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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35화 (35/225)
  • 《35화》

    부산에 있는 칠성파는 일본의 야쿠자와 손을 잡은 폭력조직이고 20세기파는 러시아 마피아와 손을 잡고 있다.

    이 둘이 부산을 장악하고 있었다.

    요즘은 옛날처럼 주먹만 휘두르는 폭력 조직이 아니다. 주변 상권과 부동산, 호텔 등을 차지하면서 기업화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조직원의 수를 적게 보이기 위해 온천장 칠성파, 서동 칠성파, 기장 칠성파, 연산 칠성파 등으로 나누어 관리가 된다.

    칠성파의 본가는 부산 연산동에 있다.

    그리고 백 미터도 안 떨어진 곳에 경쟁 업체인 20세기파의 본가가 자리하고 있다.

    연산역 근처에 이렇게 조직 폭력이 몰리는 이유는 이곳이 부산의 최대 유흥가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조직의 두목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랜만이네? 한상운이.”

    한상운, 작은 키에 날카롭고 빼빼한 몸집의 그가 칠성파의 2대 두목이다. 그가 주먹구구식이던 칠성파를 기업화한 인물이다.

    “변만석 형님도 여전하시네예.”

    변만석, 50대 중반이지만 단단해 보이는 몸과 흉터가 가득한 얼굴은 그가 진정한 싸움꾼임을 말해 주었다.

    실제로 20세기파는 철저할 정도로 싸움꾼들이다. 합숙 훈련까지 하면서 조직원을 혹독하게 훈련시키기로 유명했다.

    「오늘 저녁에 간다. 도깨비.」

    한상운이 흰색 종이를 책상 위에 올렸다. 삐뚤삐뚤 써진 글을 읽은 변만석의 표정이 굳었다.

    “인마 글씨 되게 못 쓴데이?”

    “도깨비 이야기 들으셨제?”

    “와? 혼자는 쫄리나? 같이 싸우자꼬?”

    “어차피 우리 다음은 20세기파 아닙니꺼? 조금만 도와주이소?”

    “우떻게?”

    “지는 쌈 체질은 아입니다. 해서 이번에 경찰 쩜마들하고 입을 좀 맞춰볼까 하는데예.”

    “그럼? 망치파와 싸우다 다 같이 잡아들이는 걸로 하자꼬? 희생양들 좀 모아 달라꼬? 내는 그런 짓 몬 한다.”

    “그러믄, 그냥 싸울 겁니꺼?”

    “그게 조폭답지 않겠나?”

    이렇게 되면 칠성파도 전면전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칠성파 혼자서 그 도깨비들을 상대할 수는 없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입시다. 그런데 짱개 새끼들인 오룡방 야들이 도와준다 쌋는데 어떻게 할껍니꺼?”

    “뭘 우짜노? 어차피 쓸 거 다 동원해야 안카나?”

    “하는 수 없지예.”

    칠성파뿐만 아니라 20세기파에 속해 있는 모든 조직원들이 연산동으로 모여들었다.

    조폭들의 움직임에 예민한 경찰들도 긴장하며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했다.

    그러나 이미 천 명이 넘어가는 조폭들이 우글대는 곳에 쳐들어갈 담 큰 경찰들은 없었다. 그냥 지켜볼 뿐이다.

    밤 10시, 그들은 갑자기 나타났다.

    검은색 후드 티에 붉은 도깨비 가면을 쓴 괴인들이 나타난 것이다.

    “점마들 뭐꼬?”

    “도깨비 가면? 장난하나?”

    주변은 이미 칠성파와 20세기파 조직원으로 가득 찬 상황이라 순식간에 포위되었다.

    모두 다 쇠파이프나 사시미 칼 같은 연장을 들었다.

    그러나 모여든 숫자가 수백 명인데도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

    도깨비 가면의 괴인들에게서는 가만히 있는데도 알 수 없는 포스가 주변을 짓눌렀다.

    “뭐하노? 쳐라!”

    사람들이 파도가 밀려오듯 달려들었다.

    -퍼억!

    녀석들은 달려드는 족족 2m 이상 날아가며 나뒹굴었다.

    -파파팍!

    어떻게 당했는지 모르게 칠성파와 20세기파 조직원들은 다가서기 무섭게 나뒹굴었다.

    멀리서 보면 사람들이 1~2미터씩 하늘로 날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일 뿐이다.

    “이거 뭐꼬?”

    “와 사람이 날라 댕기는데?”

    그런데도 계속 달려들었다. 이들에게는 오직 전진뿐이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는 게 부산 조폭의 특징이다.

    순식간에 쓰러진 사람들로 바닥이 뒤덮였다.

    그때 남루한 복장의 녀석들이 골목에서 우르르 나타났다.

    “남조선 쌈쟁이 새끼들 다 어디간니?”

    “이보라우, 도깨비 동무들. 칼침 한번 맛봐야지 안 갔어?”

    삼합회에서 동원한 조선족들이다.

    “별 거지 같은 게 다 나타나네.”

    백광현이 하얀이를 드러내며 비릿하게 웃었다.

    조선족들은 다들 손에 사시미 칼을 들고 나타났는데 미친놈들처럼 달려들었다.

    -파파팍!

    40명의 도깨비들은 달려드는 녀석들을 오는 족족 때려눕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진 녀석들이 산처럼 쌓였지만, 조선족 칼잡이들은 멈추지 않았다.

    “뭐하네? 먼저 쑤신 놈이 일억이라 말 못 들었네?”

    돈이라면 뭐라도 하는 녀석들이다.

    뒤에서 계속 밀고 오자 어쩔 수 없이 손에든 연장을 들고 달려들었다.

    사람으로 쌓인 언덕을 타고 끝도 없이 조선족 칼잡이들이 달려들었다.

    쓰러진 녀석 위로 또 녀석들이 쌓였다.

    그래도 계속 덤벼들었다.

    이제 쌓여 있는 사람 때문에 도깨비 가면을 쓴 괴인들이 안 보일 정도였지만, 조선족들은 사람들을 타고 넘어 계속 달려들었다.

    그러다 끝내 조선족들이 10명만 남고 다 쓰러졌다.

    그제야 앞뒤 안 보고 달려들던 조선족들이 주춤했다.

    -휘리릭!

    도깨비 가면을 쓴 괴인들이 쓰러진 사람들로 만들어진 언덕 사이에서 튀어 올랐다가 공중제비를 돌며 내려섰다.

    “비켜.”

    스산한 목소리에 길이 열렸다.

    -저벅저벅.

    도깨비들이 앞으로 나서자, 조폭들도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니마는 와 우리한테 이라는데?”

    칠성파의 행동대장 이탁진이 사시미 칼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휘리릭!

    이탁진의 사시미 칼 다루는 솜씨는 보통 수준이 아니다.

    -쿠웅!

    그러나 검은색 도깨비 가면을 쓴 백광현이 내지른 주먹에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5미터 이상을 날아가서 나뒹굴었다.

    길이 열리자 도깨비들이 칠성파 본가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도 조직원이 한가득 있었지만 아무도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

    엘리베이터는 이미 꺼진 상태였라 어쩔 수 없이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다.

    계단으로 올라서는데 사람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주그라!”

    그게 시작이었다. 사시미 칼을 든 녀석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20세기 파에서 그동안 훈련시킨 히트맨들이다.

    -깡!

    “?”

    주먹에 맞은 사시미 칼이 튕겨 나갔다..

    -팍! 팍! 팍!

    히트맨들이 도깨비들에게 달려드는 족족 한 방에 나가떨어지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동작이 얼마나 빠른지 칼을 어떻게 막았는지, 뭐에 맞아서 튕겨 나가는지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렇게 20세기파의 히트맨들이 쓰러져 갔다. 그 많은 조선족도 상대가 안 되었는데 이런 녀석들은 손쉬웠다.

    2층으로 올라가자 박도를 든 오룡방의 고수들 수십 명이 대기 하고 있다가 칼을 휘둘렀다.

    -사악!

    “죽어라!”

    제법 무공을 수련한 자들인지 자세가 제법 나왔다.

    그러나 장소도 상대도 잘못 선택했다.

    계단에서 박도를 피하며 파고든 백광현이 진각을 밟으며 주먹을 내질렀다.

    -패왕권 천본세!

    백광현의 주먹 한 방에 계단 위로 오룡방의정예들 수십 명이 그대로 튕겨지며 날아올랐다.

    지금까지는 일반인을 상대했다면 오룡방 정예들은 무공을 익힌 고수들이다.

    “화산의 매화검이다.”

    “무당의 태을 검법이다.”

    “소림의 달마신검이다.”

    그런데 뭔가 느리고, 엉성했다.

    -패왕권 월파천!

    -콰콰쾅!

    무공을 익혔다던 오룡방 녀석들이 아무 힘도 못 쓰고 나뒹굴었다.

    사실 도깨비들은 내공을 익힌 고수들이고 오룡방 녀석들은 내공도 없는 일반인이다.

    따라서 녀석들은 내공이 없으니 모양만 흉내 낸 것뿐이었고, 도깨비들은 내공의 고수들이니 당연한 결과였다.

    “뭐가 이렇게 싱거워.”

    “아무 쓸모 없는 것들!”

    보다 못해 오룡방의 최고 고수인 천수가 나섰다.

    “중국에서 무공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몇몇은 아직도 내공을 사용하는 고수들이 있다.”

    천수의 검에서 약간이지만 밝은 빛을 내뿜으며 검기가 맺혔다.

    “특별히 내 검기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알도록.”

    “지랄을 한다. 뭐래?”

    천수의 검이 먼저 움직였다. 화려한 곡선으로 움직이는 검에서는 검기가 번쩍이며 살초가 시작되었다.

    -태극검(太極劍)

    원래 태극검은 사람을 살리는 검이다. 이렇게 살기가 짖지 않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을 살리기 위한 검이 아닌 죽이는 살검이 되어 있었다.

    -패왕권 천일번!

    백광현의 주먹에 맺힌 권기가 천개의 주먹으로 변해 사방을 뒤덮었다.

    천개의 주먹은 검과 만나기 직전 하나로 합쳐지더니 밝은 빛을 내며 터져 나갔다.

    -쿠쿠쿠쿵!

    오룡방의 최고의 고수, 천수는 칼이 부러지는 순간 눈을 부릅뜬 채로 벽을 두 개나 뚫고 처박히며 나뒹굴었다.

    백광현은 오랜만에 주인님에게 배운 무공을 제대로 써먹나 했다가 크게 실망했다.

    “이제 막 시작하려고 했는데…….”

    2층을 정리하고 3층으로 올라섰다.

    3층에 칠성파 본가 사무실이 있다.

    -피슝!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벽이 터져나갔다.

    소음기가 달린 총이다.

    “총?”

    계단을 올라가다가 난데없이 들리는 총성에 고개를 돌려 총알을 피한 백광현의 눈이 살기로 붉게 번뜩였다.

    -피슝! 피슝!

    사방에서 총알이 날아들었다.

    -타타탁.

    붉은 도깨비 가면을 쓴 망치파들이 총을 피하며 벽을 타며 달려들었다.

    흡혈불괴신공을 익힌 그들에게는 어둠 속에서도 총구가 뚜렷하게 보였기에 피하는 거야, 쉬운 일이었다.

    -쿠웅!

    도깨비들을 향해 총을 쏘던 녀석의 얼굴이 콘크리트 바닥에 처박히며 큰 소리를 냈다.

    얼마나 충격이 컸는지 콘크리트 바닥에 크레이터가 생기고 맛은 녀석이 1m는 튀어 올랐다가 나뒹굴었다.

    -쿠콰강!

    총을 쏘던 다른 녀석도 도깨비들의 주먹에 피를 토하며 벽을 뚫고 건물 밖으로 사라졌다.

    -꽈악…….

    “으악!”

    마지막 녀석은 도깨비 중 하나에게 잡혀 손과 권총이 같이 우그러지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한상운, 변만석 꿇어.”

    아직 주변에는 칠성파 조직원과 20세기파 조직원 수십 명이 남아 있었지만 앞으로 나서는 녀석들이 없었다. 총알도 피하는 도깨비 괴물들을 상대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크크크……. 쎄긴 쎄내. 만석이 형님, 이래서 제가 직접 싸우지 말자니까”

    “우쩌갔노, 우리 같은 놈들은 꼼수로만 살 수 없는 거 아이가?”

    한상운과 변만석이 앞으로 나서며 웃통을 벗었다. 그러자 운동으로 다부진 몸에 새겨진 엄청난 문신들이 드러났다.

    “그라지예? 사내새끼가 부랄 차고 그랄 순 없지예”

    “하모. 뒤져라, 이 도깨비 씨방새야!”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지만 이미 패배를 알고 있었기에 자포자기식 공격이었다.

    -퍼버벅!

    둘이 동시에 주먹 한 방씩 얻어맞고 나뒹굴었다. 주변에 있던 책상과 의자들이 뒤엉키며 넘어졌지만, 누구 하나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

    “크윽, 겁나 아퍼부네.”

    변만석이 먼저 일어섰다.

    “쓰벌, 뒈져 불뻔했네.”

    그 뒤로 한상석이 일어났다.

    “너무 살살 때렸나?”

    백광현이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앞으로 나섰다.

    -털석…….

    두 녀석이 일어서다 말고 급하게 무릎을 꿇는다.

    “졌소.”

    “그만 하입시다.”

    “…….”

    백광현이 12월이 오기 전, 대한민국의 조직 폭력 250개를 점령하고 통일해 버렸다.

    도깨비.

    전국을 통일한 조직의 이름이다.

    전국의 폭력 조직들이 도깨비로 통일되자 가장 먼저 변한 것은 놀랍게도 자원봉사자들이 증가한 일이었다. 전국의 고아원과 양로원에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섰다. 대부분이 폭력 조직원이다.

    유흥업소들이 쉬는 월요일에 온몸에 문신으로 도배한 조폭들이 양로원과 고아원을 찾았다.

    대한민국의 뒷세계에서는 장기 밀매, 인신매매, 마약 판매 금지, 서민에 대한 고리대금업이 금지되었다.

    전국의 모든 폭력 조직의 강령이었다. 이를 어기면 도깨비들이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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