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47화 (47/225)

《47화》

운석이라는 것은 지구에 항상 떨어져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둥구스카 대폭발이나 첼랴빈스크 운석우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1954년 의자에서 졸고 있던 40대가 운석에 맞아서 다친 사례가 있었지만 아직 미국에서 운석에 맞아 죽은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최초로 운석에 맞아 죽은 사람이 생겼다.

-미국에 떨어진 운석

-운석이 떨어져 멘츄스 그룹의 존 막스 회장 별세

하필이면 미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 죽다니!

처음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연일 보도되는 증인들의 인터뷰와 운석이 떨어진 장소의 사진, 동영상들이 공개되면서 사실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불덩어리는 꼭 미사일 같았어요.”

“산책을 나왔다가 거대한 충격음과 지진파를 느끼고 달려가 보니 이미 그 거대했던 저택은 사라지고 없더라고요.”

“그날 땅이 흔들리고 지진이 난 것 같았어요.”

뉴욕의 공항에 거대한 비행기가 착륙했다.

그 비행기 안에 노란 곱슬머리에 창백한 피부를 가진 폴 막스가 앉아 있었다.

“어이가 없군.”

폴 막스는 운석이 떨어져서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존 막스가 죽은 것을 어이없어했다.

슬프거나 또는 분노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막시므스, 진짜 운석이던가?”

“그렇습니다. 천문대 관측이 안 된 게 이상하긴 하지만 운석인 것은 확실합니다.”

“중요한 이때에 내가 드러나면 안 되니 정보 차단에 힘을 써.”

“알겠습니다.”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폴 막스는 뉴욕의 롱아일랜드의 해안가에 있는 거대한 주택으로 향했다.

총 12개로 이루어진 건물 중 중앙의 건물만 없다.

존 막스가 살던 거대하던 저택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주변의 건물도 반파되어 온전한 것이 없었다.

거대한 크레이터를 바라보는 폴 막스는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그리고 고개 숙여 웃었다.

“크크크, 이제 세상을 멸망시켜도 아쉬울 게 하나도 없겠어.”

이제야 지구의 모든 인간을 죽여도 아쉬울 게 없을 것 같았다.

“막시므스.”

그림자가 길게 늘어나면서 흑인 하나가 튀어나왔다.

눈가에 기다란 상처 때문에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자였다.

“넵, 주인님.”

“시리아 내전으로 몇 명이나 죽었지?”

“지금까지 55만 명입니다.”

폴 막스가 그동안 공들여 일으킨 전쟁이다.

시리아 내전의 그 시작은 2012년 정부를 비판한 낙서 때문에 시작되었다.

낙서한 14살밖에 안 된 학생들을 정부가 체포해서 고문까지 했다.

시민들이 이 일을 항의하면서 큰 시위가 벌어졌다.

시리아 정부는 시위하는 시민들을 무참하게 진압하면서 그냥 일방적인 학살을 저질렀다.

그래서 내전이 일어났다.

내전이 발발했지만 일반 시민과 군인과의 싸움이었으니 금방 끝날 전쟁이었다.

이때 폴 막스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2013년 6월부터 미국이 시리아 반군에 무기 지원하기 시작했다.

2014년 9월에 미국이 시라아를 공습하자 2015년 러시아가 참전했다.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정부 편을 들었고 러시아, 이란,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인민해방 전선,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들이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했다.

전쟁은 커졌고 많은 민간인이 학살되었다.

폴 막스는 미국과 러시아를 뒤에서 조종했다.

“차원의 문은?”

“아주 조금 열렸습니다.”

55만 명이 죽었는데 아주 조금 열렸을 뿐이다.

“생각보다 얼마 열리지 않았군.”

55만 명이나 죽었는데 실망하는 표정이다.

“지금부터는 조금 빨리 움직일 생각이다. 바로 IS를 격퇴하고 시리아 내전을 끝낸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시리아 내전을 자기 마음대로 끝내거나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폴 막스에게는 있었다.

“이란은?”

“이미 준비 중입니다.”

“바로 실시하도록.”

시리아 내전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러시아와 미국이 서로 평화를 위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고 나서 시리아의 독재자 아사드가 암살되고 IS가 괴멸되면서 내전은 싱겁게 끝났다.

보코하임은 아프리카 쪽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테러 단체다.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 ISIS에 충성을 맹세하면서 같은 깃발을 사용하는 테러 집단이다.

이곳이 시리아 내전이 끝나자마자 급격하게 커지기 시작했다.

살아남은 IS의 잔당들이 보코하임으로 몰려들었다.

그러자 아프리카에서만 활동하던 보코하임이 이란과 이라크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란은 대통령이 있지만, 사실 시아파 종교 지도자들이 이란을 이끌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 종파인 시아파가 94%인 나라다.

대통령도 시아파의 종교 지도자 중 한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시아파의 메시아인 마흐디라가 나타나면 그가 이란을 통치한다고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시아파 종교 회의에 이란의 대통령인 하산,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마르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요즘, 시리아의 내전이 끝나면서 미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시리아 내전이 끝나면서 기름값이 폭락해서 손해가 말도 아닙니다.”

이란의 시아파 종교 지도자들은 시리아 내전이 끝나면서 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해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때 이상한 사람들이 종교회의 중간에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하산 대통령 각하. 저는 보코하임의 알 사이드입니다.”

“보코하임?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단체 아니오?”

“이번에 시리아에서 탈출한 IS와 연합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무슨 일이오?”

“소개해 드릴 분이 있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게 누구요?”

“마흐디입니다.”

그의 말에 이란의 종교 지도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흐디가 무엇인가?

그것은 시아파의 구원자이자 메시아다.

“누가 마흐디요?”

“내가 너희들의 구원자 마흐디다.”

30대 중반 정도 나이에 덥수룩한 수염과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사내였다.

키도 보통이고 몸은 약간 마른 정도였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아랍인이었다.

그런 그가 황당하게 시아파 종교 회의에서 자신이 구세주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걸 어떻게 믿지?”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마르자가 실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날 믿지 않는 자는 죽는다.”

“미친놈이군.”

마흐디가 자가 손을 펼치자 시아파 종교 지도자인 마르자가 목을 부여잡더니 옆으로 고꾸라졌다.

“뭐, 뭐야?”

“죽었어!”

순식간에 주변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날 믿지 않는 자가 또 있느냐?”

자신이 마흐디라고 주장하는 자의 말에 주변이 술렁거렸다.

“속지 마라. 속임수다. 저 간악한 자를 체포하라!”

이란의 군 참모총장인 바하시가 고함치듯 말했다.

그의 외침에 주변에 대기하던 경비병이 총을 겨냥하며 다가갔다.

“미련한 것들.”

그냥 손을 휘저었을 뿐이다.

그런데 총을 겨냥하던 자들이 목을 움켜잡으며 픽픽 쓰러졌다.

-타앙! 타앙!

군인들이 놀라서 총을 쐈다.

그런데 총을 맞은 마흐디는 그냥 그대로 서 있다.

도리어 총을 쏘던 경비병들의 얼굴이 퍼렇게 되며 픽픽 쓰러졌다.

“날 거부하는 자는 죽음뿐이다.”

이란군의 참모총장인 바하시의 얼굴도 퍼렇게 변하면서 죽어 버렸다.

그가 죽자 모든 자가 경악하며 한발 물러났다.

“내가 너희들의 구원자 마흐디다.”

가장 먼저 이란의 대통령인 하산이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모여 있던 시아파 종교 지도자 1,200명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나는 아랍을 해방하고 서양 놈들을 몰아낼 것이다. 그 첫걸음으로 이라크를 침공할 생각이다.”

이라크, 이란과는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

1980년대에 무려 8년이나 서로 전쟁을 했다.

1990년대에 걸프전이 끝나면서 서로 사이는 더 안 좋아졌다.

“이란은 내일부터 보코하임이 가진 무기들을 가지고 이라크를 침공한다.”

-쿠아앙!

이라크 국경에 이란의 전차 군단이 갑자기 나타났다.

“엄청나군, 이 많은 전차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야?”

이라크에서 전차를 막기 위해 아팟치 헬기가 뜨자 이란에서도 공격 헬기가 날아올랐는데 그 수가 너무 많았다.

-콰앙!

숫자에서 밀린 이라크의 아팟치 헬기들은 후퇴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은 이 대규모 침략에 대응하지 못하고 뒤로 후퇴해야 했다.

[그냥 후퇴하고 대기하라.]

미군 사령부의 명령이었다.

과거에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이었다면 어떻게든 막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철군하고 일부만 남아 있어 어떻게 대응할 수가 없었다.

정말 엄청난 수의 무기들이었다.

단 하루 만에 이란은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로 향했다.

바그다드의 중앙 광장에 마흐디가 나타났다.

“나 이슬람의 구원자 마흐디는 이라크를 해방하고자 왔다. 나에게 대항하는 자는 죽을 것이다.”

바그다드에 살던 이슬람 시아파 시민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이라크 인구의 60%가 시아파다. 그들은 이미 마흐디의 소문을 들었다.

그가 이란의 종교 지도자 회의에 나타나 죽음과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미군과 이라크의 군인들이 마흐디를 죽이려고 장갑차를 끌고 모여들었다.

“미련한 것들에게는 죽음을.”

마흐디가 미군과 이라크군의 병사들을 바라보며 두 손을 올렸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시아파 군중들 너머에 있던 이라크 군인들이 픽픽 쓰러졌다.

-타앙, 타앙!

-바바바바!

미군과 이라크군이 마흐디에게 총을 쏘았다.

-퍽, 퍽!

마흐디는 그냥 총을 맞았다.

그런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었다.

“나는 마흐디다.”

그의 손짓에 미군들과 이라크군의 병사들이 모두 쓰러졌다.

목을 부여잡고 퍼렇게 질려 버린 그들은 모두 시체로 변해 버렸다.

“나는 불쌍한 우리 아랍 민족을 구원할 것이다.”

이라크의 정치인들이 마흐디를 하나둘 따르기 시작했다.

이라크의 대통령인 압둘라는 그날 마흐디를 따르는 세력에 의해 숙청되었다.

수뇌부가 마흐디의 편이 되자 전쟁은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전쟁을 시작한 지 단 15일 만에 바그다드가 함락되고 이라크가 이란의 손에 떨어졌다.

이슬람에 메시아가 탄생했다.

이 소식이 중동 전 지역으로 퍼졌다.

마흐디는 바그다드의 수도에 있는 시아파 성지인 어느 사원으로 들어갔다.

“모두 밖으로 나가 있게.”

그의 말에 사원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나가고 주변을 군인들이 경계했다.

혼자 사원으로 들어간 마흐디는 정 중앙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주인이시여!”

이슬람 시아파의 구원자라는 그가 주인을 찾았다.

“어때? 할 만해? 이슬람의 최고 종교 지도자가 된 걸 축하해”

노란 곱슬머리에 창백한 피부,

폴 막스가 그곳에 있었다.

“모두 주인님의 은혜입니다.”

“산소를 제어하는 네 능력이 꽤 쓸 만하더군. 불만 잘 타게 할 줄 알았더니.”

“감사합니다.”

“다음은 뭘 해야 하는지 알지?”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아랍에미리트, 오만과 시리아, 요르단,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합쳐서 연합 국가를 이룩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미국과의 전쟁입니다.”

“좋아, 잊지 마. 전쟁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죽는 게 중요한 거야.”

“명심하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죽어야 전 세계의 모든 미군이 이곳으로 달려들 거야. 그렇게 되면 욕심 많은 중국과 일본이 아시아에서도 전쟁을 일으킬 거고 많은 사람이 죽을 거야.”

폴 막스가 잔인하게 웃었다.

“그 다음에 멸망의 문이 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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