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240화 (240/244)
  • 240- 구설 뒤로 하고 일합시다!

    광화문 전체를 불태울 기세였던 촛불시위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어서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를 제외하고는 한산한 자리가 되었다.

    ‘국정농단’이라는 단어는 이어지지만, 이미 로켓을 달고 탄핵까지 끌고갈 추진력을 신재환이란 존재로 인해 날려버려서 여당과 야당사이에 지루한 공방전만 벌어졌다.

    최순혜는 구속됐고, 거기에 연루된 자들의 특검은 나온다고 하지만, 탄핵을 가까스로 피하고 쥐죽은 듯이 1년간 임기만 겨우 이어가는 레임덕이 되었다.

    재환은 그 상황에서 현장 복귀를 선언하고, 경영일선에서 뛰었다.

    “떠들석한 정치 스캔들 때문에, 3/4분기를 통으로 날려먹었네요.”

    순간적으로 헤드가 기업보다 정치권에 더 많이 들락거리고, 그로 인해서 전문경영인들 위주로 나섰지만, 덕분에 전체적으로 주춤한 한국 IT계였다.

    재환은 새로운 모델인 ‘코멧폰 울트라’를 두고서 수많은 주변기기들을 보였다.

    “이게 DLC도 아니고···.”

    “하하, 그렇지요. 하지만 이게 더 잘 팔리는 상황입니다.”

    애플폰과 갤럭시아 시리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혜성의 코멧폰.

    감성의 애플과 스펙의 갤럭시아 사이에서 호환의 코멧이라 불리는 3파전의 상황이었다.

    재환은 이번 신제품 발표회는 한국에서 하기로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준비했다.

    “장소는 섭외 완료됐습니다.”

    “그래요, 그 곳에서 역사적인 첫 발표회군요.”

    흔히 한국에서 신제품 전시회를 한다면, 고급 호텔이나 코엑스몰을 이용했지만, 이번에 재환의 픽은 다른 곳이었다.

    “섭외 가수들 준비하시고요. 뭐, 대다수는 우리 기획사 출신들이겠지만.”

    원래였다면 이걸 관리해야 할 미연이 애들 데리고 미국에 있으니 재환은 그 역시도 자신이 맡아서 운영하고 있었다.

    그렇게 남들이 아직 특검과 사법거래를 물밑에서 준비하고 있을 때, 재환은 한바탕 폭탄을 터트린 뒤로 자유롭게 운신의 폭을 넓혔다.

    ***

    [스마트폰의 새 지평을 열, 코멧 울트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홍채이식, 지문센서 등의 좀 더 보안 프로그램이 강화되었고, 거기에 DLC의 혜성이라 할 정도로 수많은 주변기기들도 공개했다.

    혜성전자와 혜성시계가 합작으로 만든, 코멧 기어.

    그것을 아이언맨의 토니스타크가 그랬듯이 손으로 터치 몇 번을 해서 각종 프로그램을 구동시키는 모습은 기자들과 참여한 인원들을 환호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또한 그동안은 중소업체들이 만들어 주변기기로 쓰던 셀카봉 역시도 혜성이 위탁생산을 맡겨서 기본 제품으로 껴 줬다.

    ‘먼 훗날 환경 운운하면서 휴대폰에 기본적인 케이블과 이어폰도 안 넣어주는 놈들하고 싸우려면 이정도 혜자는 되야지.’

    재환은 그것을 생각하면서 종합 선물 셋트라고 할 수 있는 코멧폰 울트라에 대한 푸짐한 주변기기들을 건네고, 플래그쉽 모델임에도 상당히 저렴한 출고가를 올렸다.

    거기에 대해서 많은 관객들과 기자들은 혜성제 제품을 사용하면서 환호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일렉트릭 콘서트를 위해서 각자 가지고 있는 혜성전자의 제품을 가지고 인증해서 할인을 받았다.

    이게 상당한 가격방어가 됐는데, 원래였으면 그냥 고물로 넘어갈 구형 mp3나 내비게이션만 하더라도 일단 가지고만 있으면 혜성이 주최하는 연예인들의 팬미팅, 아이돌들의 사인회와 콘서트 등에서 혜성 제품 인증시 할인을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제품 자체가 굴러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게 할인쿠폰으로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렇게 평생 갈 수는 없으니 그 중에서도 일정 할인 이상 받으면 수거를 해가서 재활용 자원 추출용으로 사용한다.

    재환은 이번 기획에 대해서는 확실히 전세계적으로 잘 만든 마케팅이라고 자축을 했다.

    그리고 제품 발표회 이후로 시작된 일렉트릭 콘서트를 두고 셀카를 찍으며 SNS에 실시간으로 올렸다.

    ***

    얼마 후.

    [충격! 삼신 갤럭시아폰 폭발!]

    [삼신전자, 리튬 배터리 긴급리콜 결정.]

    [오너의 부재 문제인가? 내우외환에 쌓인 삼신전자.]

    현재 불구속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현규.

    그래서인지 삼신전자는 당시에 최악의 위기였던 오너의 뇌물수수 조사와, 주력 제품인 갤럭시아7 폰 배터리 폭발사고를 견뎌내는데 힘들었다.

    급기야는 예전에 은퇴한 이건호 회장을 다시 불러야 하는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친구 회사가 불 나는게 안타깝긴 한데, 우리도 장사는 해야지.”

    “회장님, 오히려 이 기회를 마케팅으로 쓰는게 어떻겠습니까?”

    다른 임원들의 말에 재환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디스 마케팅 한국에서 잘못하면 평생 원수 돼요.”

    불꽃튀는 디스전도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미국 아니고서야 그런 짓 하면 큰일난다.

    “일단은 계속 추락하는 삼신전자 지분이나 사들입시다. 의리가 있는데 말이죠.”

    일단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삼신전자 지분을 사들이고, 거기에 혜성은 혜성대로 추가로 생산라인을 늘리고 안전 검수를 배 이상으로 철저하게 했다.

    이 찰나의 상황으로 인해서 코멧폰은 첫 안드로OS 스마트폰 출시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다시 국내 왕좌를 차지했다.

    전 세계의 스마트폰 시장은 삼신과 A-컴퍼니의 양대 무대가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알린 순간이었다.

    [혜성전자! 다시 날아오르다!]

    [파운드리 전쟁 중, 모바일에서 날아온 스마트폰 승전보!]

    [삼신 vs 혜성. 왕좌는 바뀔수 있을까?]

    낮간지러운 기사들이었지만, 확실히 의지에 따라 가능도 한 이야기.

    재환은 그 상황을 만끽하면서 계속 업무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이전부터 추진하는 사업을 준비하기 전 잠시 지방으로 내려갔다.

    ***

    “그래, 그렇게 됐다고?”

    머리에 붕대를 감은 희경을 휠체어에 태워 같이 움직이는 재환.

    “이런 몸으로 자신을 타겟으로 삼으라니, 너무하시네요.”

    “덕분에 검찰도 국회도 못 움직이지 않냐? 하하하!”

    “진짜 체어맨이시네···.”

    국정감사에서 거한 폭탄을 터트린 뒤로, 혜성그룹-다함께당 사이의 정치자금 리스트로 수면에 드러났다.

    그것도 현 회장이 아닌 전 회장의 장부와 블랙박스에 찍힌 우연을 가장한 확실한 증거물을 선보였다.

    덕분에 ‘아들은 여당과 최순혜 재단과 엮이고’, ‘아버지는 그들을 노리던 야당의 사람들과 엮였다.’라는 기묘한 관계가 되었다.

    당장에 특검이 발의되면 신희경 명예회장 역시도 조사를 받겠지만, 뇌졸중 수술로 인해서 집중치료중이라 기소 자체를 못 하는 상황이었다.

    희경 역시도 그것을 알고서 깨어나자 마자 바로 한 말은 ‘정치권과 싸우다 이렇게 됐다. 주소에 적힌대로 그 장부를 찾아 써라.’라고 아들에게 말해준 것이고 말이다.

    “그래도 병환중의 아버지를 타깃으로 삼은건 제 스스로가 용서가 안 되네요.”

    “원래 수만명을 이끄는 리더라면 그래야 되는 법이야.”

    “제왕학 가르쳐준 적도 없으면서···.”

    재환은 휠체어로 태운 아버지와 멈춰서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고 말했다.

    “슬슬 정리하려고요.”

    “뭘 말이냐?”

    “혜성그룹 회장자리.”

    “···.”

    재환은 오랬동안 생각한 것에 말했다.

    “이미 아버지와 저 덕분에 한국 정치계는 뒤집혀 졌어요. 박 대통령이야 1년짜리 식물임기만 겨우 채우고 아무것도 못 하지. 거기에 다음 정권은 누가 됐던 간에 혜성을 해체하려고 칼을 갈 겁니다.”

    사실상 지금은 정치권이 박터지게 싸우게 한다음, 어느쪽이든 이기는 쪽에서 바로 혜성에게 칼을 겨눌 거다.

    희경은 그 말을 듣고서 조용히 물었다.

    “예전처럼 내가 운용하는대로 하지 그러냐? 여당2에 야당1로 말이다.”

    “이미 제가 공식적으로 그런 짓 안하겠다고 끝냈습니다. 앞으로 혜성에게 정치자금 후원은 없어요.”

    “···사돈에게 말하는 것은 어떻니?”

    “금배지 반납하시고, 지자체장으로 가셨습니다.”

    “허어···.”

    정치권이 칼을 가는 와중에 재환은 어차피 겸사겸사 좀 쉬기로 했다.

    “이번 게이트 끝나고서 원래 좀 쉬려고 했어요. 이미 자식들도 보냈고요.”

    “금쪽같은 손주들을 미국으로 다 보내고 말이야.”

    “그럼 아버지도 같이 가시죠?”

    “!”

    재환은 태블릿PC로 자신이 찍어놓은 사진들을 아버지에게 보였다.

    드넓은 캘리포니아의 포도농장.

    15에이커 정도의 크기였는데, 이건 아버지께 드릴 선물이었다.

    “예전에 그런 말 하셨죠? 은퇴하면 과수원 하시면서, 양조장이나 하고 싶으시다고요.”

    “그걸···아직도 기억했냐?”

    “설마 그 사이에 꿈이 바뀌셨나?”

    “···.”

    희경은 태블릿 속의 사진들을 넘겨보다가 옛날에 꿈이었던 미국에서 농장 운영하며, 은퇴 라이프를 생각하는 것을 꿈꿨다.

    “일단은 그렇게 알고는 있겠지만, 그래도 전에 화해는 해라.”

    “네, 고려해 볼게요.”

    재환은 다시 휠체어 손잡이를 붙잡고 병실로 향했다.

    ***

    얼마 후.

    재환은 혜성자동차와 혜성쇼핑의 임원들을 모아놓고 사업 논의를 했다.

    “판매로 치면 쇼핑 산하인데, 내용은 또 자동차다. 이거죠?”

    “아무래도 그럴 것 같습니다.”

    “혜성자동차와 혜성쇼핑에서 각출해서 새 법인을 만듭시다.”

    “네, 회장님. 그 방법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곽정빈과 이원표, 두 부회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새 법인에 대해서 준비하기 전에 미리 약간의 ‘언론플레이’가 필요했다.

    [늘어나는 중고차 허위매물. 해결법이 없는가?]

    [다음 소식입니다. 자동차를 구하기 위해 인천 중고차 단지에 갔으나, 치솟는 허위 매물로 인해 손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네. 최근 소비자보호원에 가장 많은 제보가 들어있는 것이 바로 중고차 시장인데요?]

    그동안 모두가 알고는 있었지만, 크게 이슈화 시키지 못하는 중고차.

    그것에 대해서 언론에서 들고 일어나자 국민들의 관심이 바로 그곳에 쏠렸다.

    중고차 업자들 비하하는 유머들이 커뮤니티에 퍼지고, 그러면서 최악으로 인식이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정말 사기, 폭행, 강매 등의 민원까지 생기고 일부 지역은 조직폭력배들이 개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게이트네, 특검이네, 최순혜 구속이네 말이 나오지만, 가장 불타오를 떡밥이 재환이 뿌린 재로 시들했고, 사회/경제면에서 중고차 이슈, 거기에 혜성그룹이 또 폭탄을 던졌다.

    [혜성그룹 중고차 사업 진출 선언!]

    [신재환 승부수를 던지다! 5년 내 중고차 유통망 시장 재편할 것.]

    대기업이 직접 자체적으로 수리센터를 만들고, 거기에 대해 중고차를 자본으로 유통하는 방식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것을 발표한 뒤로 여기저기에 투자를 받았다.

    [그러니까 우리보고 투자좀 해 달라고요?]

    “그렇다니까. 막말로 아성자동차만큼 우리나라에서 이런 자동차 A/S 잘해주는데가 어디 있어? 노하우는 그쪽이 다 가졌잖아?”

    [흐음, 형님. 지금 저희 특검 앞두고서··· 아니다. 잠깐만요.]

    선길은 그렇지 않아도 압수수색이 언제 터질지 몰라서 조마조마 했는데, 재환의 제안을 받고 잠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20분쯤 지나서야 다시 전화를 걸고 말했다.

    [아버지께서 조사는 당신께서 받을테니 저는 사업하랍니다.]

    “그렇게 됐구나. 그럼 어떻게 투자 할거야?”

    [한번 밑그림을 그려보죠. 그렇지 않아도 저희 또한 중고차 사업에 대해서 뭔가 구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맞춰 국내 최대의 온라인 중고차 쇼핑몰을 운용하고, 투자한 KS그룹에도 연락을 돌렸다.

    조사받을 사람은 받는 와중에 육공회 멤버들 하나씩 전화해서 또 사업 이야기를 하는 재환 덕분에 그들은 다시 뭉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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