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6화 (16/225)

《16화》

폴 막스가 밖으로 나오자 많은 경호원이 따라붙었다.

무려 20명이 넘는 경호원들은 모두 미국 대통령 경호원 출신들의 전문가들이다.

모두 다 총을 휴대했고 첨단 무기들을 품 안에 지니고 다녔다.

“중국이 북한을 침공할 때 대한민국이 참전해야 많은 사람이 죽을 텐데…….”

전쟁은 일어 날 것이다.

그 전쟁이 잔인해 지려면 대한민국의 무기 시장을 올려 놀 필요가 있다.

한국이 상대에게 겁을 먹지 않고 전쟁에 참여할 정도로 무기의 양과 질이 높아져야 한다.

그래서 전쟁이 커져야 많은 사람이 죽는다.

“이성호라는 꼬맹이가 귀찮게 하는군.”

한국에 대규모 첨단 무기를 수출하려면 미국 기업이 MID를 인수해야 한다.

그게 아니면 ‘무기 수출 규제’가 있으니 한국에 함부로 무기를 공급할 수 없다.

미래 MID를 멘츄스 그룹이 인수하는 순간 미래 MID가 미국의 관할하에 있게 되니, 규제를 피해서 한국에 무기를 가득 안겨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국의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좀 뿌려야겠군.”

***

대한민국은 어느 순간 부터 2개의 정당으로 나누어져 있다.

여당인 민족당과 야당인 한국당이 그들이다.

한국 정치 역사에서 언제나 이 둘은 치고받고 싸웠다.

싸우는 이유를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을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국민들을 이용하기 위해 선동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었다.

민족당이나, 한국당이나 똑같았다.

그래서 우왕좌왕해야 하는 국민들만 고생했다.

좌파니, 우파니 하면서 말이다.

그들 양쪽에 멘츄스 그룹의 돈이 스며들었다.

[미래 그룹을 분해해서 나눠 먹어라.]

[멘츄스 그룹에 미래 MID 군수 기업을 넘기면 돈을 더 주겠다.]

여당인 민족당과 야당인 한국당이 모두 움직였다.

그것이 돈의 위력이었다.

그때부터였다.

미래 그룹에 정부의 압박이 들어 왔다.

[미래 생명, 금감원 조사 예정.]

[정부, 미래 MID의 군 비리 포착.]

[미래 그룹의 주식 곤두박질치기 시작함.]

[각 은행 미래 그룹의 경영 능력 조정.]

미래 그룹 내부에서도 문제가 하나씩 터져 나왔다.

[미래 그룹의 사장들 신입 회장과의 불협화음.]

[미래 자동차 무기한 시위 시작.]

[미래 홀딩스 주식매수권 행사로 자금난 심각.]

이대로 가다가는 미래 그룹은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상황은 날로 심각해졌다.

알면 알수록 미래 그룹은 엉망이었다.

늙고 병들었으며 죽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대로 공중 분해될 것이다.

성호는 이 모든 소식을 접하고 고민에 쌓였다.

“아버지의 회사가 이렇게까지 엉망이었나?”

모두 작은아버지 이용찬이 이끌어 가면서 망가트린 것이다.

회장실에서 성호는 생각에 잠겼다.

12년간의 감금 생활, 12년간의 악몽, 그리고 죽음의 위기도 있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멘츄스 그룹이 아버지를 암살하면서다.

녀석들이 또 움직였다.

“그 자리에서 노예로 만드는 건데…….”

약간 아쉬웠지만, 수행원들을 잔뜩 데리고 온 녀석을 잡았다가는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우를 범할 수 있다.

풀을 두드려 뱀을 놀라게 할 필요는 없다.

성호는 폴 막스가 모든 일의 원인 제공자임을 몰랐다.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박살을 냈을 것이지만 아쉽게도 이때는 몰랐다.

“세상일이라는 게 쉬운 일이 없지.”

미래 그룹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내부부터 다스려야 한다.

성호는 바로 최태욱 실장을 호출했다.

주인의 부름에 최태욱은 헐레벌떡 뛰어왔다.

“회장님, 부르셨습니까?”

“최태욱 실장, 가장 빠른 시간에 임원진 회의를 할 생각이다.”

“모든 계열사의 임원들을 불러 모으려면 일주일 뒤에야 할 수 있습니다.”

“좋아, 임원진 회의는 일주일 뒤로 하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미래 그룹의 모든 자료가 필요하다.”

“넵! 당장 가져오겠습니다.”

성호는 그때부터 회장실에 틀어박혀 미래 그룹을 연구했다.

대한민국의 10대 재벌 중에서 꼴등을 차지한 그룹이지만 한 해 매출이 30조 원 이상이나 하고 직원만 20만 명이 넘는다.

미래 그룹의 계열사는 크게 자동차, 전자, 에너지, 제약, 조선, 통신, 금융, 쇼핑, 건축의 9개나 된다. 그러나 크기는 거대했지만 죽어가는 공룡과 같았다.

늙고, 오래되었으며, 적응하지 못했다.

그런 미래 그룹의 위기다.

늦은 밤, 모든 사람이 다 퇴근한 뒤에 성호는 혼자 회장실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후루룩.

성호는 고급스러운 회장실 한편에 부탄가스 버너를 이용해서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다.

“쩝쩝……. 역시 이 맛이군. 김치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구내식당도 문을 닫아 김치라도 얻어먹어 보려고 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성호는 그 옛날 엄마가 끓여 주던 라면이 생각났다. 라면에 파하고 계란이 들어간 그 라면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

“회장이 되어도 외롭구나…….”

성호는 자신이 소망 정신 병원에서 갇혀 지낼 때부터 뇌사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 꿈을 통해 전생의 기억을 가지게 된 것들까지 생각해 보았다.

언제나 혼자였다.

부모가 있었던 적이 있었지만 7살 이후부터는 언제나 혼자였다.

그래서 부모에 대한 사랑과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에 더더욱 갈증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후루룩.

성호는 라면의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웠다.

누구는 그가 미래 그룹의 회장이니 호의호식하며 잘 있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성호는 지금 미래 그룹의 주식, 그리고 회장이라는 직함이 그가 가진 전부였다.

차도 없고 집도 없다.

“이 많은 사람은 이 시간에 뭘 하는 걸까?”

45층 높이의 미래 그룹 빌딩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많은 차가 불빛을 내뿜으며 달리고 있었고 인도에서는 사람들이 바삐 걷고 있었다. 집에 가는 사람도 있었고 친구와 연인을 만나며 즐겁게 지내고 있을 것이다.

“잠도 오지 않는데 조금 움직여볼까?”

양복을 벗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마나 충전기를 전기 콘센트에 꽂고 손에 움켜쥐었다.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성호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었다.

흡혈불괴신공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심오한 무공!

천마 신공을 수련하기 시작한 것이다.

천마 신공은 엄청난 무공이다.

천마가람이 전 무림을 통일 할 수 있었던 근원이었고 힘이었다. 그러나 만 명 중 한 명만이 익힐 수 있고 나머지는 죽는다는 위험한 무공이기도 했다.

천마 신공은 엄청난 파괴력과 함께 독특한 특징이 있었다.

내공의 증진에 따라 몸이 변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경지가 되면 패도적인 기세가 나타나며 머리카락이 붉은색으로 변한다.

-우웅……!

주변으로 검은색 기운이 퍼지다가 회오리치듯 성호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내공을 모으는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였다. 전기가 있으니 마나를 흡수하고 그것을 내공으로 변화시키는 일의 반복이었다. 무림의 역사에서 이렇게 빨리 내공을 모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전기로 만들어진 마나는 매우 순수해서 내공으로 만들어도 천마 신공의 단점이 많이 보완되었다.

일주일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미래 그룹은 하루 하루가 위기의 연속이었다.

그날 아침 자고 일어나서 거울을 본 성호는 깜짝 놀랐다.

“뭐지? 이 붉은 머리카락은?”

귀 위로 5㎝ 넓이의 붉은 머리카락이 생겨 버렸다.

“천마 신공의 부작용이 붉은 머리카락이라고 했는데.”

1갑자가 넘어야 생긴다는 부작용이지만 그러나 성호는 이제 막 초급인데도 붉은 머리카락이 자란 것이다.

그 이유는 마법과 연관이 있지만, 아직 성호는 모르고 있었다.

마법과 천마 신공이 만나면서 중단전의 역할을 하는 작은 내단의 효능이 작용하고, 하단전을 천마 신공이 작용하기 시작하자 이런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마법은 여기까지군.”

마법은 더 강한 전류가 필요한데 지금 구할 수 있는 것은 220V 정도뿐이라 더 이상의 진전이 없었다.

“전쟁은 터진다.”

그래서 성호는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떤 전쟁일지가 문제군.”

대한민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지금 최고로 좋았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타결되면서 핵무기 폐기도 같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도 멘츄스 그룹은 전쟁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마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고 싶어도 지구에는 마나가 없다.

마나를 만들어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전기를 마나로 만드는 칩.”

그때, 성호의 머릿속으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반도체 같은 형태로 만든 마나 변환칩이다.

보안을 위해서 X-레이 검사를 못 하게 하거나 분해하면 타버리게 만든다면 아무도 마나 회로를 복제하거나 따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마나 반도체가 만들어진다면 마법을 일반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게 성호가 원하는 방향이었다.

폭발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하는 구조의 엔진은 효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마법으로 만든다면, 손실되는 에너지 없이 운동에너지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배, 비행기의 엔진은 많은 폭발 에너지를 이용해서 움직이기에 크기도 크고 효율도 떨어지기에 많은 연료를 보관해야 하는 공간이 생긴다.

그러나 성호가 만들려고 하는 것은 마나를 이용한 엔진이다.

폭발이 아닌 순수한 힘에 의한 움직임을 전달하게 됨으로써 에너지 효율 면에서 월등히 앞설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엔진의 동력 조절도 마법진만으로 대체가 가능하기에 크기도 소형화될 것이다.

건축에 마법을 사용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다. 집값은 엄청난 속도로 오르기에 월급으로는 절대 살 수 없다. 집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빚을 진다. 그러나 공간 마법을 이용하면 1평짜리 집을 100평으로 만들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마법에는 순간이동이 있다. 성호가 관심 있는 분야는 그중에서도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까지 확장할 수 있는 그런 장거리 이동수단 말이다. 그렇게 되면 교통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또 마법으로 뭘 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라고 하는 로봇과 인공 지능도 마법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미 성호는 테일러의 삶을 통해서 기간트라는 골렘을 만든 바가 있다. 이 경험을 살려서 성호는 인공지능에 비견될 수 있는 ‘에고’라는 것을 만들고, 현대의 로봇이 가지고 있는 뼈대를 이용해서 골렘을 만들 수 있다.

의료에 관한 마법은 어떨까? 성호도 이미 힐러로 위기에서 벗어난 경험이 있다

그런 마법이 병원에서 사용된다면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성호가 앞으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동안 일주일이 지나갔다.

“회장님, 다들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미래 그룹을 정상화하는 대공사가 시작된다.

“회장님, 그 붉은 머리카락은?”

“이 붉은 옆머리는 자연적으로 생긴 거니 그렇게 알고.”

“넵.”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사람이 하루아침에 자연적으로 옆머리만 붉은색으로 변합니까?’ 하며 따졌을 것이다.

그러나 최태욱 실장은 굳게 성호의 말을 믿었다.

어디 노예가 감히 주인님의 말씀을 의심한단 말인가?

성호가 콩을 심으면 팥이 난다고 해고 굳게 믿을 것이다.

“회장님, 임원 회의인데 염색을 하시는 건 어떠신지요?”

“아니, 그냥 간다.”

“넵.”

주인님의 말씀이다.

이유고 뭐고 그런 건 필요 없다.

“다들 모였나?”

“예. 다 모여 있습니다.”

“그럼 가보지.”

성호가 회의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그 뒤를 최태욱 실장이 따랐다.

슈트를 차려입고 회장실을 나서는 성호의 등은 더더욱 크게 보였다.

이제 미래 그룹의 회장이다.

그는 7살에 고아가 되었던 꼬마가 아니다.

작은아버지에게 감금당해 정신병원에 12년간 갇혀 살던 미친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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