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마법사 회장님-14화 (14/225)
  • 《14화》

    “끝났군.”

    누군가의 말처럼 임시주주총회는 그렇게 끝이 났다.

    이용찬은 1시간 넘게 길길이 날뛰며 회의장 집기를 다 부쉈다. 늦은 저녁까지 행패를 부리던 그는 끝내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지금부터 이용찬의 편에 선 자들은 인생이 끝난 거다.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이용찬의 집.

    3층으로 지어진 300평의 거대한 집이 뭔가 부서지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우아아아!!! 가만 안 두겠어!”

    -우당탕!

    옷가지며 고급 책상, 그리고 문짝이 박살이 나며 날아갔다.

    이용찬의 손에는 천백만 원이나 하는 골프채가 이미 반쯤 휘어져 있었다.

    “날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가만 안 두겠어! 최 실장! 아! 그놈! 아악! 악악!!!”

    고함을 바락바락 지르는 이용찬을 누구도 말리지 못했다.

    그리고 말릴 것도 없었다. 다 부서져 버린 것들을 다시 부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삐리리…….

    그때 이용찬의 호주머니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이용찬은 이마에 흐르던 땀을 닦아 내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자신이 원하던 번호가 찍혀있다.

    -씨익.

    이용찬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핸드폰을 받았다.

    “망치파의 백광현인가?”

    [웬일이시죠? 항상 최태욱 실장을 통해서 연락하더니.]

    “그래, 내가 직접 전화했어. 이번에 한 가지 일을 더 부탁하려는데 돈은 얼마든지 주지.”

    [무슨 일인지 들어나 봅시다.]

    “저번에 처리한다던 이성호가 살아 있더군. 어떻게 된 건지 묻지 않을 테니까 그 녀석을 죽여주게! 내가 2억, 아니 10억을 주겠네.”

    이용찬의 말에 핸드폰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무 말이 없자 이용찬은 초조해졌다.

    “듣고 있나?”

    [이용찬 씨.]

    뜻하지 않게 약간 빈정대는 투의 백광현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자신이 누군가? 몇 시간 전만 해도 미래 그룹의 회장이었다.

    “말이 짧군! 나 이용찬이야!”

    [이봐. 내가 누군지 모르는가 보지? 나 강남을 지배하는 백광현이야.]

    살기 어린 목소리에 이용찬이 침을 삼켰다.

    [난 이제 이성호 님의 사람이다. 만일 당신이 성호 님에게 어떤 해를 끼친다면 우리 망치파가 동해 바다에 당신을 물고기 밥으로 던져 주지. 이제 당신은 미래 그룹 회장도 아니잖아?]

    “뭐, 뭐라고?”

    [끊어. 다시는 전화 하지 말고, 내 경고 무시해서 살아난 놈 없으니 그렇게 알고.]

    -뚜뚜뚜뚜…….

    “이……. 이, 이, 이! 개자식이!”

    -퍼억!

    핸드폰을 벽에 던져서 박살 낸 이용찬은 밤새 바락바락 화를 내며 지랄을 했다.

    ***

    성호는 드디어 미래 그룹 본사 빌딩의 회장실을 차지했다. 성호는 푹신한 가죽 의자에 앉아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주식매수청구권」

    주주총회에서의 반대의견을 갖는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 달라고 요청하는 권리다. 하지만 사실상 엄청난 금액을 회사에 청구하게 되므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겨 떠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성호가 미래 그룹의 회장이 되자 미래 홀딩스의 주주들은 아무 망설임 없이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했다.

    “미래 그룹이 20세의 애송이에게 넘어갔으니 곧 망할 거다.”

    “안 그래도 운영 부실로 부도 위기가 찾아오기 직전이었는데 아주 망하려고 작정했어.”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듣지 않아도 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성호는 그들이 팔아재끼는 모든 주식을 파는 족족 전부 사들였다.

    그렇게 사들인 주식이 총 1,917만 주나 된다. 총 6조 7천억이나 하는 주식을 성호가 사들인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멘츄스 그룹이 움직이고 있었다.

    녀석들은 지금 전쟁 특수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반드시 대한민국 최대 군수 업체인 미래 MID를 노릴 거다.

    녀석들은 미래 그룹의 뿌리를 잡고 흔들 수 있다.

    “정상화하지 못하면 미래 그룹은 망한다.”

    그렇다. 미래 그룹은 죽어가고 있었다.

    원래도 엄청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대 주주들이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했다. 그것을 다시 사들이는 것에 추가로 엄청난 자금을 소모한 것이다.

    “그것보다, 시간이 없다.”

    성호는 제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서류들과 책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정신병원에 12년간이나 갇혀 지내다 보니 성호는 아직 세상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12년간 이용찬이 미래 그룹을 망가트린 부분들에 대한 것도 공부해야 했다.

    비밀리에 숨겨두던 자료들이기에 전산화되지 않은 자료들이다. 그래서 이렇게 눈으로 일일이 살펴봐야 한다.

    이용찬은 그동안 능력도 없는 자들의 낙하산 인사부터 투자금의 횡령까지 여러 가지로 미래 그룹을 망가트려 왔다.

    하루빨리 미래 그룹을 정상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미래 그룹을 난도질할 수도 없었다.

    성호는 인상을 썼다.

    이럴수록 성호는 의사가 되어야 했다. 딱 병들어가고 있는 부분만 정밀하게 절단해내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시간이 없더라도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이다.

    -삐리리리.

    한참 집중하고 있던 때, 인터폰이 울렸다. 동시에 성호가 서류 더미에 처박고 있는 고개를 들었다. 방해받고 있었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다. 간만에 쉴 기회가 되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이성호입니다.”

    [회장님, 박동진 변호사께서 찾아오셨습니다.]

    “그래? 어서 안으로 모시도록.”

    이성호는 미소를 지었다.

    박동진 변호사가 자신을 찾아왔다는 뜻은 주주총회의 법적인 문제들을 마무리했다는 뜻이다. 보고를 받기만 하면 된다.

    큰 산을 하나 넘은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최태욱과 함께 순박한 얼굴의 박동진이 들어 왔다. 네모진 얼굴에 이웃집 아저씨 같은 자상한 눈이 뿔테 안경 너머에 보였다.

    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고개 숙여 박동진에게 인사했다.

    “어서 오십시오. 박동진 변호사님.”

    성호의 철학이다.

    악인에게는 악으로 대한다.

    의인에게는 선으로 대한다.

    그래서 최태욱 실장과 백광현에게는 반말을, 박동진 변호사에게는 존대어를 사용했다.

    “아이고! 회장님 이게 무슨…….”

    박동진 변호사가 성호의 인사를 만류하며 자리에 앉았다.

    “변호사님, 아니 아저씨한테는 그냥 성호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어렸을 때처럼 그렇게요.”

    “아닙니다. 그럼 주변 사람들이 회장님을 깔보게 됩니다. 그냥 회장님으로 부르게 해주십시오.”

    “둘만 있는데 어떻습니까?”

    “제가 원해서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 그게 아니면 앞으로 찾아오지 않겠습니다.”

    원래 이분의 성격인가 보다. 대쪽 같은 고집스러운 성격 말이다.

    “끄응……, 알겠습니다. 정말 저한테는 큰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저는 제가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아버지와 저의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당연히 이 정도는 해드려야지요.”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미래 그룹의 법무팀을 이끌어 주십시오.”

    “제가 미래 그룹의 법무팀을요? 거기에는 저보다 한참 선배들이 수두룩합니다.”

    “만일 박동진 변호사님께 무례를 범하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제가 가만있지 않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미래 그룹의 법무팀을 맡아 주십시오.”

    “그래도 제가 어떻게…….”

    “그럼 계열사 사장 자리 하나 봐 드릴까요? 미래 건설이나 전자 쪽으로 말입니다.”

    “끄응……. 아닙니다. 그냥 법무팀 맡아서 잘해보겠습니다. 다만 인권 변호인을 겸해서 하는 일입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직급은 법무팀 전무이사로 하고 주식 12만 주를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박동진 변호사님과 부친께서는 도대체 제 아버지께 어떤 은혜를 받으신 거죠? 전에는 대충만 들어서 그런데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

    “그게……. 이야기하자면 좀 깁니다.”

    “시간이 걸려도 듣겠습니다.”

    “그러시다면 이야기해드려야지요. 부친을 처음 뵌 것은…….”

    박동진 변호사의 이야기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동진 변호사는 성호의 아버지에게서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지금이야 박동진은 유명한 변호사가 되었고 아버지인 박성규는 국회의원이라지만, 20년 전은 전혀 달랐다.

    박동진은 그저 서울대 법대를 다니는 25살의 청년이었을 뿐이고, 박성규는 서울 인권상담소에서 일하는 변호사였다.

    모든 일의 발단은 박성규의 도를 넘는 착한 심성 때문이었다.

    박성규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답시고 돈까지 빌려 사람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보증을 잘못 서주게 되고, 그게 사채업자들까지 끌어들이게 되어버렸다. 코가 꿰인 것이다.

    박동진과 그의 아버지 박성규는 사채업자들에게 붙잡혀 서해 앞바다에 던져질 운명이었다.

    고깃배로 납치된 두 부자는 밧줄로 묶여 갑판 위에 널브러졌다. 발목에는 커다란 돌이 매달려 있으니 꼼짝없이 다 죽을 일만 남은 것이었다.

    “이놈들 죽으면 생명 보험이나 타서 매꾸자고.”

    그때 이 장면을 이용국 회장이 발견하게 된다.

    당시 미래 그룹의 회장이었던 그가 요트를 타고 낚시를 나왔다가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이용국 회장은 바로 사채업자의 배를 자신의 요트로 들이받았다.

    혼자 낚시를 하겠다고 하는 회장을 쫓아온 보안요원 스무 명도 가세했다. 이용국과 보안 요원들은 깡패들을 모두 제압해 냈고, 이용국 회장은 박동진과 박성규를 구해냈다.

    그리고 돌아가서는 경찰에 엄중한 수사를 부탁했다. 미래 그룹의 회장이 부탁했으니, 당연히 사채업자는 거센 수사를 이기지 못하고 조직이 와해되어 버렸다.

    당시 재계 서열 1위였던 미래 그룹의 회장이 부탁하는 일인데, 흐지부지되는 것이 더 이상하다.

    그 일이 있고 난 뒤로도 미래 그룹은 박성규를 도왔다.

    자금이 넉넉해지니, 박성규는 많은 사람의 억울한 문제들을 일사천리로 해결했다.

    이용국 회장은 인재를 알아보고 박성규의 아들 박동진을 미래 재단의 장학생으로 추천하여 학비까지 지원했다.

    나중에 박성규가 국회의원이 되고 그가 하던 인권 변호사 일을 박동진이 물려받았다.

    만일 당시 이용국 회장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박동진은 변호사가 될 수 없었고, 박성규는 국회의원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저희 부자는 선친께 큰 은혜를 입었고 그동안 도와 드리지 못해 성호 님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죄송해하실 것 없습니다. 제 주식을 지켜주셔서 이렇게 미래 그룹을 되찾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죄송할 뿐입니다. 그건 그렇고 그동안 나온 배당금들이 상당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배당금이 얼마나 합니까?”

    “12년간 모인 금액이 2조 원가량입니다.”

    “네? 얼마라고요?”

    “2조 원입니다. 회장님.”

    “많네요.”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다 쓸데가 있죠. 내일 시간 되십니까?”

    처음 금액을 듣고는 놀란 성호였지만, 바로 쓸 곳이 생각났다. 돈은 아무리 많아도 모자란 법이다.

    “시간이야 되죠. 그런데 왜?”

    “어머니 소원 하나 들어 드리려고요.”

    성호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

    다음 날, 경기도 수원에 있는 마리아 보육원에는 난데없이 산타할아버지가 등장했다.

    “우와!”

    무려 10명이 넘는 꼬맹이들이 커다란 덩치의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우주 괴물, 죽어라! 삐용! 삐용!”

    “그래, 내가 그 우주 괴물이다. 각오해라!”

    짧은 스포츠머리에 엄청난 거구인 백광현이 양손에 아이들을 잡고 빙글빙글 돌렸다.

    “나 화났다. 각오해라!”

    “공격! 우주 괴물을 물리치자!”

    소리가 요란한 장난감 칼들과 총들이 백광현을 노렸다.

    “다 죽여 버리겠다!”

    흉악한 얼굴과 거대한 덩치의 백광현이 양손을 벌리고 고함을 질렀다.

    -딸꾹!

    “어?”

    “우아앙!”

    한 녀석이 놀라서 울자 옆에 있던 다른 녀석들까지 동시에 울음을 터트렸다.

    “아냐, 아냐 울지 마, 이 아저씨가 잘못했다. 응? 뚝!”

    우는 아이들을 향해 백광현이 잘못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험악한 얼굴이 더 쭉 찢어지면서 더 무서워 보였다.

    백광현의 미소에 아이들이 울음을 더 크게 터트렸다.

    “으앙!”

    이불 빨래를 한 아름 들고 나타난 성호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백광현, 머리 박아.”

    “넵! 주인님”

    성호의 명령에 백광현이 바로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우주 용사 형이다.”

    “우와! 우주 용사가 우주 괴물을 물리쳤다.”

    성호 주변으로 아이들이 모여들어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머리를 땅에 박은 백광현의 주변을 아이들이 빙글빙글 돌며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오늘 성호는 백광현과 최태욱, 그리고 박동진 변호사까지 마리아 보육원으로 불렀다.

    아이들과 놀아 주는 것은 백광현이 담당하고 주방은 최태욱이 맡았다.

    최태욱은 의외로 주방에서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었다.

    깔끔한 특유의 성격 때문인지 어지럽던 주방을 깔끔하게 정리고 탕수육과 수타로 만든 자장면을 만들어 냈다.

    “어라? 이게 정말 저 얼음 땡땡이 작품이라고?”

    “이게 왜 맛있는데?”

    “이게 그냥 한 번 만들어 봤다는 자장면이야?”

    수녀님들의 칭찬에 최태욱의 입이 찢어졌다.

    “푸하하. 제가 고등학교 시절 조리사가 꿈이었습니다.”

    최태욱 실장은 자신의 소질이 녹슬지 않았음에 놀라워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우와! 얼음 땡땡이 아저씨가 만든 탕수육 짱!”

    “너무 맛있어!”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에 최태욱 실장은 크게 감동을 받았다.

    성호는 그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자장면을 먹고 있는 박동진 변호사에게 물었다.

    “박동진 변호사님 물류 창고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금쯤이면 전국으로 물건들을 배달하고 있을 겁니다.”

    성호는 이곳에 오기 전, 거대한 물류 창고 하나를 샀다. 그곳에 라면과 옷가지, 그리고 학용품들을 실어 와서 한쪽에 한가득 쌓았다. 한쪽에서는 생필품들을 분류해서 컨테이너 트럭에 실어 전국의 고아원과 양로원으로 퍼 날랐다.

    “나중에 창고를 하나 더 새로 지어야 하니 그것도 알아봐 주세요.”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한 번의 선행으로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그럼 차라리 복지 재단을 만드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복지 재단을 만들면 누가 도와줬는지 알게 되니 안 됩니다. 그럼 선행이 아닌 광고가 되어 버리니 그냥 지금 같이 비밀리에 도와줄 생각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돈으로는 절대로 도와주지 않을 계획입니다. 원장이 빼돌리는 경우도 많으니 항상 현물로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마리아 고아원에는 이미 아이들과 정이 들었기에 자주 찾아와야 될 듯해서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봉사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응, 잘 있어!”

    “우주 괴물 아저씨도.”

    “크윽, 아저씨 올 때까지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과 헤어지며 우는 저 바보 덩치를 위해서도 자주 와야 할 듯했다.

    “자자,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복귀하기 전에 저녁이나 드시지요.”

    “그렇게 많이 드시고서도 또 배가 고프십니까?”

    “전 찬성입니다.”

    고아원의 일이 끝나고 성호는 미래 빌딩으로 들어가기 전에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백광현이 식당 문을 열자 사람들의 시선들이 몰렸다가 무서운 눈빛을 받고 빠르게 사라졌다.

    -팍!

    그때, 백광현이 뒤통수를 붙잡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성호 때문이었다.

    “무게 잡지 말고 빨리 자리 가서 앉지?”

    “넵”

    성호의 말에 다들 식당 구석 식탁에 모여 앉았다.

    최태욱 실장이 해장국을 하나씩 시켰다.

    내부가 깔끔하고 반찬이 맛깔스럽게 나와서 좋았다.

    가게의 분위기가 깔끔하고 정갈한 대로 뼈다귀해장국도 맛있었다. 고기들이 뼈에 많이 붙어 있는 데다가 국물이 일품이었다. 반찬도 적당히 익어 맛이 있었다.

    “그런데, 해장국을 회장님께서 드실 수 있으려나?”

    박동진이 우려스러운 말을 하려는 찰나, 성호는 아무 말 없이 수저를 들었다.

    “우적우적.”

    “…….”

    최태욱 실장을 비롯해 백광현과 박동진은 성호의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어서 먹지? 그렇게 빤히 보면 먹을 수가 없잖아”

    “…….”

    아무 때가 묻지 않은 거대 그룹의 회장.

    너무 순수해서 더욱더 단단한 사람.

    갑질도 모르고 세상에서의 타협도 모른다.

    그리고 마법과 무공을 가지고 있는 그가 앞으로 어떤 짓을 벌이게 될까?

    감자탕집 안에서 사람들은 성호가 불러올 파장을 예감하곤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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