “죄송합니다. 이번 미국 대통령으로 승계된 것도 전부 주인님 덕분입니다. 저번에 말씀 하신 대로 중동에서의 대규모 전쟁을 위해서 아시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대폭 감소하고 있습니다.”

    [길게 통화 못 하는 게 아쉽네. 내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거 잊지 말고.]

    “넵.”

    -뚜뚜뚜…….

    이제 미국의 대통령이 된 마틴이 1급 보안이 걸려 있는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의자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에휴, 주인과의 통화는 언제나 무서워.”

    ***

    마흐디! 이슬람의 메시아가 탄생했다.

    그가 보코하임이라는 단체를 이끌며 세상에 나타났다.

    마흐디는 이란과 이라크를 일주일 만에 점령해 버렸다.

    모든 군권이 보코하임으로 몰려들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한 달 사이에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아랍에미리트, 오만,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이 보코하임으로 넘어갔다.

    그동안 폴 막스가 준비해온 작업들이 착착 진행되면서 정치인들 중심으로 각각의 나라들이 무장 이슬람 단체인 보코하임으로 넘어왔다.

    총 8개의 연합 국가가 된 보코하임은 이름을 SLD이라고 바꿨다.

    살라흐 앗딘 유수프 이븐 아이유브,

    긴 이름으로 불린 왕으로 십자군 당시 이슬람의 전쟁 영웅이자 술탄이다.

    술탄이란 권위를 가진 통치자를 뜻한다.

    그를 우리는 이렇게 불렀다. 살라딘!

    보코하임은 이번 전쟁을 십자군 전쟁에 빗대어 살라딘의 이름 따서 SLD로 자신들의 이름을 바꾸었다.

    오만에서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는 보급품 및 승무원의 휴가를 위해 오만 앞바다에 대기 중이었다.

    그 주변으로 티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2척과 알레이 버크급 유도 미사일 구축함 3대, 로스엔젤레스급 2척의 잠수함, 보급함이 함께하고 있었다.

    바다는 잔잔했고 항공모함 갑판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병사들도 있었다.

    평화로운 분위기에 오만 해협을 지나가는 작은 고깃배들 정도야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때 갑자기 고깃배에서 미사일들이 날아들었다.

    미사일들은 너무 가까운 거리라 램 미사일로 요격할 수가 없었다.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가 자동으로 작동 하면서 팔랑스 기관포가 발사되었다.

    -바바바바!!!!!

    -콰아앙!

    미사일 5개가 수면 위에서 요격되면서 바다에 큰 파장을 만들어 냈다.

    항공모함을 호위하던 총 7척의 전투함에서 발사된 골키퍼, 펄링스가 30mm 총탄을 분당 3000발이나 쏘아 대며 붉은 꼬리를 만들었다.

    채프가 뿌려지고 고속으로 함선들이 움직였다.

    -콰아아앙!

    두 개의 미사일이 또다시 요격되면서 가까이 있던 미국의 전투함까지 열기가 전해졌다.

    몇 개의 미사일은 막았지만 두 개의 미사일이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인 조지함에 맞았다.

    -쿠웅!

    CG-71, 케이프 세인트 조지함의 함미가 불을 뿜으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나머지 하나의 미사일은 정중앙에 맞으면서 거대한 구멍을 만들었다.

    조지함은 빠르게 침몰했다.

    주변에 있던 함정에서 구조에 나섰으나 침몰당하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이 일로 만재 배수량 9600톤이나 하는 미군의 이즈스함 하나가 침몰했으며 390명의 승조원 중 220명이 사망했다.

    [백악관 테러, 미 대통령 사망]

    [조지함 테러, 미군 220명 사망]

    이 두 사건을 계기로 세계 각지에 주둔중인 모든 미군이 중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의 보복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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