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사는 재벌의 삶!-226화 (226/244)
  • 226- 창조의 비밀.

    시애틀로 향한 재환과 요한슨.

    두 거인이 타코마 공항에 도착하자 본사의 임직원들이 모두 반겼다.

    재환은 요한슨과 악수를 하면서 그에게 말했다.

    “그럼 서로 이야기 잘 하고 이틀 뒤에 봅시다.”

    “좋습니다. 지난번처럼 제 요트로 초대를 하지요.”

    재환은 손을 흔들면서 엘리사 수가 기다리는 혜성 아메리카로 향했다.

    ***

    “CPU 시리즈 엄청나게 잘팔리더군요.”

    “감사합니다. 벌써 새 모델인 신형 ‘라이덴’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D램 파운드리 전문이었던 혜성전자지만, 미국에서는 그 자체적으로 IDM(자체 생산 설계)를 맡아서 움직이는 CPU강국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그래픽카드 역시도 레이니온과 같이 개발하여 파운드리를 맡고 있다 보니 삼신과의 또 다른 쌍벽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거물이 되었다.

    ‘D램과 하드와 SSD는 삼신이, 그래픽카드와 CPU는 혜성이··· 밸런스 잘 맞추긴 했어.’

    이렇게 되어서 피를 보는건 대만과 중국쪽의 파운드리 공정이지 혜성과 삼신이 서로의 영역 겹친다고 싸울일은 절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회사가 같이 움직이니 독점법에 대해서도 굉장히 자유로운 상황이고, 미국 내에서도 인터콘의 반독점법에 혜성이 있는 상태여서 누구도 손댈수 없는 ‘언터처블’이 되 가는 재환의 빅픽쳐다.

    “하드웨어는 이대로만 계속 가면 좋을텐데, 소프트웨어가 어떨까요?”

    “그것은 제가 말씀드리죠.”

    엘리사와 더불어 재환의 실리콘밸리 1기 영입 명단 중 하나였던 애런 코왈스키 보안사업부 사장이었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단순 PC의 win OS 뿐만이 아니라 안드로 OS에 대한 보안 프로그램도 앞장서서 새로 개발을 하는데, 그의 실력이 빛을 발했다.

    “이번 새 프로그램 ‘C-이지스’입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시연하는 그 프로그램은 은행과 오픈마켓 앱을 열 시 자동으로 실시간으로 가동되며, 기존의 보안 프로그램보다 더욱 더 강화된 멀웨어 방지 기능이 있었다.

    “돈 들여서 개발시킨 보람이 있군요.”

    “하하하, 액티브X를 넘을 수 있는 보안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란비르 사장 역시도 이걸 보면 장사하기 편해졌다는 걸 느낄 겁니다.”

    한국에서 컴퓨터로 오픈마켓 거래를 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보안 프로그램 문제가 이렇게 해결되는 것 같았다.

    그동안 닥터안 소프트웨어나 웨스트 소프트 같은 보안 프로그램 회사들을 섭외하면서 열 몇 개를 깔아야 하는 보안프로그램을 5개, 그것도 많다고 3개만 쓰자고 했지만, 결국은 스마트폰 시대에 올라와 원클릭 보안프로그램의 시대가 된 것이다.

    재환은 그것에 대해서 혜성 아메리카에 한 가지 더 의뢰를 했다.

    “기술임원들 전부 소집해 주세요. 이번에 멀티콥터 드론 사업으로 인해서 미시시피 inc와 재미난 딜을 하기로 했습니다.”

    재환의 말에 엘리사와 애런 모두 뭔가 또 재미난 사업이 될 것 같다면서 흥미를 보였다.

    ***

    얼마 후 애런과 엘리사가 같이 제이미 요한슨의 호화 요트에 초대를 받았다.

    “호텔이나 미시시피 본사를 생각했는데, 오너의 개인요트에서 협상이라니···.”

    엘리사가 난처한 얼굴을 보이자, 옆에 있던 코왈스키가 웃으며 답했다.

    “앞으로 수백억 달러의 사업이 될텐데 이 정도의 화려한 곳에서 계약을 하는거죠!”

    그렇게 초대를 받은 3인이 들어갔고, 이번에도 제미이 요한슨이 반갑게 맞이해줬을 때 미시시피의 많은 임원들이 있었다.

    혜성과 미시시피의 임원들은 좋은 와인과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샴페인을 따면서 건배를 하는 재환과 요한슨의 대화였다.

    “이사회 내에서 미스터 신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긍정적이었어요.”

    “하하하, 그런가요?”

    “아주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의 파티가 끝나고 내일 공식적으로 계약을 진행하시죠.”

    “좋습니다. 오늘은 모든걸 내려놓고 즐기죠.”

    재환은 그러면서 시애틀에서 꿀을 빠는 파티를 즐겼다.

    그러던 중 스마트폰을 통해서 재미난 기사를 봤다.

    [21세기는 창조경제! 앞으로 정부와 기업이 아이디어를 향해 움직인다.]

    “어이쿠쿠! 나오셨구만?”

    창조경제라는 단어에 재환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모습에 궁금한 요한슨이 다가왔다.

    “미스터 신? 뭘 보고 그리 재미나게 웃는 겁니까?”

    “아, 한국 정부가 발표한 새 경제 슬로건입니다. 이름하야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creative economy)!”

    “호, 그쪽도 우리처럼 드론이나 OTT같은 신기술을 준비하고 있답니까?”

    “글쎄요? 가이드라인이 있기는 한데···.”

    정부가 발표한 창조경제의 가이드 라인을 재환이 번역해서 하나하나 설명하자 요한슨의 얼굴이 점점 다양하게 변해갔다.

    그리고는 도대체가 이해가 안되겠다는 듯 민머리를 긁적이면서 재환에게 물었다.

    “미스터 신. 한국도 블랙 유머가 있습니까?”

    “있긴 한 편이죠.”

    “그럼 이건 블랙 유머죠?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뭘 어떻게 지원한다와 기존 사업 규제 라인 같은게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게 말이죠.”

    “Bull Shit!”

    재환은 키득거리면서 그 말에 공감했다.

    어쨌거나 그런 정책에 대해서 신경을 안 쓰고 재환은 이 자리에서 비즈니스에 더 신경을 썼다.

    이제는 해외에 나와 있어도 카오톡으로 인해 육공회의 단톡방이 움직이고 있었고, 그들 역시도 이번 정책에 대해서 ‘대체 뭐하는 소리냐?’ 라는 식으로 뜬구름 잡는 소리에 영 감을 잡지 못했다.

    ***

    그리고 그날 저녁 재환의 스위트룸으로 연락이 왔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삑-

    지난번 정은규라는 이름을 썼으나, 실제 이름은 정은희라는 그 로비스트가 다시 한번 움직였다.

    재환은 무슨 말을 할지 알아서 씹어버렸다.

    하지만 30분 후에 호텔에서 노크 소리가 울렸다.

    “뭐야?”

    재환이 투덜거리며 문을 열자 호텔 도어걸이 인사하면서 자신에게 온 선물이라며 건네줬다.

    꽃바구니였는데, 재환은 그것을 보고서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누가 보낸 겁니까?”

    “라운지에 있는 손님께서 보내셨습니다.”

    재환은 다른 것도 아니고 꽃다발을 보냈으니 일단 안으로 들여놨다.

    재환은 일단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 증거를 확보하고, 안에 혹시 편지라도 있는지 살펴봤다.

    달그락-

    “!”

    안에 있는 것은 편지가 아니었다.

    선물이었는데, 재환이 평소에 좋아하던 그 수집품인 만년필이었다.

    “허어-”

    몽레알 만년필.

    그중에서도 굉장한 희귀 모델이라 만년필 매니아였던 재환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이 귀한 것을 챙기고 재환은 나갈 준비를 했다.

    “썼다간 지옥에 이름을 적을 물건이지.”

    재환은 처음부터 이걸 미끼로 쓴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이 이걸 돌려줄 것이라 알고서 건네준 것일테고 미리 기다리고 있겠지.

    “그러니까 확실히 말해줘야지.”

    재환은 밑으로 내려가서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정은희를 맞이했다.

    그는 옷매무새를 다듬다가 재환을 발견하고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정은희, 전 한민국당 초선 의원 박근희의 수행비서 출신.”

    “하, 하하.”

    “나한테는 사기 이름으로 자기소개를 한 사람이죠?”

    “사기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해외 활동을 하면서 개명을 한 것 이지요.”

    신사적인 웃음 속에서 어떤 이권을 가지고 자신을 포섭할지 모르는 사람.

    재환은 정은규의 앞에 앉아 팔짱을 꼈다.

    어떤 미사여구에도 안 넘어갈테니 손 떼란 뜻이었다.

    “지금 사업 문제로 바빠서 말입니다. 당장에 영국에서의 연락을 기다려야 하거든요?”

    “하하하, 그렇다면 단 한 마디만 드리겠습니다. 이번 정부에서 새로운 경제정책인 창조경제에 대해서 말입니다.”

    “벌써부터 숟가락 얹으려면 이 문제는 아웃.”

    “조건은 혜성그룹의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를 2배로 풀어드리는 겁니다.”

    “!”

    “제가 대가 없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까?”

    재환은 이렇게 말하자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고 있었다.

    ‘시한부 정권이 초창기부터 혜성을 이용해먹으려 하는데··· 3년간 각을 떠야 하나?’

    어차피 5년 임기 못 채울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떡밥이 꽤나 컸다.

    순간 혹할 상황이었지만, 재환은 조용히 말했다.

    “나는 정권하고 크게 엮일 생각 없소. 앞으로도 창조경제와 연관이 없는 사람이고, 거기에 대해서 나에대해 정부 강연이나 특집 등도 모두 거절하겠소.”

    “물론입니다. 그저 창조경제에 대해서 좋은 예시 하나로만 나올 뿐이지요.”

    고작 그 정도로 수도권 공장 총량제를 두 배까지 늘려준다는 특혜를 제공한다고 한다.

    재환은 정말로 실적에 미쳐서 이런짓을 하는건지, 아니면 이걸 가지고 장난질을 치려고 그러는 건지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 역시도 이번 일에 대해 아주 재미난 생각이 떠올랐다.

    ‘적어도··· 내가 댁들 금고 불리는데 이용당하지는 않을 거야.’

    재환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피식 웃었다.

    “그리고 이건 안 받은 걸로 하겠소.”

    “하하하, 회장님께서 만년필을 좋아하신다고 하기에 제가 특별히 준비한 것입니다.”

    “보통 이럴때는 마음만 받는다고 하지만, 나는 태생에 정치권 사람들에게 뭐 선물 받는 걸 싫어해서요. 지난날 외교부 장관이 와이프 해산때 미역 선물 받은거 외에는 다 돌려보냈소.”

    “하하, 정 그러시다면 이건 제가 일단 가지고만 있겠습니다. 그리고 훗날 다시 한 번 이것을 선물할때가 오길 바랍니다.”

    “그러죠.”

    재환은 빠르게 정은희, 아니 개명했다고 자청하는 정은규를 돌려보냈다.

    그리고 재환이 다시 돌아가려고 할 때 메시지가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영국이고, 하나는 서울인가?”

    재환은 그것을 보고서 먼저 영국부터 걸었다.

    “퍼거슨 경! 결정하신겁니까?”

    [제 후임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맡기로 했습니다. 제가 직접 마드리드에서 그 친구를 불러와 확정을 했습니다.]

    AT 마드리드의 레전드이자 훗날의 성적을 생각한다면 적절한 선택이라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콘테, 알레그리, 블랑, 시메오네 중 고른 것이군요.”

    [하하,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해야 할까요? 네 후보를 들었을 때 블랑은 제가 지도했던 제자인지라 마음이 기울었던게 사실입니다.]

    재환 역시도 맨유라는 메가 클럽의 위상과 퍼거슨의 생각을 계산해서 일부로 ‘맨유 출신이면서 메이저 팀을 운용해본 젊은 감독’으로 블랑을 끼워넣기로 했지만, 사실 후보군 중에 제일 떨어지는 인물이긴 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퍼거슨 경의 은퇴식은 아주 성대하게 제가 치러드리겠습니다.”

    [노인네 가는 길 쓸쓸하지는 않겠소. 하하하!]

    “네, 마지막 경기 때 영국에서 뵙겠습니다.”

    재환은 영국 건은 해결됐고, 다음은 서울의 전화를 받았다.

    [네, 회장님. 전화 받았습니다.]

    비서실장이 두 번째로 회장과 떨어져서 본사에서 전화를 받는 자리였다.

    “수도권 제외하고, 지방 쪽에서 제 2공단 만들곳 한 번 잡아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규모는 어느 정도로 맞추면 되겠습니까?]

    “40만평.”

    [···알겠습니다.]

    재환은 돌아가는 대로 새 산업단지를 만들 준비를 했다.

    그리고 재환은 일단 구두로 던진 ‘수도권 총량규제 해지’건을 두고 움직일 준비를 했다.

    “자~ 돌아가서 이걸로 협상이나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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