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227화 (227/244)

227- 내 세력 굳히기.

재환은 돌아온 뒤로 기자단들을 물리고 차에 올라탔다.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

준호의 말에 재환은 싸늘한 얼굴로 창밖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번 기자들은 어디서 앵무새들만 데려왔나? 죄다 ‘창조경제’이야기야.”

“정부 차원에서 뉴스가 계속 보도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번에 숟가락 올리는거는 대승적으로 넘어가주겠다고 했지만···.”

기업인으로써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라 일단은 받아줬다.

본사로 돌아온 뒤로 재환은 부회장 셋을 부르고 정부에서 온 딜을 걸었다.

재환의 이야기에 세 부회장은 길게 숨을 골랐다.

“확실히 기존 공장의 두 배 이상의 부지를 제공해준다는 겁니까?”

“네, 그럴거에요.”

“믿을 만한 정권의 핵심의 발언입니까?”

“흐으음.”

재환은 정은규를 생각하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런 양반들이 직접 말하겠습니까? 아랫것들 시켜서 대신 전달해주는 거지.”

아무튼 수도권 공장에 대해 특혜를 받는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었다.

“근데 우리가 딱히 수도권에 공장 지을 일이 있습니까?”

“혜성전자 안산, 화성, 평택 공장 조금씩 증축하는게 어떻겠습니까?”

“확실히 전자는 필요하겠네요.”

이기남의 제안에 재환은 곧바로 승낙해줬다.

반면 이원표와 곽정빈은 어깨만 으쓱거렸다.

자동차와 유통의 경우에는 딱히 대도시에 공장이나 물류센터를 지을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기존처럼 비수도권으로 지정된 경기도 외곽이나 지방 해안가 도시 일대에다가 짓는 것이 좋았다.

재환은 잠시 생각하다가 한 가지를 정했다.

“셋 중 하나만 고르세요.”

“네?”

“주력 공장 하나만 확정하고, 나머지는 현상유지입니다. 저는 정부가 규제 풀어준다고, 그걸 다 써먹을 생각 없습니다.”

“회장님!”

“그렇게 하세요.”

정부가 엄청난 먹거리를 줬는데, 딱 한 입만 먹겠다는 재환의 말에 부회장들은 무슨 생각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

그리고 육공회의 모임에 도착한 재환이 폭탄을 터트렸다.

“조만간 정부에서 혜성을 향해 수도권 공장 2배분으로 용지 준다더라.”

“와씨! 미친!”

“신 회장, 완전히 계탔네?”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안’이라는 법으로 인해서 그동안 가고 싶어도 못 진출하는 게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입성인데, 혜성그룹은 아무렇지도 않게 기존의 수십만 평 공장을 정부에게 받아냈다.

그런 상황에서 재환은 폭탄을 터트렸다.

“우리는 최소한으로 증축만 할 거다. 나머지는 들어올 사람 있으면 가져 가.”

“!”

“뭐?”

재환은 담담하게 두 번 말했다.

“그러니까 이번에 규제 풀린 공장용지들 각자 필요한 사람 있으면 알아서 팔겠다고.”

엄청난 가치의 수도권 공장 자리를 제공해준다는 말에 냄새를 맡고 모두들 달려들었다.

“신 회장, 왜 그래? 진짜 팔 거야?”

“야, 재환이 이거 제 정신으로 하는 말인가?”

“진짜지? 야, 나 이번에 부품공장좀 거기에 짓자!”

“중공업 공장 필요한데 잘 됐네!”

두성, 효령, 신누리, KS 모두가 달려드는 가운데 재환은 그들의 제안을 하나하나 적어놓고 입찰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재환은 정부가 허락해준 부지를 타 대기업들에게 양도하고 돈만 챙기는 상황이 되었다.

큰 떡밥 이후로 서로가 각기 사업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재환의 옆으로 현규가 다가와 한 판 하자면서 트럼프 카드를 꺼냈다.

재환은 웃으면서 오랜만에 포커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이유가 뭐야?”

“이유랄게 있나.”

“넝쿨째 굴러들어온 호박인데, 그걸 그렇게 쉽게 넘긴다니 이상해서.”

재환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카드를 집었다.

“이미 냄새 맡고, 환경단체다 학부모 단체다 하면서 시민단체들 꾀일거다. 삽푸기도 전에 사람들 드러누우면서 자연을 지키자고 돈 요구하는 것들. 손 대기 싫다.”

재환의 말에 대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고작 그게 전부냐? 언제부터 시민단체 눈치 봤다고?”

“그래도 그런 것들하고는 사전에 안 엮이는게 상책이죠.”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거 아니냐?”

“···.”

재환은 조용히 카드 한 장을 더 받고는 말했다.

“그 구더기가 똥파리가 아니라, 물리면 사람 쓰러지는 체체파리여서요.”

“?”

그렇게 말을 하자 현규도 대현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상황이었지만, 설명해봤자 저들은 모를거다.

훗날 시민단체가 연합해서 엄청난 자금을 확보하고, 그들이 모여서 정치권에 어떠한 세력이 되는지를 말이다.

‘엮일 필요가 없고, 엮어서도 안 되지.’

다른 회장들의 말대로 ‘뭘 그것 가지고.’라는 반응이지만, 재환은 그들을 한 번에 처리할 방법을 따로 강구해두고 있었다.

“자, 패 까봐. 나는 투페어다.”

“아이씨! 개패에 털렸네.”

이번 포커 역시 재환의 승리였다.

“요새 의정 활동 괜찮으십니까?”

“그렇지 뭐. 한 10년은 계속 여당이 될 테니 말이지.”

아이들이 장모님과 와이프와 놀고 있을 때, 안방에서 술상을 차린 한 의원은 사위 재환과 함께 좋은 자리를 가졌다.

“지난번에 제가 부탁한 안건, 통과될 것 같습니까?”

“흐으음. 올리기야 했네만, 자네같은 사업하는 사람이 더 위험한거 아닌가?”

“아니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스타트에서 시작하기에 그만한게 없죠.”

[물류유통 과적방지법]

재환이 몇 번이나 장인을 통해 설득하고, 지자체를 다니면서 설파했던 내용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은데, ‘향후 1톤 트럭 이상~ 대형 트레일러까지 모두 과적에 대한 규제를 한다’, 그리고 그동안 과적에 버티기 위한 ‘판스프링’을 없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형 물류센터에서는 짐을 싯고 출발 전에 미리 바닥에 깔린 대형 고용량특수저울을 배치해서 과적되면 즉시 그만큼의 짐을 빼낸다.

그동안 만연했던 지상 물류에 대해서 이게 시행되면 엄청난 칼바람이 불 거다.

“흐으음. 일단 내부에서는 그럭저럭 호응이 있다네.”

“그쪽도 그런 정의에 대해서는 필요하니까 말이죠.”

“아니, 말하기 좀 그렇지만··· 이거 시행되면 운송노조하고, 화물연대놈들 기를 꺾을수 있다고.”

“···.”

과연 정치인들은 정치인이었다.

민생이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 세력 약화를 위해서 움직이는 법안이고, 거기에 따라 ‘결과가 좋게 얻어걸린다.’라는 상황이니 말이다.

재환은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장인의 술을 받았다.

“암튼 그렇게 한 다음에 대형 상용차 쓰는 혜성자동차가 싹 다 잡는건가?”

“별 차이는 없을겁니다. 아성이나 우리 혜성이나 애초에 과적을 염두해두고 만든 프레임인지라 그 법 통과된다고 저희가 노나는건 없죠.”

“그럼 어째서···?”

“말씀드렸잖습니까? 안전을 위해서라고요.”

“흐으음.”

괜히 자신도 사위 이권을 위한 정치인이 된 것 같아서 머쓱해진 한 의원이다.

재환은 그런 장인어른의 빈 잔에 술을 채워드리고 말했다.

“장인어른. 앞으로 정치 얼마나 하실 생각입니까?”

“음? 무슨 소린가?”

“아, 제가 너무 외람된 질문을 한 겁니까?”

“허어···.”

재벌 사위가 정치인 장인에게 ‘얼마나 그 일 할겁니까?’라고 묻는 말에 한 의원은 생각하다가 말했다.

“다음 선거 떨어지면 그때나 은퇴하지 뭐. 어차피 2선의원이면 할 만큼 했잖나? 으하하하!”

이제 장인의 연세도 일흔이 되가는데, 3선만 한다 하더라도 이제는 은퇴할 나이가 됐다.

하지만 재환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다른 걸 제안하려고 한 것이다.

“장인어른, 혹시 시장이나 도지사 생각있으십니까?”

“음?”

재환은 자신의 큰 그림에 장인을 맞추기로 했다.

“지선이 내년이죠? 장인어른의 지역구인 청주 시장이나, 충북도지사에 진출하실 생각있으십니까?”

“그, 그렇지않아도 그런 말이 있긴 했는데, 허허··· 내가 그 자리 가려면 내부경선이 필요해서.”

“제가 밀어드리면 당연히 이길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기는 하지···.”

재환은 스마트폰으로 찍어놨던 자신의 개발 계획을 장인에게 보였다.

“오송역 일대 충북 IT기술 단지입니다. 40만평 규모로 지을 것이고, 모든 금액은 혜성전자가 만들겁니다.”

“허허! 그거 엄청난 규모 아닌가?”

“제가 먼저 삽을 푸고 있을테니 장인어른께서 내년 도지사 자리 준비 해 주십시오.”

“아, 알았네. 그렇게 하지.”

그 엄청난 수도권 땅을 입찰을 통해 타 그룹에 넘기고, 갑자기 지방으로 내려간다.

물론 재환은 아까 전 장인에게 말한 ‘물류과적방지법’에 대해서 찬성해주고 따른다는 조건을 각 기업의 육공회 오너에게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여당 내에서 ‘화물연대’와 ‘운수노조’의 힘이 약화된다는 말에는··· 재환도 떠올리고는 피식 웃었다.

그렇게 충청도 일대에서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는, 충북IT테크노밸리 단지. 그리고 추가로 세종시 일대에 짓겠다는 ‘세종과학기술단지’에 대한 지원도 유니콘 기술재단을 통해서 후원하기로 했다.

***

“오리탕 오랜만에 먹어보네요.”

“아따~ 고향 음식을 많이 못 먹어서 섭섭하겠네?”

“광주는 제 고향이 아니라 아버지 고향이라니까요.”

호남 일대에서 방귀께나 뀐다는 양반들만 애용한다는 고급 한정식집 광천정에 도착한 재환은 사돈인 마이다스 오현우와 오리정식을 먹고 있었다.

“제가 지난번 말씀드린거 어떻게 됐습니까?”

“지방 건설사들 줄줄이 쓰러진다는거? 신 회장 말이 맞았소. 나야 그런것들 살리는 것이 전문이니 문제 없제.”

덕분에 마이다스 건설은 수백억대의 헐값으로 지방 건설사들을 사들이고, 토목공사에 있어서는 진짜 지방에서 패왕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나가 말이여. 한 10년만 있으면 10대 건설사 갈수 있을 것 같구먼.”

“혜성건설의 밑거름도 있었으니 잘 되겠죠.”

“돌고돌아서 사돈이 되니 혜성의 건설은 다 우리가 맡게되고 말여.”

의도한건 아니지만, 운명이라는게 그렇게 진행되어서 재환은 운영하진 않지만, 사돈의 버프를 많이 받아 공사 쪽에서 언제나 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에 시애틀의 드론 부품회사 공사에 대해서도 전문 기술자들을 파견해서 30%는 마이다스에게 맡길 셈이었다.

“이번 공사대금 두둑히 쳐 드리고, 제가 추가로 마이다스 지분 좀 인수하겠습니다.”

“음마? 갑자기 무슨 일로?”

“회장님이 그 돈으로 좋은 곳에 좀 써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곳이라 허면··· 와이로여? 기부여?”

“기부입니다. 정치인들 와이로가 어딜 봐서 좋은 일입니까?”

“허어~”

뜬금없이 수천억을 투자할테니 갑자기 기부에 써달라는 말에 ‘신 회장이 뭔 헛짓을 하나’라는 말을 가슴속에 깊이 담은 오현우였다.

하지만 재환이 말하는 것은 단순 기부가 아니었다.

“지방 거점 국립대, 그리고 위상 꺾였지만 의,치대는 있는 준치 사립대들. 그쪽으로 공학관들을 하나씩 기부채납 해주세요.”

“그··· 전남대나 전북대 그런 쪽에 말여?”

“네~”

재환의 그림은 지거국과 사립대에 토목공학과 건설쪽에 관련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토목공학관을 하나씩 기증하는 것이었다.

돈으로 주면 어디서 샐지 모르니 아예 직접 지어주고 기부채납을 하면 지자체 내에서도 거기에 대한 절세가 이어지고 이미지도 좋아지니 땡큐인 일이었다.

“제가 지금 충청도 일대에는 IT 밸리, 그리고 전라도 일대는 건설밸리를 만드려고 합니다.”

“호오~”

“조만간 한전이나 토공 등의 회사들이 혁신도시랍시고 내려온다죠?”

“그거 안 통과될거 같은디···.”

“돼요. 그러니 준비하세요.”

“일단 사돈이 돈을 대준다니 내 함 해 보것소.”

“튼튼하게 지으셔야 합니다? 토목관이니 말이죠.”

“아, 그거슨 내 전문이고!”

그렇게 재환은 수도권 대신 전라,충청,그리고 경상도에는 자동차 공학 쪽 밸리를 만들어 상용차 공장과 철도공장이 있는 창원, 울산, 대구 쪽에 지원할 셈이었다.

이렇게 돼서 확실하게 지방 3도에 대해서는 혜성이 이제부터 씨뿌리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훗날 그곳이 ‘캐스팅보트’가 되는 것은 한 5년내에 바로 답이 나올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