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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26화 (26/225)
  • 《26화》

    성호는 주변의 핏자국과 찢어져 버린 옷을 치웠다.

    몸에서는 나쁜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악취가 났다.

    성호는 몸을 씻기 위해 욕실에 찾아 들어갔다.

    “뭐지?”

    성호는 분명히 욕실이라는 푯말을 보고 들어 왔는데 드레스 룸과 파우더 룸, 작은 수영장이 보였다.

    바닥은 부드러운 카펫으로 꾸며져 있고 욕조 근처만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무슨 욕실이 이렇게 넓어.”

    -쏴아!

    성호는 한쪽 구석에 마련된 샤워부스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5 서클로 올라서면서 성호의 생각은 더 깊어졌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12년간이나 자신이 감금 생활해야 했던 일, 미래 그룹의 위기는 모두 녀석들이 관여하고 있다.

    “멘츄스 그룹은 대한민국에 전쟁을 준비 중이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얽히면서 계획이 하나둘씩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미래 그룹이 커야 녀석들을 상대할 수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전기를 마나로 바꾸는 반도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의 자신은 약하다.

    녀석들을 상대하기는커녕 방어하기에도 급급할 것이다.

    “만약 전쟁을 일으키겠다면 그것을 후회하게 해주지.”

    아침 10시가 넘어서야 최태욱 실장이 성호의 집으로 돌아왔다.

    성호는 샤워를 방금 했는지 가운을 걸치고 있었는데 머리카락 전체가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허리까지 길게 자라서 찰랑거렸다.

    “성호 님, 머리 모양이 또 바뀌셨습니다.”

    “별일 아냐. 그건 그렇고 여분의 옷은 없나?”

    “당장 준비해 놓겠습니다.”

    최태욱 실장이 어딘가에서 옷을 꺼내 성호에게 주었다.

    “전에 사다 놓은 양복입니다.”

    “운동복이 편한데…….”

    “죄송합니다.”

    성호가 옷을 벗자 그의 아름답게 만들어진 잔 근육들과 몸에 난 상처들이 드러났다.

    악몽을 꾸고 만들어진 상처들은 아직도 온몸에 남아 있었다.

    “연구실은?”

    “설치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안에 신경을 쓰도록.”

    “넵.”

    성호는 붉게 자란 머리카락을 슬쩍 만졌다. 길게 자란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자라 있어 움직일 때마다 찰랑거렸다.

    -사각.

    성호는 손날로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

    붉고 짧은 머리카락이 삐뚤빼뚤하게 되어 버렸지만, 성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당분간 날 방해하지 말도록.”

    “넵.”

    성호는 자신의 집 지하에 던전을 만들었다.

    가장 먼저 만들려는 것은 마법진을 심은 반도체 칩이었다.

    성호는 그것을 ‘마나 생성용 집적 회로’라고 이름 붙였다.

    집적회로라는 것은 반도체의 발전으로 만들어진 존재다.

    얇은 실리콘 판 위에 아주 작은 트랜지스터를 규칙에 맞추어 붙인 회로를 말한다.

    요즘 그 크기를 나노에 비유하는데 나노라는 크기는 골프공만 한 지구 안에 있는 골프공 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정도로 작고 정밀한 회로다.

    그런 작은 집적회로를 마법진으로 만들고 플라스틱 케이스로 포장하게 되면 성호가 원하는 마나 반도체가 된다.

    이 지구에서는 마나가 없다.

    이 반도체 칩이 전기를 마나로 만들 것이다.

    마법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마나를 움직이는 마력부와 변화를 주어 실행하는 구동부가 그것이다.

    마나를 만들어 내는 생성 반도체는 마력부이고 만들어진 마나를 이용해 마법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구동부다.

    구동부는 그 위력에 맞추어 크기가 커지거나 작아지는데 워프나 그레비티, 공간 확장 마법같이 고출력의 경우에는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보고 따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마력을 만들어 내는 마나 반도체가 없으면 아무리 따라 해 봤자 소용이 없다.

    “지구에 마법 문화를 일으킬 것이다.”

    이게 성호의 의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나를 만드는 반도체가 필요했다.

    지하실 2층으로 내려가니 그 넓던 곳이 꽉 찼다.

    장비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좁아.”

    공간이 좁았다.

    그러나 성호는 이제 공간을 다루는 5 서클 마법사다.

    성호는 구리 선을 가지고 천장에 공간 확장 마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거대한 마나 충전기를 달았다.

    정전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다.

    구리로만 충전기를 만들었기에 한 달 정도 사용한 뒤에는 교체해야 하지만 일단 지금은 이것밖에 없다.

    천장의 중앙에 거대한 마법진이 만들어지고 전기가 들어왔다.

    “스페이스 다일레이션!”

    의지를 담은 시동어가 울려 퍼지자 지하 공간이 쭉 하고 늘어나 넓어졌다. 50평의 공간이 500평이 되었다.

    전기세가 조금 더 나가겠지만 그 정도야 감당할 수 있다.

    “보안 때문에 마나 반도체의 원판만은 내가 직접 만들어야겠군.”

    반도체는 도장을 찍는 일과 비슷하다.

    즉, 원판을 이용해서 다른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원판의 설계와 제작이 매우 중요하다.

    마나를 만드는 원판은 보안에 신경 써야 하니 다른 사람에게 만들라고 줄 수도 없었기에 직접 만들어야 했다.

    실제 크기의 5배 정도 큰 원판을 만들고 그 원판을 사진 현상하듯이 찍어 내야 한다.

    “마법진의 설계도는 병렬로 연결되고…….”

    반도체 하나에 마법진 수억 개가 들어가야 했다.

    크기도 80나노 급이다.

    마법진 하나의 크기가 탁구공만 한 지구가 있다면 그 안에 있는 자동차 정도의 크기다.

    마법진간의 간섭도 계산해야 했고 성호가 넣으려는 전파 방해도 생각해 봐야 했다. 그뿐이 아니라 누군가 이 반도체를 분해할 경우 파괴되도록 마법진도 만들어야 했다.

    사용 전력은 220V 뿐 아니라 380V에서도 가동되도록 설계했다.

    엄청난 전력 소비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당연히 강화 마법과 냉각 마법도 장착되어 있어야 했다.

    “전파 방해는 투명화 마법인 인비저블을 사용하면 되고 오픈하면 파괴되는 방법이야 많지만, 그 파괴력의 강도를 조절하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겠군.”

    끝내 하나의 반도체에 무려 2억 개의 마법진이 겹쳐진 형태의 마나 충전 집적회로의 원판 제작이 끝났다.

    이것이 대한민국에 마도 문명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씨앗이다.

    “진짜 반도체를 몇 개 만들어 테스트해 봐야겠어.”

    원판을 이용해서 실제 반도체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대부분의 반도체 제작 시설들은 진공이나 그에 준하는 밀봉 상태에서 작동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 장치들을 연결하고 질소 가스를 충전했다.

    진공으로 만들기 위해 라인을 연결하고 펌프를 가동했다.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총 100개 정도의 마나 반도체를 만들었다.

    “성공이군.”

    엄지손톱만 한 작은 녀석이지만 전기를 마나로 바꾸는 능력만큼은 놀라웠다.

    3 서클 마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18헤르의 마나가 필요하다.

    마나 반도체로 18헤르를 만들어 내는데 2,187Wh 정도의 전기를 소모했다.

    효율 면에서는 대단히 좋은 녀석이 탄생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이걸 만들어낼 공장을 지어야겠지?”

    ***

    미래 전자는 생활 가전, 반도체, 핸드폰을 생산하는 미래 그룹의 한 축이다.

    그런 미래 그룹의 한 축이었던 미래 전자의 사장을 단번에 잘라내고 김상욱 이사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상욱은 50대 중반으로 금테 안경을 썼다.

    잘생긴 외모였지만 오른쪽 턱에 화상이 있는 것이 흠이었다.

    성호가 그를 바로 사장으로 올린 이유는 그의 인품이 훌륭한 부분도 있지만, 그가 일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일할 때 외부요인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일과 원칙을 고수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때로는 융통성이 없다고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정직하고 편법을 쓰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바로 김상욱 사장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미래 전자의 반도체 부분을 다른 기업에 빼앗겼을 것이다.

    그런 김상욱 사장을 성호가 미래 그룹 본사 빌딩으로 불렀다.

    “김상욱 사장님, 잘 계셨습니까?”

    “저야 회장님 덕분에 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니 더 남자답게 생겼다.

    검게 탄 피부는 누가 보면 정글에서 살다 온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겠다.

    말할 때마다 오른쪽 턱에 있는 화상 자국이 꿈틀거렸다.

    성호와 김상욱이 서로 악수하고 자리에 앉자 따뜻한 차와 다과가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본사로 부르시고 무슨 일이십니까?”

    “일단 도면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성호는 마나 반도체 플랜트 설계도를 꺼내 들었다.

    김상욱의 이력은 독특했다. 한국 대학교 재학 시절 건축을 전공했고 나중에 미국의 MIT에서는 전자를 전공했다.

    그리고 첫 직장은 미국의 자동차 정비 공장이었고, 미국에서 반도체 공학을 공부한 인연으로 미래 전자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런 그가 건축 도면을 보는 거야 쉬웠다.

    그의 눈에 회장이 내민 설계도는 이상했다.

    겹겹이 쌓인 콘크리트와 두꺼운 철문은 너무 과해 보였다.

    그리고 사람이 내부에서 일할 수 있는 설계가 아니었다. 내부를 전부 질소로 충전한 공장이라니!

    제품이 나오는 곳과 원료가 들어가는 곳을 제외하면 창문도 없는 공장이다.

    그리고 반도체 공장에 있어야 하는 원판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이게 뭐 하는 공장입니까?”

    “제가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반도체요?”

    “그렇습니다.”

    김상욱은 성호의 말에 놀랐다. 반도체가 무엇인가?

    반도체의 내부는 집적회로가 차지하고 있다.

    지금 우리들이 사용하는 반도체의 집적회로의 복잡함은 인간이 조립하는 단계를 한참 넘어갔다.

    쉽게 설명해서 엄청나게 작고 복잡한 녀석이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할 반도체는 강동민 소장이 설계한 녀석입니다.”

    “아! 이번에 새로 기획실에 오신 그분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성호가 만들었지만, 그것을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다.

    “완전 자동화입니까?”

    “그렇습니다. 완전 자동화일 뿐만 아니라 보안 문제로 출입이 금지됩니다. 유지 보수까지 모두 무인으로 해야 합니다.”

    성호의 말에 김상욱은 이 반도체 공장이 보통의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보안 때문에 사람의 출입 자체를 막는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지금 창원에 있는 R-33 공장이 정비로 가동 중지된 걸로 압니다.”

    “R-33이라면 앞으로 신규 D램 생산을 위해 준비 중인 곳입니다.”

    “그곳을 이 설계대로 만들기 원합니다.”

    성호의 말에 한참 김상욱은 말이 없었다.

    신규 D램은 앞으로 신흥 경쟁국으로 떠오른 중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그런 공장의 건립보다 회장이 설계한 이 반도체가 더 중요한지가 문제다.

    그는 회장의 명령보다는 원리 원칙을 고수하는 타입이다.

    “김상욱 사장님, 이 일은 미래 그룹의 사활이 달린 일입니다.”

    “그 정도입니까?”

    “죽기 살기로 매달려야 합니다.”

    김상욱은 성호의 눈에서 진심을 읽었다.

    미래 그룹의 주인이 이 정도로 간절하다면 답은 하나뿐이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다만 자동화 문제가 있는데 비용과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동화 문제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그러니 공장을 짓는 것에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기간은 한 달입니다.”

    “알겠습니다.”

    자동화 설비의 유지 보수야 형상 기억 마법이나 강화 마법을 사용하면 된다.

    그것도 안 되면 이번 기회에 골렘을 만들 생각이다.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뼈대와 관절만 있으면 되니 구할 곳은 많았다.

    ***

    “여기가 미래 그룹의 빌딩인가?”

    강동민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곱슬거리는 머리는 먼지가 가득했고 입고 있는 옷은 찢어지고 냄새까지 났다.

    그런 강동민이 1층 로비에 들어와서 안내 데스크로 향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안내원들은 요즘 기자들이 난리라 모두 방문자들에게 예민했다.

    “강동민이라고 하는데요. 미래 그룹의 회장님아를 만나러 왔습니다.”

    “…….”

    안내원이 강동민의 몰골을 보더니 바로 보안 요원을 불렀다.

    -우르르르.

    보안요원들이 떼로 나타나 강동민의 양팔을 잡고 끌고 나갔다.

    “아니, 나 여기 직원이라고! 회장님아를 만나러 왔을 뿐이라니까!”

    문 밖으로 쫓겨난 강동민이 씩씩거렸다.

    ‘회식 이후 처음 미래 그룹 본사에 찾아왔는데 이런 푸대접이라니!’

    그때 마침 1층 로비에 있는 편의점에서 나오는 문정철이 보였다.

    “오! 문정철!”

    “어? 강동민 씨 아니십니까?”

    “그래, 나다. 나 회장님아를 만나야 하는데 도와주라.”

    문정철이 강동민을 데리고 미래 빌딩 안내 데스크로 왔다.

    “무슨 일이시죠?”

    “아, 네. 죄송한데 이분은 제가 아는 분입니다.”

    보안 요원들이 문정철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문정철은 미래 그룹의 구조 조정 본부 재정팀 팀장이다.

    그런데 옆에 있는 강동민은 거지꼴이다.

    “이분이 몰골이 좀 그렇지만 구조본부의 기획실장입니다.”

    “내? 그러니까, 이분이 미래 그룹의 구조조정 본부 기획실장이라구요?”

    안내원이 문정철과 강동민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네. 신분은 제가 보증합니다.”

    “봤지? 나 이런 사람이야.”

    강동민이 어깨에 힘을 주며 입구를 통과했다.

    문정철은 직접 강동민을 성호가 있는 회장실로 직접 안내했다.

    강동민은 무려 일주일 만에 성호를 만날 수 있었다.

    “회장님아 반가워.”

    “회식 때 보고 처음이네요. 그동안 어디 계셨던 겁니까? 연락도 없고.”

    “응, 죽을 뻔했지. 버스를 잘못 탔어.”

    “네?”

    어떻게 버스를 잘못 탔는데 일주일 만에 왔단 말인가?

    “인천에서 내렸는데 돈이 없어서 걸어왔지 그런데 내가 길치라 경기도 용인까지 갔더라고 돌아오느라 좀 늦었지.”

    “전화하시지 그러셨어요?”

    “나 신용 불량자라 통장, 카드, 휴대폰 전부 없어.”

    “…….”

    성호는 강동민을 신용 불량자에서 벗어나게 한 뒤에 휴대폰을 하나 선물했다.

    그리고 법인카드 하나도 안겨줬다.

    뒤로 성호는 매일 한 시간씩 시간을 내서 마법에 대해서 강동민에게 가르쳤다.

    그러나 마법이라고 대놓고 가르칠 수는 없었다.

    마나라는 것을 새로운 에너지로 이해시켰다.

    그리고 이 마나 에너지의 활용을 전기와 같이 회로도가 필요하다고 가르쳤다.

    전기가 빛과 열, 그리고 운동 에너지로 변하는 원리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그 회로도는 마법진이고 그것을 구성하는 것은 마나다.

    “회장님아, 그러니까 이 모양의 회로들이 마나의 성질을 변화시키고 조절한다는 거군.”

    “그렇습니다. 이 모양의 조합들이 어떤 모양과 형태로 조합되는지에 따라서 마나 에너지의 성질이나 움직임이 달라지지요.”

    “이런 부분은 전기 회로도와 비슷하네. 다만 전기와 다르게 재질이나 구조의 성질보다는 회로 자체가 가지는 모양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는 해.”

    ”앞으로 강동민 소장님이 이 마나를 처음 발명한 사람이고 이 회로도를 개발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마나 에너지 연구도 강동민 소장에게 전부 일임하죠.”

    “나야 연구만 할 수 있으면 오케이지.”

    “먼저 강동민 팀장님께 드릴 물건이 있습니다.”

    성호는 이번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원통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뚜껑이 있어 쓰레기통 같지만, 한쪽에 버튼이 달려서 전자 제품 같기도 했다.

    “지난 한 달간 공들여 만들었습니다.”

    “쓰레기통이야?”

    성호의 표정이 구겨졌다.

    역시 디자인이 엉망이다. 누가 봐도 쓰레기통이니까

    “워싱이라는 겁니다.”

    “워싱? 뭐 하는 물건인데?”

    “마나 회로도에서 클린이라고 명명한 도식을 기억할 겁니다.”

    “기억하지. 마나라는 에너지의 성질을 변경하여 이물질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하는 마나 회로도 아냐?”

    강동민은 클린이라는 마나 회로도에 나오는 122개의 룬어와 이 룬어를 조합한 14,000개 정도의 연결 조합들을 머릿속에 그려 보았다.

    마나라는 에너지가 어떻게 그런 성질을 가지는지 알 수 없지만, 회로도를 통해 변형된 에너지는 모양과 조합에 따라서 그 성질이 달라진다.

    워싱이라는 마나 회로도는 더러워진 것을 깨끗하게 만드는 성질을 가졌다..

    소독뿐만 아니라 이물질 제거까지 탁월했다.

    “회장님아, 그런데 클린 회로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상이 한정적이라고 안 했나?”

    클린 마법은 대상에 따라서 마법진 회로도를 바꿔줘야 했다.

    옷이면 옷에 대한 것으로, 집 안 청소면 집에 대한 것으로, 몸을 씻는 것은 몸에 대한 것으로 회로도를 바꿔 줘야 했다.

    “그 클린을 이용해서 세탁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일단 옷에 대한 부분은 간단하니까요.”

    “오! 옷에만 적용하는 거면 간단하지.”

    “이 마나 에너지를 이용한 세탁기를 개발해 주세요.”

    “좋아. 그런데 일단 디자인부터 바꿔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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