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50화 (50/225)
  • 《50화》

    기자 회견이 끝나고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충격과 놀라움에 들썩거렸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성호와 미래 전자 신제품으로 채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였다.

    -1위 : 이성호

    -2위 : 미래 그룹 신제품

    -3위 : 이성호 복근

    -4위 : 워싱 사용 후기

    워싱은 빨래와 설거지, 어떤 물건이든 깨끗하게 해주는 장치다.

    트루스라는 장치는 현실로 착각할 정도로 홀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이 두 가지가 이번 기자회견장에서 소개되었다.

    사람들은 사용해 보지 않았어도 이미 어느 정도 엄청난 파장을 예상하였다.

    세탁기와 설거지 기계가 합해진 것뿐이지만 그것을 사용하게 될 주부들이 느끼는 것은 엄청났다.

    다른 세제를 전혀 안 쓰는 것만 보아도 아토피 있는 가정에서는 필수품이 될지도 몰랐다.

    트루스는 앞으로 나오는 모든 모니터와 핸드폰 화면, 비행기나 선박의 계기판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방송국에서도 성호가 만든 이 워싱과 트루스에 대해서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사회는 요즘 시사 특집에서 꼭 나온다는 최석희가 나왔다.

    “오늘은 미래 전자에서 개발한 신제품, 워싱과 트루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국 대학교 전자 공학과 이중전 교수님, 신라 대학교의 김전기 교수님, 청익대의 학기봉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대머리에 푸덕한 인상의 이중전 교수, 날카롭게 생긴 뿔테 안경의 김전기 교수, 젊은 얼굴에 뻐드렁니를 가지고 있는 학기봉 교수가 인사를 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 워싱이라는 미래 전자의 신제품이 실제로 저런 작동을 하는 걸까요?”

    “한국 대학교의 이중전입니다. 제 생각에는 약간은 과장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안경을 고쳐 잡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저렇게까지 깨끗하게 세탁이 되려면 물이나 솔벤트 같은 유기 용매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워싱은 그냥 전기만 꼽으면 되죠? 그러니 세척이 잘 되겠습니까?”

    “이중전 교수님 말씀은 물이나 유기 용매가 아니고서는 저렇게 깨끗하게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물론 바람이나 전자 진동 같은 방법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그건 큰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신라 대학교의 김전기입니다.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중간에 요즘 한창 개인 방송으로 잘 나간다는 김전기 교수가 나섰다.

    “이번에 미래 전자의 강동민 박사가 발표한 마나 에너지에 대한 논문이 나왔습니다. 마나 에너지의 성질은 정말 믿기 힘들지만, 실험 증거가 워낙에 확실해서 실재하는 에너지라는 것이 판명 났습니다.”

    김전기 교수가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

    “미래 그룹의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마나라는 에너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충분히 더러운 물질을 분리해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김전기 교수님은 워싱이라는 장치가 실제로 정상 작동한다고 보시는군요.”

    “그렇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 생각에는 이 워싱을 확장해서 집안 전체를 청소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트루스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브라운관이나 LED 전문이 아니라서…….”

    김전기 교수가 트루스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면서 난처해했다.

    “청익대 학기봉입니다. 제 전문이 LED와 삼차원 영상에 대한 부분이었는데요. 전 트루스를 보고는 매우 놀랐습니다.”

    국내에서 모니터에 관해서는 이 사람보다 잘 아는 사람이 없다.

    “보통 저런 입체 영상은 빛을 어떤 매개체에 쏘아서 입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 입체 영상은 흐릿해서 누가 봐도 가짜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런데 트루스가 만든 입체 영상은 진짜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의 입체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거죠.”

    학기봉 교수가 침을 튀기며 말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인류는 벽에 그리는 그림으로 시작해서 사진기로 찍고 인화하는 단계를 거쳤습니다. 그런 사진기가 동영상으로 변하면서 우리들이 지금 보는 TV 같은 혁명이 일어난 거죠. 그런데 이제 입체 영상입니다.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 발명품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교수님은 이 트루스가 어떤 곳에 사용되리라 생각되시나요?”

    “모든 화면입니다. 영화관, 핸드폰 화면, 광고판, 각종 기계들의 화면에서 사용될 것입니다. 이건 거의 혁명입니다.”

    일주일 사이에 세계 경제는 또다시 출렁거렸다.

    중동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오일 파동이 일어나면서 휘청거리더니 이번에는 가전제품 시장이 출렁거렸다.

    세탁기나 모니터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세계의 거대한 자본을 가진 기업들이 한국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일본, 과학적 기술력이 높은 나라의 기업들은 미래 그룹의 워싱과 트루스가 출시되면 모방할 것이 분명했다.

    특허를 안 한다고 했으니 누구든 만들어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특히 중국의 모 기업은 워싱과 트루스가 나오기만 하면 무조건 똑같이 만들 자신이 있었다.

    -2월 1일 미래 전자 신제품 출시 이벤트-

    미래 전자에서 워싱이라는 주방기기와 트루스라는 영상기기가 시중에 판매가 되었다.

    - 이제 세탁기와 설거지 기계는 가라!

    - 넣기만 하면 깨끗해지는 세상!

    - 실체와 환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세상이 왔다!

    - 이제 더 이상 커다란 모니터는 없다.

    워싱은 엄청난 수요로 팔려나갔다. 가격은 250만 원 선이었지만 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과 적은 전기 소비량을 생각하면 싼 가격이었다.

    [미래 카드 사용 시 36개월 무이자 할부.]

    주부들이 설거지를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너도 나도 이 워싱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런칭쇼에서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예약 기능과 내용물이 들어 있다고 알려 주는 알람 장치, 스마트 폰과의 연동 등의 편리한 기능이 있었다.

    “와, 이게 우리 집에 오다니!”

    대전에 사는 한 가정에 워싱이 배달되었다. 이번에 예약 판매 20% 세일을 했는데 바로 구입을 했다.

    “엄마, 내 교복부터 넣어 보자!”

    “아냐……. 밀려 있는 설거지부터!”

    “여보, 둘 다 나눠 넣지 뭐.”

    “우와. 동시에 넣어도 되겠다.”

    설거지통에 있던 그릇을 워싱에 그냥 넣었다. 김칫국물부터 밥풀까지 그냥 붙어 있는 그대로였다.

    빨래는 칼라가 누렇게 되어 있는 여학생 교복이 세탁용 입구로 들어갔다.

    “이것도 넣자.”

    남자 동생이 신던 양말을 그냥 세탁용 투입구에 같이 넣어 버렸다. 그 뒤로 밀렸던 빨래가 한가득 들어갔다.

    “다 넣었지?”

    “저기…… 엄마, 나 운동화도 같이 넣고 싶은데…….”

    “그래? 그런데 옷이랑 같이 세탁을 해도 되나?”

    “오! 설명서에는 가리지 말고 다 넣어도 된다는데.”

    설명서를 읽어가던 남편이 아내에게 소란스레 말했다.

    “그래? 하긴, 처음 시험해 보는 거니 다 해보자.”

    워싱의 스타트 버튼을 누른 다음에 기대에 찬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번쩍!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넣고 버튼을 누르니 밝은 빛이 번쩍거렸고 완료를 알리는 신호가 울렸다.

    “우와, 엄청 빨라.”

    그리고 반짝거리는 밥그릇과 접시를 만날 수 있었다.

    또한 빨래 입구에 넣은 교복 상의는 새것처럼 하얀색이었다.

    나머지 빨래도 마치 새것처럼 깨끗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같이 넣었던 운동화가 뽀송뽀송하고 깨끗하게 되어 나온 것이 가장 신기했다.

    신발 밑창에 묻어 있던 흙들도 전부 보이지 않았다.

    “우와, 새것 같아.”

    “여보……. 앞으로 내가 설거지를 하지.”

    “당신이 언제 설거지를 도와줬다고! 앞으로 워싱은 내 거니까 건드릴 생각하지 마요.”

    “쩝.”

    워싱은 대한민국에서만 1차분으로 삼천 대만 생산해두었다.

    단 하루 만에 예약 판매로 삼천 대가 순식간에 팔렸다.

    그 뒤에 2차분 예약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 많았다.

    세계는 경제적 불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워싱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해외 공장 건립 장소를 물색하는 미래 그룹.

    미래 그룹이 자신들의 제품을 생산할 공장을 찾았다.

    전 세계에서 자신의 나라에 공장을 지어 달라고 난리였다.

    제발 자신의 나라에 공장을 지어달라고 정부와 미래 전자에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심지어 영국 여왕이 직접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경제적인 협력 관계를 개선하고 미래 그룹의 공장을 지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래 그룹은 밀려오는 주문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에 공장을 지었다.

    전 세계에 여러 나라에 공장이 지어지면서 전 세계에 수출이 급속도로 빨라졌다.

    워싱 하나로 한 달 만에 벌어들이는 수익이 무려 4조 원을 넘기기 시작했고 다음 달이면 수익이 수십 배로 불어날 전망이다.

    트루스는 한 달 만에 10조 원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트루스는 세 가지 형태로 분리되어 생산되었다.

    트루스의 가장 큰 특징은 눈으로 거의 구별이 되지 않은 홀로그램 입체 영상에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입체영상만을 위한 콘텐츠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영상을 넣어서 변환하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편했다. 콘텐츠도 풍부했다.

    트루스는 용도에 따라서 트루스 100, 트루스 30, 트루스 5라는 세 가지 버전으로 나뉘었다.

    트루스 100은 대형 화면 위주로 만들어진 것으로 거의 100인지 이상의 입체 형상을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준다.

    일반 가정에서 대형 평면 화면으로 보던 TV가 사라지고 입체적인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트루스 30은 컴퓨터 모니터나 내비게이션, 태블릿PC 등에 활용될 중간 크기의 입체 영상 장치였다.

    이로 인해서 인터넷 화면이 공중에 수십 개가 입체적으로 떠서 돌아가는 형태가 되거나 또는 태블릿 pc의 동작 감지 센서를 이용해서 공기 중에 생긴 키보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트루스 5는 핸드폰에 사용될 가장 작은 형태의 트루스였다. 이제 무거운 핸드폰은 사라질 것이다.

    단추 크기의 트루스는 10인치 정도의 입체 영상을 만들 수 있는데 이로 인해서 배터리 사용 시간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입체적인 화면 구성을 해놨기에 게임이나 동영상에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

    오성전자.

    대한민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오성전자는 이번에 출시되는 미래 전자의 제품 중에서 트루스를 집중해서 연구했다.

    하지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나고도 그들이 내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래 그룹에 전화해서 어떻게든 우리 제품에 트루스를 달 수 있게 해달라고해!”

    따라 할 수 없으면 협력하는 방법뿐이다.

    오성 전자의 전략은 아주 훌륭했고 그동안 출시했던 핸드폰, 모니터, TV가 트루스를 이용한 입체 영상으로 변경되어 출시되었다.

    그 대가로 미래 그룹에 이익금의 12%나 리베이트를 줘야 했지만 남는 장사였다.

    미래 전자는 미래 전자 나름대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방법의 하나였고 말이다.

    “이게 바로 트루스로 만든 스마트폰이야.”

    지하철에서 한 고등학생이 자랑으로 볼펜처럼 생긴 트루스를 꺼냈다.

    -화악!

    밝은 빛이 나오면서 볼펜 형태의 트루스 스마트폰 양쪽에 입체 영상이 만들어졌다. 버튼들이 공중에 입체적이고 스마트하게 정렬되었다.

    손가락으로 드래그하자 공중에 빙글 돌아가는 것이 신기해 보였다.

    “와아!”

    “잘 봐, 나는 이거 보고 깜짝 놀랐으니까.”

    트루스 스마트폰에 달린 통화 버튼을 누르자 신호음이 들리더니 어느 아줌마가 화면에 나왔다.

    머리만 뿅, 하고 나타나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놀라 자빠졌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진짜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의 얼굴만 동동 떠다니는 것 같았다. 마치 유령처럼 말이다.

    “엄마 나야.”

    [이제 학원 끝나고 오니?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된장찌개 끓여 놨다. 늦게 오지 말고 집으로 바로 와.]

    “네, 엄마”

    통화가 끝나자 친구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 대박! 진짜 너희 엄마 얼굴만 여기로 전송된 줄 알았다.”

    “나도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니까? 그리고 이 트루스 핸드폰은 이렇게 하면 나만 화면을 볼 수 있어.”

    일루션 마법은 빛을 이용하는 마법이다.

    그중에서 누군가에게만 보이게 하는 것은 매우 쉬운 방법의 하나다.

    실행한 본인만 볼 수 있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 그 많은 화면이 사라졌어.”

    “이건 보안 기능이 실행된 건데,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몰라도 나만 보인다고 하더라고, 대박이지? 지리지?”

    그랬다. 폰을 들고 있는 사람과 접속이 허락된 사람만 화면을 볼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능 때문에 은행의 ATM 기계들의 화면이 트루스로 변경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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