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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20화 (20/225)
  • 《20화》

    성호는 왜 이 강동민이 필요한 것일까?

    마법을 현대에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그래서 현대의 과학과 접목시킬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마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마법진을 이루는 룬어는 24개일 뿐이지만 이것을 조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1 서클 마법은 102개의 룬어 조합을 알아야 한다.

    2 서클은 1만 개 이상의 룬어 조합을 알아야 한다.

    3 서클은 더하다. 1억 개 이상의 룬어 조합과 그 상관관계를 알아야 한다.

    2 서클도 보통 사람이 이해하기 힘들어하는데 3 서클은 천재가 아니면 구상조차 할 수 없다.

    슈퍼컴퓨터가 하면 될 것 같지만 마법은 살아 있는 학문이라서 예술과 같이 직관력도 필요하다.

    4 서클부터는 계산보다는 깨달음의 영역이다.

    그래서 성호는 믿을만한 천재를 찾았다. 그 끝에 발견한 것이 바로 강동민이다.

    “그 옆머리는 뭐요? 너무 자연스러운데?”

    강동민은 미래 그룹의 회장이라는데 거리낌이 없다.

    “부작용 같은 겁니다.”

    “오, 그런 부작용이! 그래서 자연스러웠던 거군!”

    그걸 또 믿어 준다.

    성호는 자신을 따르는 비서진과 법무팀, 그리고 재무팀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는 강동민을 데리고 한적한 카페로 들어갔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 분위기가 좋고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지만, 유동인구가 없는 지역이다 보니 한적했다.

    강동민은 아까부터 흥분해 있었다.

    평생 호기심을 만족하기 위해 살아왔다.

    그의 삶에서 최대 목표는 그것이었다.

    그런데 사건 사고를 일으키니 아버지가 모든 연구를 막아 버렸다.

    너무 엄한 아버지의 단속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삶의 의욕을 잃어 PC방에서만 살았던 강동민이다.

    그런 그를 미래 그룹의 회장이 직접 찾아왔다.

    그가 우주에서 가장 신비한 것을 연구하게 해준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나이가?”

    “지금 만 20세입니다.”

    “회장님아가 나보다 어리니까 말 놔도 되지?”

    “아, 네.”

    이런 사람은 또 처음 본다.

    천재는 괴짜들이 많다더니 강동민이 그랬다.

    “회장님이라고 부르지 마시고 그냥 편하게 이름을 부르시죠?”

    “아버지께서 직책으로 불러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서 말이지. 회장님아 좋잖아?”

    어디가?

    뭐시 예의를 안 벗어 났는디?

    “하여튼 회장님아, 그 우주에서 가장 신비하다는 게 뭐야?”

    성호는 황당해하며 강동민을 바라봤다.

    그동안 알아 온 자료를 보면 강동민은 천재 중에서도 천재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괴짜 중의 괴짜였다.

    성호는 마나에 대해서 알려 줘도 탈 없고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믿음직한 사람이 필요했다.

    노예 마법진을 이용해서 그런 사람을 만드는 것이야 쉽다.

    하지만 성호는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었지 노예는 필요 없었다.

    이 괴짜 천재를 어떻게 대해야 자기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그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연구입니다.”

    “힉스입자? 다크 에너지 같은?”

    다크 에너지란 만유인력과 반대되는 힘으로 우주가 대폭발에 의해서 팽창을 가속화 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1998년 이전까지는 가설로만 있다가 2003년 미항공우주국이 다크 에너지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우주의 초기 모습을 공개하면서 처음 입증되었다.

    웰킨스 마이크로파 관측 위성의 자료를 빌려 과학자들은 우주 전체의 에너지 가운데 별, 은하, 행성, 가스 등의 물질은 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크매터와 다크 에너지로 이루어졌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힉스입자는 입자 가속기를 통한 충돌 실험을 통해 나온 17번째 발견된 소립자이다.

    이 입자가속기 실험의 목적은 암흑물질, 다크매터, 다크 에너지로 불리는 존재들의 증명이었다.

    강동민은 지금 자신의 머리에 있는 다크 에너지에 대한 이론들이 마구 떠올라서 미칠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이 암흑 물질을 만들어 신비한 모험을 떠나고 싶었다.

    “다크매터는 아닙니다.”

    “그럼?”

    강동민은 궁금해 죽을 것 같았다.

    마음이 급해져서 손톱을 물어뜯고 다리까지 떨고 있다.

    “그런 것과는 다른 차원의 에너지입니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에너지입니다.”

    성호가 호주머니에서 네모난 상자를 꺼냈다. 크기는 가로세로 10cm 정도 되는 정사각형의 큐브였다.

    특이한 점은 위에 붉은 점 하나가 찍혀 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그 신비의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겁니다.”

    성호가 카페 의자 아래에 있는 전기 코드에 정 사각 큐브에서 이어지는 콘센트를 꽂았다.

    “화이어.”

    -화륵.

    성호의 시동어에 큐브 위로 작은 불꽃 하나가 만들어졌다.

    강동민의 눈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거 때문에 회장님아가 날 여기까지 절 부른 거야?”

    “그렇습니다.”

    그 반응에 성호는 역시 천재라 보는 것과 생각하는 게 다르다고 생각했다.

    “이건 전기 버너잖아!”

    “흠흠…….”

    하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전기를 이 신비의 에너지로 바꾸어서 불꽃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가스나 전기 인덕션은 아니지만, 불꽃을 만들어 내는 에너지라……. 그냥 가스버너나 인덕션이 편하지 않나?”

    “이건 이 에너지의 활용 중 하나일 뿐입니다.”

    “다른 활용도 있어? 설마 에너지가 여러 가지로 변환되는 거야? 전기 처럼?”

    강동민이 놀라서 물었다.

    “마법 같은 일을 하죠. 반중력, 인공 중력, 순간이동, 에너지 보호막, 스텔스, 환자 치료 등 많은 일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아마 전기와 비슷한 혁명이 일어날 겁니다.”

    강동민의 입이 벌어졌다.

    그의 머리에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지금 그 전기의 발명과 비견되는 에너지를 알게 되었다.

    “이 에너지의 이름이 뭐야?”

    “마나입니다.”

    “마나? 판타지 소설과 게임에서 많이 나오는, 그 마나?”

    “사실 마나라는 말은 1891년 영국의 코드링턴의 저서 ‘멜라네시아인’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마나는 초능력 같은 허구입니다.”

    “그렇지. 진짜가 아니지.”

    “그러나 제가 말하는 마나 에너지는 실존하는 에너지죠. 다만 마법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제가 마나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오, 그래서 마나로군. 이건 내가 가져도 되지?”

    작은 불꽃을 내뿜는 검은색 큐브 상자를 탐욕의 눈길로 바라보는 강동민이다.

    “가지셔도 됩니다만 그 전에 저와 계약을 해야 합니다. 제 사람이 되어서 미래 그룹의 기획실을 맡아 주십시오.”

    “기획실? 회사 운영은 젬병인데? 회장님아, 나는 연구가 좋습니다만?”

    “말이 기획실이지 실제로는 이 마나에 대해서 연구하고 현대 사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하는 곳이 될 겁니다. 회사의 운영을 위해서 움직이는 팀은 경영팀이 맡을 겁니다.”

    “그럼 나는 무조건 하지.”

    “좋습니다. 직책은 팀장으로 하겠습니다. 팀을 꾸리셔도 좋지만, 보안에 신경 써 주셔야 합니다.”

    법무팀이 바로 들어와 비밀 서약서와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해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마나라는 에너지와 그것을 처음 세상에 선보인 강동민 박사가 미래 그룹의 구조조정본부 기획실 소장이 되었다.

    그가 현대 시대의 인첸트 학파를 이끌 후계자였다.

    판타리아 대륙에서 차원 이동한 테일러가 성호를 통해 이 땅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인사하시죠. 이쪽은 재정팀의 문정철 팀장이고 비서실의 최태욱 실장입니다.”

    너무 조용해서 있는지도 몰랐다.

    “오, 반가워요. 나 강동민이요.”

    “반갑습니다. 문정철입니다.”

    문정철이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신기한 분이십니다. 돈 냄새가 하나도 안 나요.”

    “하하하, 그런가요?”

    강동민은 돈과 인연이 먼 사람이다

    “최태욱입니다.”

    최태욱은 약간 냉정한 타입이라 인사만 했다.

    “최태욱 실장님이시라고 했죠?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데 나이 어린 회장님아를 모시느라 고생이 많아요.”

    “…….”

    최태욱은 그냥 말을 하지 않았다.

    “얼음 땡땡이 형님이라고 불러도 되죠?”

    “그냥 최 실장으로 불러 주십시오.”

    얼음처럼 차가운 최태욱의 말에 강동민이 어색하게 웃었다.

    어느 정도 서로 인사가 끝나고 성호가 본론을 건넸다.

    “요즘 미래 그룹이 위기인 건 아실 겁니다.”

    성호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위기가 아니라 위태위태하다.

    미래 그룹의 주가는 연일 추락 중이다.

    “미래 그룹을 어떤 놈이 공격 중입니다.”

    문정철과 강동민이 성호의 말을 듣고 약간은 놀랐다.

    대한민국의 10대 기업을 공격하는 놈이 있다니 말이다.

    “제가 그놈의 모가지를 비틀 생각입니다.”

    성호의 눈에서 잠깐이지만 스산한 빛이 흘렀다.

    “저와 함께하시겠습니까?”

    “엣취!”

    문정철이 성호의 말에 갑자기 재채기했다.

    갑자기 돈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훌쩍, 저야 당연히 함께하겠습니다. 회장님.”

    “나야 마나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확실히 보장만 해주면 회장님아를 따르지.”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성호의 말에 문정철이 벌떡 일어나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강동민이 성호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회장님아, 나만 믿으라고.”

    “…….”

    저녁이 되어서야 성호는 미래 그룹 빌딩으로 돌아왔다.

    정말 바쁜 하루였지만 미래 그룹에 필요한 인재를 얻을 수 있었다.

    천재적인 두뇌와 연구에 대한 열정을 가진 강동민과 계산과 돈의 흐름에 예민한 문정철을 얻었다.

    경영 진단팀, 인사팀, 홍보팀은 최태욱이 관리하고 인원 관리도 일임했다.

    미래 그룹의 아무도 없는 본사 빌딩은 회장실에만 불이 밝게 켜져 있었다.

    버너가 꺼내지고 성호는 또다시 라면을 끓여 먹었다.

    매울 라면!

    정말 잘 만든 라면이었다. 국물이 시원하고 면발이 죽여줬다.

    이번에는 라면에 계란도 넣고 김치도 가져왔다. 그것도 막 담은 김치여서 아삭하고 아주 시원했다.

    “쩝쩝…….”

    시원한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은 성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꿈을 통해 얻은 지식은 성호가 가진 힘의 원천이다.

    앞으로 싸워야 하는 녀석들을 생각할 때 수련을 게을리할 수 없다.

    붉은 머리카락이 옆머리에서 전체로 번진다는 것이 신경 쓰였지만, 그 정도 부작용이야 감수할 수 있다.

    “손이 허전하군.”

    검이 필요했다.

    천마 신공은 천마 신권과 천마 신검으로 이어진다. 천마 신검의 수련이야말로 천마 신공의 꽃이다.

    “백광현에게 말해서 검을 하나 마련해야겠어.”

    이제 천마 신공이 초급을 벗어났다. 엄청난 속도다.

    전기 충전기를 통해서 얻어지는 마나를 내공으로 바꾸기만 하면 되니 너무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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