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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법사 회장님-7화 (7/225)
  • 《7화》

    “몸이 문제로군.”

    마법으로 신체를 강화하면 스피드와 힘은 늘어나지만, 몸에 엄청난 부담을 주게 된다. 건강한 사람도 몇 분을 사용하고 나면 기진맥진하게 된다.

    뼈가 앙상한 성호의 몸으로는 무리다.

    “마법사의 가장 큰 단점은 근접전인데 이 몸뚱이로는 공격을 피하는 것도 무리지.”

    지구에는 마나가 존재하지 않으니 언제나 전기를 통해 충전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능력은 무공이다.

    여기까지 오면서 무공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천마 가람은 무림에서 일대 종사이자 절대적인 고수다. 그런 그가 가지고 있는 무공의 기반이 되는 것은 천마 신공이다.

    “천마 신공을 지금 익히면 바로 죽는다.”

    천마 신공은 절대 신공이지만 튼튼한 신체를 가진 자만 익힐 수 있기에 만 명에 한 명만 익힐 수 있고 나머지는 죽는다는 까다로운 무공이다. 몸이 완성되지 않으면 수련하다가 도리어 죽을 수도 있다. 지금 성호의 몸 상태로 천마 신공을 수련하는 즉시 근육과 뼈가 뒤틀려 부서지고 심장이 파열될 것이다.

    무공은 필요하고 시간은 없다.

    “단 하나만 남았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빠른 시간 안에 몸을 바꿀 방법은 하나뿐이다. 천마 가람은 자신을 천마 신공에 맞는 신체로 만들기 위해 특별한 무공을 익혔다.

    신체를 강하게 하는 무공으로는 철포삼(鐵布衫), 상피공(象皮功), 금종조(金鐘 ), 천신갑(天神甲) 등이 강호에 유명하지만 이런 것들은 대부분 삼류 무사들이나 익히는 기초일 뿐이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천마 가람이 익힌 것은 특이하게도 불교의 금강불괴신공에 뿌리를 둔 무공이었다. 소림사의 비전인 금강불괴신공은마교에서 다른 무공으로 변질되었다.

    [흡혈불괴신공(吸血不壞神功)]

    사람의 내공을 흡수해서 빠르게 신체를 변화시키는 무공으로 변형된 것이다. 이때 내공이 빨린 자가 미라처럼

    변했기에 사람들이 흡혈불괴신공으로 불렀다.

    내공만 주어진다면 단 하루 만에라도 근력은 보통 사람의 10배에 해당하고 체력은 마라톤 선수의 5배, 속도는 100m를 6초대를 돌파할 정도의 몸으로 만들어 준다. 피부도 단단해져서 웬만한 칼로는 베이지도 는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내공을 흡수하는 동안에 인성을 해치게 되어 마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를 내공으로 변형시킨다면 흡혈불괴신공의 단점은 사라지고 어쩌면 최단기간에 신체를 개조를 할 수 있다.

    마나를 흡혈불괴신공에 접목한다면 내공으로의 변화가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했다.

    ‘흡혈불괴신공은 잡식성이니까 심장의 마나를 흡수한다!’

    시간이 없는 지금 몸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다.

    성호는 거실 한가운데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한 손은 마나 충전기를 움켜쥐고 다른 손은 자신의 심장에 대고 흡혈불괴신공을 펼쳤다.

    “심장에 있는 마나를 흡혈불괴신공으로 흡수한다.”

    마법사나 무림인들이 봤다면 깜짝 놀랄 만큼 위험한 행동이었다. 두 가지 심법을 동시에 운공 한다는 것도 위험한 일인데 심장에 있는 마나를 내공으로 뽑아 사용한다는 생각은 정말 미친 짓이다. 성호는 마나와 내공은 서로 반발하리라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손을 통해서 심장의 마나를 흡수할 거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단전과 심장의 마나 서클이 연결된 것이다. 심장에 가져간 손이 무색해졌다. 그리고 단전의 기가 겁도 없이 심장의 마나를 건드렸다.

    마나가 힘과 크기에서 월등했지만, 단전에 있는 기는 매우 집요했다. 단전은 마나를 자신의 내공으로 만드는 가느다란 통로를 만들어 버렸다. 점점 단전에 엄청난 양의 내공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마나가 경계하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콰작…….

    성호의 심장과 단전 사이에서 큰 충돌이 일었다.

    “크윽!”

    울컥하고 피가 목구멍으로 올라왔다.

    여기서 입을 벌리면 죽을 수 있다.

    -쿵!

    이번에는 정말 큰 충돌이었다.

    “크윽…….”

    악다문 입술 사이로 피가 흘렀다.

    -쿠웅!

    그리고 이어진 또 한 번의 충격!

    이번에는 몸이 튀어 오를 정도로 강한 충격이었다.

    성호는 엄청난 고통에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정말 큰 충돌 이후 내공과 마나는 더 하면 성호가 죽는 것을 아는 것처럼 서로를 경계하면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공과 마나가 가슴 한가운데 있는 중정혈에 모여들었다. 마나와 내공이 태극의 모양으로 빙글 돌더니 그곳에서 내공도 아니고 마나도 아닌 어떤 것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물방울 같은 크기였다. 중정혈에 생긴 작은 물방울이 점점 커져서 끝내는 손톱만 한 구슬 크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 마나가 내공이 되고 내공이 마나로 변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더니 성호의 몸으로 들어오는 마나와 내공을 통제했다.

    -쿠쿠쿠쿵!

    엄청난 내공이 마나로 변했다. 그러자 단번에 심장의 마나 서클의 수가 4개가 되어 버렸다.

    단숨에 4 서클 마법사가 된 것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마나가 내공으로 변해서 단전을 꽉 채웠다. 그러자 단전이 두 배, 세배로 커졌다.

    ‘내공이 생겼으니 이제 몸을 만들어 보자.’

    성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108개나 되는 흡혈불괴신공의 동작들 하나하나 해보기 시작했다. 물론 그에 따른 심법도 같이 말이다.

    -뿌드득…….

    “으걱!”

    흡혈불괴신공의 동작은 매우 다각도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 고통이 상당했다. 성호는 제1번 동작을 하다가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통증에 주저앉아 버렸다. 천마 가람은 뼈가 굳지 않은 어린 나이에 이 무공을 수련했기에 약간 어려운 정도였지만 성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무려 12년이나 갇혀만 산 사람이 아닌가?

    “움직여, 이 미친놈아!”

    몸에서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났지만 참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108개의 동장을 한 번씩 할 때마다 성호의 몸이 눈에 띄게 변해갔다. 먼저 다리 근육이 붙기 시작했고 새가슴이었던 곳에 근육이 만들어졌으며 뼈들도 동작할 때마다 단단해졌다.

    1시간이 지나자 온몸에서 김이 올라오며 붉게 달아올랐다. 어느새 여기저기에 잔 근육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우두둑!

    동작을 거듭할수록 성호의 몸에 잔 근육들이 점점 많아지더니 이제 영화배우 이소룡같이 됐다.

    2시간이 지나자 동작을 할 때마다 바람 소리가 날 정도로 힘찼다.

    3시간이 지나자 상체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고 다리 근육도 눈에 띄게 부풀어 올랐다.

    -우드득!

    뼈가 뒤틀리고 키가 자랐을 뿐만 아니라 무공에 가장 적합한 몸과 근육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

    망치파 두목 백광현이 사람을 찾는 방법은 경찰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경찰 중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찾아 무상으로 돈을 빌려주고 접대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거야 어렵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 백광현에게 코가 꿰인 형사들은 살인 사건까지 덮을 정도로 충성한다. 그런 사람 중에 관제센터 요원들이 다수 있다. 백광현이 부탁하면 몇백 만원의 수고비를 받지만 거절하면 가족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그러니 백광현의 부탁을 당연히 들어주게 된다.

    천안 CCTV 관제 센터 요원을 동원해서 성호가 대전으로 가는 버스에 탄 것을 하루 만에 알아낸 백광현은 대전으로 이동했다.

    대전에서도 CCTV 관제 센터 요원에게 돈을 찔러주고 성호를 찾게 했다. 당연히 1시간도 안 되어서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는 것을 백광현이 알게 되었다.

    택시의 번호는 덤이다. 모든 정보를 수집한 백광현은 콜로 성호가 이용한 택시를 불렀다.

    공사장 공터에 도착한 택시 기사는 이상한 느낌에 차를 돌리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이미 앞뒤로 검은색 봉고차가 길을 막고 있었다.

    “내려, 이 젖갈아!”

    “와 이러는데예?”

    -와장창!

    택시의 창문이 부서지고 강제로 끌려 나온 택시 기사는 백광현과 망치파 일당에게 한참 구타를 당했다.

    “너 이 사람 태운 적 있지?”

    백광현이 내민 사진에는 성호가 있었다.

    “아!”

    택시 기사는 자신이 왜 맞는지 지금에서야 알았다.

    “어디로 갔지?”

    “다, 달갈봉으로 갔는데예.”

    “어디?”

    “달갈봉이라고 계룡산에 있는 봉우리라예.”

    택시 기사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서야 백광현은 성호가 어디로 갔는지 알게 되었다.

    “미래 그룹 별장이 계룡산에 하나 있는데 거기로 갔군.”

    성호가 병원을 탈출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았다.

    “애들 다 부르고 최태욱 실장에게 연락해라.”

    백광현은 지시를 내리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날 저녁,

    성호는 이제 슬슬 변화된 신체에 적응하고 있었다. 잘게 부서진 근육들이 유려하게 움직이며 절제된 동작을 만들어 냈다.

    -파앙!

    주먹이 공기를 가르며 터져 나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이어지는 발걸음에 따라 사방으로 주먹이 날아 나갔다.

    「천마 신권 제1장 만마천래(萬魔天來)」

    비록 외형만 따라 한 거지만 사방으로 엄청난 숫자의 주먹들이 날아갔다.

    “휴우, 아직은 내 몸 같지 않아.”

    동작을 이어나갈 때마다 갑자기 커진 키와 힘 때문에 약간 어색했다.

    -파지직!

    그때, 성호는 미묘한 소리와 함께 무거운 것이 풀썩거리며 쓰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성호가 밖에 설치한 알람 마법이 작동된 것이다.

    알람 마법은 작동할 때 특별한 마나 신호를 보내는 데 그것을 느낀 것이다.

    “생각보다 빨리 왔군.”

    2층으로 올라가 창밖으로 보니 5명 정도가 라이트닝 볼트에 당해서 하얀 연기를 내면서 고꾸라져 있었다. 아직 해가 저물지도 않았는데 덩치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검은색 봉고차 5대가 대문 앞에 정차되어 있었는데 그 앞에 인상이 더럽게 생긴 덩치들 40여 명이 나와 있었다.

    맨 앞의 봉고차 안에 타고 최태욱 실장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최태욱 실장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을 생각이다. 살해 현장에 자신의 흔적이 남아서 좋은 것은 없다.

    “뭐여, 왜 부들부들 떨다가 풀썩 쓰러지고 지랄이여?”

    백광현에게는 이유나 변명 따위는 필요 없었다. 무식하게 뚫고 갈 줄만 알았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언제나 잘 통했다. 지금까진.

    -빠지직!

    -빠직!

    그 뒤로 6명의 망치파 녀석들이 전기 충격을 받고 쓰러진 뒤에야 별장 정문에 올 수 있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백광현이 주위를 둘러보며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 백광현의 뒤에는 34명의 망치파 조직원이 뒤를 따랐다. 백광현의 눈에서 살기가 번뜩였다.

    “끌고 나와라.”

    “예, 형님”

    덩치 둘이 막 움직이려는데 이미 성호는 2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계단에서 내려오는 성호의 눈은 전혀 흔들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양 틈에 나타난 한 마리의 야수를 보는 듯했다.

    성호의 기세에 덩치 두 명은 자기도 모르게 주춤 뒤로 물러났다.

    “넌 누구냐?”

    “날 찾아 온거 아니었나?”

    “설마 네가 이성호냐?”

    백광현이 알고 있던 바짝 마른 성호가 아니었다.

    “그래, 내가 이성호 님이시다.”

    옷 밖으로 보이는 근육이 장난이 아니다. 겉모습만 보면 며칠 전 뼈만 앙상한 녀석과 동일 인물인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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