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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51화 (51/225)
  • 《51화》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총회에서의 반대의견을 갖는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이건 강제적이기에 무조건 주식을 사야 한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청구권을 요구하는 족족 받아들이면, 그 많은 주식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회사는 엄청난 자금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모두 멘츄스 그룹의 행패였다.

    성호는 주식매수 청구권 때문에 엄청난 금액을 지급하면서 그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미래 그룹의 재정이 튼튼하다면 좋았겠지만, 이 주식매수 청구권의 행사로 들어간 돈이 6조 7천억이나 되었다. 이 때문에 미래 그룹이 휘청거렸다.

    성호는 은행에 자신이 가진 미래 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

    말은 안 했지만, 지금까지 모든 이자와 위험을 떠안고 버티느라 힘들었다.

    “문정철.”

    “엣취! 넵, 회장님. 엣취! 죄송합니다.”

    구조조정 본부의 문정철을 불렀다.

    그는 요즘 재채기가 멈추지 않아서 고생이었다.

    돈 냄새가 미친 듯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되었지?”

    “훌쩍, 워싱과 트루스로 벌어들인 금액으로 은행 빚을 모두 갚았습니다. 엣취! 훌쩍, 그리고 미래 홀딩스의 주식이 35만 원에서 97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전 세계의 전자 제품 시장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동안, 성호는 그사이 자본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 달이 지나는 사이에 미래 전자의 주식은 3만6천 원에서 8만7천 원으로 급상승함으로 시가 총액 85조에서 155조 원의 회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미래 홀딩스는 전에 35만 원이었는데 이제는 97만 원이 되어 버렸다.

    거기에다가 한 달 동안 전 세계에 판매되는 워싱과 트루스의 양은 거의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워싱 한 대당 가격은 220만 원, 그중에 순수익은 135만 원이나 한다. 안에 들어간 것이 별로 없으니 많이 남았다.

    하루에 워싱이 전 세계에 판매되는 대수가 10만대가 넘는다. 그렇게 되면 순수익만 천삼백억 이 넘는다.

    한 달이면 4조 원이 넘는 돈이 들어오는 것이다.

    트루스는 더했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숫자 집계 자체가 되지도 않았다.

    생산 공장이 부족해서 영국, 미국, 베트남, 인도, 터키 등에 공장을 매입하고 급하게 생산이 들어갔다.

    별로 만들기 어렵지 않고 들어가는 부속들이 기존에 있던 것들이라 쉽게 생산 시설을 늘릴 수 있었다.

    그래도 들어오는 주문을 소화할 수 없어 리베이트를 받고 다른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도록 했다.

    당연히 중요 부품과 마나 충전 반도체의 가격도 받았고, 말이다.

    미래전자는 기존에 있던 모니터 시장을 순식간에 잠식해 버렸다.

    리베이트는 무조건 수익의 10%였다.

    그렇게 벌어들이는 수입만 한 달에 10조가 넘어갔다.

    “엣취! 그런데 진짜로 그 많은 돈들 전부를 해외 공장들을 사들이는데 쓰실겁니까?”

    문정철이 재채기를 계속하면서 성호에게 물었다.

    전 세계는 중동 사태로 경제적 위기가 찾아왔다.

    미래 그룹이 급성장하는 반면, 반대로 시가 총액이 반 토막 나며 위기를 겪고 있는 회사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소낵, 히태치가 휘청거렸고 중국의 견황 또한 그동안 쌓아 놓은 재고에 치여 쓰러질 지경이었다.

    국내 기업은 그 여파가 더 커서 오성 전자, LO 전자, 대명 전자 등은 세탁기 공장을 싸게 내놔 버렸다.

    “나오는 족족 전부 사들이세요.”

    그의 능력이면 문제없이 해결될 것이다.

    “엣취! 알겠습니다.”

    “모든 공장에 미래 그룹의 깃발을 꼽을 겁니다.”

    “훌쩍,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이익보다는 상생을 먼저 생각하는 조치니 그렇게 계획을 짜 보도록 하세요.”

    세탁기 공장이 문을 닫으면 그 여파로 일하던 근로자와 부품 공장 업체들이 줄줄이 망한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돈이 없어지고 그럼 미래 그룹이 생산하는 제품을 살 사람이 없어진다.

    그게 바로 디플레이션이다.

    그러나 망해가는 공장을 미래 그룹이 인수하고 공장을 운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앞으로 개발되는 마나 에너지 제품들의 생산을 위탁함으로 근로자와 소비자에 자금이 퍼지면서 경제적 순환 구조가 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더 사람들은 세탁기를 사지 않았다.

    그리고 평면으로 된 TV도 사지 않았다.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기존의 3D TV는 별도의 안경을 써야 했고, 콘텐츠도 제한적이었다. 3D TV로 볼 수 있는 별도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람들은 더 기존 TV를 살 이유가 없었다.

    이런 상황은 국내뿐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의 전자 제품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똥값이 되어갔다.

    ***

    LO 전자 상황실.

    LO 전자는 이번 일을 타파할 방법을 카피밖에 없다고 결정하고는 워싱과 트루스를 몰래 사서 연구실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분해했다.

    특허 신청을 안 했으니 똑같은 모양으로만 만든다면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다.

    “뭐지?”

    그러나 워싱과 트루스에 들어간 부품은 그동안 알고 있던 전자식의 기계가 아니었다.

    너무 간단한 내부 구조에 도리어 LO 전자의 연구원들이 당황해했다.

    연구원들이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기능은 버튼을 누르면 불이 들어온다거나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 소리가 나는 장치, 스마트폰 연동 기능, 타이머 기능 같은 것이었다. 너무 단순하고, 그런 기술쯤이야 LO 전자도 가지고 있다.

    그런 잡스러운 기능을 제거하고 나온 핵심 기술 장치는 너무 간단했다.

    구리 동판에 여러 가지 기호들이 그려진 이상한 장치와 반도체 칩 하나가 들어 있을 뿐이었다.

    워싱이 조금 더 크고, 트루스가 조금 더 작을 뿐이지 둘 다 핵심 부품은 비슷해 보였다.

    그리고 워싱과 트루스의 동판에 그려진 기호들이 어떤 열쇠 같아 보이기도 했다.

    “이 구리 동판이 무슨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LO 전자는 마법진인 것도 모르고 동판에 그려진 그것을 그대로 복사해서 만들어서 실험해 봤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구에는 마나가 없기 때문이다.

    마나를 만들어 내는 장치가 없다면 절대로 실행되지 않는다.

    그런 것을 알 리 없는 이들은 이것저것 실험을 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 동판은 그냥 현혹하는 장치일 뿐이고 핵심은 이 반도체라는 것이군.”

    LO 전자에서 ‘OtherWorld’라는 문구가 그려진 반도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내부를 투시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무슨 전파를 방해하는 기술이 투시를 막는 것 같았다.

    그래서 분해를 해 봤다.

    -타탁!

    하얀 연기가 연구실 안을 가득 채웠다.

    반도체가 그 자리에서 타버린 것이다.

    워싱 하나가 250만 원인데 그걸 날린 거다.

    다른 마나 반도체를 하나 더 가져와서 더욱더 조심스럽게 분해했지만, 마찬가지로 하얀 연기를 내면서 타 버렸다.

    이런 실험을 하는 곳이 LO 전자 연구소만일까?

    일본의 소낵 전자, 중국의 티안마 전자에서 이와 비슷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기업도 워싱이 구동되는 원리나 트루스가 영상을 만들어 내는 원리를 찾아내지 못했다.

    최태욱 실장은 다른 기업들이 미래 그룹의 신제품을 연구하고자 열어보는 것을 모두 조사해서 성호에게 보고했다.

    “회장님, 워싱과 트루스의 설계도를 다른 회사로 빼돌리려는 녀석이 있습니다.”

    “증거는?”

    “아주 교묘해서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녀석들은 꼭 뒤가 구린 법이지.”

    성호는 인첸트 학파의 대마법사다.

    서류 몇 개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녀석들이 누군지 바로 찾아냈다.

    증거가 없으니 자르지는 못했지만, 녀석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 버렸다.

    “미래 전자 기획팀의 김봉철 연구원, 오늘부로 자네는 미래 자동차 제1 조립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네.”

    “네? 제가요.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미래 자동차 전무님의 아들입니다.”

    “알아, 자네 아버지 김용수 전무도 오늘부로 미래 자동차에서 해고되었어.”

    “그, 그런!”

    다른 회사에 설계도를 빼돌린 녀석들을 전부 자동차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나가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당연히 그들은 자동차 조립 생산 라인에 출근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만두지도 않았다.

    -연구실 직원을 조립 생산 라인으로 보내는 악덕 기업주는 물러나라.

    -이성호 회장은 독재자다!

    -우리의 능력에 맞는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

    그들은 일도 하지 않고 시위를 했다.

    그들이 시위하던 때 이성호는 막 미래 전자의 생산 라인을 돌아본 다음 대전에 있는 중앙 연구소로 가는 중이었다.

    그 소식을 들은 녀석들이 몰려들었다.

    “직원을 사지로 모는 이성호 회장은 반성하라!”

    “나를 업무에 맞는 곳으로 돌려보내 달라!”

    30명이 하는 시위지만 플랜카드와 확성기까지 갖추어서 제대로 하고 있었다.

    “저기 이성호 회장의 자동차가 온다!”

    -우르르르…….

    성호를 태운 차가 연구소 입구를 지나가고 있을 때 그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피켓을 들고 입구에서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차 세워.”

    “넵.”

    성호가 차에서 내렸다.

    후줄근한 추리닝 차림이었다.

    요즘 1 갑자나 올라간 내공을 조절하고 숙달하기 위해 수련을 하고 있던 성호는 추리닝을 거의 매일 입고 살았다.

    추리닝을 입었지만, 미래 그룹의 회장이다.

    차에서 내린 성호가 시위하는 연구진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가 걸어가자 주변의 공기가 짓눌리는 듯한 압력이 시위대를 짓눌렀다. 시위대는 그런 느낌에 뒤로 한발 물러났다.

    그에게서 뿜어지는 기세는 일반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것이었다.

    “나는 미래 그룹의 회장 이성호다.”

    반말이다.

    성호의 철칙 중 하나다.

    악한 자에게는 악하게 선한 자에게는 선하게.

    “왜 여러분들이 자동차 조립 공장 근무자로 변경되었는지 아는 사람 있나?”

    성호가 손을 들며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왜 LO 전자에 워싱의 설계도를 보낸 거지?”

    “!”

    성호가 주변을 쭉 둘러보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

    “모두 교묘하게 다른 기업에 설계 도면을 넘겨서 자동차 조립 라인으로 보냈다. 불만 있는 사람?”

    성호의 기세에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증거 있습니까?”

    “직접 찾아서 미래 그룹 법무팀을 움직여 볼까?”

    “…….”

    “계속 길을 막을 건가?”

    시위대가 자진해서 길을 열었다.

    성호가 자동차에 다시 타고는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다.

    명분이 없는 시위대는 자진해서 해산했다.

    미래 그룹은 대전에 마나 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위해 중앙 연구소를 만들었다.

    성호는 중앙 연구소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복도를 지나가는데 벽면에는 마나 회로들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었다.

    번개를 만들어 공격하는 라이트닝 마법진이다.

    허락 없이 이곳까지 온 사람이 복도를 지나간다면 전기충격을 받아 통구이가 될 것이다.

    복도를 지나 지하로 내려가자 엄청나게 거대한 연구 시설이 눈앞에 펼쳐졌다.

    총 150명의 연구원, 각종 실험 장비들과 기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뭐가 뭔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들 중에서 강동민은 한창 마나 회로를 살피느라 성호가 들어 온 지도 몰랐다.

    성호는 그의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근처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한 시간이 지나서야 강동민은 성호와 최태욱을 발견했다.

    “회장님아 왔어? 왔으면 왔다고 바로 이야기하지 그랬어?”

    미래 그룹에서 성호를 이렇게 막 대하는 녀석은 강동민이 유일할 거다.

    “일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열심이네요. 직원 카드는 전부 나눠줬죠?”

    “직원 카드야 당연히 나눠줬지. 그게 있어야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으니까. 그냥 들어오면 벼락을 맞는다고 알려 주느라 힘들었다고.”

    직원 카드에는 참 마법이 걸려 있다.

    일상생활에는 전혀 영향이 없지만, 직원 카드를 차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미래 그룹에 대한 충성심이 생기고 항상 진실한 마음이 들도록 해 놨다. 그리고 들어오면서 통구이가 안 되려면 꼭 지참해야 하는 물건이다.

    “여기는 보안 시설이니 꼭 직원 카드를 착용하고 다니게 하세요.”

    “그럼. 그거 안 차고 왔다가는 출입도 못 하는 게 문제가 아냐. 그냥 들어왔다간 벼락 맞는다고.”

    지하 5층 규모의 연구소는 지하 1층 전체를 보안 구역으로 만들었고 마법진을 이용해서 허가된 사람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허가된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직원 카드와 신체를 마나 스캔해서 한 번 더 확인한다.

    그 뒤에야 지하 2층으로 내려갈 수 있다.

    지하 2층이 복도에는 라이트닝 마법진이 그려 있어 허락되지 않은 사람은 통구이가 된다.

    “핵융합 연구는 잘 돼 가나요?”

    “직접 가서 보여 줄게.”

    성호와 최태욱 실장, 강동민 소장은 지하 5층에 있는 연구실로 내려왔다.

    지하 5층은 생각한 것보다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성호가 아공간을 이용해서 만든 연구실이다.

    누군가 침입하기도 힘들겠지만 침입하면 아공간 마법을 캔슬해 버리면 된다.

    그렇게 되면 안으로 침입한 놈들은 갑자기 좁아진 공간에 끼여 압사당하게 된다.

    -위잉…….

    한쪽 벽면이 열리면서 300평이 넘어가는 거대한 방이 보였다.

    그곳에는 각종 호스와 전선들, 마나를 보관할 수 있는 거대한 수정구가 있었다.

    “이 수정구가 아버님께서 찾으셨다는 소재인가요?”

    “그래. 규소 결정에 그래핀을 합성했다고 하는데 구리보다는 100배나 많은 전기를 저장하더라고.”

    “놀랍네요. 그런데 아직은 좀 큰 편인 것 같은데…….”

    “아냐. 이건 핵융합 실험을 위해서 크게 만든 거고 실제로는 손톱만 하게 만들 수 있어.”

    “앞으로 마나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 사업을 할 생각입니다. 크기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할 겁니다.”

    “다양하게 만드는 거야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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