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43화 (43/225)
  • 《43화》

    대한민국에서 10대 그룹에 속한다는 미래 그룹의 빌딩이 폭탄 테러를 당했고 회장이 총에 맞았다.

    미래 빌딩의 4층과 5층이 폭발로 전소하고 주가 하락 등의 재산 피해만 100억이 넘는다.

    사망자가 36명이나 생긴 엄청난 사건이다.

    남북한 간에 작은 총격전을 빼면 가장 큰 사건이었다.

    “삼 일간 대한민국은 애도의 기간을 가집니다.”

    대통령이 직접 합동 분향소에 나타나 애도를 표했다.

    국가 애도의 날 선포가 이루어지고 온 나라가 이번 일을 슬퍼했다.

    미래 그룹의 위기라는 기사들이 각 신문사의 대문을 장식했다.

    -붉은 머리 청년 미래 그룹의 회장으로 알려져.

    -이성호 회장 위독.

    -미래 그룹 앞에 먹구름.

    -누가 테러했을까?

    -또다시 북한 소행으로 의심.

    TV에서는 이성호 회장이 직원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연일 방송되었다. 해당 영상은 인터넷에서도 난리가 났다.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소방 호스를 끌어 올리던 장면에서 사람들은 큰 감명을 받았다.

    -한 기업의 회장이지만 젊은 사람이 대단하다.

    -저게 바로 살신성인의 자세.

    -자기 배만 불리는 갑질 회장들은 이성호 회장에게 배워야 할 듯.

    -저래서 국회의원들이 개과천선한 거임.

    언론과 국민이 이번 사건으로 난리가 났을 때, 국회에서도 난리가 났다.

    성호의 노예 마법진이 찍힌 국회의원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주인이 테러를 당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과거 국회의원들과 장관, 나랏일 좀 한다는 사람들은 미래 그룹에 가서 뇌물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그들은 뇌물이 아닌 노예 마법진을 성호에게 선물 받았다.

    국민의 노예가 된 것이다.

    그들이 국민을 위해 온몸을 바쳐 일한 것을 생각하면 진짜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런데 노예들의 주인인 성호가 다쳤다.

    “이건 국가적인 재난이다.”

    “군, 경찰은 뭐 하는 겁니까?”

    “이번 기회에 국방 예산을 감축하고…….”

    “무슨 허니 브레드 옆구리 터지는 소리입니까? 국방 예산을 늘리고 이런 테러범으로부터 이성호 님 같은 국가의 인재를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슬람 테러 단체의 소행입니까? 이번 기회에 세종대왕급 전함을 끌고 가서 아주 박살을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거 있지 않습니까? F-35! 그거 날려 버립시다.”

    “북한이면 어떻게 하죠?”

    “뭐가 어떻게, 입니까? 이번 기회에 박살을 내버립시다.”

    “다들 무슨 똥구멍에 어묵 쑤셔 박는 소리입니까? 전쟁 나면 국민이 죽습니다. 전쟁은 안 됩니다. 이번 일은 테러입니다. 그러니 테러리스트를 처단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이번에 우리나라도 CIA나 KGB, 007 같은 비밀스럽고 전문적인 정보기관이 있어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정원이 있지 않습니까?”

    “국정원이 국가 정보기관이었습니까? 지금도 북한이 어쩌고 하는데 따지려다가 말았습니다.”

    “하나 새롭게 만들죠.”

    “좋습니다. 뻔히 누구나 아는 국정원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 자원과 인물들을 보호하는 비밀 부대를 만듭시다.”

    얼떨결에 성호를 지키겠다는 경호원이 국가적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이들이 앞으로 성호를 경호하게 될지도 모른다.

    ***

    한국 병원.

    한국 병원의 원장, 장기영은 갑자기 큰 고민이 생겼다.

    유명한 환자 하나를 거짓으로 진단서를 발급해줘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미래 그룹의 최태욱 실장이 부탁했다.

    “아직 아픈 것으로 하죠. 총상의 수술로 인한 회복과 열상, 갈비뼈 골절 정도가 좋겠습니다.”

    “다 나은 사람을 어떻게 아직도 위독하다고 합니까?”

    처음에는 총알의 파편이 심장 근처의 갈비뼈와 다리에 박혀 있었다.

    가슴 부근은 화상과 열상으로 인한 근육 파열이 보였다.

    여기저기 찢어진 상처가 십여 군데가 넘었다.

    거기에다가 매연으로 인한 폐 손상이 의심되어 고압 산소치료를 했다.

    자신이 직접 처치했으니 확실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상처들이 다 나았고 성호가 깨어난 뒤부터는 이상하게 더 건강해 보였다.

    회진 때 가보니 무슨 체조인가를 하는 환자를 봤다.

    체조하며 움직이는 근육들을 보니 운동선수들이 울고 갈 정도다.

    그런데 위독하다고 해야 한다니 어이가 없다.

    “왜 안 됩니까? 그럼 누가 믿어 주기라도 합니까?”

    “안 됩니다. 저는 허위로 진단서를 끊어 주는 저질 의사가 아닙니다.”

    양심 없는 의사들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서로 짜고 거짓 진단서를 끊어 주기도 한다지만 자신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당연히 대한민국 최고의 의사인 자신의 명예가 있고 한국 병원의 명예가 달렸는데 그러면 안 된다.

    문제는 국회의원의 전화였다.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국회의원들이 줄지어 전화했다.

    “회장님의 치료를 위해 꼭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네.”

    ‘치료할 게 있어야 치료를 하지.’

    성호가 깨어난 후에 했던 모든 검사의 결과는 정상인을 한참 웃도는 건강한 사람이었다.

    총알이 심장 근처에 맞았고 폭탄을 안고 터졌다.

    그렇다면 최소한 사망이다.

    보통 이런 사건 환자의 진단서라면 아까 최태욱 실장이 말한 환자의 상태가 맞았다.

    그런데 그 환자가 일주일도 안 돼서 저렇게 잘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직접 수술한 환자가 아니라면 믿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도 뭐하고……. 참내.”

    의사의 소견도 없었는데 언론에 미래 그룹 회장의 상태가 소상하게 퍼져 나갔다.

    생명이 위독하다는 내용이었다.

    “저 나이롱환자는 하나도 안 아프다고.”

    하지만 그걸 누가 믿어 주겠는가?

    그래서 아직 아무 말도 못 하고 속으로 끙끙거리고 있었다.

    한국 병원의 VIP 특실에는 미래 그룹의 회장 이성호가 입원해 있다.

    입구는 기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최태욱 실장이 나섰다.

    특별히 지시해서 미래 빌딩의 경호팀을 상주시킨 것이다.

    무려 30명이 넘는 경호원이 투입되었다.

    병원의 정문에 장갑차와 경찰 특공대가 1개 대대나 투입되었다.

    국회의원들의 작품이었다.

    그로 인해서 기자들의 출입은 전면 금지되었다.

    -똑똑똑.

    밖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국대 병원장 장기영 박사님이 찾아오셨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지금 매우 위독하다고 말씀드려.”

    “비서실장님, 위독하니 봐야 한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면회가 안 되면 퇴원시키고 언론에 공개하겠답니다.”

    최태욱 실장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정말 외골수다.

    미래 그룹의 힘도, 국회의원의 힘에도 굴복하지 않는 외골수 말이다.

    이런 사람은 돈도 권력으로도 매수할 수가 없다.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성호는 천마 신공을 수련하고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국 병원의 원장 장기영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호감이 갔다.

    이런 반듯한 사람이 흔하지 않은데 여기 한 명 있었다.

    “최태욱 실장 그냥 들여보내도록.”

    성호의 표정이 밝았다. 뭔가 생각이 있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6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의사 한 명이 병실로 들어왔다.

    그가 바로 한국 병원 원장이자 세계적인 외과 의사인 장기영이었다.

    깐깐해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백발의 머리에 웃는 상을 가진 자상한 할아버지였다.

    “저를 치료해 주신 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성호가 먼저 고개를 숙여 꾸벅 인사하자 장기영 원장도 고개 숙여 인사했다.

    “원래 제 역할이 그거죠. 그런데 제가 한게 있어야죠. 너무 멀쩡하신거 아닙니까?”

    장기영 박사가 한숨을 푹 쉬더니 억울하다는 눈으로 성호를 쳐다보았다.

    “제가 너무 멀쩡해서 좀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이렇게 멀쩡하시니, 제가 지금 매우 곤란합니다.”

    성호가 밝게 웃었다.

    그의 모습에서는 어떤 가식이나 거짓이 없었다.

    장기영 박사도 성호의 미소를 통해서 악의가 없음을 깨달았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지요.”

    둥근 테이블에 성호와 장기영 박사가 마주 앉았다.

    “제가 너무 멀쩡해서 궁금하실 겁니다. 많이 다쳐서 죽기 직전까지 간 건 아시죠? 저를 수술하셨으니 말입니다.”

    “그렇죠. 제가 직접 가슴에서 총알을 빼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건강하니 저도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렇게 멀쩡하니 궁금하실 겁니다.”

    장기영 박사는 뭐라 하려다가 성호의 눈에서 진심이 보이자 입을 닫았다.

    성호의 답변을 들어 보기로 한 것이다.

    “최 실장 힐링건을 보여 드리게”

    “알겠습니다.”

    최태욱 실장이 커다란 서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걸 보시는 건 아마 처음이실 겁니다.”

    “이게 뭡니까?”

    원형의 탁자 위에 드라이기로 보이는 물건을 올려졌다.

    은색의 이 물건은 보통의 드라이기와는 다르게 바람이 나오는 구멍에 둥근 유리로 만든 뚜껑이 달려 있었다.

    “이건 힐링건이라는 물건입니다. 미래 전자에서 만든 최초의 의학 발명품이지요.”

    장기영 박사도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이걸 다친 상처에 대면 순식간에 치료가 됩니다. 이것으로 상처들을 치료했습니다.”

    장기영 박사가 성호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믿지 못하시나 보군요. 일단 시범을 보여야 믿으시겠지요? 최 실장, 칼.”

    “여기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커터 칼이 전해졌다.

    -촤아악.

    성호가 자신의 소매를 걷어붙이더니 바로 그어 버렸다.

    순식간에 살이 벌어지며 피가 흘렀다.

    이미 흡혈불괴신공을 익힌 성호이기에 일반 칼 같은 것은 피부에 상처도 못 낸다.

    그래서 칼에다가 검기까지 씌웠다.

    “회장님!”

    “놀라지 않아도 됩니다. 아주 조그만 상처니까요.”

    “아니! 회장님께서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장기영 박사는 성호가 드라이기 같은 것을 가지고 와서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잘 보시지요.”

    -번쩍!

    드라이기 같이 생긴 힐러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이 팔에 난 상처에 쏘아지는 순간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기 시작했다.

    칼로 인해서 꽤 깊은 상처가 난 것을 장기영 박사는 알고 있었다.

    그런 상처가 금방 아물더니 붉은 자국만 남기고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끝내 그 붉은 자국도 없어졌다.

    “자, 다 나았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장기영 박사가 성호를 쳐다보았다.

    “제가 이걸 판매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외과 의사 선생님들은 다 백수가 될 겁니다. 그렇다고 제가 죽게 생겼는데 치료를 안 할 수는 없잖아요? 그죠? 이제 아셨죠? 제가 멀쩡한 사실을 숨기는 이유를요.”

    멍하니 장기영 박사가 성호를 쳐다보았다.

    한국병원에서 가장 고급스럽게 꾸며진 병실,

    VIP 특실 1호가 침묵에 휩싸였다.

    “…….”

    경악한 장기영 박사는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진짜 설명대로 효과가 있는 물건이라면 외과 의사들은 전부 손가락만 빨고 살아야 했다.

    “이제 아셨으니 저에 대해서는 함구하셔야 할 겁니다.”

    “아? 예.”

    “그리고 이 물건을 가지고 가셔서 테스트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 물건은 의사 선생님들 같은 전문가가 사용하는 것으로 할 거고, 외과 의사 선생님들은 이 물건을 사용하는 전문가들이 되어야 할 겁니다.”

    황당한 눈으로 장기영 박사가 성호를 쳐다보았다.

    “설마……. 암이나 뇌사 같은 것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건 아니죠? 아니겠죠?”

    “그 설마가 맞을 겁니다.”

    “뜨아!”

    장기영 박사는 놀랍다 못해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갔다.

    그를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걱정하며 물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장기영 박사는 성호의 이야기를 듣고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인지할 수 있었다.

    만일 한 번 갔다 대기만 하면 어떤 병이든 고칠 수 있는 장치가 발명되었다고 하자.

    그럼 누가 병원에 오겠는가?

    집에서 간단하게 힐링건이라는 기계를 이용하여 치료하면 그만 아닌가 말이다.

    다행이라면 앞으로 의사만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정도다.

    “내 평생에 이런 물건이 나올 줄은 몰랐군.”

    장기영 박사는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이 물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실험 데이터를 수집해 달라고 준 물건이었다.

    일명 힐링건이라고 하는 이 물건은 꼭 드라이기 같이 생겼지만 어떤 상처든 낫게 해준다는 물건이다.

    성호가 직접 보여 주지 않았는가?

    “그래도 테스트를 해봐야겠지?”

    장기영 박사는 어떤 것을 실험해 볼까 하다가 평생 자신을 괴롭힌 무좀이 생각났다.

    세계적인 외과 의사이지만 이 무좀을 치료하지 못했다.

    신발을 벗고 바로 양말을 벗었다.

    껍질이 벗겨지고 진물까지 흐르는 발가락이 보였다.

    “그래, 이제 너하고도 안녕이다.”

    -번쩍!

    “오옷!”

    장기영 박사는 깨끗해진 자신의 발을 이리저리 돌려 보며 신기해했다.

    “무좀이 한 방에 해결 되다니……. 놀랍군, 놀라워!”

    장기영 박사는 순간 어제 수술을 한 환자가 생각이 났다.

    그녀는 2명의 아이를 가진 어머니였다.

    4살, 7살의 아들딸을 둔 어머니 말이다.

    문제는 4년 전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혼자인 몸이라는 것이다.

    그 뒤에 그녀에게 벌어진 것은 가난이라는 비참한 삶이었다.

    여자의 몸이기에 써주는 일자리들이 다 고된 일뿐이어서 험난한 삶을 살았다.

    그런 그녀에게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녀의 위에서 자란 암이 임파선으로 이미 전이된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당시 6개월 미만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지만 1년 만이라도,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등교할 때까지 만이라도 살게 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수술을 했다.

    폐의 절반을 절제했지만, 암세포가 임파선뿐만 아니라 간과 대장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제 암이 너무 많이 퍼져 연명치료만 남은 환자였다.

    엄마를 돌보겠다고 병실을 지키는 4살, 7살인 꼬맹이들의 얼굴이 생각났다.

    “그래, 한번 사용해 보자.”

    효과는 대단했다.

    단 한 번 힐링건을 사용했는데 퍼져 있던 암의 절반이 사라졌다.

    그다음 날에는 몸에 있던 암뿐만 아니라 수술로 인한 상처까지 사라졌다.

    이건 거의 기적이었다.

    문제는 아직은 공개해서는 안되는 장치라는 것이다.

    “이거 몰래 임상 실험해야 하는 건가? 에휴…….”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 병원에서는 불치병 환자 여러 명이 이유도 모르고 치료를 받고 새로운 삶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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