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30화 (30/225)
  • 《30화》

    세상이 마나라는 새로운 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미래 그룹은 마나를 이용한 제품 개발에 바쁜 나날을 보냈다.

    “마나 에너지? 마법은 아니겠지?”

    “저명한 과학 저널에 나왔는데, 설마?”

    “제품으로 판매한다는데 마법이겠냐.”

    사람들은 모두 이 마나 에너지를 가지고 수군거렸다.

    노랗고 붉게 물들던 가을이 지나가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미래 그룹의 재산 분쟁으로 이어진 법정 싸움.」

    「이용찬의 두 얼굴.」

    「조카를 죽이려 한 파렴치한 작은 아버지.」

    이제 세상은 미래 그룹 일가의 법정 싸움으로 시끄러워졌다.

    이용찬의 1심 재판에서 그에게 선고된 죄는 모두 7개였다. 살인 교사 미수 2건, 폭력 조직 동원, 감금, 폭행, 횡령, 배임이 그것들이었다.

    1심에서는 혐의에 대한 정황 증거가 많아서 그런지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당연히 이용찬은 항소했고 2심이 열렸다.

    2심에서는 폭력조직원의 증언만으로는 살인 교사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엉뚱한 판결과 최태욱 실장이 혼자 충성심에 저지른 일로 몰아가서 무죄가 선고되었다.

    “회장님, 제게 소장이 날아왔습니다.”

    최태욱 실장이 어이없어하며 성호에게 보고했다.

    이용찬의 모든 죄가 최태욱 실장에게 덮어 씌워졌다.

    최태욱의 과잉 충성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한다.

    “검찰에도 끄나풀이 있네.”

    “뇌물로 쓴 돈만 수십억일 겁니다.”

    “검찰, 박살 내도 되겠어.”

    성호가 대법원 3심 재판을 신청했다.

    증인도, 증거도 더 필요했다.

    성호를 죽이려던 트럭 운전사를 백광현이 필리핀에 숨겨 두었는데 바로 국내로 소환했다.

    백광현이 책임지고 법정에 세우겠다고 했다. 따라서 이만수는 죽지 않으려면 법정에 서야 할 것이다.

    그 뒤로 성호를 정신 병원에 감금한 의사와 간호사들을 백광현이 찾아내서 데려왔다.

    당연히 그들도 죽지 않으려면 증인으로 서야 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이용찬이 직접적으로 살인 교사를 했다는 혐의를 증명할 수는 없다.

    백광현의 자백은 폭력범이라 신빙성이 떨어졌다.

    최태욱의 자백은 이용찬이 시킨 것이 아닌 스스로 한 일이라고 우길 가능성이 높다.

    “역시 비밀 장부가 최고지.”

    성호는 이용찬 집을 털기로 했다. 마법이 있으니 세계 제일의 은행도 털 수 있는데 이용찬의 집쯤이야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웠다.

    그날 밤 성호는 ‘인비저리’라는 투명화 마법을 사용하여 이용찬의 집을 뒤졌다.

    집안은 CCTV 이외에는 보안이랄 것도 없었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이쯤에 고수들이 나와서 혈투를 벌이더만.”

    “누구냐?”

    마침 보안 요원 중에 쓸 만한 녀석이 있었나 보다.

    영화 같이 나타난 놈에게 성호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슬립.”

    -풀석, 쿨쿨...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잠재우는 마법으로 한 방에 해결한 성호는 이용찬의 서재로 들어갔다.

    “언락.”

    아마 스위스에서 직수입한 금고일 것이다. 그러나 마법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금고에서 나온 장부가 무려 30권.

    성호가 아는 국회의원과 장관, 그리고 대통령의 비서실장, 대법원장과 검사들에게 비자금을 전달한 장부였다.

    “요런 것들은 다 필요 없고.”

    찾다 보니 장부 중에 원하는 것이 있었다.

    성호를 정신병원에 가두고 끝내는 살인 교사로 죽이기까지 사용한 자금 내역이었다.

    “증거 확보.”

    성호는 당연히 장부 전부를 들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장부는 원본 그대로 박동진 변호사에게 전달되었다.

    “이제 증거는 차고도 넘치지만, 세상일이 원리 원칙적으로만 돌아가지 않지.”

    분명 이용찬은 법원 관계자부터 판사까지 돈으로 매수할 것이다.

    일단 박동진 변호사를 통해서 살인 교사와 감금 및 폭행에 대한 증언과 장부의 내용이 검찰에 전해졌다.

    「미래 그룹 가족 전쟁!」

    「이성호 회장의 거짓말인가? 아니면 이용찬 전 회장의 청부 살인인가?」

    「이번 재판에서 이기는 자가 진정한 미래 그룹의 경영권을 가지고 간다.」

    「믿을 수 없는 가족 간의 비극.」

    「이용찬 무고죄로 이성호 회장을 고발하다.」

    이번 재판으로 세상은 떠들썩했다.

    벌써 마지막 3심제 대법원 재판까지 왔다.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번 재판은 전국의 모두 국민이 큰 관심이 있었고 전대미문의 사건이기 때문에 재판까지의 시간이 길어졌다.

    거대한 미래 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조카를 감금하고 죽이려 한 사건인지, 아니면 조카가 미래 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큰아버지를 살인 교사로 몰아가고 있는 것인지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찰칵, 찰칵!

    이번 이용찬 회장 쪽의 변호사 강세치가 차에서 내리자 기자들이 마구 사진을 찍어 댔다.

    그는 30대 중반의 작은 눈에 하얀 피부, 귀공자 같은 이미지를 가진 변호사였다.

    그가 2심에서 이용찬을 무죄 선고를 받도록 한 인물이다.

    “강세치 변호사님, 이번 재판에서 이용찬 회장님은 어떤 입장입니까?”

    “이번 이성호 회장에 대한 살인 교사 혐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세치가 기자들을 둘러보더니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며 말했다.

    어떻게 보면 비열해 보이지만 다르게 보면 자신이 있다는 표정이었다.

    “하하하……. 지금 소설 쓰십니까? 이용찬 회장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형을 대신해서 이성호 군을 아들 같이 키워준 사람입니다. 아무리 재산에 욕심이 난다지만 그런 큰아버지가 조카를 정신 병원에 가두고 죽이려고 하겠습니까? 말도 안 됩니다.”

    강세치가 웅변하듯 양손을 펼치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런 작은 아버지를 살인죄로 모함한 이성호 회장에 대해서 무고죄가 성립될 겁니다. 아마 이번 재판은 엄청난 금액의 손해 배상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렇게 강세치 변호사가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에 박동진 변호사가 법원 앞에 도착했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그랬듯이 무뚝뚝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번 재판에서 미래 그룹의 법무팀 팀장의 자격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박동진 변호사님, 이번 사건에 대한 증거는 충분한 겁니까?”

    “이성호 회장님은 오늘 재판에 참석하시나요?”

    아무 말 없이 그냥 법원으로 들어가는 박동진 변호사였다.

    이번 형사 재판에서 모든 법적인 조치를 그가 했다.

    고소장도 그가 제출했고 증거들에 대한 서류와 정황 증거들을 수집해서 법정에 넘긴 것이다.

    그의 표정이 어두운 이유는 모든 재판을 주관하는 판사가 이용찬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법원이 썩었어.”

    제4호 법정의 재판소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지만 정작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정해져 있었다.

    「사건번호 : 1심-서울서부지방법원 20xx고단 2188 살인 교사 및 감금, 폭행 등」

    재판이 열리는 장소는 너무 조용했다.

    재판장에 이미 와 있던 이용찬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그의 볼록 나온 배와 대머리, 붉은 얼굴도 그대로였다.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기에 깔끔한 양복 차림이었다.

    그의 뒤쪽에는 이용찬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와 있었는데 그의 아내인 박혜순과 그의 아들인 이성남이 와 있었다.

    자연스럽게 오른쪽은 이성호의 편이 앉고 왼쪽은 이용찬의 편이 앉았다.

    -벌컥.

    시간이 되자 법정의 문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오른쪽 가슴에 금배지를 차고 있었다. 그 수가 무려 32명이었는데 모두 국회의원이다.

    그들을 이끌고 온 사람이 바로 정몽춘이다.

    정몽춘이 누군가? 대한민국 야당에서 서열 2위인 국회의원이다.

    그를 따라 들어온 국회의원들이 자리에 앉자 오른쪽 자리를 다 차지했다.

    -우르르…….

    이번에는 고급 양복을 입고 있는 미래 그룹의 사장단들이 들어왔다.

    마나 반도체와 그에 따른 신제품 출시 준비로 한창 바빴지만 안 올 수는 없었다. 그 수가 28명이었다. 그들이 왼쪽 자리에 쭉 앉았다.

    이런 상황을 보고 있던 이용찬이 얼굴이 붉게 변해서는 버럭 화를 냈다.

    “자네들은 나한테 인사도 안하나? 이번 재판이 끝난 뒤에 꼭 기억해 두지. 가만두지 않겠어. 재판에서 이기기만 해 봐. 다 모가지야 모가지!”

    이용찬이 으르렁거렸지만, 윤재현은 상대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돌려 버렸다.

    김세치는 계속 싱글벙글한 표정이었지만 박동진 변호사는 별 표정이 없었다. 있다면 묵묵하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모두 일어나 주십시오. 판사님께서 들어오십니다.”

    이번 재판을 담당한 최학덕 판사가 들어왔다.

    최학덕 판사는 그냥 봐도 얼굴의 주름이 한가득이라 학식이 있어 보였지만 양쪽 볼에 심술보가 가득했다.

    그를 따라서 부정판사 두 명과 이정숙 검사가 나왔다.

    이정숙 검사는 20대 후반에 약간 통통한 젊은 여검사로서 이번에 처음으로 수사를 맡은 새내기 검사다.

    법원 내부에 이용찬의 세력이 있기에 이런 풋내기를 이번 사건의 담당 검사로 배정한 것이다.

    판사와 검사들이 나오자 모든 사람이 일어났다. 그것은 국회의원도 마찬가지였다. 법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한 것이다.

    판사는 거의 50cm 정도로 두꺼운 서류 중에서 작은 종이 하나를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사건 번호 20xx고 단 2188 살인 교사 혐의로 원고 이성호가 이용찬에게 20xx 년 8월 12일부로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 이용찬은 조카 이성호의 재산을 노리고 20xx 년부터 12년간 정신병원에 감금하였다.”

    -웅성, 웅성…….

    판사가 읽어 주는 내용이 워낙에 큰 사건이라 방청석이 소란해졌다.

    “20xx 년 6월 25일 이용찬은 최태욱을 통해 살인을 교사하였다. 교통사고로 위장하여 살인하려 했으나 사망 미수로 그치게 되었다. 이용찬은 2차로 폭력배를 동원하여 이성호를 죽이려 하였으나 이도 미수로 그쳤다. 위와 같은 혐의에 대한 증거로 녹화 및 녹취기록, 당시 자금에 사용된 장부, 증인 등을 제출하였다.”

    판사가 이용찬을 바라보았다.

    “피고인은 자리로 나와 주십시오.”

    이용찬이 중앙에 있는 피고가 않는 의자에 가서 앉았다.

    “본 법정은 형사소송법 제 244조 제1항에 의거하여 녹음 및 녹화가 되고 있습니다. 이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이정숙 검사 피고인에게 질의하세요.”

    이정숙 검사는 긴장된 표정으로 이용찬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초보 검사일 뿐이고 이용찬은 몇 개월 전만 해도 누구도 무시할 수 없던 거대 그룹의 회장이었던 사람이다.

    그가 정치, 경창과 검찰에 깔린 인맥이 장난 아니다.

    그가 돈으로 매수한 정치인과 법조인이 한둘이 아닌 것이다. 만일 이용찬이 한 번 자신의 비밀을 불기 시작하면 여러 사람이 옷을 벗고 교도소에 가야 한다.

    그래서 이번 재판도 초보 검사가 선택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피고인은 자신의 조카인 이성호를 죽이기 위해 트럭 운전사 이만수 씨에게 돈을 주고 사주한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피고인은 이성호 씨를 살해하기 위해 조직 폭력배 백광현에게 지시하신 일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20xx년 6월 16일에 미래 그룹의 비자금으로 사용되던 사업 은행 1345-xxx-78945계좌에서 당시 트럭 운전사 이만수 씨에게 2억의 돈이 인출된 사실이 있습니다. 피고인은 이것을 지시하거나 또는 직접 전달한 일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이용찬은 굳은 표정으로 그 모든 질문에 대해서 시인하지 않았다.

    그의 이런 무덤덤함은 도리어 질의하는 검사를 당황스럽게 했다.

    그녀가 초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범죄인은 이렇게 당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이건 당당한 게 하니라 뻔뻔한 거다.

    이용찬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 자신이 피고인으로 서기 전에 검찰, 경찰, 판사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전국구 조직 폭력배 흑곰파를 불렀다.

    ‘법정으로 오다가 죽을 거다.’

    흑곰파에게 이용찬이 거액의 돈을 주면서 법원으로 향하는 증인을 죽이거나 납치해 달라고 명령했다.

    흑곰파는 인천에 있는 전국구 폭력 조직이다.

    그런 조직이 움직였으니 성호가 법정까지 오기는 힘들 것이다.

    흑곰파는 오늘은 특별히 일본 야쿠자에서 칼질을 좀 한다는 무사들을 데리고 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