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46화 (46/225)
  • 《46화》

    폴 막스는 그때가 기억이 났다.

    자신 앞에서 아버지가 죽고 엄마도 죽었다.

    소말리아 반정부 군인은 시체를 희롱했다.

    7살 밖에 안된 폴 막스는 두려움에 울음을 터트렸다.

    -찰싹!

    자신의 얼굴을 누군가 때렸다.

    뺨을 만져 보니 피가 묻어 있었다.

    부모님의 피다.

    “으아아악!”

    폴 막스가 고함을 지르며 머리를 감싸 안았다.

    이 비명은 고통의 몸부림이었다.

    그리고 마구 비명을 질렀으나 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는 없었다.

    “으악! 으아악!”

    얼마 지나지 않아 폴 막스는 정신이 나가 버리고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게 되었다.

    멍한 눈과 움직이지 않는 그를 보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어린 군인이 필요했고 폴 막스는 그들이 원하는 군인이 될 수 있는 나이였다.

    ‘여기는?’

    폴 막스는 정신이 붕괴하자 주변이 흐릿하게 변하면서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정신 깊은 곳에서 깨어났다.

    사방이 전부 안개에 덮여 있었다.

    그곳에서 어떤 존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폴 막스는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과 같았다.

    자신과 비슷하게 악에 받쳐서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 악에 받친 모습 속에는 모든 것을 포기한, 낙담하고 좌절한 자의 표정이었다.

    [네게 힘을 주겠다.]

    -다른 차원에서 이곳으로 넘어온 악마 차이탄

    악마의 기억을 얻은 폴 막스가 눈을 떴다.

    “힘을 얻어야 한다.”

    눈앞에 썩어 가는 부모님의 시체가 보였다.

    “하라사 만다나루 야부키.”

    폴 막스의 눈이 붉게 변하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부모의 시체에서 붉은 안개가 나오더니 폴 막스에게 흡수되었다.

    “꼭 복수한다.”

    폴 막스는 부모가 가지고 있던 지식과 육체적인 능력을 얻었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보다 큰 힘과 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소말리아 반군들은 그의 능력을 인정했다.

    그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갔다.

    폴 막스는 똑똑하거나 힘이 강한 사람들을 찾아 일부러 죽이고 그 힘을 흡수했다.

    그리고 끝내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죽인 소말리아 반군들을 모두 죽였다.

    오직 자신을 지켜준 막시므스라는 그의 종만 살아남았다.

    그는 그 이후에 소말리아 반군을 장악하고 나중에는 소말리아를 장악했다.

    ***

    소말리아 반군 중에서 금발의 백인이 한 명 나타났다.

    그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렸다.

    하얀 악마!

    하얀 악마는 소말리아 해적뿐만 아니라 정부군까지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인물이 되었다.

    그가 이끄는 소말리아 반군의 규모가 점점 커지더니 10만 명 단위로 늘어나자 그 누구도 손을 대지 못했다.

    그는 관광객, 기자, 군인들을 가리지 않고 납치해서 보상금을 챙기거나 재미로 살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을 죽이기 위해 온 네이비실 특공대들을 함정에 빠트려 대부분 죽이고 6명을 생포했다.

    그러나 그 6명은 살아남지 못했다.

    하얀 악마가 그들을 고문하며 정말 비참하게 죽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미군들은 엄청나게 분노했고 그를 잡기 위해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

    그를 죽이기 위해 네이비 실 100명과 아팟치 헬기가 떴다.

    그러나 처음 작전에서 32명의 미군이 죽었다.

    “저게 인간이야?”

    하얀 악마는 총알 한두 방은 그냥 맞으면서 달려들었다.

    아팟치 헬기로 튀어 올라 방탄유리를 주먹으로 부숴 버리기도 했다.

    -콰앙!

    끝내 토마호크 미사일까지 사용되었고 하얀 악마가 있던 곳은 엄청난 폭발로 박살이 났다.

    그 뒤에 첨단 무기들을 다 동원하고 나서야 하얀 악마를 잡을 수 있었다.

    단 한 사람을 잡기 위해 네이비 실 대원 58명이 전사했고 아팟치 헬기 두 대를 잃었다.

    “이 악마 같은 놈!”

    다리와 한쪽 팔에 총상을 입은 하얀 악마를 미군들은 분노에 휩싸여 마구 구타했다.

    그리고 끝내 권총을 그의 머리에 대고 총살하려고 했다.

    “비참하게 죽은 우리 대원들을 대신해서 지옥으로 보내주지.”

    “크크크……. 넌 쏘지 못할걸? 로이타 방송의 기자들 4명, 네이비실 특공대원 2명, 기독교 단체에서 봉사 나온 청년들 8명이 인질로 잡혀 있지. 내가 죽으면 그들도 죽어. 나를 풀어 주면 그들도 풀어주지.”

    “어차피 널 죽이고 그들을 구하면 그만이다.”

    “과연 그럴까? 내가 죽으면 그들도 죽는다. 내 부하들 손에서 살아남을까? 다 죽을 거야! 자 죽여 봐! 어서!”

    하얀 악마는 광기에 사로잡혀 눈의 핏줄이 다 터져 나가서 붉게 변해 있었다.

    붉게 변한 눈을 마주하자 소름이 돋았다.

    “젠장!”

    “크크크…….”

    미군은 그를 사살하려고 했지만 납치한 인질들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는 죽일 수가 없었다.

    인질들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그를 고문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어떤 강력한 고문도, 약물을 이용한 방법도 소용이 없었다.

    심문 중에 하얀 악마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DNA를 등록하고 검색했는데 뜻밖에도 엄청난 사람이 그의 가족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가문의 가족이었던 것이다.

    “맙소사. 이 녀석의 가족이 존 막스 회장이었어.”

    존 막스 회장은 언제나 자신의 손자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다.

    미국의 모든 군, 경찰에 그의 DNA를 등록하고 혹시 자신의 친인척으로 보이는 사람이 발견된다면 엄청난 돈을 주겠다고 했다.

    뼈도 괜찮다고 했다.

    혹시 시체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러나 존 막스 회장은 20년 넘게 손자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존 막스 회장의 손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타났다.

    DNA와 비교하면 가족이 분명했고 존 막스 회장의 유일한 혈육이 손자인 점을 생각하면 확실했다.

    “이 녀석 그렇게 찾아다니던 존 막스 회장의 손자라고?”

    그 사실을 알게 된 CIA 국장이 직접 존 막스 회장에게 연락했다.

    존 막스는 미국에서 거래되는 무기는 모두 공급하고 있고 군 장성뿐만 아니라 백악관까지 뇌물로 자기 사람을 심어두었다.

    그런 그에게 CIA 국장이 직접 전화한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뚜두두두…….

    늦은 저녁 시끄러운 전화 소리에 잠에서 깬 존 막스 회장은 노구의 몸을 일으켰다.

    “이 밤에 어떤 녀석이야?”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다.

    “누구야?”

    “회장님, CIA의 아서 국장입니다.”

    “그런데?”

    존 막스는 대통령도 자신의 발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물며 CIA 국장쯤이면 발톱의 때만도 못한 놈이다.

    그런 놈이 단잠을 깨웠으니 기분이 상했다.

    “손자님이신 폴 막스님을 찾은 것 같습니다. DNA 정보와 생김새가 일치합니다.”

    “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존 막스가 고함을 질렀다.

    “존 막스 회장님, 손자님이신 폴 막스님을 찾았습니다.”

    “그래? 어디야? 바로 비행기로 가지.”

    그 이야기를 들은 존 막스는 그 즉시 전용 비행기를 타고 페르시아만으로 출발했다.

    그곳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바로 손자가 있다는 항공모함 존 에프케네디 호로 달려갔다.

    미군의 항공모함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출입 허가가 떨어졌다.

    미국의 정치, 외교, 무기 업체를 주무르는 큰손이기에 그곳에까지 가는데 막는 것은 없었다.

    항공모함에 내려 안내원을 통해 항공모함 아래로 한참을 내려갔다.

    그곳에서 존 막스는 의자에 묶여 있는 금발 곱슬머리의 청년을 만날 수 있었다.

    한눈에 알아보았다.

    자기 아들과 닮았다.

    “하하하, 네가 바로 내 손자 폴이구나?”

    입술이 터지고 온몸에 멍이 든 핫사르를 멘츄스 그룹의 존 막스 회장이 반가워하며 안아 들었다.

    ***

    미국 뉴욕의 롱아일랜드의 한적한 해안가에 거대한 주택이 자리하고 있었다.

    건물만 무려 12개나 되고 서로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에 위치한 1개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모양으로 지어졌다.

    이곳이 바로 미국에 있는 멘츄스 그룹의 회장, 존 막스의 집이다.

    저녁의 하늘은 해가 점점 사라져가며 아름다운 노란 빛깔을 만들어 냈다.

    존 막스는 워낙에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주변에 두지 않는다.

    이 거대한 저택에 건물이 12개나 되지만 중앙에 위치한 본 건물에는 저녁에 오직 자신과 경호원들뿐이다.

    찰랑거리는 위스키의 얼음을 바라보면서 멘츄스 그룹의 존 막스 회장은 추억에 잠겼다.

    “옛날이 재미있었는데.”

    로스차일드 가문은 총 12개로 나누어진다.

    독일에 임셀 본가를 시작으로 비엔나의 실로몬, 런던의 네이션, 니폴리의 칼, 파리의 제임스, 미국의 막스까지는 세상에 알려진 가문들이지만 나머지 6개는 암흑 속에서 비밀 조직으로 운영된다.

    암흑 속의 조직들은 모두 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고 숨어서 활동한다.

    그 6개의 가문은 로스차일드 가문이라고 불리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12개의 가문 중 하나인 것이다.

    암살 조직 라이너, 폭력 조직 바크, 지하 금융 조직 루이스, 무기 거래의 구스타프, 전쟁광 아돌프. 언론과 선동의 미레알이 그들이다.

    전에는 프랑스의 임셀 본가가 가장 강력했지만, 지금은 막스 자신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의 막스 가문이 엄청난 성장을 통해서 로스차일드 가문을 움직이고 있었다. 심지어 본가인 임셀을 자신들의 지휘 아래 둘 정도로 커진 것이다.

    그런 막스 가문의 주인 존 막스 로스차일드,

    그가 설립한 엄청나게 거대한 투자 회자 멘츄스는 해지펀드, 금융, 유전 사업, 군수 기업, 전자 및 기간산업까지 있으며 심지어 뒤에서 미국의 연방중앙은행을 조정한다.

    “중동 전쟁과 걸프전도 재미있었지.”

    이 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을까?

    “동남아시아의 환률 투매도 재미있었고 말이지.”

    이 일로 태국, 필리핀, 홍콩에 외환위기가 왔고 그 여파가 대한민국의 IMF로 이어졌다.

    “대량 살상 무기 핑계로 일으킨 걸프전이나 9.11테러로 기름 장사를 크게 할 때도 좋았고 말이지.”

    그런데 이제 존 막스는 늙고 힘이 없었다.

    그래서 요 몇 년간은 손자가 멘츄스 그룹을 이끌어 가고 있다.

    “손자 녀석이 보고 싶군.”

    멸망으로 이끌 악마에게 미국을 움직이는 멘츄스 그룹을 맡긴 거다. 하지만 존 막스는 이 사실을 몰랐다.

    -우웅…….

    그때 상공 수 킬로미터 위에 거대한 구멍이 만들어졌다.

    -쿠구구구…….

    그리고 그 구멍에서 지옥의 불길처럼 뚫고 나타난 운석!

    세상의 어떤 것도 하늘에서 마하 10의 속도 이상으로 떨어지는 5미터급 운석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5m 정도 크기의 운석 덩어리는 대기권을 돌파하더니 붉은 꼬리를 달고 무서운 속도로 지상에 떨어졌다.

    위력은 대륙 간 탄도 미사일 급이다.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운석은 대기권을 돌파하면서 증발하기 때문에 그 힘이 줄어들지만 이건 대기권을 공간이동으로 그냥 통과한 운석이다.

    “저게 뭐지?”

    존 막스 회장은 갑자기 대낮처럼 밝아진 하늘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엄청난 가속도가 붙어 떨어지는 운석은 무자비했고 대응하도록 기다려 주지도 않았다.

    -콰아아앙!

    단 한 방이었다.

    12개의 건물 중에서 가장 중앙에 있던 거대한 주택이 폭발에 휩싸여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거대한 크레이터만 남긴 채 사라진 것은 말이다.

    주변에 있던 건물들은 폭발로 일어난 여파로 반파되었고 중앙에는 땅이 붉게 녹아 흐르는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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